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날 이른 아침, 유호는 약속한 대로 연구소로 가서 수술 전 검사를 받았다.검사 항목은 꽤 복잡했다. 크고 작은 검사가 수십 가지라 적어도 하루는 꼬박 걸릴 듯했다.해인은 그쪽 일이 그렇게 빨리 끝나지 않을 걸 알기에, 마음 편히 늦잠을 잤다.본가는 이렇게 조용한 적이 거의 없었다. 그 여자 둘이 떠난 뒤로, 집 안에는 시비를 거는 사람은커녕 평소 말을 붙이는 사람도 줄어서 아주 한적했다.새벽빛이 겨우 들 무렵, 권영자는 진주에게 직접 닭곰탕을 끓이게 했다. 해인의 몸을 챙기기 위해서였다.“해인아, 한번 먹어 봐라. 진주 아줌마가 새벽부터 너 먹이려고 정성껏 끓였다.”해인은 하품을 하며 아직 제대로 뜨지도 못한 눈을 비볐다.닭곰탕 냄새가 나자 해인은 얼른 몸을 일으키며 말했다.“할머니, 아침부터 이렇게 든든한 걸 먹어도 돼요?”권영자는 인자하게 웃었다.“임신했으면 잘 먹어야지.”의사는 자연분만을 원한다면 너무 많이 먹지 말라고 했다. 아이가 지나치게 커지면 산모가 힘들 수 있기 때문이었다.하지만 어른들과 젊은 세대의 생각은 달랐다. 권영자의 마음이 담긴 일이라서, 해인은 차마 거절할 수 없었다.해인은 국그릇을 들고 절반 넘게 먹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누군가가 찾아왔다.유호의 전담 경호원이었다. 키가 거의 190센티에 가까운 거구가 손에는 김이 오르는, 정갈하게 담긴 아침 식사를 들고 있었다. 그 모습이 묘하게 어울리지 않았다.경호원이 말했다.“사모님, 대표님께서 따로 지시하신 식사입니다. 대표님이 사모님을 위해 준비하신 겁니다.”식사는 누가 봐도 더 과학적으로 짜인 구성이었다. 밥, 채소, 단백질이 골고루 들어 있었고, 칼로리는 낮으면서 영양은 충분해 보였다.유호가 만 리도 더 떨어진 곳에 있으면서도 해인의 식사까지 챙겼다는 사실이 뜻밖이었다.해인이 물었다.“출국하기 전에 미리 말해 둔 거예요?”경호원은 고개를 끄덕였다.“네.”이어 경호원은 권영자에게도 말했다.“어르신, 대표님께서 사모님 식사는 당분간 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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