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형 재무제표 분석, 점심 퇴근 전까지 마무리해요.”연지아는 자기 자리로 돌아왔다.비서실에서 말단 직원 자리로 옮겨졌지만, 주이빈은 원래 연지아의 일이 아닌 업무까지 꽤 많이 떠넘겼다.그런데도 연지아는 하나하나 다 받아들였다.이렇게 묵묵히 회사에 남아 버티는 것도, 결국은 자기 혼자 착각하며 버티는 일일 뿐이었다. 성유원은 그녀를 한 번도 제대로 보지 않을 테니까.연지아는 재무제표 분석을 마친 뒤 전자 파일과 출력본을 함께 주이빈에게 제출하고, 배달 음식을 하나 시켰다.회사에 구내식당이 있긴 했지만, 그녀는 늘 도시락을 챙겨 왔다. 사람이 많은 곳에 가고 싶지 않았고, 시선이 자기 몸을 훑는 것도 싫었고, 사람들과 말을 섞는 것도 피곤했다. 그냥 혼자 조용히 있고 싶었다.오늘 아침엔 점심을 준비하지 못해서 어쩔 수 없이 배달로 때우기로 했다.배달을 기다리는 동안, 점심을 먹고 들어온 동료들이 복도로 들어서며 흥분한 목소리로 떠들었다.“성 대표님 여자친구 진짜 어리더라. 대학생 아니야?”“그럴걸? 얼굴이 진짜 너무 예쁘던데. 인형 같았어.”“대표님이 그 애 보는 눈빛이, 진짜... 물이 뚝뚝 떨어질 정도로 다정하더라. 맨날 엄격하던 사람이 그렇게까지 달라질 줄은 몰랐어. 현실판 재벌 대표랑 귀여운 아내잖아.”“...”두 사람은 이야기하며 사무실로 들어왔다가 자리에 앉아 있는 연지아를 보고 잠깐 멈췄다.연지아는 비서실로 발령 난 뒤, 업무 말고는 사람들과 거의 말을 섞지 않았다. 시간이 갈수록 더 틀어박혀 지냈고, 하루 종일 마스크를 쓰고 다니며 마치 얼굴을 숨기기라도 하는 사람 같았다.불과 반년 전까지만 해도 대표 비서로 반짝이던 사람이었다는 게, 지금은 상상하기도 어려웠다.연지아는 배달 기사에게서 전화가 오자 자리에서 일어났다.아래층으로 내려가 음식을 받으려던 순간, 호텔 직원 두 명이 고급 음식을 들고 프런트에 서서 확인하는 걸 마주쳤다. 프런트 직원은 그들에게 대표 전용 엘리베이터 카드키를 찍어줬다.연지아는 그중 한 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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