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인의 단호한 얼굴을 마주한 태안은 가슴 한쪽이 덜컥 내려앉는 기분을 느꼈다. 입가도 제멋대로 몇 번이나 경련하듯 떨렸다.다인은 싸늘한 눈빛으로 태안을 똑바로 바라봤다. 기운은 빠져 있었지만, 입에서 나오는 말은 귀를 때릴 만큼 선명했다.“그날 네가 혼인신고하러 안 왔을 때부터, 내가 너한테 헤어지자고 말했을 때부터... 나는 진짜 너 내려놨어.”다인은 잠시 숨을 골랐다. 식은땀이 이마를 적셨다.“5년이야. 나... 이제 지쳤어.”메마른 목소리는 갈라질 듯했지만, 말끝만큼은 흐트러지지 않았다.“네가 나한테 아주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었으면, 내가 진심으로 말하는 건지 알았겠지. 내가 괜히 떼쓰는 게 아니라는 것도.”다인은 힘겹게 말을 이어 갔다.“맞아. 지난 5년 동안 나는 늘 네 옆에 붙어 있었고, 네 비위 맞추려고 애썼어. 네가 내 단점이라고 말한 건 다 고치려고 했고...”숨을 한번 들이켠 뒤, 다인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근데 너는 내가 뭘 얼마나 참고 있는지, 얼마나 애쓰는지 제대로 본 적이 없어.”다인의 눈빛은 점점 더 차분해졌다. 오히려 그래서 더 선명했다.“너는 그냥 네가 이긴 거라고만 생각했겠지. 내가 너를 너무 좋아해서 한없이 작아지고, 그러니까 네가 나한테 얼마나 상처를 입혀도 다 괜찮을 거라고.”다인은 끝내 가장 아픈 말을 꺼냈다.“너는 나를 믿지도 않았고, 아끼지도 않았고, 사랑하지도 않았어... 그런데 내가 왜 꼭 너만 좋아해야 하는데?”그 말을 다 내뱉고 나자, 다인은 기운이 쭉 빠져나간 사람처럼 축 늘어졌다. 이마에는 식은땀이 흥건했고, 핏기 없는 얼굴로 미연에게 몸을 반쯤 기댔다.“가자...”다인은 힘없이 말했다.미연은 눈이 새빨갛게 충혈된 채였다. 금방이라도 피가 맺힐 것처럼 붉어진 눈으로 다인을 보다가, 결국 다정하게 고개를 끄덕였다.“응, 가자.”미연은 다인을 부축한 채 곧장 차에 태워서 자리를 떴다.태안의 머릿속은 그제야 쾅 하고 울리는 것 같았다. 눈앞이 텅 빈 듯 멍해졌다.태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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