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뽑은 차를 뒤에서 누가 들이받았는데, 기분이 좋을 사람은 없을 것이다.대현은 막 화를 내려고 했다. 그런데 차 안에 앉아 있는 여자를 보는 순간, 이상하게 낯이 익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디서 본 적이 있는 얼굴 같았다.‘어디서 봤더라.’곧 대현은 기억을 떠올렸다.‘저번에 제수씨랑 식당에서 같이 밥 먹던, 그 여자잖아.’대현은 눈썹을 살짝 치켜세웠다.‘혹시 네 남편... 그쪽으로 문제 있는 거 아니야? 아니면 너 같은 예쁜 애를 두고 왜 보고만 있어?’‘둘 다 성인인데, 정말 아무 생각도 안 들었어? 한집에 살면서 밤은 긴데, 분위기 잡힐 만한 상황도 많을 텐데 진짜 각방 쓰면서 지내는 거야?’그건 지난번 식당에서 대현이 승아와 해인의 대화를 우연히 듣고 속으로 했던 생각이었다.그때도 대현은 느꼈다.승아는 참 거침없는 사람이었다. 탁 트인 곳에서 그런 얘기를 하면서도 목소리를 좀 낮출 생각조차 없어서, 옆에서 밥 먹던 대현이 죄다 듣고 말았으니까.대현은 승아를 알아봤지만, 승아는 대현을 알지 못했다.해인이 그 스포츠카 값이 수십억대일 거라고 말했을 때, 승아는 이미 끝났다고 느꼈다.‘망했다.’승아는 다급하게 외쳤다.“저 돈 없습니다!”브레이크를 아주 늦게 밟은 건 아니지만, 스포츠카의 뒤쪽 범퍼는 움푹 들어가 있었다. 보기만 해도 수리비가 만만치 않을 것 같았다.말이 입 밖으로 튀어나간 뒤에야, 승아는 그 말이 꼭 배 째라는 식으로 들릴 수도 있겠다고 깨달았다.승아는 급히 핸드폰을 꺼내 톡 지갑 화면을 열었다. 뭐라도 보여 줘야 할 것 같았다.“저 진짜 돈 없습니다.”화면 속 통장 잔액은 정말 처참했다. 남아 있는 돈은 고작 10만 원뿐이었다.집이 망한 뒤 승아네가 살던 집마저 은행에 넘어갔고, 부모님은 고향으로 내려가 지내고 있었다.승아도 며칠 전에 반 년 치 월세를 한꺼번에 내고 나서, 가진 돈이라고는 저 10만 원이 전부였다. 월급날이 오기 전까지는 카드로 겨우 버텨야 했다.승아는 고개를 들고 대현을 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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