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hat ng Kabanata ng 버림받았지만, 내가 재벌이 된다: Kabanata 381 - Kabanata 390

558 Kabanata

제381화

조정혁은 입가에 미소를 머금었지만 목소리에는 소름 끼칠 정도의 한기가 서려 있었다.“데이비드 씨의 여자라고요?”“그럼 아니겠어요? 뭐 문제 있다는 건가요?”“데이비드 씨는 대체 동시에 몇 명의 여자와 만나고 있는 겁니까?”말을 내뱉으며 그의 시선이 연지아에게 머물렀다.“에블린이 데이비드 씨 같은 스타일을 좋아하는 줄은 몰랐군요.”연지아는 대꾸하지 않은 채 그가 무슨 말을 하든 못 들은 척 일관했다.그러자 데이비드가 말했다.“당신네 나라 옛말에 제 눈에 안경이라는 말도 있지 않습니까. 어쨌든 에블린은 조정혁 씨 같은 타입은 딱 질색이에요.”그러더니 곁에서 지켜보던 성유원을 향해 덧붙였다.“그쪽 같은 타입도 안 좋아하고요.”성유원의 시선이 연지아에게 꽂혔고 차갑게 입꼬리를 올리며 대꾸했다.“에블린이 어떤 타입을 좋아하는지는 직접 들어보는 게 낫겠군.”조정혁은 곁눈질로 성유원을 살폈다. 그의 눈동자에서 에블린을 향한 호감 같은 건 전혀 읽어낼 수 없었지만 그 칠흑같이 깊은 눈 속에는 도무지 알 수 없는 심오한 뜻이 담겨 있었다.연지아는 성유원을 가만히 응시했다.그때 데이비드의 휴대폰이 진동하기 시작했다.그는 전화를 확인하더니 거물 인사들을 향해 말했다.“호시탐탐 노리는 이 두 사람을 좀 피해야겠네요. 마침 친구 둘이 더 오기로 해서 마중 좀 나가보겠습니다.”거물들은 나직이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어서 가보세요!”데이비드는 연지아의 손을 잡고 그 자리를 벗어났다. 멀리 걸어간 후에도 연지아는 등 뒤에서 누군가 자신을 뚫어지게 쳐다보는 시선을 느꼈다.성유원은 사람들과 가볍게 인사를 나눈 뒤 자리를 떴고 조정혁이 다가와 물었다.“진짜 관심 있는 거야?”성유원은 앞만 주시한 채 차갑게 가라앉은 얼굴로 말했다.“한 번 대답한 질문은 두 번 하게 만들지 마.”조정혁은 그의 옆얼굴을 살피다 더는 캐묻지 않았다.그 시각 강현수와 성민우는 별장 밖에 도착해 있었다. 데이비드가 전화를 걸어 경호원에게 미리 일러두었다.곧이어 두 사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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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2화

“데이비드!”갑자기 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연지아가 고개를 돌려 보니 범상치 않은 분위기를 풍기는 아름다운 여자가 서 있었다. 금발 머리에 호박색 눈동자, 슈퍼모델 못지않은 외형에 한눈에 봐도 명문가 영애라는 사실을 알 수 있는 귀티가 흘렀다.그녀를 본 데이비드가 깜짝 놀라 물었다.“엘리나? 네가 여긴 어떻게 왔어? 언제 온 거야?”엘리나는 데이비드의 질문에 대답하는 대신 연지아를 빤히 바라보았다. 그러더니 손을 내밀며 자기소개를 건넸다.“안녕하세요, 전 엘리나라고 해요. 데이비드의 약혼녀죠. 실례지만 그쪽은 데이비드랑 어떤 사이인지 물어봐도 될까요?”데이비드는 당황한 듯 미간을 찌푸리며 불쾌한 기색을 내비쳤다.“엘리나, 우리 아직 약혼한 거 아니잖아.”엘리나는 데이비드의 말은 무시한 채 연지아만 응시했다. 여자의 직감으로 연지아는 상대방이 뿜어내는 강한 적의를 선명하게 느꼈다.그 말이 무슨 뜻인지도 단번에 이해했다. 이 엘리나라는 여자는 아마도 집안에서 정해준 정략결혼 상대일 것이었다.연지아는 손을 맞잡으며 대답했다.“안녕하세요, 에블린이에요. 데이비드와는 동창이자 친구 사이고요.”“그렇구나. 에블린 씨는 참 예쁘네요. 내가 본 동양인 중에 가장 아름다운 것 같아요. 데이비드가 왜 그렇게 애지중지하며 연회까지 데려왔는지 알겠어요.”“고마워요. 엘리나 씨도 오늘 정말 아름다우세요. 데이비드와 아주 잘 어울려요.”엘리나가 생긋 웃으며 말했다.“고마워요. 그럼 오늘 데이비드는 나한테 양보해 줄 수 있을까요?”연지아가 덤덤하게 대꾸했다.“엘리나 씨, 말씀이 지나치세요. 그쪽 약혼자인데 양보고 뭐고 할 게 어디 있겠어요.”자신을 완전히 무시한 채 대화를 나누는 두 사람을 보던 데이비드가 불쾌한 목소리로 엘리나를 불렀다.“엘리나...”그가 막 한마디 더 하려던 찰나 연지아의 가방 속에서 휴대폰 진동음이 울렸다.연지아는 휴대폰을 꺼내 발신인을 확인하더니 두 사람에게 양해를 구했다.“미안, 나 전화 좀 받고 올게.”“에블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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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3화

연지아는 밀려오는 통증에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손에 들고 있던 휴대폰은 바닥으로 튕겨 나가 액정이 산산조각 났다.성유원은 그런 그녀를 내려다보다가 천천히 몸을 굽혀 눈을 맞췄다.“직접 일어날래, 아니면 내가 도와줄까?”연지아는 눈앞의 가증스러운 남자를 쏘아보며 이를 악물고 분노 섞인 몸짓으로 붙들린 손을 확 낚아챘다.한 손으로 바닥을 짚으며 일어서려는데 바닥을 짚었던 손바닥은 이미 살점이 쓸려 피가 배어 나오고 있었다.성유원의 시선이 그 상처에 머물렀다.그때 검은색 승용차 한 대가 서서히 다가왔다. 운전기사가 내려 뒷좌석 문을 열었다. 성유원은 비틀거리며 힘겹게 일어서던 연지아가 깨진 휴대폰을 주우려 몸을 숙이자 그대로 다가가 그녀를 번쩍 안아 올렸다.“성유원!”성유원은 아랑곳하지 않고 몇 걸음 걸어가 그녀를 차 안으로 밀어 넣었다. 차가 별장 밖으로 멀어지기 시작했고 그제야 별장 전체에 다시 불이 하나둘 들어왔다.차 안에서 연지아는 박살 난 휴대폰을 내려다보았다. 화면이 나가기 직전 전화가 한 통 울렸는데 강현수였다.휴대폰이 켜지지 않으니 다시 전화를 걸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손바닥과 무릎에서는 바늘로 찌르는 듯한 통증이 밀려왔다.그때 성유원의 휴대폰에서 영상 통화음이 울렸고 그는 통화 버튼을 눌렀다.“아빠!”성시하의 목소리였다.“아침 먹었어?”성시하가 있는 국내는 지금 아침 8시였다.“응, 먹었어! 근데 아빠 옆에 누구 있어?”성유원이 몸을 살짝 돌려 화면 각도를 조절했다.“에블린 이모!”성시하의 흥분한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연지아는 갑작스러운 상황에 채 감정을 추스르지 못한 채 고개를 돌렸다.“에블린 이모, 왜 그래? 기분이 안 좋아 보이는데... 아빠가 또 이모 괴롭혔어?”아이의 순진한 질문에 연지아는 차마 뭐라 대답할 말을 찾지 못했다. 그러자 시하가 금세 화가 난 듯 씩씩거리며 아빠를 타박했다.“아빠! 왜 자꾸 에블린 이모 괴롭혀?”성유원은 침묵을 지키는 연지아를 곁눈질하더니 성시하를 달래듯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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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4화

조정혁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유원아, 어디야? 왜 안 보여?”“일이 있어서 먼저 나왔어.”“방금 갑자기 정전된 거 알아?”“글쎄, 모르겠는데.”“데이비드는 아담스 가문 영애랑 같이 있던데 에블린이 갑자기 사라졌더라고.”성유원의 목소리는 평온하기 그지없었다.“사라진 게 나랑 무슨 상관이지?”“강현수가 걱정하면서 사람을 찾고 있길래.”“강현수 대표한테 그렇게 관심이 많은 걸 보니, 그쪽이 취향인가 봐?”조정혁이 헛웃음을 터뜨리며 장난기 어린 목소리로 대꾸했다.“네가 갑자기 가버리고, 에블린도 사라지고 이상해서 그래.”성유원은 여전히 무표정한 얼굴이었다.“그거 참 우연이군.”“확실히 기막힌 우연이지. 혹시라도 에블린이 어디 있는지 알게 되면 제일 먼저 나한테 알려달라고.”“내가 너한테 여자나 찾아줄 의무는 없어서 말이야. 별일 없으면 끊는다.”말을 마친 성유원이 전화를 끊어버렸다.한 시간 뒤 차는 어느 한 유럽풍 호화 별장 앞에 멈춰 섰다. 운전기사가 내려 차 문을 열었다.성유원이 반대편으로 돌아가 차에 기댄 채 내릴 생각이 없어 보이는 여자를 내려다보았다. 연지아는 분노 섞인 눈으로 그를 쏘아붙이고 있었다.성유원이 차 안으로 몸을 굽히더니 그대로 그녀를 번쩍 안아 올렸다.“성유원, 이 나쁜 자식아! 대체 뭘 하려는 거야? 당장 놓으라고!”연지아가 악을 쓰며 남자의 몸을 주먹으로 내리쳤지만 단단한 그의 몸에 닿는 그녀의 매질은 그저 솜방망이질에 불과했다.성유원이 싸늘한 눈으로 그녀를 내려다보았다.“네 발로 직접 걸어 내려올 자신 있어?”그녀는 무릎뿐만 아니라 발목까지 접질린 상태였다. 이미 욱신거리는 통증이 선명하게 느껴지고 있었다.그의 말에 연지아는 굳은 얼굴로 그를 노려보았다.성유원은 그녀를 안고 빌라 안으로 들어가 거실 소파에 앉히고 도우미에게 구급 상자를 가져오라고 지시했다. 도우미가 금세 상자를 가져오자 성유원은 소독약을 꺼내 들고 상처 입은 연지아의 손목을 거칠게 잡아당겼다.연지아는 본능적으로 손을 빼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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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5화

“내가 왜 당신 말을 들어야 하는데?”연지아의 말에 성유원이 눈을 내리깔고는 가늘게 뜬 검은 눈동자로 그녀를 응시했다. 반박할 틈조차 주지 않는 강압적인 말투였다.“귀국하기 전까지 넌 여기서 지내.”“성유원, 당신한테 내 인신의 자유를 제한할 권리 따위는 없어.”남자의 입가에 옅고 서늘한 미소가 스쳤다. “나한테 자격이 없으면, 대체 누구한테 있다는 거지?”연지아가 미간을 찌푸리며 쏘아붙였다.“나랑 당신 사이엔 아무런 관계도 없어. 당연히 자격도 없는 거고.”성유원은 그녀의 말에 대꾸하는 대신 용건만 던졌다.“네가 가진 구율 지분을 매각하고 싶어 한다는 거 알아. 사람 보내서 처리해 줄 테니 그렇게 알아.”말을 마친 그는 미련 없이 이층으로 올라갔다.소파에 남겨진 연지아는 온몸이 딱딱하게 굳은 채 머릿속이 하얘졌다. 휴대폰은 켜지지 않았고 도우미에게 빌려 전화를 쓰고 싶다고 물었지만 돌아온 대답은 사용할 수 없다는 말뿐이었다.강현수와 성민우가 분명 자신을 찾고 있을 것이다. 두 사람은 적어도 누가 데려갔는지는 짐작하고 있을 터였다.아까 들어오며 슬쩍 보니 이곳의 보안은 매우 삼엄했다. 외부인이 들어오기도 쉽지 않겠지만 차 없이는 나가는 것조차 불가능해 보였다. 게다가 다친 발목이 나으려면 적어도 사나흘은 걸릴 것이다.성유원이 보내주지 않는 이상 꼼짝없이 갇힌 신세였다. 지금 상황에서 억지로 맞서 봤자 고생하는 건 자신뿐이었다.조정혁과 성유원의 통화 내용이 떠올랐다. 물론 성유원이 자신을 보호하려고 일부러 데려온 거라 생각지는 않았다.결국 성시하 때문인 것이 분명했다. 그래도 적어도 그 미친 변태 같은 놈에게서 잠시나마 멀어질 수 있다는 사실만은 다행이었다.도우미가 1층에 있는 침실 하나를 정리해 주었다.“갈아입으실 옷은 잠시 후에 도착할 예정이니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말을 마친 도우미이 방을 나갔다.그날 밤 연지아는 침대에 누웠지만 좀처럼 잠을 이루지 못했다. 낯선 환경과 주변엔 아는 사람 하나 없는 텅 빈 공간이 주는 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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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6화

연지아는 성시하와 몇 마디를 더 나눈 뒤 영상 통화를 종료했다. 그리고 남자의 연락처 목록에서 성민우의 번호를 찾아 전화를 걸었다.신호가 가고 연결되었지만 상대방은 한동안 말이 없었다.“민우야, 나야.”연지아의 목소리를 들은 성민우가 깜짝 놀라 물었다.“지아야! 괜찮아?”“난 괜찮아. 그때 성유원이 날 데려갔는데, 휴대폰이 망가지는 바람에 전화를 못 했어.”성민우는 그 말을 듣고도 딱히 놀라지 않았다. 이미 그들도 짐작하고 있었기 때문이다.“사촌 형이 지금 못 가게 막고 있는 거지?”“응, 귀국하기 전까지 계속 여기 있으래.”“지금 있는 곳이 어디야?”연지아가 위치를 알려주었다.“일단 네가 무사하다니 다행이야. 교수님은 좀 어떠셔?”그날 연회장에서 강현수를 향해 노골적인 적개심을 드러내던 조정혁을 떠올리면 복수심이 강한 그가 이대로 물러날 리 없었다.“조정혁이 오늘 정말 여기까지 찾아왔었어. 사촌 형 쪽에 있는 게 지금으로선 상대적으로 더 안전할 거야.”연지아의 가슴이 순식간에 철렁 내려앉았다.“그 인간이 거긴 왜 찾아간 거야?”“와서 협박 좀 하고 허세 부리다 갔어.”연지아는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조정혁은 절대로 허세만 부리고 끝낼 인간이 아니야. 민우야, 너랑 교수님 별일 없으면 그냥 먼저 귀국하는 게 어때?”이곳은 국내가 아니라 해외였다. 말이 채 끝나기도 전이었다.뒤에서 갑자기 낮게 깔린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통화 끝났어?”놀란 연지아가 돌아보니 어느새 성유원이 들어와 있었다. 성유원은 성큼성큼 다가와 연지아의 손에서 휴대폰을 낚아채듯 가져갔다.화면에 뜬 이름을 확인한 그는 수화기를 귀에 대고 엄중한 목소리로 내뱉었다.“성민우, 한 번만 더 말한다. 여기 별일 없으니까 넌 먼저 귀국해.”성민우는 대답이 없었다.성유원은 그대로 전화를 끊어버리고는 연지아를 내려다보며 경고했다.“민우랑은 친구로서 지켜야 할 선이 있을 텐데.”연지아가 그를 쏘아보았다.“성유원, 남들을 당신처럼 저질스럽게 생각하지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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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7화

연지아의 마음 한구석에는 내내 불길한 예감이 가시지 않았다.그러던 어느 날, 초인종 소리가 고요한 정적을 깨뜨렸다. 의아해하는 연지아를 뒤로하고 하인이 문을 열었다.데이비드가 성큼성큼 들어오더니 연지아를 보자마자 물었다.“에블린, 너 괜찮아? 성유원 그 자식이 너 괴롭힌 거 아냐?”이틀간 제대로 잠을 이루지 못한 탓에 연지아의 안색은 몹시 수척해 보였다.“난 괜찮아. 데이비드, 여긴 어떻게 왔어?”“걱정돼서 와봤지.”그날 밤 연회장에서 연지아와 성유원이 동시에 사라진 걸 보고 데이비드는 성유원이 그녀를 데려갔으리라 짐작하고 있었다. 데이비드는 분이 풀리지 않는지 씩씩거렸다. “성유원 이 자식, 진짜 못됐어.”“왜, 무슨 일 있었어?”데이비드가 그간의 사정을 짧게 털어놓았다. 알고 보니 연회장에 약혼녀인 엘리나가 나타난 건 성유원이 정보를 흘렸기 때문이었다.게다가 지난 이틀 사이 데이비드의 아버지는 기다렸다는 듯 정략결혼 날짜를 확정 지으려 서두르고 있었다. 이 모든 배후에 성유원의 농간이 있다는 게 데이비드의 확신이었다.데이비드는 지금의 자유로운 생활이 좋았고 결혼 따위는 조금도 생각지 않고 있었다. 물론 연지아를 차지할 수 없다는 건 알았지만 단 얼마간이라도 사귀어보고 싶다는 미련이 남아 있었다. 지금까지 그가 유혹해서 넘어오지 않은 여자는 없었으니까.연지아가 엷게 미소 지으며 말했다.“엘리나 씨, 인상도 좋고 너랑 참 잘 어울리던데.”데이비드는 상처받았다는 듯 울상을 지었다.“에블린, 네가 날 안 좋아하는 건 알지만 그렇게까지 말해서 내 마음을 아프게 해야겠어?”연지아는 진지한 표정으로 대답했다.“진심으로 하는 말이야.”“됐다, 됐어. 알았다고. 그나저나 성유원이 너 여기 가둬놓고 못 나가게 하는 거야?”딱히 나가지 못하게 막은 적은 없었지만 휴대폰은 망가졌고 수중에 돈 한 푼 없으니, 연지아로서는 어디로도 갈 수 없는 처지였다.“데이비드, 휴대폰 좀 빌려줘.”“갑자기 왜?”“일단 좀 줘봐.”데이비드는 더 묻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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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8화

강현수는 연지아에게 지난 며칠간의 안부를 물었다. 이번 교통사고는 명백히 누군가 의도적으로 저지른 일이었다. 대체 누가 자신을 노렸는지 굳이 짐작하지 않아도 답은 뻔했다.강현수가 말했다.“지아야, 나중에 민우랑 같이 경찰서에 가서 접근 금지 명령 신청하고 와. 변호사 시켜서 이미 관련 자료는 다 제출해 뒀으니까 가서 서류 작성만 하면 될 거야.”연지아가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어요.”어떤 상황이 와도 이제 다시 성유원에게 돌아갈 생각은 없었다.데이비드가 거들었다.“에블린, 차라리 우리 집으로 가자. 조정혁 그놈도 감히 내 집에서 사람을 빼 가지는 못할 거야.”연지아가 대답하기도 전에 강현수가 먼저 입을 뗐다.“데이비드 씨가 그렇게 말씀하니 지아 너는 당분간 그곳에 머물도록 하는 게 좋겠어.”데이비드는 내심 놀랐다. 가장 먼저 반대할 사람이 강현수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는 활짝 웃으며 말했다.“강현수 씨는 누구랑 다르게 참 속이 넓으시네. 우리 나중에 같이 사업 한번 해봐도 좋을 것 같아.”강현수 역시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기회가 된다면 물론이지.”연지아가 물었다.“교수님, 여기서 하시던 일은 얼마나 더 걸릴까요?”강현수의 눈빛이 깊어졌다.“상황을 좀 봐야겠지만 현재로서는 시간이 좀 걸릴 것 같아. 내 걱정은 하지 말고 지아는 업무 마무리되는 대로 민우랑 같이 먼저 귀국해.”연지아는 더 묻지 않았다.그때 병실 문이 열리며 두 남자가 들어왔다. 연지아는 그들을 확인하자마자 안색이 싸늘하게 굳었다.조정혁과 조경주가 나란히 병실 안으로 들어섰다. 조정혁의 시선이 연지아를 훑었다. 성민우가 한 걸음 나서서 그녀를 가로막자 조정혁은 경멸 어린 미소를 지어 보이고는 침대 위의 강현수를 바라보았다.“현수 씨가 사고를 당했다더니 다행히 별일 없어 보이네요.”강현수가 차가운 눈길로 그를 쏘아보았다.“조정혁 씨의 기대에 못 미쳐서 정말 유감이군요.”조정혁이 가볍게 웃음을 터뜨렸다.“그렇게 말하니 섭섭하네요. 어쨌든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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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9화

연지아가 미간을 찌푸렸다.“그게 무슨 소리예요?”조경주가 쏘아붙였다. “예전에는 진연이 부추겨서 나랑 이혼시키더니, 이제는 본인 오빠라도 소개해 줄 작정인가 본데, 내가 모를 줄 알았어요?”조경주가 자신을 증오한다는 건 연지아도 잘 알고 있었다. 강진연은 한때 그를 진심으로 사랑했고 그의 말이라면 무엇이든 따랐다.하지만 조경주는 강진연이 이혼을 결심한 게 연지아가 옆에서 이간질한 탓이라 믿으며 그녀를 절대 용서하지 않았다.“그럼 조경주 씨가 다른 여자들이랑 난잡하게 놀아나는데, 진연이가 무조건 참아줬어야 한다는 거예요?”조경주의 입가에 걸린 비릿한 조소가 더욱 짙어졌다.“그쪽이라고 뭐 대단한 줄 알아요?”성민우가 서늘한 목소리로 끼어들었다.“입 조심하는 게 좋을 거예요.”조경주는 성민우를 한번 훑고는 다시 연지아를 향해 혼잣말을 하듯 내뱉었다.“꼬리 치고 다니는 남자가 참 많기도 하네.”말을 마친 그가 몸을 돌려 떠나려던 찰나 갑자기 주먹 하나가 그의 얼굴에 정통으로 꽂혔다.조경주는 비틀거리며 두어 걸음 뒤로 물러났다. 깜짝 놀란 연지아가 분노로 이글거리는 성민우를 붙잡으며 말렸다.“민우야, 참아. 충동적으로 굴지 마.”조경주는 자세를 바로잡고 입가에 흐르는 피를 닦아내며 음산한 눈빛으로 성민우를 노려보았다.“조경주 씨, 말이 좀 심하시네.”데이비드 역시 평소의 장난기 어린 모습을 지우고 엄중한 목소리로 경고했다.조경주가 데이비드를 쳐다보던 그때였다.병실 안에서 나온 조정혁이 조경주의 곁으로 다가왔다. 그는 조경주의 얻어맞은 얼굴을 확인하더니 차가운 시선으로 성민우를 훑고는 마지막으로 연지아를 향해 깊고 어두운 눈빛을 던졌다.“에블린, 다음에 또 보자고.”말을 마친 조정혁이 성큼성큼 걸음을 옮겼다. 조경주는 성민우를 향해 이를 갈며 으름장을 놓았다.“이 한 대, 똑똑히 기억해두죠.”두 사람이 떠난 뒤 세 사람은 다시 병실로 들어갔다.연지아가 다급히 물었다.“교수님, 대체 무슨 이야기를 나눈 거예요?”강현수가 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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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0화

성유원은 잔을 내려놓고 긴 손가락으로 잔 테두리를 만지작거렸다.어두운 조명이 그의 깊고 수려한 얼굴 위로 드리워졌고 검은 눈동자는 속을 알 수 없이 침잠해 있었다.“그래서?”조정혁이 가늘고 긴 눈으로 남자를 바라보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그 여자 손맛이 보통이 아니더라고. 몸에 독기가 좀 서려 있어서 정복하는 맛이 최상이지.”말을 내뱉는 조정혁의 눈빛에는 지독한 탐욕이 서려 있었다.“너도 한번 맛보고 싶지 않아?”성유원은 옆에 있던 와인병을 들어 제 잔에 술을 따랐다. 깊게 가라앉은 표정으로 그가 물었다.“강현수와 협력하겠다고?”조정혁이 음산하게 웃었다.“미끼를 던져두면 알아서 물겠지. 그놈을 처리할 아주 좋은 기회 아니야?”성유원의 얇은 입술 끝에 비릿한 조소가 걸렸다.“글쎄. 정말 그를 처리하려는 건가, 아니면 네가 어부지리를 얻으려는 건가?”조정혁이 멈칫하며 웃음을 거두더니 진지한 표정으로 대답했다.“유원아, 우린 지금 한배를 탄 사이야. 내가 널 뒤통수칠 리가 있겠어? 그리고 이 세상에 너를 손해 보게 할 사람이 어디 있겠냐고.”성유원이 옆으로 고개를 돌려 그를 보았다.“이쪽으로 좀 와봐.”조정혁은 별 의심 없이 그에게 다가갔다. 다음 순간...퍽!성유원이 와인병을 들어 조정혁의 머리를 사정없이 내리쳤다.깨진 병 사이로 술이 사방으로 튀었고 조정혁은 고통스럽게 머리를 감싸 쥐었다. 손가락 사이로 금세 핏물이 배어 나왔다. 이어 의자가 바닥에 긁히는 날카로운 소리가 들렸다.성유원은 품 안에서 손수건을 꺼내더니 우아하고 귀한 자태로 제 손에 묻은 피를 닦아냈다. 그리고 바닥에 손수건을 무심하게 던져버리고는 고통스러워하는 남자를 냉담하게 내려다보았다.“조정혁, 경고하는데 나 성유원은 네가 감히 이용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야. 내 앞에서 잔머리 굴리지 마. 안 그러면 그땐 정말 국물도 없을 테니까.”그날 밤 연지아는 데이비드의 장소로 가지 않고 성민우와 함께 임대한 빌라로 돌아왔다.조정혁은 이미 접근 금지 명령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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