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동생을 택한 너에게, 나는 네 라이벌을 택했다: Chapter 501 - Chapter 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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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1화

“사실 가끔은 할머니께 뭔가 더 해 드리고 싶어요. 그런데 할머니는 끝까지 괜찮다고만 하시잖아요.”“젊은 사람들한테 폐가 될까 봐 늘 신경 쓰시면서, 우리는 일하느라 바쁘니 굳이 보러 오지 않아도 된다고 말씀하시고요.”“하지만 할머니도 마음속으로는 곁에 누군가 있어 주길 많이 바라실 거예요.”채이는 한마디 한마디에 힘을 실어 말했다. 태도 역시 조금도 물러설 생각이 없어 보였다.사실 모두가 서로의 마음을 알고 있었다. 서로를 소중하게 여기는 것도 분명했다. 다만 마음을 제대로 꺼내 보여줄 방법을 몰랐을 뿐이었다.“네 몸이 좀 나아지면 시할머니께 자주 가서 같이 있어 드려. 오늘 네가 와서 얼마나 좋아하셨니?”“그래도 네 시할머니가 제일 기다리시는 건 너희 둘이 하루라도 빨리 아이를 갖는 거야. 그러면 시할머니도 더 바랄 게 없으실 거다.”김유미는 또다시 그 이야기를 꺼냈다. 채이와 준모가 하루라도 빨리 두 사람의 아이를 품길 바라는 마음은 진심이었다. 두 사람이 약혼한 지 이미 꽤 오래되었기 때문이다.게다가 채이와 준모를 보면 제대로 된 결혼식을 서두를 생각도 없어 보였다. 그래서 김유미는 차라리 아이 문제라도 빨리 결정했으면 했다. 주변 가족들이 도울 수 있는 일도 많다고 생각했다.“엄마, 또 그 얘기예요? 전에 제가 분명히 말씀드렸잖아요. 저랑 준모 씨는 아직 급하지 않아요. 요즘 일도 너무 바빠서 그런 데까지 신경 쓸 여유가 없고요.”“그때도 말했잖아요. 아이는 자연스럽게 가지겠다고요. 아이가 찾아오면 모른 척하지 않을 거예요. 그러니까 엄마도 같이 걱정하지 마세요.”“엄마는 왜 할머니랑 똑같아요? 매일 두 분이 재촉하시니까 나도 정말 지쳐요.”채이는 뭐라고 더 말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엄마가 이 이야기를 꺼낼 때마다 머리가 지끈거렸다.“너희 둘은 아이 갖는 일을 조금도 서두르지 않고 마음도 안 쓰잖아. 그러니 내가 재촉하지. 너희도 이제 어린 나이는 아닌데, 이 일이 왜 급하지 않다는 거니?”“지금 네 오빠는 여자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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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2화

“알았다. 이 일은 엄마가 네 말 들을게. 네가 그렇게 말하는 것도 결국 오빠를 생각해서라는 거 알아.”“그래도 요즘 네 오빠 상태가 전보다 훨씬 좋아졌잖니? 이제 실연의 트라우마에서 어느 정도 빠져나온 것 같아.”“사실 도성이 회사에서 밤낮없이 일만 하는 걸 보면 엄마도 정말 걱정돼. 혼자 밥은 잘 챙겨 먹는지, 몸은 돌보는지 모르겠고.” “곁에 여자친구라도 있으면 적어도 둘이 같이 밥이라도 먹을 수 있잖아.”“그러면 내가 이렇게까지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도성을 챙겨 줄 사람도 한 명 더 생기는 거니까.”김유미가 이렇게까지 마음을 졸이는 이유도 모두 자식들을 위해서였다. 아들을 진심으로 걱정하지 않았다면 이렇게 서두를 리 없었다.김유미는 도성이 그 연애 때문에 크게 흔들렸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요즘 도성의 상태가 온전하지 않다는 것도 누구보다 잘 알았다.엄마로서 걱정이 컸고, 마음 한편에는 미안함도 있었다. 하지만 아들의 앞날을 위해서라면 김유미는 기꺼이 나쁜 사람 노릇을 맡을 생각이었다.“그 얘기는 이제 그만해요. 우리도 좋을 게 없어요. 오빠 앞에서 그 연애 얘기 다시 꺼내지 마세요. 엄마, 그게 오빠를 상처 입히는 일이라는 생각은 안 해 봤어요?”김유미는 딸의 말을 듣고 보니 아주 틀린 말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도성이 어떤 사람인지 김유미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도성은 정이 깊은 사람이었다. 곁에 둔 사람들을 쉽게 가볍게 여기지 않았다.“네 말이 무슨 뜻인지는 알아. 그래도 엄마는 네 오빠 앞에서 그 이야기를 꺼낸 적 없어. 그러니 그렇게 걱정하지 않아도 돼.” 김유미는 딸이 그 일을 지나치게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것 같았다. 사실 김유미에게 우세미라는 여자는 그렇게까지 중요한 존재로 느껴지지 않았다.도성과 세미가 함께한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 도성이 그 연애에 많은 것을 쏟아부은 건 맞지만, 막상 일이 터지자 세미는 한마디도 남기지 않고 바로 떠났다. 그런 세미가 정말 도성을 소중히 여겼다고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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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3화

김유미는 사실 오래전부터 그 일을 준비해 왔다. 다만 최근에 이사 온 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 모든 것이 안정되지 않았고, 주변 지인들도 다른 지역에 있어 진행이 쉽지 않았다.“엄마, 오빠가 헤어진 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다른 사람을 찾으려고 해요? 이건 너무해요. 오빠 일에 그만 끼어드세요.”“정말 맞는 사람이 나타나면 오빠가 알아서 다가가겠죠. 엄마가 이렇게 움직이는 건 정말 아니에요.”채이는 답답했다. 엄마에게 뭐라고 해야 할지도 모르겠었다.“네 오빠 얘기는 우리 둘이 여기서 그만하자. 이따 도성이가 들어왔다가 들으면 또 마음 아파할지도 몰라. 아직 그 연애에서 완전히 빠져나온 것도 아니니까.”김유미도 그런 상황이 벌어질까 봐 은근히 두려웠다. 아들 앞에서 그 일들을 다시 꺼내고 싶지 않았다. 도성은 이제 겨우 그 감정에서 조금씩 빠져나오고 있었으니까....한편, 준모는 채이가 무사히 퇴원해서 집으로 돌아온 것을 보고서야 마음이 조금 놓였다. 그래도 여전히 가슴이 아팠다. 채이가 그런 일을 겪는 모습은 다시 보고 싶지 않았다.준모는 곧바로 비서에게 전화를 걸었다. 조사 결과가 어떻게 되었는지 확인해야 했다. 이 일은 최대한 빨리 결론을 내야 했고, 누가 배후에 있는지 밝혀지면 절대 그냥 넘어가지 않을 생각이었다.[대표님, 가해 차량 운전자를 찾았습니다. 그런데 끝까지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전부 본인 실수였다고 주장하고, 뒤에서 지시한 사람도 없다고 합니다.][다만 며칠 전 그 사람 계좌에 5억 원이라는 큰돈이 입금된 내역을 확인했습니다.]비서는 일을 꽤 꼼꼼하게 조사했다. 이번 일에는 분명 문제가 있었다. 평범한 운전자의 통장에 그렇게 큰돈이 갑자기 들어올 리 없었다. 이 사건은 반드시 끝까지 파헤쳐야 했다.“두 시간 줄게. 최대한 빨리 끝내. 배후에서 지시한 사람이 누구인지 반드시 알아내. 이 일 하나 제대로 못 밝히면 내일부터 회사에 나오지 마.”준모는 진심으로 분노하고 있었다. 마지막 명령이었다. 오늘 안에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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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4화

채이는 집에서 비교적 편하게 지냈다. 무엇을 하든 엄마가 곁에서 세심하게 챙겨 주었다. 이렇게 보살핌을 받는 느낌은 정말 오랜만이었고, 김유미 역시 딸과 함께 있는 시간을 기쁘게 여겼다.채이는 이제 집에서 부모와 함께 지낼 수 있었다. 그동안 놓쳤던 시간과 기회를 조금이나마 메우는 셈이었다.“딸, 이번에는 집에서 푹 쉬어. 엄마가 전부터 일 좀 하지 말라고 했잖아. 하루 종일 침대에 누워 있으면서도 노트북을 끌어안고 보고 있으니, 그게 대체 쉬는 거니?”김유미는 병상에 누워서까지 일을 하려는 딸을 보며 가슴이 아팠다. 하지만 딸의 고집도 잘 알고 있었다. 무슨 말을 해도 잘 듣지 않는 데다, 몸이 아파도 괜찮은 척하는 아이였다.“괜찮다고 했잖아요. 하루 종일 침대에 누워서 밖에도 못 나가니까 너무 심심해요. 걱정하지 마세요.”채이는 이제야 자유가 얼마나 소중한지 절실히 느꼈다. 지금은 뭘 해도 의욕이 나지 않았고, 결국 마음은 계속 일로 향했다. 집 안에만 있는 건 너무 지루했다.엄마가 매일 곁을 지켜 주긴 했다. 하지만 방 하나에 모인 가족이 밖에도 나가지 않은 채 서로를 바라보고만 있는 상황이 영 익숙하지 않았다.회사가 하필 가장 중요한 시기라는 점도 마음을 무겁게 했다. 이럴 때일수록 무엇을 해야 할지 더 막막했다.“엄마가 어떻게 걱정을 안 하니? 어렵게 며칠 쉬게 됐으니 이번엔 네 몸에 휴가를 줘. 일은 해도 해도 끝이 없는 거야. 엄마가 보기엔 너 요즘 살도 많이 빠졌어.”“사실 네 곁에 없던 동안 엄마도 계속 반성했어. 가능하면 너를 내 곁에 두고 싶다는 생각도 많이 했고. 예전에 엄마가 놓친 것들도 다 보상하고 싶어.”“마침 지금 기회가 생겼으니 엄마한테 잘할 기회를 줘. 엄마가 제대로 챙길 테니까 서둘러 돌아가려고 하지 마.”김유미는 진심을 담아 말했다. 딸이 매일 곁에 있어 주기를 바랐고, 채이가 하루하루 웃으며 지냈으면 했다.이번 일이 단순한 사고가 아니었다면 문제는 훨씬 심각했다. 김유미는 앞으로 더 조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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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5화

“어릴 때부터 네 오빠는 엄마한테 걱정을 끼친 적이 없었어. 성숙했고, 철도 빨리 들었고, 우리에게도 정말 잘했지.” “그런데 도성이 언젠가 연애 때문에 이렇게 많은 상처를 겪게 될 줄은 엄마도 몰랐어.”“사실 엄마는 도성이한테 많이 미안해. 요즘 도성이가 많이 힘들었잖아. 마음속으로 그 여자를 놓고 싶지 않았을 텐데, 엄마 마음을 생각해서 결국 그 연애를 포기했어.”“도성이가 이해심이 깊을수록 엄마 마음은 더 불편해. 그래도 어쩔 수 없어. 도성이의 감정 문제를 위해서는 당장 도성이를 힘들게 할 수밖에 없었어.”“이번만 잘 넘기면 도성이의 남은 인생은 행복할 거야. 내 아들의 행복을 위해서라면 엄마는 어떤 대가도 치를 수 있어.”김유미는 이미 이 일을 스스로 정리해 두었다. 자신이 제때 막지 않았다면 마지막에 상처받는 사람은 도성일 거라고 믿었다.채이는 엄마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다. 예전에도 김유미는 비슷하게 행동했다. 사실 그 전까지 김유미는 채이에게 뭔가를 강요한 적이 거의 없었다.다만 채이가 태빈과 함께했을 때, 김유미는 두 사람이 만나는 것을 강하게 반대했다. 무슨 일이 있어도 태빈과의 결혼만은 안 된다고 했다.결국 채이는 사랑하는 태빈을 향해 앞뒤 보지 않고 뛰어들었고, 엄마까지 저버렸다. 그 일을 떠올리면 지금도 후회가 컸다. 채이 자신도 그때 대체 무슨 생각을 했는지 알 수 없었다.그러나 지금은 모두 지나간 일이었다. 결국 손해를 본 것도 채이 자신이었다. 다행히 적절한 때 멈출 수 있었고, 진짜 사랑도 찾았다.“엄마, 사실 저는 이 일이 엄마가 생각하는 것만큼 복잡하진 않다고 봐요. 오빠의 연애가 이렇게 끝난 데에는 세미 언니 쪽에도 문제가 없다고 할 수 없어요.” “문제가 생겼을 때 세미 언니가 떠올린 건 오빠를 떠나는 것뿐이었으니까요.”“이번에 엄마가 반대하지 않았더라도, 나중에 다른 일로 세미 언니의 선을 건드리면 결국 같은 선택을 했을 거예요. 그러니 오빠도 분명 많이 불안했을 거예요.”“그럴 바에는 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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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6화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오빠는 괜찮을 거예요. 우리가 오빠를 믿어야 해요. 우리가 오빠 곁에 조금 더 있어 주면 오빠도 빨리 정리할 수 있을 거예요.”“사실 오빠는 정말 대단해요. 엄마랑 아빠한테 한 번도 크게 따지지 않았잖아요. 이미 충분히 많이 참았어요.”채이는 도성이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만약 자신이 도성의 입장이었다면 엄마와 크게 다투었을 것이다. 두 사람은 분명 끝까지 부딪쳤을 터였다.하지만 도성은 부모의 몸과 마음을 먼저 생각했다. 부모와 따지려 들지도 않았다. 부모가 자신을 위해 그런다는 걸 마음속으로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때로 채이는 도성이 정말 엄청난 사람처럼 느껴졌다. 같은 남매인데, 왜 자신은 오빠처럼 해내지 못하는 걸까?“네 오빠는 어릴 때부터 참 철이 들었고, 늘 너를 챙겼어. 내가 너를 가졌을 때도 도성이는 동생이 싫다는 말을 한 적이 없었지.”“어릴 때 도성이는 늘 엄마한테 자기가 오빠니까 동생이 태어나면 꼭 지켜 주겠다고 말했어.” “엄마가 뱃속 아이가 남동생일지 여동생일지 맞혀 보라고 하면, 도성이는 한 치의 망설임 없이 꼭 여동생일 거라고 했고.”“네가 아주 어릴 때부터 도성이는 너를 정말 끔찍이 아꼈어.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동생처럼 여겼고, 누가 너를 조금이라도 괴롭히면 절대 그냥 넘기지 않았지.”“너한테 그런 오빠가 있다는 게 엄마는 늘 든든하고 고마웠어.”“너희 둘은 세상에서 서로에게 가장 가까운 사람이야. 앞으로 무슨 일이 생겨도 서로를 아껴 줬으면 해.”김유미는 문득 지난 시간을 떠올리며 감상에 잠겼다. 아들이 참 쉽지 않은 세월을 견뎌 왔다고 느꼈다.“당연하죠. 사실 말로 잘 안 할 뿐이지, 제 마음속에서는 엄마, 아빠, 오빠가 다 똑같이 중요해요. 오빠도 저한테는 엄마 아빠만큼 소중한 사람이에요.”채이는 오빠가 자신을 사랑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 도성이 지금의 자리까지 오는 과정이 얼마나 쉽지 않았는지도 잘 알고 있었다. 도성이 그렇게 노력한 것도 이 가족에게 더 좋은 삶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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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7화

채이는 간절한 눈빛으로 엄마를 바라보았다. 태도도 확고했다. 어떤 식으로든 집에서 회사 일을 처리해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비서 혼자 감당하기 어려웠다.게다가 회사에 신입이 들어오면서 프로젝트도 점점 늘고 있었다.채이가 직접 살피지 않으면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 작은 실수라도 생기면 협력사에 넘길 때 문제가 커질 수 있고, 결국 그 부담은 채이에게 돌아온다. 그러니 지금 이 기회에 조금이라도 정리해 두는 편이 낫다고 생각했다.“채이야, 네 엄마 말도 맞아. 엄마는 네가 너무 무리하지 않았으면 하는 거야. 다른 뜻은 없어. 지금은 몸을 회복하는 게 가장 우선이라고 아빠도 생각한다.”아빠 진해강 역시 딸이 걱정되었다. 딸이 너무 힘들게 버티고 있다고 느꼈다.“아빠까지 엄마랑 똑같이 말씀하시는 거예요? 제가 약속할게요. 절대 무리하지 않을게요. 이 프로젝트만 끝나면 꼭 제대로 쉬고, 밥도 잘 챙겨 먹을게요.”결국 채이가 부모에게 약속하고 나서야 두 사람은 더는 옆에서 지켜보지 않았다. 채이는 정말 자신만의 일을 하고 싶었다. 그렇지 않으면 하루하루가 너무 버거웠다.막 일을 시작하려는데, 집 현관 벨이 울렸다.김유미가 서둘러 문을 열었다. 뜻밖에도 수안이 밖에서 들어왔다.그 일이 벌어진 뒤로 수안의 마음에는 죄책감이 가득했다. 수안은 채이에게 미안했다. 그때 자신이 아니었다면 채이가 다치지 않았을 것이고, 원래 병상에 누워 있어야 할 사람은 자신이라고 여겼다.“수안 오빠, 아까 제가 메시지로 괜찮다고 했잖아요. 요즘 일도 바쁠 텐데 왜 또 보러 왔어요? 전 정말 괜찮아요.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돼요.”채이는 수안이 죄책감을 느낀다는 걸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제 자신은 괜찮은데, 수안까지 마음을 졸일 필요는 없었다.“괜찮다는 건 알아. 그래도 마음이 안 놓여서 직접 보고 싶었어. 그때 네가 나를 구하지 않았으면 지금 여기 누워 있는 사람은 나였을 거잖아.”“네가 나 대신 이런 일을 겪었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너무 불편해.”수안은 채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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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8화

“오빠도 언제부터 그렇게 말이 많아졌어요? 제가 괜찮다고 했잖아요. 정말 이렇게까지 걱정하지 않아도 돼요. 봐요, 저 괜찮잖아요. 일도 놓지 않았고요.”“다만 요즘은 아직 회사에 나갈 수 없어서 신입 직원들 진행 상황을 정확히 보지 못해요. 오빠 쪽 프로젝트가 조금 지연되더라도 이해해 주세요.”“다들 신입이고, 회사에 들어온 지 얼마 안 됐으니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잖아요.”채이는 직원들에게 늘 관대했다. 모두에게 적응할 시간을 주고 싶었다. 아직 막 회사에 들어온 사람들이었다.채이가 회사에 없는 상황에서 직원들이 일부라도 해내는 것만으로도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래서 채이는 많은 것을 요구하지 않았다.직원들이 서로 맞춰 갈 시간을 주고 싶었다. 이렇게 짧은 기간 안에 실적이 크게 오르길 바라는 건 무리였다.“회사 쪽 일은 내가 볼게. 요즘 업무와 관련해서는 설희 씨랑 최대한 맞춰 볼 생각이야. 특별한 일이 없으면 너한테 번거롭게 연락하지 않을게.”수안의 목소리는 단호했다. 사실 수안에게 일은 이제 그리 중요하지 않았다. 모든 업무를 자신이 직접 떠안을 수도 있었다.지금 바라는 건 채이가 하루빨리 회복하는 것뿐이었다. 채이가 매일 침대에 누워 있는 모습을 보는 일은 수안에게도 괴로웠다.“그런데 하나는 꼭 말해야겠어요. 오빠랑 설희 씨 사이의 일, 저는 아직 허락한 적 없어요.”“절대 설희 씨를 곤란하게 만들지 마세요. 오빠 때문에 또 설희 씨가 상처받으면 저는 가만히 있지 않을 거예요.”“게다가 그건 사람 마음을 심하게 속인 거예요. 진심으로 대하지 않은 거잖아요. 그러니까 더 신중해야 해요.”채이는 결국 수안을 타일렀다. 수안의 모습을 보니 정말 자신의 비서에게 마음이 생긴 듯했다.하지만 두 사람은 접점이 많아 보이지 않았다. 아직은 잘 맞는지도 알 수 없었다.“내가 몇 번이나 말했잖아. 걱정하지 마. 설희 씨에게 다시는 상처 주지 않을 거야. 예전 일은 나도 미안하게 생각해.”“설희 씨가 내 삶에서 사라지고 나서야 내가 설희 씨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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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9화

“그래도 오빠가 설희 씨와 함께하겠다고 선택했다면 잘해 주세요. 설령 두 사람이 맞지 않더라도, 설희 씨도 언젠가는 그 감정에서 빠져나올 수 있게요.”채이의 마음은 복잡했다. 설희와 수안의 일을 계속 마음에 담아 두고 있었다. 두 사람의 감정 문제에 자신도 어느 정도 관여한 듯했기 때문이다.타인의 연애에 지나치게 끼어들고 싶지는 않았지만 그래서 난감했다. 결국 당사자 두 사람의 일이었고, 감정 문제에는 남이 들어설 자리가 없었다.하지만 이제 와서 더 말해 봐야 아무 의미도 없었다. 두 사람이 서로를 선택하려 한다면 채이가 함부로 막을 수는 없었다. 어쩌면 정말 잘 맞을 수도 있으니까.“됐다. 지금 네가 해야 할 제일 중요한 일은 몸 회복이야. 다른 일은 정말 걱정하지 마. 내가 다 해결할게.”“내가 지금 가장 바라는 건 네가 좋아지는 거야. 네가 침대에 누워 있는 하루하루가 내겐 죄책감으로 남아. 너는 괜찮다고 해도 내 마음에서는 지워지지 않아.”수안에게 다른 일들은 더는 중요하지 않았다. 채이가 나아지는 것이 먼저였다.“이제 괜찮아요. 상처도 그렇게 심하지 않잖아요. 조금 쉬기만 하면 완전히 나아질 거예요. 그러니까 걱정하지 마세요.”채이는 수안을 아주 소중한 선배로 여겨 왔다. 수안이 이렇게 미안해하는 모습을 보자 마음이 따뜻해지기도 했다.두 사람은 오래 알고 지냈고, 그동안 수안이 채이를 위해 준 것이 많았다. 그래서 채이는 자신이 이번 한 번 수안을 구한 것이 그렇게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수안은 채이의 집에서 한동안 함께 있다가 회사 일 처리를 위해 돌아갔다.채이는 다시 지루해졌다. 뭘 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한편, 설희는 계속 회사 업무에 매달리고 있었다. 대표가 며칠째 회사에 나오지 못했고, 설희는 대표가 집에서도 쉬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래서 자신이라도 더 업무를 해내고 싶었다.채이가 큰일을 겪었는데, 설희는 직접 해 줄 수 있는 일이 많지 않다고 느꼈다. 대신 회사 일을 최대한 처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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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0화

“벌써 이 시간인데 아직 점심 안 먹었지? 그렇게 계속 일만 하면 어떻게 해?” “요즘 너희 회사도 바쁘고, 대표가 없어서 다들 일이 늘어난 것도 알아. 그래도 몸 상하게 하면서까지 버티면 안 되잖아.”수안은 설희의 상태를 보자 마음이 급해졌다. 이런 설희의 모습은 보고 싶지 않았다.“괜찮습니다, 주 대표님. 지금 배도 안 고프고요. 조금만 더 끝내고 제가 알아서 밥 먹으러 갈게요.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설희는 수안이 자신을 이렇게 신경 쓸 줄 몰랐다. 마음이 움직이지 않을 수 없었다. 오늘의 수안은 꼭 꿈처럼 느껴졌다.하지만 이제 그 꿈에서 깨어나야 했다. 설희는 다시 돌아보지 않으려고 했다. 더는 이 남자에게 시간을 쓰고 싶지 않았다. 두 사람은 원래부터 다른 세계에 속한 사람들이었다.앞으로 친구처럼 지낼 수는 있을 것이다. 계속 마주칠 수도 있었다. 두 사람은 협력 관계였고, 손에 쥔 프로젝트도 점점 늘고 있었다. 협업 자체는 순조로웠으니 오래 이어질 가능성도 컸다.“마침 나도 아직 안 먹었어. 같이 나가서 뭐 좀 먹자. 일이 아무리 바빠도 밥이 먼저야. 설희 씨도 요즘 많이 지쳤잖아.”“그러니까 먼저 밥부터 먹어. 다른 얘기는 그다음에 하자.”수안은 설희가 걱정됐다. 설희는 요즘 확실히 많이 말랐다. 어쩌면 자신 때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더 미안했다.“괜찮습니다, 주 대표님. 저는 정말 아무 일도 없습니다. 그렇게 크게 걱정하실 일 아니에요. 오늘 오신 것도 업무 관련해서 하실 말씀이 있어서잖아요.”“지금 대표님이 안 계시니까, 하실 말씀은 저한테 해 주세요. 제가 해결하기 어려운 일은 대표님께 전달드리겠습니다.”설희는 이런 사소한 일로 대표에게 부담을 주고 싶지 않았다. 채이는 아직 몸이 약해서 집에서 회복해야 했다. 마침 이 시간을 이용해 제대로 쉬면 좋겠다고도 생각했다.그래도 채이가 부럽긴 했다. 다쳐서 누워 있어도 곁에는 채이를 사랑해 주는 사람들이 많았고, 가족들도 모두 채이를 돌보고 있었다.“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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