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리가 아는 윤유나라면, 아이를 잃게 되면 정도원과 결혼할 가능성도 사라질까 봐 쉽게 낙태를 선택하지 않을 것이다.한편으로는 이 소식을 듣고 마음이 아팠다. 아무리 그래도 아이에게 죄가 있는 것은 아니었으니 말이다.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역시 그럴 줄 알았다’는 묘한 기분도 들었다.윤유나는 이 아이를 가지기 위해 온갖 악행을 저질렀고, 이해리는 이것이 결국 업보라고 느꼈다.게다가 그 아이가 정도원의 친자가 아닐 가능성도 있었고, 윤유나가 어떤 수단으로 임신했는지도 알 수 없었다. 현재는 기형아라는 진단까지 나온 상태였다.이해리는 결국 병원의 판단을 따르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했다.그래서 사설탐정에게 계속 조사를 진행해 달라고만 부탁했고, 다른 말은 하지 않았다.아무리 그래도 아이는 아이였다.처음 윤유나의 임신 소식을 들었을 때, 그것이 거짓이라는 사실을 모르던 시절에는 이해리 역시 두 사람이 한 가족을 이루길 바란 적도 있었다.그런데 일이 이렇게까지 흘러갈 줄은 몰랐다.한편 윤유나 역시 의사에게서 연락을 받았다.의사는 여러 차례 검사를 거친 결과, 이 아이는 출산을 권장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그리고 마지막으로 낙태가 가능한 시점을 통보했다.그 시기를 넘기면 위험성이 크게 높아진다는 경고도 함께였다.휴대전화 화면을 바라보던 윤유나의 시야는 점점 흐려졌다.아이 때문이라기보다는 자신과 정도원의 미래가 떠올라 불안했다.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윤유나의 머릿속에 한 가지 계략이 떠올랐다.‘어차피 이 아이를 끝까지 지킬 수 없다면 마지막으로라도 제대로 이용해 보는 게 낫지 않을까? 이해리를 한 번 제대로 함정에 빠뜨리는 거야!’그 생각이 떠오르자 윤유나는 정도원에게 전화를 건 뒤, 직접 심여진에게도 연락했다.“이제 우리도 곧 한 가족이 될 텐데, 언제까지 앙금을 품고 있을 수는 없잖아요... 그러니까 가족끼리 모여서 식사라도 한 번 하는 게 어떨까요?”전화를 끊은 뒤 윤유나의 입가에는 만족스러운 미소가 떠올랐다.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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