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키워온 장미를 숙적에게 빼앗긴 밤: Bab 241 - Bab 250

354 Bab

제241화

‘도대체 한 대표는... 언제쯤 우리 해인이 사랑을 받을 수 있을까?’...“에취!”막 샤워를 마치고 거울 앞에서 면도를 하던 유호가 갑자기 재채기를 했다.‘아까 씻을 때 물이 너무 차가웠던 건가?’유호는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더 생각하지 않고 얼른 침대에 누워 잠깐 눈을 붙였다.그와 동시에 비즈니스 서밋은 아직 본격적으로 시작하지도 않았는데 현장은 이미 들끓고 있었다. 한유호와 고태겸, 두 거물이 같은 자리에 나온다는 소식만으로도 취재진이 대거 몰려든 탓이었다. 기자들은 조금이라도 좋은 각도를 잡으려고 일찍부터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 있었다.이유는 분명했다.오늘 아침에 온라인에 익명의 계정 하나가 영상을 퍼뜨렸다.어젯밤 늦은 시간, 태겸이 해인을 안고 호텔에서 나오는 영상이었다.영상에는 두 사람의 얼굴이 또렷하게 찍혀 있었다. 해인의 몸에는 태겸의 정장 재킷이 걸쳐져 있었고, 복슬한 머리는 태겸의 품 안에 깊숙이 파묻혀 있었다. 누가 봐도 의지하고 기대는 모습처럼 보였다.그 장면 하나만으로도 세 사람 사이의 복잡한 관계에 온갖 추측이 쏟아졌다.[강해인 씨는 고태겸 대표와 이미 끝난 사이 아니었나? 그런데 왜 또 고태겸 대표와 함께 호텔에서 나오는 거지. 게다가 저렇게까지 가까이 안겨 있었다고.][설마 다시 만나는 건가? 그런데 강해인 씨는 한유호 대표와 결혼한 상태 아닌가?][와, 강해인이라는 여자 진짜 대단하다. 지금 남편도 붙잡고 전남친도 놓지 않으려는 거 아냐? 둘 다 손에 넣으려는 거네.][저렇게 잘난 남자 둘을 동시에 붙잡고 있는 것도 능력이다. 사진에서 저 표정 좀 봐. 저렇게 약해 보이면 남자들은 다 흔들리지.][역시 사람은 오래된 정을 못 버리나 봄. 20년 넘게 이어진 감정이면 쉽게 못 끊지.][오늘 오후 생중계가 더 기다려지네. 아! 진짜 현장에 가서 두 남자가 부딪치는 거 보고 싶다.][...]아침부터 인터넷은 그 이야기로 뒤덮였다. 회사로 이동하던 태겸은 태블릿으로 거의 한쪽으로 기운 여론을 훑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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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2화

오후.해인은 집에서 전공 자료를 들여다보고 있었다. 그때 승아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해인아, 내가 보낸 링크 빨리 열어 봐. 생중계 보고 있어!]해인은 오늘 유호와 태겸이 같은 비즈니스 서밋에 참석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요 며칠 온라인에서 떠드는 이야기가 죄다 그 얘기였으니까.해인은 링크를 눌러 생중계를 켰다. 그러고는 의아한 듯 말했다.“응? 너도 한유호랑 행사 끝나고 인터뷰 잡혀 있지 않았어? 그런데 지금 나한테 전화할 여유가 있어?”인터뷰를 맡았으면 당연히 사전 준비를 해야 했다. 생방송이면 더더욱 그랬다. 지금쯤이면 가장 예민하고 정신없을 시간이어야 했다.그런데 그 말을 꺼내자마자 승아의 목소리에 울분이 섞여 있었다.[내가 이직한 지 얼마 안 됐잖아. 그런데 우리 상사가 한유호 화제성 너무 높다고, 자기가 직접 들어간대.] [내가 들어온 지 얼마 안 됐다는 이유로 내 진행자 자리를 뺏어 갔어! 너 이거 열 안 받냐?]해인은 바로 미간을 찌푸렸다.유호는 원래 대중 앞에 얼굴을 드러내지 않는 사람이었다.그런 유호가 이번 인터뷰를 수락한 건, 어디까지나 승아가 해인의 친구라는 점을 고려해서였다.그런데 그 공을 다른 사람이 가로챘다.직장에서는 윗사람이 아랫사람 공로를 자기 몫처럼 가져가는 일이 드물지 않았다.그래도 그게 자기 친구에게 벌어진 일이 되자, 속이 상하지 않을 수 없었다.해인은 핸드폰을 집어 들었다.“그럼 내가 한유호한테 말할게. 아예 인터뷰 안 하게 해 버리게.”[됐어.]승아가 대수롭지 않다는 듯 말했다.[이미 하기로 한 걸 갑자기 엎으면 한유호도 모양이 안 좋아. 게다가 방송국에서도 인터뷰한다고 진작에 홍보도 다 해 놨고.]승아는 혀를 차듯 덧붙였다.[고태겸 쪽도 따로 잡아 놨다던데? 잘하면 둘이 같은 화면에 잡힐 수도 있대...]승아는 기자였지만, 동시에 이런 판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사람이기도 했다. 이런 드라마 같은 상황을 직접 두 눈으로 보고 싶지 않을 리가 없었다.해인은 미간을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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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3화

그때, 한 기자가 갑자기 마이크를 들고 입을 열었다.“한 대표님, 오래전부터 뵙고 싶었습니다.”승아 자리를 가로채고 인터뷰에 들어간 바로 그 상사인 듯했다. 짧은 한마디였는데도 그 말에 현장 전체의 시선이 단번에 쏠렸다.카메라들이 일제히 유호의 모습을 찾아 움직이기 시작했다.행사는 야외에서 열리고 있었다. 유호는 스태프의 안내를 받으며 백스테이지 쪽에서 천천히 걸어 나왔다.유호는 말끔한 정장을 입고 있었다. 재킷 단추는 전혀 빈틈없이 단정하게 채워져 있었다. 유호의 앞에 햇빛이 비스듬히 떨어졌고, 그 빛 아래서 유호의 짙은 눈동자가 희미하게 빛났다.중년 사업가들이 가득한 자리에서, 유호의 분위기는 유난히 또렷했다. 차갑고 정갈한 인상이 있었고, 어딘가 닿기 어려운 사람처럼 보였다. 해인이 보기에도, 오늘의 유호는 왠지 더 멀고 선명한 사람 같았다.현장 대형 스크린 위로 올라오는 실시간 댓글도 빠르게 쏟아지고 있었다.[미쳤다, 저 얼굴 뭐야. 저분이 한유호 대표라고? 내 최애 아이돌보다 더 잘생겼잖아.][단추를 저렇게 끝까지 채웠는데도 왜 더 위험해 보이지? 내가 이런 쪽 데이터가 좀 있는데, 저건 정장 안쪽 피지컬이 장난 아니라는 뜻임. 벗으면 더 미쳤을 듯.][강해인 씨 진심 부럽다. 저런 남자를 매일 만질 수 있다고? 가슴이랑 복근이랑 허리선까지 다 있을 것 같은데!] [저 정도면 왜 공개석상에 안 나왔는지 알겠네. 연예인들 큰일 났다!][강해인 씨, 이제 그만 만지고 비켜주세요. 저 이틀만 빌릴게요.][언니들 줄 서요.][...]유호가 화면에 잡히자마자 댓글은 점점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가기 시작했다.해인은 이유 없이 뺨이 뜨거워졌다.‘뭐야... 다들 무슨 말을 저렇게 해?’‘가슴, 복근, 허리선...’유호에게도 그런 게 있기는 있을 것이다. 분명히 있을 것 같았다. 그런데 해인은...‘내가 언제 만졌다고 그래?’해인은 입술을 꾹 다물었다.‘나 그런 사람 아닌데.’자신은 정작 유호의 복근을 제대로 본 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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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4화

현장에서는 곧바로 장난 섞인 함성과 탄성이 터져 나왔다. 연예와 이슈 계정들도 앞다퉈 그 장면을 퍼 나르기 시작했다. 생중계 시청자는 순식간에 치솟았다. 수백만 명 선이던 접속자 수가 어느새 천만 단위까지 올라가 있었다.오후 3시였다. 원래라면 방송국 시청률이 크게 오르기 어려운 시간대였다.백스테이지에서 상황을 지켜보던 연출진은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진행자가 다시 마이크를 들었다.“고 대표님, 오래전부터 함께해 온 소꿉친구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방금 말씀하신 그 마음속 사람도, 바로 그분인가요?”태겸은 망설임도 없이 답했다.“당연하죠.”진행자는 기세를 몰아 더 자극적인 질문을 던졌다.“그런데 최근에 그분이 다른 분과 결혼하셨다는 이야기도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지금 관계는... 불륜이라고 봐야 하나요?”앞선 질문들까지는 돌려 말하는 수준이었다면, 이번에는 아예 문제의 핵심을 그대로 무대 위에 올려놓은 셈이었다.승아는 기가 막혀 자기 허벅지를 쳤다.“미친 거 아니야? 고태겸 지금 뭐 하는 거야? 너한테 직접 더러운 소문을 뒤집어 씌우겠다는 거잖아!” “너 지금 엄연히 결혼한 사람이야. 저 인간은 널 대체 어디까지 끌고 가려는 거야?”해인도 미간을 찌푸렸다.객석 곳곳에서는 유호의 표정을 몰래 살피는 시선들이 이어졌다.유호는 처음 앉았던 자세 그대로 소파에 기대어 있었다. 몸에 힘이 과하게 들어간 기색도 없었고, 표정에는 어떤 동요도 드러나지 않았다. 마치 지금 무대에서 오가는 이야기가 자기와는 아무 상관도 없는 것처럼 고요했다.그 모습을 본 사람들은 속으로 혀를 내둘렀다.‘대단하네.’‘저 정도면 이름만 안 나왔지 사실상 자기 아내 얘긴데, 저렇게 태연할 수 있다고?’잠깐의 정적 뒤, 태겸이 가볍게 웃었다.“우리 사이는 원래 좋았어요. 갑자기 결혼한 건, 저하고 조금 부딪친 일이 있었기 때문이지요. 저한테 화가 나서 홧김에 그렇게 한 거예요.”그 말이 떨어지자 실시간 댓글은 완전히 폭발했다.[헐, 진짜였네. 그럼 한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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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5화

그제서야 진행자는 유호의 움직임을 알아차렸다.유호가 계속 메시지를 확인하는 걸 본 진행자는 마이크를 유호 쪽으로 돌리며, 반쯤 농담하는 말투로 물었다.“한 대표님, 많이 지루하신가요? 지금 생방송 중인데, 갑자기 핸드폰을 보고 계셔서요.”유호는 아주 태연한 얼굴로 답했다.“아내한테 메시지가 왔으니까요. 어느 때든, 어디에 있든 바로 답하는 게 맞죠.”그 한마디에 실시간 댓글창이 잠시 동안 묘하게 잠잠해졌다.[와 미쳤다. 남편 기준치 다시 세우는 발언이다. 여기 있는 남자들 다 배워야 하는 거 아님?][한 대표가 무슨 셋이 얽힌 판의 들러리라는 말, 꼭 맞는 것도 아닌데? 그건 고 대표 혼자 떠든 얘기잖아. 부부 사이 멀쩡해 보이는데.][대박. 방금 고 대표 완전 밀린 것 같은데? 법적 남편은 다르네.] [고 대표는 아까부터 말이 많아서 더 수상했어. 이쪽은 전혀 힘도 주지도 않았는데 부부 티가 확 나네.][...]진행자는 댓글을 힐끗 훑어본 뒤, 조금 전 태겸에게 던졌던 질문을 방향만 바꿔 유호에게 던졌다.“한 대표님, 만약 아내분에게 아주 오래된 소꿉친구 출신의 전 연인이 있고, 아직도 완전히 정리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면요.”“또 대표님과 결혼한 이유도 그 전 연인과의 감정 다툼 때문이었고, 어젯밤에도 그 사람과... 따로 만난 정황이 있다면, 신경 쓰이지 않으실까요?”객석에 앉아 있던 해인은 저도 모르게 손바닥을 꽉 쥐었다.진행자가 유호에게 던진 질문은 날카로웠다. 현장에 있는 사람들, 화면 너머로 보고 있는 사람들까지 모두 궁금해하던 지점을 그대로 찌르고 있었다.현장 분위기도, 온라인의 반응도 한껏 팽팽해졌다.유호는 별다른 동요 없이 몸을 뒤로 기대며 소파 등받이에 등을 붙였다. 다리도 길게 뻗으면서 자세를 풀었다.그런 뒤 진행자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유호의 말투는 느긋했지만, 그 안에는 서늘한 힘이 깔려 있었다.“제 아내는 인성이 바른 사람입니다. 마음도 선하고요. 도덕적으로도 흠잡을 데 없는 사람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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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6화

어젯밤 태겸이 세 남자에게서 자기를 빼내 준 일만큼은 해인도 분명 고맙게 생각하고 있었다.하지만 지금은 그 고마움이 서서히 실망으로 바뀌고 있었다.해인의 마음속에 남아 있던 오랜 시간의 기억과 정까지도 조금씩 무너져 내리고 있었다.태겸이 지금 하는 짓은, 해인의 상처에 소금을 들이붓는 것과 다를 게 없었다.태겸은 어젯밤 해인이 얼마나 두려워했는지 자신의 눈으로 똑똑히 봤다. 해인을 그 자리에서 데리고 나온 사람도 태겸이었다.그런데 바로 그 태겸이 호텔에서 나오는 영상을 세상에 퍼뜨렸다.그는 여론을 어떻게 써먹어야 자기한테 유리해지는지 너무나 잘 아는 사람이었다. 결국 태겸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건 자기 자신이었다.해인을 하나의 독립된 사람으로 보기보다 자기 것이었다가 다시 되찾아와야 하는 대상으로 여긴다는 뜻이었다. 그러니 해인이 어떤 기분일지, 어떤 상처를 입을지는 안중에도 없었다.무대 위 진행자는 놓치지 않고 바로 파고들었다.“한 대표님 말씀대로라면, 어젯밤 내내 아내분과 함께 계셨다는 뜻인가요?”진행자는 태겸 쪽을 한번 돌아봤다.“하지만 꼭 그렇지만도 않은 것 같은데요. 고 대표님, 혹시 하실 말씀 있으실까요?”질문은 다시 태겸에게 넘어갔다.결국 뜻은 하나였다.둘 중 누가 거짓말을 하고 있느냐는 거였다.싸우라고. 여기서 카메라 앞에서 다 터뜨리라고.실시간 댓글도 다시 거칠어졌다.[한유호 대표님을 너무 신격화하지 마세요. 그냥 체면 때문에 저렇게 말하는 거 아니에요? 영상에 이미 고태겸 대표님이랑 아내분 얼굴까지 다 찍혔잖아요.][맞지. 어느 남자가 방송에서 자기 아내가 바람을 피웠다고 인정하겠어? 그것도 저 정도 위치에 있는 사람이...] [여자를 지키려고 한 말이 아니라 자기 자존심을 챙기려는 거지.][끝까지 인정 안 하네. 자기 아내가 다른 남자랑 얽혀 있다는 걸. 고 대표가 바로 뒤집는 거 기대 중.][...]유호는 의자에 기대앉은 채 그런 시선과 의심을 전부 받아내고 있었다. 표정은 여전히 담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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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7화

해인이 실제로 했던 말은 분명 달랐다.그런데 지금 흘러나온 음성은 앞뒤가 잘려 있었다. 남은 건 고작 ‘힘들어’ ‘사랑해’로 완전히 다른 뜻이었다.해인은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 당장이라도 일어나 태겸에게 따지고 싶었다.그런데 막 몸을 일으키려는 때, 승아가 재빨리 해인의 팔을 붙잡았다.“자기야, 지금 올라가면 안 돼. 진정해.”승아는 해인을 꽉 붙든 채 낮은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네가 저기 올라가는 날엔, 내일 네 사진이 온 인터넷에 다 퍼질 거야. 그러면 네가 어디를 가든 사람들이 다 알아보고 수군거릴 거라고.”승아의 목소리에는 조급함이 묻어 있었다.“이런 일은 원래 여자한테 더 쉽게 낙인이 찍혀. 사람들은 자기가 믿고 싶은 것만 믿어. 네가 입이 백 개라도, 저 상황에선 다 설명 못 해.”해인은 입술을 꾹 다물었다.해인은 거기까지는 생각하지 못했다.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오직 하나뿐이었다.‘한유호가 오해하면 어떡하지?’하지만 숨을 고르고 다시 생각해 보니, 승아 말도 맞았다. 해인에게는 일이 있었다. 얼굴이 대중에게 크게 노출되면 안 됐다. 이름값이 걸린 사람인데, 괜히 평판까지 망가뜨릴 수는 없었다.녹음이 끝나자 현장의 분위기는 착 가라앉았다. 잠시 뒤, 여기저기서 작지 않은 웅성거림이 퍼져 나왔다.태겸은 턱을 조금 치켜든 채 유호를 바라봤다.“어때요?”유호는 처음부터 끝까지 느긋하게 자리에 앉아 있었다. 몸은 한 번도 크게 움직이지 않았다. 그러다 비웃듯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고 대표님, 어디서 어떻게 짜깁기 된 건지도 모르는 녹음 하나 내밀고 뭘 증명하겠다는 거예요?”유호의 말은 느렸지만, 하나하나 선명하게 박혔다.“고 대표님이 남의 결혼생활 깨려고 달려드는 상간남이라는 거?”“아니면 제 아내가 고 대표님 같은 전 남자친구를 만난 게 인생 최악의 재수가 없었다는 거?”잠깐 말을 멈춘 유호의 눈빛이 더 싸늘하게 변했다.“썩어 문드러진 과거일 뿐이잖아요. 고 대표님 같은 전 연인 한 번 잘못 만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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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8화

무대 아래에 앉아 있던 승아는 완전히 넋이 나갈 지경이었다.‘미쳤다... 진짜 미쳤어.’승아만 그런 게 아니었다. 실시간 댓글창에 붙어 있던 사람들도 거의 집단으로 멘붕 상태였다. 온라인 화제성도 지금껏 없던 수준으로 치솟고 있었다.이번 생중계는 화제도, 유입도 전부 잡았다. 진행자가 서둘러 마무리 멘트를 던진 뒤, 생방송은 그대로 끊어졌다.가장 뜨거운 대목에서 갑자기 방송이 끝나 버리자, 미처 말을 다 못 남긴 사람들은 곧장 SNS로 몰려가 다시 글을 쏟아냈다.유호와 해인이 막 자리를 뜨려는 걸 본 태겸은 거의 반사적으로 그쪽을 따라가려고 했다.그런데 바로 그때였다.주머니에 넣어 둔 핸드폰이 갑자기 울렸다.발신자 표시를 확인한 태겸의 표정이 단번에 굳어졌다.태겸이 핸드폰을 귀에 가져갔다.“아버지.”전화기 너머에서 고민건의 목소리가 곧장 쏟아졌다.[태겸아, 또 무슨 멍청한 짓을 한 거야?]고민건은 평소 온라인 여론을 세세하게 챙겨보는 편은 아니었다. 오늘도 원래는 중요한 회의가 잡혀 있었다. 그룹 임원들과 함께 회의실에 앉아 있던 중이었다.그런데 온라인 반응이 너무 심상치 않았다. ZC그룹 홍보팀이 실시간으로 인터넷 상황을 모니터링하다가 이번 생중계를 포착했다.그리고 누구도 예상 못 한 일이 벌어졌다.CEO 자리에 오른 지 얼마 되지도 않은 사람이, 전국으로 송출되는 생방송에서 대놓고 남의 결혼생활 사이에 끼어드는 사람처럼 비쳐 버린 것이다.불과 몇 분 만에 ‘ZC그룹 CEO가 상간남?’이라는 문구가 SNS 실시간 화제 맨 위로 치솟았다.ZC그룹 홍보팀은 완전히 뒤통수를 맞은 셈이었다.다급하게 회의실 문을 열고 들어온 홍보실장이, 벌벌 떨리는 목소리로 이 일을 고민건에게 보고했다.자초지종을 들은 고민건은 그 자리에서 곧바로 회의를 중단했다. 그리고 태겸에게 전화를 걸었다.한 번, 두 번, 세 번.전화를 세 통이나 건 뒤에야 겨우 태겸이 전화를 받았다. 그사이 생중계는 이미 끝난 뒤였다.방송으로 나갈 건 전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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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9화

전화기 너머에서 아무 대답도 들리지 않자, 고민건이 짜증 섞인 목소리로 쏘아붙였다.[태겸아, 내가 지금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 귀가 먹었어, 입이 붙었어?]태겸은 잠시 이를 악문 뒤 입을 열었다.“아버지, 오늘 일은 정말 죄송합니다. 저도 이렇게까지 파장이 커질 줄은 몰랐습니다.”태겸의 사과는 적어도 겉으로 보기에는 진심이 담겨 있었다.“하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결국 실적으로 증명하겠습니다.”예전에 태겸이 자기 힘만으로 YD그룹 안에서 자리를 굳힌 것만 봐도, 태겸이 평범한 인물이 아니라는 건 분명했다.이제 YD그룹을 떠나 ZC그룹으로 옮겨온 이상, 사람들을 납득시키는 건 결국 보기 좋은 실적표와 핵심성과지표라는 사실도 태겸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태겸은 목소리에 힘을 실었다.“감정 문제는... 애초에 저와 해인이 결혼 이야기부터 아버지께서 직접 정하셨던 거잖아요. 그러니 이제 와서는 그 일에 더 끼어들지 않으셨으면 합니다.”고민건은 그 말을 듣고 놀라서 할말을 잃었다.태겸이 자기에게 이렇게까지 정면으로 들이받을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너...]태겸은 더 듣지 않았다.“먼저 끊겠습니다.”짧은 말을 끝으로 통화가 끊겼다.고민건은 끊어진 화면을 내려다보며 한참 동안 말이 없었다. 얼굴에는 답답함이 가득했다.하지만 고민건 역시 해인의 태도에 적잖이 놀라고 있었다.두 아이는 어릴 때부터 함께 자랐다. 그런 해인이 저렇게까지 등을 돌렸다는 건, 이제는 정말 뒤를 돌아보지 않겠다는 뜻 같았다.‘참, 지독한 인연이네.’한숨이 절로 나왔다.이쪽에서는 태겸이 빠르게 행사장 밖으로 뛰어나갔다.하지만 태겸이 보고 싶은 사람은 이미 떠난 뒤였다. 주변을 아무리 둘러봐도 해인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태겸은 미간을 깊게 좁혔다.‘한유호, 진짜 머리 굴리는 데는 선수야.’태겸은 이제야 확신했다. 유호는 아까부터 해인이 객석에 앉아 있는 걸 이미 보고 있었던 거였다.그런데도 태연하게 해인을 끌어들여서, 둘이 서로밖에 없는 부부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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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0화

유호가 소리 없이 웃었다. 웃음 끝에 아주 살짝 의아함을 담고서.“다이아 반지 같은 걸 내 아내 말고 누구한테 줘?”해인은 멍하니 눈만 깜빡였다. 한동안 제대로 반응도 하지 못했다.그사이 유호는 이미 반지를 해인의 네 번째 손가락에 끼워 넣고 있었다.반지가 손가락에 자리 잡자마자 해인은 바로 무게를 느꼈다. 손끝이 아래로 툭 끌려 내려가는 듯했다. 너무 묵직해서 손을 드는 일조차 쉽지 않을 것 같았다.해인이 입술을 한번 적셨다.“이거... 너무 눈에 띄는 거 아니에요?”해인은 보석을 늘 가까이서 다뤄 온 사람이었다. 그래서 더 잘 알 수 있었다. 이 핑크 다이아몬드는 값으로 따질 수 없을 만큼 귀했다. 이 정도 등급의 색을 가진 건 이렇게 크기 힘들고, 이렇게 큰 건 또 이만큼 맑기 어려웠다.색감도 최상급이었다. 결도 놀라울 만큼 깨끗했고 캐럿도 압도적이었다. 어느 것 하나 빠지는 게 없는 정말 세상에 몇 개 없을 수준의 반지였다. 거기에 장 대표의 디자인까지 더해지자, 다이아몬드 자체가 가진 장점이 남김없이 살아났다.이걸 손에 끼고 밖에 나가면, 진짜 사람들 눈이 다 쏠릴 것 같았다.그제야 해인은 아침에 장 대표가 했던 말을 떠올렸다. 장 대표는 시간이 되면 다이아 반지 디자인 시안을 해 볼 생각이 있냐고 물었었다.해인은 속으로 조용히 숨을 삼켰다.‘설마... 그 의뢰인이 한유호였어?’생각할수록 묘했다. 자칫하면 자기 결혼반지를 자기 손으로 디자인할 뻔한 셈이었다.‘하마터면 정말 그럴 뻔했네.’다행히 장 대표가 말한 의뢰를 맡지 않았다. 만약 받았더라면, 지금처럼 놀랄 일도 설렐 일도 없었을 것이다.여자라면 반지를 받았을 때 기쁘지 않을 수 없었다. 해인도 마찬가지였다.해인은 반짝이는 다이아에서 눈을 떼지 못한 채 물었다.“이 반지... A국 출장 갔다 오면서 가져오신 거예요?”그쪽이 다이아몬드로 유명하다는 말은 익히 들었다. 그래도 이런 급의 원석을 구하는 건 쉽지 않았을 것이다.장 대표가 흘리듯 말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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