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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화

작가: 귤이
쨍그랑!

유리잔이 깨지면서 산산조각이 났다.

바닥에 주저앉은 유림은 고통스럽게 이마를 감싸 쥐었고, 피손가락 사이로 스며 나온 피가 바닥에 뚝뚝 떨어졌다.

“한다인! 너 미쳤어!”

유림이 고개를 들어 다인을 노려보며 히스테릭하게 소리쳤다. 일그러진 얼굴은 피로 얼룩졌고, 더 이상 예전의 고운 모습은 없었다.

침대에서 내려온 다인은 유림의 앞으로 걸어가서 차가운 눈빛으로 내려다보았다.

“네가 나한테 그동안 한 짓에 비하면, 널 죽이지 않은 것만 해도 충분히 너그럽게 봐준 거야.”

다인의 눈빛에서 차가운 증오가 스며 나왔다.

유림은 그 눈빛에 순간 마음이 움찔했다.

밀려오는 고통에 숨은 거칠어졌고, 곤두선 신경은 폭발 직전이었다.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 네가 날 다치게 했으니, 태안 오빠가 알면, 절대 너 가만두지 않을 거야, 절대 다시 너랑 혼인신고 안 할 거라고.”

유림을 내려다보던 다인이 차갑고 침착하게 냉소를 터뜨렸다.

“기태안이 나랑 혼인신고 안 하는 게 아니야,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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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날 버린 남자 대신, 그의 형이 내 인생을 뒤집어놨다   제30화

    시윤의 모습은 약간 억울해하면서도, 다인을 잃을까 두려워하는 듯했다.다인은 그 모습을 보고 오해하려다가 이내 부정했다.‘내 머리가 어떻게 됐나? 왜 점점 착각에 빠지지?’ 다인은 오해받기 싫었다. “그게 무슨 말이에요? 그런 뜻이 아니에요.”시윤은 영리한 눈매를 살짝 좁혔다.“그럼 무슨 뜻이야?”“우리는 그냥 서로 필요해서 한 결혼이잖아요, 이렇게 소중한 가보를 내가 갖고 있다가 잃어버리면 어떡해요, 그러니 당연히 오빠가 보관해야죠.”다인은 솔직하게 말했고 또 지분 양도 서류를 가리키며 말했다.“그리고 이것들도 너무 소중해요.”‘나중에 오빠한테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을 때 이걸 다 토해내라고 하면, 너무 괴롭잖아.’‘차라리 처음부터 없는 게 나아.’“너 생각은 이게 다야?”시윤은 뭔가 확인하는 듯하다가, 표정이 누그러졌다.시윤의 속내를 알 리 없는 다인은 사실대로 고개를 끄덕였다. “네. 아니면 뭐겠어요?”확인을 받은 시윤은 비로소 자기가 다인을 오해했다는 걸 깨닫자, 방금의 분노가 말끔하게 사라졌다.냉철하던 미간도 또다시 따뜻하게 변했고, 평소와 다름없어졌다.잠시 뒤, 시윤이 입을 열었다.“할아버지가 손자며느리인 너한테 준 거니까 받아.”‘손자며느리’라는 단어에 다인의 심장이 빠르게 뛰면서 얼굴이 빨개졌다.‘됐어. 그냥 받지, 뭐.’다인이 중얼거리듯 말했다. “좋아요, 나중에 다시 돌려달라고 하기만 해 봐!”“뭐라고?”시윤은 듣지 못한 듯 되물었다.이에 다인이 입술을 살짝 깨물며 고개를 저었다. “아무것도 아니에요.”“이젠 예전처럼 사람 화를 돋우네.”시윤은 가벼운 목소리로 중얼거렸다.그 말을 들은 다인은 미간을 찌푸리며, 이상하다는 듯이 바라보았다.그때, 시윤이 또 서류 한 장을 꺼냈다. “나도 선물할 게 있어.”‘왜 다들 나한테 서류를 주려는 거지?’‘벌써 몇 개째야?’다인은 의아한 표정으로 시윤을 바라보았다.시윤의 목소리는 맑고 청량했다. “이 별장은 이미 네 명의로 소유권을 이전했어, 이

  • 날 버린 남자 대신, 그의 형이 내 인생을 뒤집어놨다   제29화

    다인은 시윤을 보고 넋을 잃었다.마침 다인을 발견하고 찻잔을 내려놓은 시윤은, 눈썹을 치켜 올리며 쳐다보았다. “얘기 끝났어?”다인은 반응이 없었다.시윤은 입꼬리를 살짝 올리더니, 자리에서 일어나 다가갔다. “내가 그렇게 잘생겼어?”그 말을 들은 다인은 순간 정신을 차리면서, 뺨이 화르륵 불타올랐다.너무 당황스러운 나머지 급히 고개를 숙여 시윤의 시선을 피했고, 아랫입술 안쪽을 꽉 깨물었다.‘방금 내 모습이 얼마나 멍청해 보였을까?’다행히 기철민이 서재에서 나왔고, 김 집사가 식사가 다 준비되었다고 알려 왔다.다인은 마치 사면이라도 받은 듯, 급히 걸어가면서 뒤에 있는 시윤을 더 이상 쳐다보지도 않았다....생일 식사를 마치자, 시간은 이미 오후 4시가 되었다.기철민은 연세가 들어 휴식이 더 필요했다. 방으로 돌아가 휴식하기 전에, 시윤에게 다인을 잘 대해주라고 당부했다. 그렇지 않으면 가만두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놓으면서.시윤은 아주 통쾌하게 약속했다.그 말에 다인은 얼른 눈을 내리깔았다.‘시윤 오빠는 워낙 책임감이 있어 날 홀대할 리가 없어.’하지만 시윤이 언젠가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면, 자신과 헤어질 것을 생각하니 마음속이 또 저렸다.이건 아마도 시윤에게 이미 익숙해졌기 때문일지도 모른다....차 안에서 다인은 내내 말이 없었다.저택에 도착하자마자, 다인은 먼저 위층으로 올라갔다.다인의 가녀린 뒷모습을 보며 시윤은 미간을 찌푸렸다. 그의 눈빛 깊은 곳에 감춰진 어두운 기색이 스쳐 지나갔다.곧이어 시윤도 다인을 따라 올라갔다.“어디 아파?”다인의 가는 팔을 잡아당기며 묻는 시윤의 눈가에는 걱정과 불안함이 스쳤다.고개를 든 다인은 시윤이 자신을 이토록 걱정하는 모습을 본 순간 또 오해할 뻔했다.하지만 다인도 알고 알았다, 시윤이 걱정하는 것은 단지 책임 때문이고, 할아버지 때문이다. 또 두 집안의 긴밀한 관계 때문이라는 사실을. “다인아, 무슨 일 있으면 나한테 말해.”중후하고 살짝 허스키한 시윤의 목소리가

  • 날 버린 남자 대신, 그의 형이 내 인생을 뒤집어놨다   제28화

    ‘그렇다면 나와 시윤 오빠는 꽤 인연이 있었던 거네?’다만 시윤은 아무도 좋아하지 않았고, 나중에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면 두 사람의 인연도 사라질 것이다. 다인은 손을 꽉 쥐고, 간절한 시선으로 기철민을 바라보았다. “할아버지, 저 시윤 오빠랑 혼인신고 한 일, 당분간 대외적으로 공개하시면 안 돼요.”“오호? 혹시 뭐 걱정하는 거라도 있어?”기철민은 깜짝 놀랐다.다인은 당황하고 고민스러웠지만, 솔직하게 자기 생각을 털어놓았다. “저랑 태안이 사귄 일은 알 사람은 다 알아요.”“무작정 시윤 오빠랑 혼인신고 했다는 말이 나돌면, 두 집안 평판이 안 좋아질 거고, 시윤 오빠의 이미지에도 안 좋은 영향을 끼칠까 봐 걱정돼요.”“그래서 기회를 봐서, 태안이랑은 이미 헤어졌고, 파혼했다고 선언하려고요.”이렇게 하면, 영향력을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다.다인의 말을 다 들은 기철민은 생각에 잠긴 듯하더니, 잠시 후 웃음을 터뜨렸다. “녀석, 정말 많이 컸구나.”“넌 시윤이랑 맺어지는 게 더 어울려. 이것 봐, 이제 뒷일을 생각할 줄도 알고. 두 집안을 생각하는 법도 배웠잖니.”다인이 깜짝 놀랐다. “할아버지, 허락하시는 거예요?”“그래, 허락한다.”기철민의 웃음은 애정이 가득했다. “너희가 원하는 대로 해. 할아버지는 그저 네가 행복하기를 바랄 뿐이야. 처음엔 태안이가 철이 없어서, 너한테 상처를 줄까 봐 걱정했는데, 차라리 잘 됐어. 시윤이는 성숙하고 믿음직스러우니, 너한테 잘해줄 거야.”다인은 코가 시큰했고, 감동에 눈시울이 붉어졌다. “고마워요, 할아버지.”“녀석, 아직도 할아버지한테 이렇게 예의를 차리네.”기철민이 탁자 위의 서류를 다인에게 건네주었다. “이건 할아버지가 너한테 주는 신혼 선물과 생일 선물이야.”기철민이 건넨 건 여러 장의 서류였는데, 그중에는 10개의 상가 양도서, 3퍼센트의 그룹 지분 증여서, 그리고 2천억 원 한도의 블랙 카드가 있었다.이것들을 보고 다인은 멍해졌다.‘결혼 한 번 했을 뿐인데, 재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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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인은 이 말에 꽂혀서, 또 엉뚱한 생각을 할 뻔했다.생각해 보니 시윤은 원래 이런 성격이었다.시윤의 일 처리 수단이 항상 깔끔하고 매서워서, 천하에 그가 해결 못 할 일이 없는 것 같았다.과거의 시윤은 과묵하고, 입만 열면 독설을 퍼부어 댔었다. 하지만 이번에 재회하면서 보니 오히려 부드럽고 배려심도 있는 데다가 침착하고 여유롭게 변해서, 다인은 시윤의 원래 모습을 잊을 뻔했다.“알겠어요.”다인이 생각을 거두고, 또 고개를 끄덕였다.“내일 같이 가자.”시윤의 목소리는 따뜻하면서도 깊게 가라앉아 사람에게 안식감을 주었다.‘같이 가도 되긴 하지.’다인은 속으로 생각하며 고개를 끄덕이고는 또 ‘네’라고 대답했다. 다음 날 아침, 두 사람은 기씨 집안 저택으로 돌아왔다.집사 김용식은 두 사람이 함께 돌아오는 것을 보고, 약간 놀랐다.하지만 그는 감히 엉뚱한 생각을 하지 못했고, 두 사람을 공손히 맞이했다. “큰 도련님, 다인 아가씨.”다인이 고개를 끄덕이며 물었다. “할아버지는요?”“회장님은 서재에 계십니다. 아가씨더러 도착하시면 서재로 오라고 하셨습니다.”“네.”다인이 짧게 대답하고 곁에 있는 시윤을 힐끗 보더니, 곧 서재로 갔다.강용식은 시윤을 보며, 공손한 미소를 지었다.“큰 도련님, 오늘 돌아오실 줄은 몰랐습니다.”앞서 시윤이 귀국했다는 것을 알게 된 기철민이 계속 시윤을 보고 싶어 했지만, 그는 매번 핑계를 대며 거절했다,그런데 놀랍게도 오늘 제 발로 찾아왔다.게다가 이상하게도, 본래 돌아와야 할 둘째 도련님 태안은 아직도 오지 않았다....다인이 서재 밖에서 문을 두드렸고, 안에서 소리가 들렸다. “들어오너라.”문을 열고 책상 앞으로 다가간 다인이 나지막하게 불렀다. “할아버지.”기철민은 다인을 보고 눈이 반짝이며 웃었다. “다인아, 돌아왔구나. 이리 와, 이건 할아버지가 너 생일이랑 신혼을 위해 준비한 선물이야.”하지만 말을 마치자마자, 기철민의 표정이 굳었다. “태안이 그 자식은?”기철민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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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인의 머릿속이 ‘펑' 하고 터지면서, 뺨에 홍조가 번졌다. “나, 나 갑자기 생각났는데 아직 회사에 원고를 안 보냈어요. 먼저 가볼게요.”다인은 허겁지겁 자리에서 일어나, 도망가듯 위층으로 올라갔다.그 모습을 보며 시윤의 입꼬리가 자기도 모르게 올라갔다.하지만 방금 전화에서 언급한 이혼이 생각나자, 눈가의 웃음이 또 사라지며 이내 어두워졌다.막 침실로 돌아온 다인이 핸드폰을 들었을 때, 마침 기시윤의 할아버지, 기철민한테서 전화가 걸려왔다. [다인아, 너를 본지 너무 오래돼서 너무 보고 싶구나.][내일 네 생일이지. 할아버지가 네가 좋아하는 음식을 준비할 테니, 태안이랑 같이 와서 밥 먹어.]기철민은 너털웃음을 지었고, 말속에는 애정이 가득했다. [너도 참, 태안이랑 붙어 다니는 걸 그렇게 좋아하더니, 혼인신고 한 후로도 할아버지 보러 안 오고. 내일은 꼭 와. 할아버지도 네 얼굴 좀 보게.]원래 기념일에 혼인신고 한 일은, 두 집안이 모두 알고 있었다.기철민은 줄곧 두 사람이 성공적으로 혼인신고 했다고 생각했다.기씨 집안에서, 기철민이 다인을 가장 좋아한다.‘이제 사실을 마주할 때가 됐어.’ 다인은 속으로 생각하고 이내 응답했다. “네 할아버지, 내일 꼭 갈게요.”기철민은 그제야 마음을 놓은 듯했다. 다인은 할아버지와 몇 마디 더 얘기하고 전화를 끊었다. 그러다가 무심코 태안이 마지막으로 보낸 문자를 클릭했다.[내일 열 시, 구청 앞에서 기다릴게. 나 이미 양보했으니, 너도 더 이상 고집부리지 마.]다인이 미간을 찌푸리며, 잠시 자기를 의심했다. ‘예전에는 대체 어떻게 태안을 사랑하게 된 거지?’다인은 깊은 생각에 잠겨, 침실로 돌아온 시윤을 눈치채지 못했다.사실 다인이 전화 끊기 몇 초 전, 시윤이 이미 들어와 있었다.시윤이 보기에 다인의 침묵은 태안의 문자 메시지 내용 때문이었고, 현재 자신과 결혼한 것을 후회하고 있었다.“여보.”시윤의 눈빛이 어두워졌고, 목소리는 냉랭했다. “후회한다고 되돌릴 수 있는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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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림이가 너한테 맞아 상처 난 자리, 몇 바늘이나 꿰맸어. 이번 일은 네가 너무 지나쳤어.][내일 혼인신고 끝나고, 유림이한테 제대로 사과해, 안 그럼 우리 사이 오래가지 못할 거야.]말투에서 느껴지는 고압적인 태도가 화면을 뚫고 나올 듯했다다인은 심지어 현재 태안의 얼굴빛이 얼마나 나쁜지 상상할 수 있었다.‘전화 거절당할 때 모습이 또 얼마나 열 받아 할까?’태안은 자기중심적인 사람이다.심지어 다인은 그를 5년 동안 쫓아다니며 사랑을 구걸한 상대다. 그런 사람이 갑자기 더이상 자기를 쫓아다니지 않으니, 태안은 기분이 언짢을 것이다.다인은 답장하지 않고, 핸드폰을 내려놓고는 아래층으로 내려갔다.막 아래층에 내려오자마자, 또 문자 한 통이 들어왔다.[내일 열 시, 구청에서 기다릴게. 나 이미 양보했어. 그러니 너도 더 이상 긁어 부스럼 만들지 마.]...다인은 조용히 아래층으로 내려왔다. 그때, 부엌에서 인기척이 들리며, 음식 향기가 퍼져 나왔다.고개를 돌려 쳐다보았더니, 검정색 긴 바지에 흰색 셔츠를 입은 시윤이 가스레인지 앞에 서서 요리하고 있었다.그는 앞치마를 두르고 소매를 팔꿈치까지 걷어 올린 채 늘씬한 몸매를 자랑했다. 풍기는 분위기는 분명 고귀하고 청아한 도련님인데, 지금은 마치 살림 잘하는 남편 같았다.이 장면은, 생활의 기운으로 가득했다.다인은 당장 사진 찍고 싶었지만, 핸드폰을 안 가져와서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 주변이 이상할 정도로 조용하다는 것을 문득 깨달았다.“집안 고용인들은요?” 다인이 놀라며 시윤에게 다가갔다.“휴가 갔어.” 시윤이 눈동자를 반짝이며 다인을 한 번 훑어보았다. “준비 다 끝났으니, 손 씻고 와.”‘집단 휴가?’다인은 이상하다고 느꼈지만, 더 이상 묻지 않았다.시윤은 두 가지 고기반찬 두 가지에 나물 반찬, 그리고 국 하나를 만들었는데, 그중에는 얼큰한 매운탕도 있었다.음식은 보기만 해도 사람의 식욕을 자극했다.말없이 화장실에 가서 손을 씻고 나온 다인은 깜짝 놀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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