‘그렇다면 나와 시윤 오빠는 꽤 인연이 있었던 거네?’다만 시윤은 아무도 좋아하지 않았고, 나중에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면 두 사람의 인연도 사라질 것이다. 다인은 손을 꽉 쥐고, 간절한 시선으로 기철민을 바라보았다. “할아버지, 저 시윤 오빠랑 혼인신고 한 일, 당분간 대외적으로 공개하시면 안 돼요.”“오호? 혹시 뭐 걱정하는 거라도 있어?”기철민은 깜짝 놀랐다.다인은 당황하고 고민스러웠지만, 솔직하게 자기 생각을 털어놓았다. “저랑 태안이 사귄 일은 알 사람은 다 알아요.”“무작정 시윤 오빠랑 혼인신고 했다는 말이 나돌면, 두 집안 평판이 안 좋아질 거고, 시윤 오빠의 이미지에도 안 좋은 영향을 끼칠까 봐 걱정돼요.”“그래서 기회를 봐서, 태안이랑은 이미 헤어졌고, 파혼했다고 선언하려고요.”이렇게 하면, 영향력을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다.다인의 말을 다 들은 기철민은 생각에 잠긴 듯하더니, 잠시 후 웃음을 터뜨렸다. “녀석, 정말 많이 컸구나.”“넌 시윤이랑 맺어지는 게 더 어울려. 이것 봐, 이제 뒷일을 생각할 줄도 알고. 두 집안을 생각하는 법도 배웠잖니.”다인이 깜짝 놀랐다. “할아버지, 허락하시는 거예요?”“그래, 허락한다.”기철민의 웃음은 애정이 가득했다. “너희가 원하는 대로 해. 할아버지는 그저 네가 행복하기를 바랄 뿐이야. 처음엔 태안이가 철이 없어서, 너한테 상처를 줄까 봐 걱정했는데, 차라리 잘 됐어. 시윤이는 성숙하고 믿음직스러우니, 너한테 잘해줄 거야.”다인은 코가 시큰했고, 감동에 눈시울이 붉어졌다. “고마워요, 할아버지.”“녀석, 아직도 할아버지한테 이렇게 예의를 차리네.”기철민이 탁자 위의 서류를 다인에게 건네주었다. “이건 할아버지가 너한테 주는 신혼 선물과 생일 선물이야.”기철민이 건넨 건 여러 장의 서류였는데, 그중에는 10개의 상가 양도서, 3퍼센트의 그룹 지분 증여서, 그리고 2천억 원 한도의 블랙 카드가 있었다.이것들을 보고 다인은 멍해졌다.‘결혼 한 번 했을 뿐인데, 재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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