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남친 숙적과 혼인신고, 뭐 어때?》全部章節:第 181 章 - 第 190 章

300 章節

제181화

강이주는 눈을 깜빡이다가 대답했다.“내가 직접 해명하는 것보다 경찰이 확인해주는 게 훨씬 더 무게 있잖아.”그것도 한 가지 이유였다.하지만 다른 이유도 있었다.강이주는 거기까지 말하고 더 이어가지 않았다.구기빈은 곁눈질로 강이주를 살폈다. 그녀가 더 말할 생각이 없어 보이자, 구기빈이 대신 입을 열었다.“사진을 보니까 백초아가 꾸며낸 것 같지는 않았어. 몸에 남은 상처도 대부분 뚜렷했고. 백초아가 괴롭힘을 당했다고 한 일 자체는 실제로 있었던 거겠지.”특히 백초아가 옥상에서 그 일을 이야기할 때, 눈에 스쳤던 두려움은 절대 연기처럼 보이지 않았다.괴롭힘을 당했다는 일을 꺼낼 때, 백초아에게는 분명 상처가 남아 있었다.백초아는 정말로 두려워했다.강이주 역시 그 점을 알아차린 거였다.구기빈의 말을 들은 강이주는 입가를 비틀었다.“지정애 여사라면 충분히 할 법한 일이지.”강이주도 지정애에게서 끝없이 세뇌에 가까운 말을 들은 적이 있었다.정신적으로 몰아붙이며 가스라이팅으로 자신을 무너뜨리려는 말들.물론 성공하지는 못했다.강이주는 오래전부터 심씨 집안 사람들이 몰락한 강씨 집안을 자기들보다 한참 아래로 본다는 걸 알고 있었다.지정애와 심원희는 늘 강이주 앞에서 묘한 우월감을 드러냈다. 마치 자신들이 얼마나 높은 곳에 있는지 서둘러 증명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 같았다.강이주는 그런 태도에 이미 익숙해져 있었다.이제는 웬만한 말에는 흔들리지 않을 만큼 면역력이 생겼다.구기빈의 눈썹이 미세하게 구겨졌다.‘그 말은... 이주도 심씨 집안 사람들 앞에서 그런 말을 들어왔다는 뜻인가?’강이주가 아무렇지 않게 말했지만, 구기빈은 그 말 뒤에 감춰진 시간을 떠올렸다.그녀가 심씨 집안 사람들 앞에서 얼마나 자주 구박을 당했을지, 얼마나 자주 말로 상처를 받았을지.그 가능성을 떠올리자 구기빈의 손에 힘이 들어갔다.운전대를 잡은 손등 위로 핏줄이 도드라졌다.강이주는 마음속에 남아 있던 답답함을 천천히 밀어내며 말했다.“만약 정말 지 여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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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2화

실시간 검색어에 이름이 올라가자마자, 심씨 집안 쪽은 정신없이 바빠졌다.강이주는 다음 날 외출 준비를 마치고 문을 나서려다, 뜻밖에도 집 앞을 지키고 서 있는 심원후를 보았다.심원후는 어제 입었던 옷을 그대로 입고 있었다.셔츠와 재킷은 구겨져 있었고, 수염도 제대로 정리하지 못한 채였다.딱 봐도 심원후의 어제 하루가 순탄하지 않았다는 게 보였다.그는 꽤 오랜 시간을 들여 강이주가 ‘별나라’ 아파트단지에 머물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낸 듯했다.강이주를 보자마자 심원후의 눈에 반가움이 떠올랐다.“이주야.”강이주는 미간을 찌푸렸다.“무슨 일이야?”여자의 눈빛에 담긴 거리감이 심원후의 가슴을 찔렀다.심원후는 욕심을 숨기지 못한 눈밫으로 강이주를 바라보면서, 씁쓸한 감정이 마음속으로 번졌다.한참이 지나서야 심원후는 잔뜩 잠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우리 얘기 좀 하자. 나도 알아. 백초아 일에서 내가 많이 잘못했어. 너한테 사과할게. 미안해. 나 좀 용서해줘.” “내가 이 관계에서 마음이 흔들렸던 것도 부정하지 않을게. 나는...”“아, 알고는 있었구나.”심원후의 말을 끊은 강이주의 시선은 싸늘했다.“네가 둘 다 놓기 싫어 했다는 것도, 이 관계에 미안해야 한다는 것도 알고 있었네.”“내가 더러운 것들을 전부 드러내지 않았으면, 심씨 집안 아들인 너는 끝까지 아무렇지도 않게 다 누리고 있었겠지.”강이주는 심원후를 비웃듯 바라봤다.“설마 나한테 후회한다고 말하려고 온 건 아니지? 백초아랑 완전히 정리했고, 나랑 다시 시작하고 싶다고 말하려는 거야?”심원후의 표정이 미세하게 변했다.맞았다.심원후는 강이주와 다시 시작하고 싶어서 찾아온 것이었다. 자신이 잘못을 깊이 깨달았다고 생각했다. 충분히 반성했다고도 여겼다.강이주가 자신을 그렇게 사랑했으니, 자신이 체면을 내려놓고 몇 번이고 용서를 구하면 결국 받아줄 거라고 믿었다.강이주는 누구보다 마음이 약하고 착한 사람이니까.‘이주는 결국 날 용서해줄 거야. 예전에도 늘 그랬잖아.’강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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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3화

말하자면, 심원후는 눈도 멀고 마음도 어두운 사람이었다.그런데도 심원후는 그 어리석음에 강이주까지 끌어들이려 했다.‘정신 나간 거지. 왜 자기 멍청함까지 내 탓으로 돌리려고 해?’“나도 그때는 백초아한테 속았어. 이주야, 따지고 보면 나도 피해자야. 백초아가...”심원후는 자신도 억울하다고 말하고 싶었다.모든 일은 백초아가 자신을 속였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고.하지만 강이주는 짜증스럽게 심원후의 말을 끊었다.“그만 좀 해. 뭐든 다 백초아 잘못이고, 너만 잘못이 없다는 거야?” “네가 백초아 때문에 나를 몇 번이나 몰아붙이고 힘들게 했을 때, 백초아가 네 목에 칼이라도 들이대고 그렇게 하라고 시켰어?”“나는...”심원후는 더는 할 말이 없었다.그 일들은 분명 심원후 스스로 선택한 행동이었다.그저 백초아의 억울함을 풀어준다는 명목으로 심원후가 직접 강이주를 몰아 세웠을 뿐이었다.강이주는 차갑게 웃었다.“뒤로는 할 짓 다 해놓고 앞에서는 깨끗한 척하고 싶어? 좋은 건 전부 네가 가져가려고 하네. 최소한의 양심은 챙겨.”강이주의 목소리는 서늘했다.“너는 진실을 알고 나서도 여론에 몰리니까 내 앞에 와서 뉘우치는 척하는 거야.”“내가 예전에도 말했지. 너는 아무도 사랑하지 않아. 네가 사랑하는 건 오직 너 자신뿐이야.”강이주는 이미 오래전에 그 사실을 알아차렸다.심원후는 두 손을 꽉 움켜쥐었고, 강이주를 바라보며 물었다.“나를 그렇게 봐?”강이주는 대놓고 눈을 굴렸다.“그 정도면 내가 널 높게 봐준 거야. 제발 주제 파악 좀 해.”그 말을 들은 심원후는 쓴웃음을 지었다.잠시 숨을 고른 뒤, 심원후가 다시 입을 열었다.“좋아. 백초아 이야기는 일단 하지 말자. 그런데 너 경찰에 신고하면서 우리 집안까지 끌고 들어갔어. 너 정말 우리랑 이렇게까지 완전히 갈라설 생각이야?”그건 심원후가 줄곧 이해하지 못했던 부분이었다.최근 심원후는 여러 일에 휘말려 있었다. 그래서 많은 일을 깊이 생각할 여유가 없었다.하지만 어젯밤 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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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4화

“이주야.”구기빈이 어느새 심원후의 뒤에 와 있었다.갑자기 들려온 구기빈의 목소리에, 심원후는 처음에는 자신이 잘못 들은 줄 알았다.하지만 구기빈의 모습이 곧 심원후의 옆을 지나갔다.심원후의 표정이 그대로 어두워졌다.‘구기빈이 왜 여기 있어?’‘게다가 방금 뭐라고 불렀어?’‘이주야?’‘구기빈이 왜 이주를 그렇게 다정하게 부르는 건데?’‘...’짧은 사이 심원후의 머릿속에는 수많은 의문이 스쳐 지나갔다.구기빈은 손에 보온백 하나를 들고 있었다.핑크색 보온백이었다.구기빈은 곧장 강이주 앞에 서서 그 보온백을 내밀었다.“아침밥.”구기빈은 심원후를 완전히 없는 사람처럼 대했다.강이주는 구기빈이 들고 있는 핑크색 보온백을 바라봤다.구기빈과 핑크색 보온백이라니, 아무리 봐도 왠지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었다.강이주는 원래 회사에 도착한 뒤 배달로 간단히 아침을 해결할 생각이었다.그런데 구기빈이 이미 준비해 두었을 줄은 몰랐다.“고마워.”강이주는 자연스럽게 손을 뻗어 보온백을 받았다.구기빈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내 차가 어젯밤 늦게 정비소로 들어갔어. 혹시 회사까지 태워다 줄 수 있어?”구기빈은 그렇게 말하며 손목시계를 한 번 내려다봤다.마치 일정이 꽤 급한 사람처럼 보였다.강이주는 손에 든 보온백을 살짝 흔들었다.“물론이지. 밥 얻어먹으면 마음이 약해지는 법이니까. 아침값 대신 데려다 줄게.”두 사람이 주변을 전혀 의식하지 않고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심원후의 눈에 그대로 들어왔다.그 장면은 심원후의 속을 더 거칠게 뒤집었다.최근 며칠 동안 심원후는 자꾸만 구기빈과 강이주가 자연스럽게 함께 있는 모습을 마주쳤다.이 정도면 두 사람 사이에 아무것도 없다고 믿는 것이 더 이상했다.심원후는 두 사람을 노려봤다.“구기빈, 왜 이렇게 귀신처럼 따라붙어?”심원후는 구기빈을 볼 때마다 사랑채에서 구기빈이 했던 말이 떠올랐다.그때는 일부러 자신을 자극하려는 말이라고 생각했다.하지만 지금 보니 아니었다.구기빈은 정말로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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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5화

강이주가 묻는 것은 조금 전 구기빈이 심원후에게 했던 말이었다.구기빈은 방금 나눈 대화를 곰곰이 떠올렸다. 그러다 뒤늦게 강이주가 무엇을 묻는지 알아차렸다.“아, 나랑 당신이 사이 안 좋다는 소문 말이야. 그거 대부분 심원후가 퍼뜨린 거야.”구기빈의 말은 담담했다.그 소문은 대체로 이런 식이었다.강이주가 구기빈을 몹시 싫어한다거나, 구기빈만 보면 기분이 상한다는 식의 말들.강이주는 운전대를 쥔 손에 저도 모르게 힘이 들어갔다.“하! 내가 다른 집안이나 다른 사람들과 가까워지는 걸 막으려고, 아주 대놓고 없는 말까지 지어냈네!”강이주는 단 한 번도 누군가에게 구기빈을 보기 싫다고 말한 적이 없었다.같은 도시, 같은 업계 안에 있는 사람들끼리 살다 보면 마주칠 수밖에 없었다. 완전히 피한다는 것부터 말이 되지 않았다.구기빈은 두 손을 가볍게 맞잡은 채 강이주를 바라봤다.“나는 그것도 궁금해. 심원후가 당신한테는 나를 뭐라고 말했어?”강이주는 숨기지 않고 답했다.“당신이 강씨 집안은 진작 무너졌어야 했다고 말했대. 나는 여자라서 결국 시집가면 강씨 집안 재산도 남의 차지가 될 거라고. 남 좋은 일만 시키는 거라고 했다던데.”물론 강이주는 그런 말을 진심으로 받아들이지는 않았다.심원후는 예전에 구기빈 앞에서 자신의 친구들과 비슷한 말을 한 적이 있었다. 다만 그때 심원후와 주변 사람들은 그 말이 전부 구기빈에게서 나온 것처럼 몰아갔다.강이주는 그런 말을 듣고도 전혀 마음에 담아두지 않았다.남의 입을 거치며 부풀고 뒤틀리는 말은 어디에나 있었다. 직접 자기 앞에서 한 말이 아니라면, 강이주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 편이었다.그저 듣고 흘려보냈을 뿐이다.그런데 이제 와서 보니, 그 뒤에는 심원후의 손길이 있었다.강이주는 문득 궁금해졌다.‘심원후는 내가 구기빈과 가까워질까 봐 걱정했던 건가?’‘그렇지 않고서야 왜 굳이 그렇게 공을 들여 양쪽에 나쁜 말을 퍼뜨렸겠어?’심원후의 행동은 이해하려 할수록 더 평가하기 어려웠다.구기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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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6화

강이주는 차를 몰고 백초아가 머물고 있는 병원으로 향했다.우울증을 꾸며냈다는 사실이 드러난 뒤, 백초아와 심원후는 완전히 틀어졌다.백초아는 전날 병원에서 경찰 조사를 받았다. 강이주가 자신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겠다고 나서자 백초아는 이를 갈았다.게다가 백초아의 발은 제대로 관리되지 못한 탓에 다시 수술을 받아야 했다.의사는 그녀에게 발목에 돌이킬 수 없는 손상이 생겼다고 말했다. 앞으로 걸을 때 절뚝거릴 수밖에 없고, 예전처럼 완전히 정상적인 상태로 돌아가기는 어렵다고 했다.그 말을 들은 백초아는 그 자리에서 무너졌다.미친 듯이 심원후에게 전화를 걸었다.하지만 백초아의 번호는 이미 차단되어 있었다. 전화는 단 한 번도 연결되지 않았다.심원후는 백초아의 모든 연락처를 막아버렸다.백초아에게 사준 집까지 회수했다.그뿐만이 아니었다. 심원후는 지금까지 백초아에게 쓴 돈 전부를 돌려받겠다고 나섰다.말 그대로 백초아는 막다른 곳까지 몰린 상태였다.백초아는 이제 인터넷을 볼 엄두도 내지 못했다. 병실 안에 숨은 채 사람을 만나는 것조차 피하고 있었다.온라인에서는 이미 백초아를 향한 비난이 들끓고 있었다. 병원 안에서도 백초아를 욕하는 목소리가 들릴 정도였다.백초아는 지금 강이주가 죽도록 미웠다.강이주만 아니었다면, 자신이 이런 꼴이 될 리 없다고 믿었다.백초아는 자신의 행동을 돌아볼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자신에게 닥친 모든 일을 전부 강이주 탓으로 돌리고 있었다.그런 백초아 앞에 강이주가 나타났다.백초아의 눈빛이 원망으로 번들거렸다.“나가! 이 나쁜 년아! 꺼지라고.”백초아는 손에 잡히는 물건을 집어 강이주를 향해 던졌다.강이주는 백초아의 무력한 분노를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강이주는 천천히 백초아 쪽으로 걸어갔다.“꺼지라고!”백초아는 잔뜩 화가 난 고슴도치처럼 온몸의 가시를 세운 채, 자신에게 다가오는 강이주를 경계했다.백초아의 눈에는 뚜렷한 경계심이 담겨 있었다.백초아 앞에 멈춰 선 강이주는 백초아를 내려다봤다.강이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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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7화

“너... 억울하지 않아?”강이주가 조용히 물었다.상대가 지금 자신의 처지를 정확히 짚어내자, 백초아는 이를 악물었다.“다 조사해놓고 이제 와서 내 꼴을 구경하러 온 거야?”백초아의 눈빛이 독하게 번들거렸다.“너무 기고만장하지 마. 네가 이겼다고 해서 심원후까지 얻을 수 있을 것 같아?”강이주는 그 말을 듣고 말문이 막힐 지경이었다.‘대체 내가 어디까지 보여줘야 알아듣는 거야?’‘심원후도, 백초아도 왜 자꾸 내가 심원후를 못 잊었다고 생각하지?’강이주는 속으로 잠깐 고민했다.차라리 구기빈과 혼인신고를 마쳤다는 사실을 공개해버릴까 싶었다.그러면 이 사람들이 더는 제멋대로 자신의 마음을 짐작하지 못할 테니까.강이주는 헛기침을 하듯 목을 가다듬었다.“내가 쓰레기를 왜 가져? 내가 너도 아닌데, 막다른 길에 몰렸다고 남이 버린 쓰레기나 주워 담게.”그 한마디는 정확히 백초아를 찔렀다.백초아는 눈앞의 강이주를 당장이라도 찢어버리고 싶은 표정이었다.하지만 강이주는 아랑곳하지 않고 말을 이었다.“걱정하지 마. 심원후 같은 인간은... 나도 뺏을 생각이 아예 없으니까.”강이주의 입가에 살짝 미소가 걸렸다.“오히려 오늘은 널 도와주러 온 거야. 네가 무사히 심원후 옆에 남을 수 있게.”이어 잠시 말을 멈췄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다르게 말하면, 내가 너한테 심씨 집안으로 들어가는 방법을 알려주러 온 거지. 어때, 관심 있어?”백초아는 엄청난 농담이라도 들은 사람처럼 웃음을 터뜨렸다.“강이주, 내가 너한테 졌다고 해서 진짜 바보인 줄 알아? 네가 그렇게 친절할 사람이야?”백초아는 절대 강이주를 믿지 않았다.강이주도 알고 있었다.백초아가 쉽게 자신을 믿을 리 없다는 걸.하지만 강이주에게 필요한 건 백초아의 믿음이 아니었다.강이주는 자기 할 말만 이어갔다.“그때 지 여사가 널 심원후한테서 떼어놓으려고 꽤 애썼겠지.”백초아의 표정이 미세하게 굳었다.강이주는 낮은 목소리로 덧붙였다.“난 네가 괴롭힘을 당했다는 말은 믿어. 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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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8화

방법은 강이주가 알려주었다.어떻게 움직일지는 백초아가 알아서 판단할 일이었다.강이주는 백초아에게도 나름의 계산이 있을 거라고 믿었다.역시 백초아는 강이주를 실망시키지 않았다.강이주가 병원을 떠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백초아는 긴 글을 올렸다. 그 글에는 지정애가 과거 백초아를 어떻게 압박해 심원후 곁을 떠나게 만들었는지 적혀 있었다.백초아는 직접 녹화한 영상도 하나 공개했다.영상의 배경을 보면, 백초아가 아직 병원에 있다는 걸 쉽게 알 수 있었다.그 영상에서 백초아는 공개적으로 강이주에게 정식으로 사과했다.백초아는 자신이 강이주에게 상처를 준 일을 인정했다.옥상에서 자살 소동을 벌이며 했던 말들 역시, 심원후를 너무 놓지 못해 벌인 행동이었다고 말했다.백초아는 강이주가 자신을 용서해주기를 바란다고 했다.영상 속 백초아는 눈물로 지정애를 고발했다.지정애가 그때 자신을 어떻게 협박했고, 어떤 짓을 했는지 하나씩 털어놓았다.강이주도 그 영상을 확인했다.물론 백초아가 영상에서 실질적인 증거를 꺼내 보인 것은 아니었다.하지만 그 영상만으로도 강이주의 결백은 어느 정도 드러났다.그 정도면 강이주가 원했던 효과는 충분히 얻은 셈이었다.강이주는 다음에 이어질 백초아의 반격도 자신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기를 바랐다.심원후가 또 끈질기게 회사까지 찾아왔다는 말을 떠올리자, 강이주는 진심으로 짜증이 밀려왔다....점심 무렵이 가까워질 때, 강이주는 지정애가 조사를 받으러 불려 갔다는 소식을 들었다.심원후도 그 소문을 들은 모양이었다. 강중그룹 밖을 지키고 있던 심원후가 갑자기 급히 자리를 떴다.임설이 강이주 옆에서 상황을 보고했다.“심 대표가 떠났습니다. 백초아가 지 여사를 고소했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다만 성공 가능성은 낮아 보입니다. 심씨 집안에서 이미 움직일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임설은 잠시 망설이다가 물었다.“대표님, 백초아가 정말 원하는 대로 심씨 집안에 들어갈 수 있을까요?”강이주가 되물었다.“왜 못 들어가?”임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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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9화

어떻게 되든, 강이주는 거기 가서 운을 시험해보기로 마음먹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임설이 말했다.“대표님, 처리됐습니다. 결제 완료했고, 판매자 쪽에서 바로 당일 퀵을 불렀습니다. 거리가 멀지 않아서 금방 도착할 것 같습니다.” “퀵 비용은 저희 쪽에서 부담하기로 했고요. 판매자도 꽤 시원시원하게 응했습니다.”임설은 화면을 확인하며 덧붙였다.“표가 도착하면 제가 내려가서 받아오겠습니다.”강이주는 고개를 끄덕였다.“응. 부탁해.”문득 강이주의 머릿속에 심원희가 떠올랐다.“심원희 쪽은 좀 잠잠해졌어?”임설이 곧바로 답했다.“아직도 사람을 시켜 조건을 던지고 있지만, 우리 쪽 사람들은 전부 반응하지 않고 있습니다. 듣기로는 화가 난 심 대표 표정이 완전히 굳어졌다고 합니다.”아마 심원희 본인도 이해하지 못하고 있을 것이다.왜 강이주 쪽 사람을 빼오는 일이 이렇게 어려운지.강이주가 제시한 급여가 높은 것도 이유 중 하나였다.하지만 더 중요한 건 자유로운 근무 방식이었다.강이주는 디자인팀 사람들에게 반드시 사무실에 앉아 있어야 한다고 강요하지 않았다.미리 일정만 공유하고 약속한 기한 안에 결과물을 완성하면, 어디에서 일하든 상관없었다.여행지에서 작업해도 됐다.때로는 회사가 그 여행 비용까지 지원해 주었다.강이주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자유와 존중을 주었다.그래서 많은 사람이 자발적으로 강이주 곁에 남아 함께 회사를 키워왔다.강중그룹이 예전만 못하다고 해도, 강중그룹에서 일했다는 경력은 여전히 큰 의미가 있었다.나중에 다른 곳으로 옮기더라도 충분히 인정받을 수 있는 이력이었다.임설이 문득 생각난 듯 말했다.“아, 맞다. 대표님. 오전에 심현목 어르신께서 대표님에게 연락이 안 된다고 회사로 연락하셨습니다. 오늘 저녁에 대표님과 식사를 하고 싶다고 하셨습니다.”전화를 받은 임설은, 강이주가 요즘 몹시 바쁘다는 말을 조심스럽게 꺼냈다.하지만 심현목은 다 이해한다며 부드럽게 웃었다.다만 강이주가 보고 싶고, 밥 한 끼 같이 먹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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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0화

상 위에는 해산물 요리가 단 하나도 없었다. 후식으로 준비된 과일에서도 포도는 빠져 있었다.그것만 봐도 심현목이 얼마나 신경을 썼는지 알 수 있었다.강이주는 먼저 말을 꺼냈다.“할아버님, 이번에 J시에 돌아오셨는데 얼마나 머무르실 생각이세요?”예전의 심현목은 J시에 돌아와도 하루 이틀 정도 머문 뒤, 다시 시골 별장으로 내려가 몸을 돌보곤 했다.강이주는 이번에도 그럴 거라고 생각했다.심현목은 부드럽게 웃으며 대답했다.“이제 안 내려가려고 한다. 그 녀석이 나 몰래 이런 짓을 벌였는데, 내가 뭘 믿고 내려가겠니?”그날 이후 심현목이 심순남과 심원후를 어떻게 대했는지, 강이주는 일부러 알아보지 않았다.심원후가 집안 어른들에게 크게 혼났다는 사실도 그날 밤 심원후가 자신을 찾아왔기 때문에 알게 된 것뿐이었다.강이주는 말없이 식사를 이어갔다.심씨 집안 일에 자신이 끼어들 입장은 아니었다.강이주가 조용히 밥만 먹고 있자, 심현목이 조용히 한숨을 쉬었다.“라이브 일도 다 들었다. 네가 참 억울했겠지, 이주야.”강이주는 고개를 저었다.“괜찮습니다.”강이주는 심원희가 그 안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는 심현목에게 말하지 않았다.다만 심현목이 그 많은 일을 알고 있다면, 오늘 자신을 부른 이유도 그 일들과 관련이 있는 건 아닐까 싶었다.‘혹시 할아버님도 뭔가를 알고 계신 걸까?’심현목은 강이주가 자신 앞에서 그 일들을 이야기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걸 알아차렸다.심현목은 더 캐묻지 않고 화제를 바꿨다.“아, 맞다.”심현목은 주머니에서 효도폰 같은 스마트폰을 하나 꺼냈다. 손가락으로 화면을 꾹꾹 눌렀지만, 원하는 대로 움직이지 않는 모양이었다.심현목은 핸드폰을 멀찍이 들어 올리고 눈을 가늘게 떴다.“내가 서 실장한테 부탁해서 핸드폰을 하나 샀다. 그 채팅앱이라는 것도 깔았고. 내가 너를 추가해두려고 했는데, 이게 영 쉽지가 않구나.” “앞으로 무슨 일이 있으면 나한테 바로 연락해라. 내가 네 편을 들어주마.”심현목은 그렇게 말하면서 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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