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버림받았지만, 내가 재벌이 된다: Chapter 391 - Chapter 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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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1화

40분 후, 차가 빌딩 앞에 도착했다.연지아와 성민우가 차에서 내렸다. 로비 안으로 들어서자 위층으로 올라가기 위해서는 보안 게이트를 통과해야 했다. 연지아는 다시 성유원에게 전화를 걸어 도착했음을 알렸다.잠시 후, 그녀를 마중하기 위해 직원이 내려왔다.“에블린 씨, 이쪽으로 오시죠.”두 사람이 직원을 따라 엘리베이터로 향할 때였다. 직원이 갑자기 가로막으며 말했다.“선생님은 여기서 기다려 주셔야겠습니다. 성 선생님께서 에블린 씨만 올라오라고 하셨거든요.”성민우의 동작이 멈췄다.연지아가 그를 돌아보며 말했다.“민우야, 그럼 넌 일단 여기서 기다려줘.”상대는 조정혁이 아닌 성유원이었고 최소한 그녀에게 위해를 가하지는 않을 것이다. 성민우는 알겠다며 고개를 끄덕였다.연지아는 직원을 따라 위층으로 향했다. 사무실 앞에 도착하자 직원이 문을 두드리자 안에서 응답이 들려오고 문이 열렸다.사무실 안으로 발을 들인 연지아는 압도적인 광경에 잠시 숨을 삼켰다. 넓고 환한 집무실 창밖으로는 도시의 거대한 마천루들이 한눈에 내려다보였다. 그 풍경은 묘한 위압감을 풍겼다.그녀는 집무실 책상 뒤에 앉아 있는 남자를 바라보았다. 차갑고 냉혈한 얼굴... 마치 모든 것을 제 손안에 쥐고 흔드는 통치자와 같은 무심한 자태였다. 연지아는 속으로 깊게 숨을 들이마시고는 그에게 다가갔다.성유원은 끝내 눈길 한 번 주지 않았다. 연지아는 걸음을 멈추고 남자를 향해 물었다.“내 계약서는 어디 있어?”최대한 차분함을 유지하며 그와 맞서지 않으려 노력했다. 지금 그녀의 유일한 목적은 서류를 받아 얼른 서명하는 것뿐이었다.성유원은 여전히 컴퓨터 화면에 시선을 고정한 채 신문이라도 하듯 딱딱한 말투로 물었다.“지분을 매각하려는 이유를 말해봐.”예상대로 쉽게 서류를 내줄 생각이 없었다.그녀가 대답했다.“앞으로 내 사업 중심은 국내가 될 거야. 이곳 회사의 운영까지 신경 쓸 여력이 없어서 지분을 매각하기로 결정한 거고. 더 역량 있는 회사가 인수하게 될 거고, 운영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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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2화

전화가 연결되었다.“에블린 이모!”성시하의 목소리가 들리자 연지아가 다정하게 물었다.“시하야, 아직 안 잤니?”성유원은 여자의 옆모습을 바라보며 미간을 찌푸렸다. 성시하는 하품을 섞어가며 대답했다. “오늘 아린 언니랑 만화 영화 보느라고요. 이제 곧 착하게 잘 거예요.”성시하는 요 며칠 박아린의 집에서 지내고 있었다.“이모가 지금 시하한테 부탁할 게 하나 있는데.”그 말에 성시하의 목소리가 단숨에 쌩쌩해졌다. “에블린 이모, 무슨 일인데요? 제가 도와드릴게요!”연지아가 말을 이었다. “에블린 이모한테 아주 중요한 계약서가 시하 아빠 손에 있거든. 시하가 아빠한테 그 계약서 이모 돌려주라고 말해줄 수 있을까?”성시하는 그 말을 듣자마자 팩 토라진 목소리가 되었다.“아빠가 또 에블린 이모 괴롭히는구나!”“그럼 시하가 지금 아빠한테 한마디만 해줄래?”“지금 당장 아빠한테 전화할게요.”“아빠 여기 계셔. 이모가 휴대폰 바꿔줄게.”연지아는 휴대폰을 든 채 성유원에게 다가갔다. 남자의 얼굴이 낮게 가라앉아 있었지만 그녀는 아랑곳하지 않고 그에게 휴대폰을 내밀었다.“시하 전화야.”성유원이 눈을 가늘게 뜨며 그녀를 응시했다.“아빠!”전화기 너머로 성시하의 씩씩거리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성유원은 휴대폰을 건네받아 귀에 대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통유리창 앞으로 걸어갔다. 연지아에게 등을 보인 채였다.연지아는 성시하의 목소리를 들을 수 없었지만 남자가 목소리를 낮추어 아이를 달래는 어조는 들을 수 있었다.“아니야.”“아빠는 에블린 이모랑 일 얘기만 하고 있어.”“그래, 알았어.”“...”성유원이 몸을 돌려 돌아오더니 연지아에게 휴대폰을 돌려주었다. 전화는 아직 끊기지 않은 상태였다. 연지아가 휴대폰을 건네받으며 남자를 슬쩍 보았다.차갑고 딱딱한 그의 얼굴을 보고 있자니 방금 전 다정하게 아이를 달래던 사람이 맞나 싶을 정도였다.성유원은 서랍에서 계약서를 꺼내 연지아 앞에 내려놓았다. 연지아는 서류를 집어 들고 꼼꼼히 살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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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3화

회사로 돌아온 연지아는 사무실에 들어서자마자 계약서에 서명하고 직인을 찍어 발송했다. 서류를 보낸 순간 내내 조마조마했던 연지아의 마음도 마침내 제자리를 찾았다.‘드디어 해결됐어.'이제 남은 건 후속 인수인계와 변경 절차뿐이었다. 이때 이나린이 노크를 하고 들어와 운영 관련 이슈를 논의하며 오늘 해외 채널 파트너사가 방문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직접 만나보겠느냐는 물음에 연지아는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요, 나린 씨가 일정 잡아줘요.”이나린이 대답하고도 나가지 않고 서 있자 연지아가 고개를 들며 물었다.“무슨 일 더 있어요?”“앞으로 에블린 씨를 자주 못 본다고 생각하니까 마음이 좀 허전해서요.”구율이 오늘날의 위치에 오기까지는 연지아 혼자만의 노력이 아니었다. 팀원 모두가 함께 일궈낸 결과였고 그중에서도 이나린은 가장 큰 공을 세운 사람이었다. 연지아는 책상 뒤에서 일어나 이나린에게 다가가 그녀를 꼭 안아주었다.“미안해요, 나린 씨. 미리 상의하지 못해서.”이나린도 그녀를 마주 안으며 다독였다.“처음 그 소식 들었을 땐 좀 서운하기도 했는데, 생각해보니 너도 참 많이 지쳤겠다 싶더라고요. 지아 씨의 사정이 있는 거니까... 이제 좀 쉬엄쉬엄해요.”연지아가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를 놓아주었다.“고마워요, 나린 씨. 앞으로도 자주 연락해요.”“그래요. 준비해요, 2시에 미팅 있어요.”“네.”...성유원은 조정혁의 별장에 도착했다. 집 안에는 경호원들이 깔려 있었고 성유원을 본 경호원이 그를 가로막으며 말했다.“성 대표님, 도련님께서 지금은 손님을 맞을 상황이 아니십니다.”성유원은 그를 차갑게 바라보며 짧게 뱉었다.“가서 전해요.”그러고는 제 집인 양 거실 소파에 앉아 기다렸다. 난처해하던 경호원은 결국 위층으로 올라갔다.10분쯤 지났을까. 위층에서 금발의 섹시한 여자 세 명이 내려왔다. 그녀들의 몸에는 어지러운 흔적들이 남아 있었다. 소파에 앉아 있는 크고 수려한 남자를 발견한 여자들은 동시에 눈을 빛냈다. 그들은 서로 눈짓을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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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4화

“시간 있어요.”“그럼 내일 나랑 같이 마이클 교수님 뵈러 가자.”연지아가 흔쾌히 대답했다.“알았어요.”그러다 그의 다친 팔로 시선이 향했다.“교수님, 팔은 좀 어때요? 움직이는 거 불편하지 않아요?”강현수가 덤덤하게 대답했다.“타이핑하는 건 확실히 좀 무리더군. 당분간 업무 처리는 지아 네가 좀 도와줘야 할 것 같아.”“당연하죠. 걱정하지 마세요.”다음 날, 연지아와 강현수는 마이클 교수의 자택을 방문했다. 마이클 부부는 오랜만에 보는 두 사람을 무척이나 반갑게 맞아주었다.밀린 안부를 나누는 것도 잠시 대화는 자연스럽게 금융 시장의 흐름으로 이어졌다. 연지아는 오늘 강현수가 이곳에 온 목적을 잘 알고 있었다. 마이클 교수가 보유한 자원과 인맥의 지원이 필요했기 때문이다.조정혁이 제안한 펀드 프로젝트는 주로 금속 시장에 집중되어 있었다. 최근 국제 정세가 워낙 변화무쌍하다 보니 지난 분기에 50% 이상 급등했다가도 다음 분기에 곧장 바닥을 치는 일이 허다했다.시장의 변화를 예리하게 포착해 통제할 수만 있다면 적은 자본으로 거대한 수익을 낚아챌 수 있는 판이었다.조정혁의 의도는 명백했다. 강현수를 이 거대한 펀드 시장의 늪으로 끌어들인 뒤 누가 더 빨리 탈출해 상대를 짓밟고 최대의 수익을 거두느냐는 싸움을 걸어온 것이다.그것은 명백한 도전장이었고 강현수로서는 피할 수 없는 싸움이었다.점심 식사까지 함께한 뒤 오후 4시가 되어서야 자리가 마무리되었다. 마이클 교수는 강현수의 능력을 전적으로 신뢰하고 있었다.“다음 주 월요일에 스탠퍼드 대학교 내부에서 금융 학술 세미나가 열릴 거네. 업계의 거물들이 대거 참석할 테니 두 사람도 꼭 오게나. 자네가 찾는 인물도 그 자리에 있을 걸세.”“감사합니다, 교수님.”두 사람은 인사를 건네고 자리를 떴다. 돌아가는 차 안에서 설민성이 운전대를 잡았다.“성유원도 조정혁의 속셈을 알면서 결국 판에 뛰어들겠죠?”연지아가 물었다.성유원은 결코 안정을 추구하는 스타일이 아니었다. 이번 판은 리스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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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5화

“에블린 이모, 아빠가 가져간 꽃 예뻐요? 시하가 고른 거예요!”연지아는 정신을 차리고 남자의 손에 들린 장미꽃으로 시선을 옮겼다.예전에 성유원의 집에 머물렀던 탓에 성시하는 줄곧 두 사람이 같이 산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나중에 따로 산다는 걸 알게 된 성시하는 아빠가 이모를 화나게 해서 그런 것이니 아빠가 사과해야 한다고 믿고 있었다. 성유원이 직접 찾아온 것 또한 성시하의 성화 때문임이 분명했다.연지아가 말이 없자 성시하가 다시 물었다.“에블린 이모, 마음에 안 들어요?”연지아는 화면 속 성시하를 보며 다정하게 달랬다.“시하야, 이모가 아빠랑 얘기 좀 해야 해서 일단 끊을게.”“네! 아빠랑 사이좋게 얘기해요.”“응, 알았어.”영상을 종료한 연지아가 남자를 쳐다보았다.“이거 다시 가져가. 그리고 시하한테 사실대로 잘 설명해 줬으면 좋겠어.”성시하가 두 사람을 이어주려 한다는 걸 그녀도, 성유원도 잘 알고 있었다.“시하가 하도 고집을 부리는데, 뭐라고 설명하라는 거지?”연지아는 이미 성시하에게 아빠와 아무런 사이가 아니라고 말했었지만 성시하는 자기 주관이 뚜렷해진 상태였다.‘하지만 에블린 이모랑 아빠는 같이 살았었잖아요.’아이는 그때 이렇게 말했었다. 당시에는 이해하는 척하더니 지금 보니 전혀 듣지 않은 모양이었다. 제아무리 강압적이고 기가 센 성유원이라도 성시하만큼은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어떤 면에서는 성시하의 성격이 그와 판박이였기 때문이다.“일단 오늘은 돌아가. 시하한테는 나중에 내가 다시 말할게.”성유원이 무심하게 대꾸했다.“이미 가져온 거니 처리는 알아서 해.”연지아는 그를 빤히 바라보다 결국 꽃과 선물을 받아 들었다.“일은 아직 다 안 끝난 건가?”성유원이 물었다.막 몸을 돌리려던 연지아가 멈춰 서서 대답했다.“어, 조금 남았어.”“네가 끼어들 일이 아니면 참견하지 마.”그가 무엇을 뜻하는지 연지아는 단번에 알아차렸다. 강현수와 조정혁의 판을 말하는 것이다.“참견하는 거 아니야.”성유원이 다시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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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6화

이틀 후, 강현수와 연지아는 스탠더 대학교에서 열린 금융 학술 세미나에 참석했다. 현장에는 업계의 거물들이 대거 모여 있었고 데이비드 역시 모습을 드러냈다.세미나가 끝난 뒤 마이클 교수는 사람들에게 강현수를 소개하느라 분주했다. 그 틈을 타 데이비드가 연지아에게 다가왔다.“에블린, 요즘 잘 지냈어?”그동안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던 터라 데이비드와는 정말 오랜만의 만남이었다.“정말 바쁘게 지냈어.”“에휴, 네가 이곳에 왔대서 기대했는데 얼굴 한 번 보기가 이렇게 힘들어서야.”연지아가 살며시 웃었다.“그래도 이렇게 만났잖아요.”데이비드는 입술을 달싹이며 미소 짓더니 강현수가 있는 쪽을 힐끗 보고는 목소리를 낮추어 경고했다.“이번 데프 펀드 건 말이야, 에블린 너는 웬만하면 끼어들지 않는 게 좋아. 그 사람들만의 전쟁이지, 너 같은 여자가 상관할 일이 아니거든.”연지아가 대답했다.“나도 깊이 관여할 생각은 없어. 다만 교수님 손이 불편하시니까 데이터 분석 자료 정리하는 것만 좀 도와드리는 것뿐이야.”데이비드는 고개를 끄덕이며 물었다.“지분 양도 후속 작업은 다 끝났고?”“응, 전부 마무리됐어.”그 과정에서 성유원이 딱히 트집을 잡지 않은 덕분에 모든 절차가 순조로웠다. 이제 구율은 그녀와 아무런 상관이 없는 곳이 되었다.“언제 돌아갈 계획이야?”성유원이 준 5일이라는 시간은 결코 농담처럼 들리지 않았다. 강현수 역시 그녀와 성민우가 하루빨리 귀국하기를 바랐고 성민우 또한 국내에서 처리해야 할 업무가 산더미였다. 결국 그들은 3일 뒤 비행기를 타기로 결정했다.연지아가 그 사실을 전하자 데이비드가 아쉬운 듯 탄식했다.“온 지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우리 사이에 진전도 채 생기기 전에 또 떠나버리네.”연지아는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그런 농담은 이제 그만해.”이곳에 온 지 벌써 한 달 가까이 되었다. 시간은 정말 화살처럼 빨랐다.“떠난다니 어쩔 수 없지. 오늘 저녁 한 끼 정도 대접받는 건 과하지 않겠지?”연지아는 흔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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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7화

안연청이 다른 사람의 가정을 파탄 낸 상간녀였다니 예전엔 정말 몰랐다. 제삼자 주제에 저렇게 기세등등하다니 말이다.“안연청 씨, 눈빛이 왜 그래요? 누가 안연청 씨 남자라도 뺏으려는 줄 알겠네요.”데이비드의 말에 안연청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었다. 그녀는 데이비드의 눈에 서린 명백한 경멸을 느꼈다. 예전에 데이비드가 자신을 대하던 태도는 이렇지 않았다. 연지아, 저 천한 여자가 옆에서 뭐라고 지껄인 게 분명했다.데이비드가 비아냥을 이어갔다.“아, 걱정하지 마요. 안연청 씨 남자, 지금은 아무도 안 원하니까요.”성유원이 싸늘하게 가라앉은 눈으로 데이비드를 노려보았지만 데이비드는 전혀 위축되지 않고 맞받아쳤다.“그렇게 보면 뭐 어쩌려고? 내가 틀린 말 했나.”성유원의 목소리가 한층 낮게 깔렸다.“할 일이 없어서 입만 살았군.”데이비드가 경계하는 빛을 띠자 성유원은 그대로 안연청을 데리고 레스토랑 안으로 들어갔다. 송나겸도 두 사람을 한 번 훑어보고는 뒤따라 들어갔다.“가자, 우리도 들어가야지.”데이비드가 연지아를 챙겼다.두 사람은 레스토랑 안으로 들어가 자리를 잡고 앉았다. 성유원 일행과는 세 테이블 정도 떨어진 거리로 멀지도 가깝지도 않은 위치였다. 종업원이 다가와 메뉴판을 건넸다.“데이비드 네가 골라.”연지아가 말했다.데이비드는 메뉴판을 받으며 웃었다.“그럼 사양 안 할게.”“사양하면 섭섭하지.”연지아도 마주 웃어 보였다.주문을 마친 뒤 데이비드가 갑자기 진지한 어조로 입을 뗐다.“에블린, 동양 여자들은 도덕적인 기준을 너무 높게 잡는 것 같아. 지금 네 결혼은 그냥 종잇조각일 뿐이잖아. 너도 연애할 수 있고 남자 만날 수 있어. 솔직히 지난 세월 동안 미혼이랑 다를 게 뭐였어?”연지아는 씁쓸하게 웃으며 대답했다.“그 말도 틀린 건 아니네.”데이비드가 눈을 가늘게 뜨며 미소 지었다.“그럼 우선 나부터 고려해 보는 건 어때? 여자로서 느껴야 할 진짜 연애를 경험하게 해줄게. 내 세상엔 너만 있게 하겠다고 약속하지.”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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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8화

저녁 식사가 드디어 끝났다. 데이비드는 연지아의 손을 잡고 레스토랑을 나섰다.건물 밖으로 나오자마자 데이비드가 아쉬운 듯 연지아를 보며 말했다. “에블린, 우리 다시 들어가서 좀 더 앉아 있을까?”연지아는 잡혔던 손을 빼내고는 앞장서 걸어가며 대답했다.“아니, 난 이만 돌아가야 해.”데이비드는 싱긋 웃으며 큰 걸음으로 그녀의 뒤를 따랐다. 데이비드는 연지아를 집까지 데려다주었다.집에는 성민우만 있었고 강현수 일행은 아직 돌아오지 않은 상태였다. 성민우는 연지아가 품에 안고 있는 장미 꽃다발을 보자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그거, 누가 준 거야?”연지아가 무심하게 답했다.“데이비드가.”연지아가 데이비드를 받아줄 리 없다는 걸 알면서도 성민우는 기어이 한마디를 덧붙였다.“데이비드가 갑자기 장미꽃은 왜 준대?”“그냥 재미로 준 거야.”성민우는 더 캐묻지 않았다. 그때 연지아의 휴대폰이 진동하며 울렸고 화면을 확인한 연지아는 잠시 멈칫했다. 성유원이었다.성민우는 그녀가 전화를 받지 않자 짐작했다는 듯 물었다.“유원 형이야?”연지아는 작게 한숨을 내쉬고는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그래서 언제 돌아갈 건지 정했나?” 성유원의 낮게 깔린 목소리가 들려왔다. 말투는 전혀 다정하지 않았고 여전히 고압적이고 독단적이었다.연지아가 차갑게 대꾸했다.“내가 알아서 할게.”전화 너머로 짧은 침묵이 흘렀다. 연지아가 전화를 끊으려던 찰나 남자의 목소리가 이어졌다.“데이비드가 너한테 진심일 거라는 천진난만한 생각은 버려. 넌 데이비드가 만났던 여자들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니까.”그의 경멸 섞인 조롱에 연지아는 휴대폰을 꽉 움켜쥐었다. 그녀는 비릿한 헛웃음을 흘리며 쏘아붙였다.“내 분수는 내가 잘 알아. 당신이 굳이 전화까지 해서 일깨워줄 필요 없다고. 그래, 난 당신 기준에선 한참 모자라고 급 떨어지는 여자니까 우리 어서 날짜 잡아서 이혼이나 하자. 나 같은 여자가 당신 배우자로 이름 올리고 있는 거, 성유원 당신한테 모욕이잖아. 안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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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9화

연지아가 미소 지으며 대답했다.“당연히 괜찮죠.”“좋아요, 그럼 그때 봐요.”이나린과의 약속을 잡고 전화를 끊자 곁에서 듣고 있던 성민우가 말했다.“그럼 오늘 저녁엔 나도 같이 갈게.”최근 들어 별다른 일 없이 평온하게 흘러가고 있었지만 귀국을 코앞에 둔 시점인 만큼 성민우는 끝까지 주의를 기울이고 싶어 했다. 연지아도 그의 걱정을 이해했기에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그러자.”오후 시간, 두 사람은 현지에서 가장 큰 쇼핑몰을 찾았다. 여기까지 온 김에 귀국할 때 가져갈 선물 몇 가지는 사야 했기 때문이다. 연지아는 매장을 둘러보다 배난화 여사에게 선물하면 좋을 법한 우아한 목걸이를 발견했다.그녀가 점원에게 포장을 요청하려던 찰나 뒤에서 듣기만 해도 불쾌해지는 목소리가 들려왔다.“그 목걸이, 내가 살게요.”점원의 손길이 멈췄다. 연지아가 뒤를 돌아보니 안연청이 오만한 표정으로 서 있었다. 안연청은 점원에게 다가가 가격을 물었다.“이거 얼마죠?”“10억 원입니다.”안연청은 대답이 끝나기도 전에 검은색 카드 한 장을 꺼내 들었다. 연지아는 단번에 그 카드를 알아봤다. 전 세계 최상위권만 소지한다는 익스프레스 센추리온 블랙카드였다.그 카드가 누구의 것인지, 그리고 왜 이 유치하고 저급한 방식으로 자신에게 과시하려 하는지 굳이 생각할 필요도 없었다. 성유원이 곁에 있어 주지 못하는 시간을 돈으로 보상해주고 있다는 증거였고 그만큼 그녀를 아낀다는 뜻이기도 할 것이다.블랙카드를 본 점원들은 깜짝 놀라며 연지아를 향해 난처한 기색을 보였다.“죄송합니다, 손님. 이 카드를 소지하신 분은 저희 쇼핑몰 내 모든 매장에서 VIP 우선권을 누리실 수 있습니다.”안연청은 경멸 어린 시선으로 연지아를 훑더니 옆에 서 있는 성민우를 보며 비아냥거렸다.“정말 얼굴 두껍네. 어제는 데이비드랑 붙어 있더니 오늘은 민우예요? 하긴, 예전엔 너무 못생겨서 아무도 안 거들떠봤는데 성형 성공하고 나니까 남자 꼬시는 재주가 아주... 악!”날카로운 마찰음과 함께 안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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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0화

조정혁이 일행 앞으로 천천히 다가왔다. 안연청은 그의 시선이 스치듯 지나갈 때 몸을 굳혔다. 세상에 성유원보다 더 경이로운 남자는 없을 거라 생각했지만 눈앞의 남자는 또 다른 의미로 그녀를 압도했다.하지만 조정혁은 안연청을 투명인간 취급하며 지나쳐 카운터로 향했다. 그는 조금 전 연지아가 보던 목걸이를 집어 들더니 연지아 앞에 서서 입을 열었다.“이 목걸이 좋아해요? 내가 선물하지.”안연청은 그 말을 듣고 손가락을 꽉 맞잡았다.‘이 남자도 연지아를 아는 건가? 아니, 아예 관심이 있는 건가? '‘성형한 얼굴 하나 믿고 설치는 저 천한 계집애가 대체 뭐라고 다들 난리야?’안연청은 속이 뒤틀리는 질투가 치밀었다.연지아는 조정혁을 차갑게 쏘아본 뒤 그대로 몸을 돌려 나가려 했다. 조정혁이 그녀의 팔을 잡으려 손을 뻗는 순간 줄곧 경계하던 성민우가 즉각 반응하며 그의 손을 거칠게 쳐냈다.“건드리지 마.”쳐내진 팔에서 전해지는 통증에 조정혁이 성민우를 바라보았다. 그의 얇은 입술에 서늘한 미소가 걸렸다.“그렇게 흥분할 것 없어. 난 그저 에블린에게 선물 하나 하고 싶은 것뿐이니까.”“민우야, 가자.”연지아가 나직하게 말했다.그러나 두 사람이 매장을 나가기도 전에 조정혁의 경호원들이 앞을 가로막았다. 연지아와 성민우의 발걸음이 멈췄다.성민우가 고개를 돌려 조정혁을 매섭게 노려보며 물었다.“조정혁, 이게 무슨 짓이지?”조정혁은 매장 소파로 가 여유롭게 앉았다. 양팔을 소파 등받이에 걸치고 셔츠 단추를 몇 개 풀어헤친 그의 모습은 오만하고 광기 어린 카리스마를 뿜어내고 있었다. 곁에 있던 여자는 자연스럽게 그의 옆에 밀착해 앉았다.“어렵게 만났는데, 제대로 대화는 좀 나눠야지 않겠어?”안연청은 한쪽에 서서 이 광경을 지켜보았다. 마치 철저히 무시당하는 공기가 된 기분이었지만 한편으론 이 남자가 연지아와 사이가 좋지 않다는 걸 눈치채고 내심 쾌감을 느꼈다.“에블린을 이쪽으로 보내.”조정혁이 명령했다.눈치 빠른 매장 책임자는 이미 다른 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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