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남친 숙적과 혼인신고, 뭐 어때?》全部章節:第 171 章 - 第 180 章

300 章節

제171화

‘지금 나한테 장난을 치는 건 아니겠지?’손에 든 자료를 내려다보던 강이주는, 믿기 어렵다는 눈으로 구기빈을 바라봤다.그 시선을 받은 구기빈은 아주 진지하게 입을 열었다.“생각이 있으면 내가 연결해 줄게. 마침 내가 임승그룹 지금 대표랑 좀 알아.”구기빈이 먼저 손을 내밀었다.그 뜻을 모를 리 없는 강이주는 고마운 마음에 구기빈을 향해 웃었다.“좋아. 성사되든 안 되든, 경험 쌓는다고 생각하면 되니까.”어차피 같은 업계 사람들을 더 알아 둬서 나쁠 건 없었다.더구나 구기빈은 강이주를 위해 해주는 말이었다.강이주가 계속 구기빈의 호의를 거절하면, 구기빈도 서운해할지 몰랐다.강이주가 이번에는 거절하지 않자, 구기빈은 속으로 은근히 기분이 좋아졌다.다만 구기빈은 겉으로는 평소와 다름없는 표정을 유지했다. 대신 강이주를 바라보는 눈빛만 조금 더 부드러워졌다.강이주는 아직도 임설과 ‘두루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문제는 정보가 너무 적다는 점이었다.임설도 몇 번이나 단서를 찾아보려고 했지만, 시작점부터 막힌 상태였다.강이주는 생각에 잠겼다.그때 임설에게서 다시 메시지가 왔다.[대표님, 심원희 쪽에서 강중그룹에 새로 들어온 우리 팀 사람들한테 계속 접근하고 있습니다. 진짜 뻔뻔합니다. 연봉을 세 배까지 올려서 제안하고 있어요!]강이주가 심원희 동향을 지켜보라고 하지 않았다면, 임설도 하마터면 심원희를 놓칠 뻔했다.심원희가 쓰는 수법을 확인한 임설은 기가 막혀 헛웃음까지 나왔다.‘심씨 집안은 남의 사람을 빼 가는 데 맛이라도 들였나 봐.’사람을 실제로 빼 갈 수 있는지는 둘째 문제였다.일단 수법부터가 너무 역겹고 불쾌했다.강이주는 메시지만 보고도 임설이 심원희를 욕하며 분통을 터뜨리는 모습이 떠올랐다.강이주는 웃으며 임설을 달랬다. 자기 팀 사람들이 등을 돌릴 거라고는 걱정하지 않았다.강이주와 함께 바닥부터 뛰어온 오래된 사람들이었다.그리고 자신이 제시한 대우도 결코 나쁘지 않았다.정말 떠날 생각이었다면 지난 몇
閱讀更多

제172화

전화를 끊은 뒤에도 구기빈은 화면을 한참 바라봤다.두루미라는 ID가 올린 작업물들이 어쩐지 낯익었다.분명 어디선가 본 것 같은데, 정확히 언제 어디서 봤는지는 떠오르지 않았다.구기빈은 게시물 몇 개를 더 넘겨보다가 결국 화면을 껐다.잠시 뒤 구기빈이 다시 거실로 내려오자, 핸드폰을 보고 있던 강이주가 고개를 들었다.“구경 갈래?”강이주는 그렇게 말하며 손에 든 핸드폰을 살짝 흔들었다.화면에는 한 플랫폼의 실시간 라이브가 떠 있었다.구기빈이 무슨 구경이냐고 묻기도 전에, 강이주가 먼저 구기빈 곁으로 다가왔다.“방금 전화를 받았는데, 백초아가 병원에서 뛰어내리겠다고 난리라네. 내가 백초아 남자를 빼앗았다고 강력하게 비난하면서, 나더러 직접 와서 사과하래.”처음 전화를 받았을 때, 강이주는 백초아의 말도 안 되는 요구에 헛웃음부터 나왔다.적반하장도 정도가 있는 법이다.자기 쪽에서 일을 벌여놓고, 이제는 전 국민이 보는 앞에서 강이주에게 사과하라고 떼를 쓰고 있었다.‘정말 욕심도 많네. 꿈도 참 야무지지.’물론 이런 구경거리를 강이주가 놓칠 리 없었다.구기빈은 강이주의 말을 듣자마자 표정이 차갑게 굳어지더니, 곧바로 비웃듯 입꼬리를 올렸다.“그런 말을 입 밖으로 꺼낼 낯이 있네.”‘정말 뻔뻔함에도 끝이 없네.’...병원으로 향하는 길, 강이주는 라이브 화면을 보며 백초아의 눈물 섞인 고발을 들었다.백초아는 카메라 앞에서 서럽게 울며 자신이 얼마나 억울한지 호소하고 있었다.강이주는 혀를 차며 고개를 저었다.“참 가슴 절절한 사랑 이야기네. 내가 당사자만 아니었으면, 나도 믿고 감동할 뻔했어.”구기빈은 내내 차가운 얼굴이었다. 강이주의 농담에도 별로 웃지 못했다.라이브 댓글창에는 강이주를 향한 악담이 쏟아지고 있었다.구기빈은 그 글들을 볼수록 속이 불편했다.곧바로 핸드폰을 꺼내 유예준에게 메시지를 퍼붓듯 보냈다.전날 밤 유예준에게 백초아와 심원후를 병원에서 내보내라고 했는데, 유예준은 딱 그 병원에서만 내보낸 모양이었다.
閱讀更多

제173화

“언론인이라면 공평하고 공정하고, 올바른 기준을 지켜야 하는 거 아닌가요? 방금 한 말은 잘 기억하겠어요. 공개 사과가 없다면 저도 법적 절차를 밟겠습니다.”말을 마친 강이주는 주변의 반응을 더 이상 아랑곳하지 않았다.강이주는 그대로 몸을 돌려 병원 안으로 들어갔다.방금 질문을 던졌던 기자만 그 자리에 남아 창백하게 굳어졌다.기자는 뒤늦게 등골이 서늘해지면서 불길한 예감을 느꼈다....병원 옥상.강이주가 도착했을 때, 옥상에서는 이미 119 구조대원들이 백초아를 설득하려고 애쓰고 있었다.백초아는 옥상 난간 끝에 비스듬히 걸터앉아 있었다.다친 발은 난간 밖으로 힘없이 늘어져 있었다. 깁스는 스스로 풀어버렸고, 상처를 싸맸던 붕대까지 뜯어져 있었다.발목에는 지난밤 응급수술을 받은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구불구불 이어진 상처가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백초아의 감정은 몹시 격해져 있었다.“강이주 그 못된 여자를 만나야 돼! 다들 가까이 오지 마!”강이주가 마침 옥상 출입문 앞에 도착하자, 병원 관계자가 강이주를 막아섰다.“관계자 외 출입은 피해주십시오.”강이주는 어쩔 수 없다는 듯 입을 열었다.“제가 강이주예요.”병원 관계자는 당황한 표정으로 강이주를 바라보다가, 곧 강이주와 구기빈을 옥상 안쪽으로 안내했다.옥상에는 백초아를 설득하면서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움직이는 119구조대원들이 있었다.심원후와 심원희도 그 자리에 있었다.급하게 달려온 유예준도 보였다.유예준은 구기빈의 모습을 보자마자 곧바로 구기빈 쪽으로 걸어왔다. 백초아를 향해 눈을 부라리고 싶은 마음을 간신히 참는 표정이었다.백초아는 강이주가 나타나자마자 난간에 걸친 몸을 더 바깥쪽으로 밀었다.그 모습을 본 사람들은 일제히 숨을 들이켰다.모두가 숨을 죽인 채 백초아를 바라봤다.강이주만 제외하고.강이주는 백초아가 울고 소리치면서 죽겠다고 협박하는 장면에 이미 지칠 만큼 익숙했다.백초아는 매번 죽겠다며 소란을 피웠고, 심원후의 시선을 끌어낸 뒤에는 늘 멀
閱讀更多

제174화

백초아의 고발에 라이브 채팅창은 강이주를 향한 비난으로 순식간에 뒤덮였다.심원후는 시선을 강이주에게 돌렸다.“백초아 말이 다 사실이야?”‘백초아가 예전에 나를 떠난 게... 진짜 이주의 강요 때문이었을까?’그 생각이 떠오르자, 심원후의 눈에는 희미한 기쁨이 번졌다.‘그럼 강이주는 그때부터 나를 좋아했다는 뜻이잖아.’그 가능성을 떠올리자 심원후의 감정은 더 크게 흔들렸다.강이주는 심원후에게 눈길조차 주기 귀찮았다.“네 머리는 장식이야? 백초아가 나라고 말하면 그대로 믿어?”강이주는 가끔 심원후의 사고방식을 정말 이해할 수가 없었다.‘백초아가 하는 말이면 뭐든 믿네. 백초아가 죽으라면 죽기라도 할 건가.’심원후는 말문이 막힌 듯 표정이 살짝 굳어졌다.“네가 아니면 백초아가 그때 왜 나를 떠났겠어? 이주야, 끝까지 부정하지 마.”심원후의 말이 떨어지자, 라이브 채팅창은 더 크게 들끓었다.[와, 이건 당사자가 직접 확인한 거 아니야? 이게 진짜면 강이주가 전에 터뜨린 폭로는 대체 뭐였음?][결국 강이주가 끼어든 거네. 온갖 수단으로 사람 밀어내고 자기가 빈자리 차지했다가, 진짜 사랑이 돌아오니까 피해자인 척한 거잖아.][피해자 탓하기를 강이주가 제대로 써먹은 거네. 강이주도 백초아한테 사과해야 하는 거 아님?][맞아. 강이주 사과해. 여기서 아무도 모른 척하지 말고.][난 아직 전체 상황을 모르는 상태라 판단 보류. 끝에 반전 있을 수도 있잖아. 일단 누구 편도 안 듦.][나도...][나도 나도...][...]강이주는 지금 라이브 채팅창이 자신을 어떻게 비난하는지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백초아가 진짜 자기 눈물 섞인 말 몇 마디로 나를 완전히 무너뜨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자신을 너무 높게 평가한 거지.’심원후가 강이주를 몰아붙이는 모습을 본 백초아는, 심원후가 자신을 믿기 시작했다고 생각했다.백초아는 눈물에 젖은 눈으로 심원후를 바라봤다.“원후야, 내가 한 말 다 진짜야. 그때 나는 떠나기 싫었어. 그런데 강이주
閱讀更多

제175화

“정말 내 편을 들어줄 수 있어?”백초아는 울먹이며 심원후를 바라봤다.남자의 눈에는 이미 안쓰러움이 가득했다.백초아는 그 눈빛을 확인한 뒤에도 일부러 더 서럽게 떨었다.심원후가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그제야 백초아는 강이주를 손가락으로 가리켰다.“그럼 강이주가 나한테 한 짓 전부 인정하게 해. 강이주가 내 앞에 무릎 꿇고 머리 숙여 사과하게 해.” “날 괴롭힌 거 인정하고 사과하지 않으면, 나 여기서 뛰어내릴 거야. 너희 눈앞에서 내가 죽는 거 보여줄 거야.”백초아는 몸을 더 움직였다.몸의 삼분의 이 정도가 이미 난간 밖으로 기울어져 있었다.하지만 백초아의 두 손은 여전히 난간을 꽉 붙잡고 있었다.강이주는 백초아가 사진을 던진 뒤부터 말없이 있었다.그리고 시선은 바닥에 흩어진 사진들 위에 머물렀다.그녀는 허리를 숙여 사진 한 장을 집어 들고 손에 든 사진을 천천히 살폈다.심원후는 곁눈질로 강이주를 흘겨보며 말했다.“네가 아무리 나를 사랑했다고 해도, 초아한테 이런 상처를 주면 안 됐어.”심원후의 목소리는 점점 더 강해졌다.“초아는 네 괴롭힘 때문에 우울증까지 생겼어. 그런데도 아직 할 말이 남았어?”백초아의 일방적인 말만으로 심원후는 또다시 그녀를 믿었다.심원후는 조사도 확인도 하지 않았다. 그저 백초아가 내놓은 말과 사진 몇 장만 보고, 모든 죄를 강이주에게 뒤집어씌웠다.그때 구기빈이 코웃음을 치더니, 강이주가 입을 열기도 전에 앞으로 나섰다.곧바로 심원후를 향해 아무렇지 않다는 듯이 받아쳤다.“이주 때문이라고 하면 그게 진실이 돼? 그럼 나는 심 대표 때문이라고 말할게. 심 대표한테 마음을 얻지 못해서 미쳐버린 거라고. 심 대표가 원흉이네.”헛소리는 누구나 할 수 있었다.구기빈이 보기에 백초아의 반응은 지나치게 매끄러웠다. 이미 오래전부터 준비한 원고를 외워온 사람처럼 말도 전혀 막히지 않았다.“여기에 네가 낄 일이 뭐가 있는데? 구기빈, 지금 자기 존재감 찾으려고 끼어드는 거야?”심원후는 분노한 눈으로 구기빈을
閱讀更多

제176화

구기빈의 웃음소리는 곧바로 심원후의 분노 어린 시선을 불러왔다.심원후는 구기빈을 잡아먹을 듯 노려봤다.하지만 구기빈은 조금도 개의치 않았다. 오히려 심원후의 시선이 우스운 듯 입가의 웃음을 거두지 않았다.백초아는 강이주가 예상과 전혀 다르게 나오자, 한동안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몰라 허둥댔다.백초아는 본능적으로 심원후 곁에 조용히 서 있던 심원희를 바라봤다.백초아의 시선을 놓치지 않은 강이주가 자연스럽게 그쪽을 따라 바라봤다.심원희는 아무 일도 모른다는 듯 고개를 숙인 채 손톱을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마치 백초아의 시선을 전혀 느끼지 못한 사람처럼 태연했다.그 모습을 본 강이주는 대충 상황을 짐작했다.강이주는 곁에서 자신을 설득하려던 119 구조대원에게 조용한 목소리로 몇 마디를 건넸다.그 뒤, 다시 백초아를 바라봤다.“백초아, 설마 스스로를 속이다 못해 진짜로 네 거짓말까지 믿게 된 거야? 그러니 그렇게 당당하게 모든 더러운 똥물을 나한테 뒤집어씌울 수 있겠지.”백초아의 표정이 굳었다.강이주는 차갑게 되물었다.“네가 그때 왜 심원후를 떠났는지, 내가 정말 모를 거라고 생각했어?”그 한마디에 백초아의 낯이 사색이 됐다.백초아의 눈빛에는 당황과 두려움이 번졌다. 곧바로 고개를 저으며 애써 부정하려고 했다.‘아니야. 강이주가 알 리 없어. 그 일을 어떻게 알아?’백초아는 강이주가 그때의 진실을 알고 있다는 사실을 믿고 싶지 않았다.이미 백초아가 이렇게 반응할 것을 예상하고 있었던 강이주는, 백초아를 똑바로 바라보며 비웃는 듯한 미소를 지었다.심원후가 눈을 가늘게 떴다.“그게 무슨 뜻이야?”‘설마 그때의 일에도 다른 진실이 있다는 말인가?’심원후의 가슴이 바짝 조여들었다.심원후뿐만이 아니었다. 라이브를 보고 있던 사람들도 숨을 죽였다. 모두가 또 다른 반전이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하지만 강이주는 심원후에게 눈길 하나 주지 않았다.심원후의 질문에도 대꾸하지 않았다.강이주의 무시는 심원후의 표정을 더없이 굳어지게 만
閱讀更多

제177화

하지만 다친 발은 마음처럼 움직여주지 않았고, 백초아는 다시 바닥으로 쓰러졌다.그리고 궁지에 몰린 짐승처럼 손을 휘저으며 강이주를 향해 달려들려고 했다.하지만 죽음 앞에서 겁에 질린 짐승에게는 아무런 위협도 남아 있지 않았다.강이주의 눈에 백초아는 사람들의 시선을 끌기 위해 발버둥 치는 광대일 뿐이며, 백초아를 동정하지 않았다.강이주는 계속 바닥에서 버둥대는 백초아를 내려다봤다.“너는 그 돈을 받고 떠난 뒤, 예술가랍시고 떠들던 남자를 만났어.” “얼마 지나지 않아서 그 남자한테 돈을 전부 뜯겼지. 돈도 잃고 사람도 잃으니까, 다시 심원후가 떠오른 거지.”강이주의 목소리는 차분했지만 매서웠다.“우울증을 핑계로 심원후 곁에 돌아온 것도 결국 심원후가 널 불쌍하게 여기게 만들려고 한 거잖아. 다시 심원후 옆자리 차지하려고. 성공했네.”“네가 우울증이라니 정말 대단해. 걸핏하면 죽겠다고 난리를 쳤는데, 진짜 죽은 적이 한 번이라도 있어?”강이주는 입가에 차가운 웃음을 걸었다.“네가 정말 한 번이라도 죽었다 살아났다면, 나도 인정했을 거야. 그런데 백초아, 너는 우울증도 없었어. 남자 마음을 얻으려고 만든 수단일 뿐이었지.” “그 연기력이면 영화제 시상식 트로피 하나는 받아야겠네. 배우 안 한 게 아깝다.”강이주는 모두가 보는 앞에서 백초아의 수법을 가차 없이 벗겨냈다.강이주는 이미 조사해 두었다. 백초아에게는 우울증이 없었다.그 병명은 심원후 곁으로 돌아가기 위해 의사를 매수해 꾸며낸 가짜 진단서일 뿐이었다.심원후만 그 말을 믿었다. 백초아가 내건 병명을 핑계로 돌보러 다녔고, 돌보다 못해 결국 침대까지 갔다.그러고는 끝내 인정하지 않으려고 했다.역겹고 위선적인 일이었다.백초아는 미친 듯이 소리쳤다.“닥쳐! 아니야! 강이주, 이 나쁜 년아! 헛소리 한 번만 더 하면 네 입을 찢어버릴 거야.” “나쁜 년, 네가 나한테 누명 씌우는 거잖아. 죽어야 할 건 너야. 왜 넌 안 죽어!”백초아의 목소리는 갈라질 듯 날카로웠다.“나는 그
閱讀更多

제178화

강이주는 고개를 숙여 이미 꺼진 라이브 화면을 바라봤다.화면은 끊겼지만, 조금 전까지 쏟아지던 댓글과 백초아의 울음 섞인 고발은 아직도 귓가에 남아 있는 듯했다.강이주의 시선이 천천히 심원희에게로 향했다.‘역시 내 짐작이 맞았네.’백초아의 옷깃에 숨겨져 있던 핀홀 카메라는 심원희 쪽과 연결되어 있었다.라이브를 켠 사람도 심원희였다.심원희가 심원후를 더 이상 붙잡지 못할 것처럼 흔들리던 때, 백초아는 의료진과 구조대원들에게 급히 끌려 나갔다.심원후의 옷매무새는 엉망이었다.붉게 충혈된 눈에 거칠게 오르내리는 가슴, 이마 위로 도드라진 핏줄만 봐도 심원후의 분노가 얼마나 큰지 알 수 있었다.하지만 이 모든 일은 이제 강이주와 아무 상관도 없었다.심원희 역시 자기 동생을 말리느라 제법 많이 흐트러져 있었다.심원희의 표정은 잔뜩 달아올라 있었고 강이주를 바라보는 눈빛에도 적의가 가득했다.심원희는 강이주가 이렇게 많은 사실을 알고 있을 줄 몰랐다.백초아가 병을 꾸며냈다는 사실까지 알고 있다니.강이주는 심원희의 날 선 시선을 알아차리고도 담담하게 웃었다.그때 강이주 옆에 있던 구기빈이 아주 자연스럽게 앞으로 나섰다.강이주를 가리듯 선 구기빈의 모습에 심원희는 놀란 눈으로 두 사람을 바라봤다.며칠 전, 심원후는 집으로 돌아와 거의 미친 사람처럼 떠들어댔다.강이주와 구기빈이 오래전부터 뒤에서 이어져 있었다느니, 구기빈이 강이주를 마음에 둔 것 같다느니, 앞뒤가 맞지 않는 말을 쏟아냈다.그때 가족들은 심원후의 말을 진지하게 듣지 않았다.그저 심원후가 또 감정적으로 날뛰는 줄로만 여겼다.그런데 지금은 달랐다.심원희는 오늘 두 눈으로 직접 보았다. 구기빈과 강이주가 나란히 서 있는 모습을.심원희의 의문도 심원후 못지않게 커졌다.그때 심원후가 가까스로 감정을 추슬렀다.눈에 핏발이 선 채, 강이주 앞까지 다가온 심원후의 목소리는 거칠게 쉬어 있었다.“네가 방금 한 말, 전부 사실이야?”심원후가 묻는 건 바로 강이주가 조금 전 백초아에 대
閱讀更多

제179화

하지만 경찰에 신고하면 이야기는 달라졌다.강이주는 경찰이 자신의 결백을 밝혀줄 거라고 믿었다. 마지막 결과 역시 사람들을 훨씬 더 납득시키기 쉬울 터였다.웃는 듯 마는 듯한 눈으로 점점 굳어지는 심원희의 표정을 바라보면서, 강이주 입가의 미소는 더 깊어졌다.‘심원희는 지금 뭘 걱정하는 걸까? 아니, 뭘 그렇게 두려워하는 걸까?’강이주는 심원희가 무엇을 숨기고 있는지 굳이 신경 쓰지 않았다.어차피 심원희가 불안해할수록, 강이주의 기분은 더 좋아졌다.강이주가 한 말은 틀린 게 없었다.그렇기 때문에 심원희는 반박할 명분도 없었다.심원희는 억울하고 분한 얼굴로 강이주를 노려볼 수밖에 없었다. 그 눈빛은 당장이라도 강이주를 갈기갈기 찢어버리고 싶은 듯했다.“가자. 경찰서까지 데려다 줄게.”구기빈이 강이주에게 말했다.강이주가 살짝 웃으며 대답했다.“그래.”두 사람은 심원희의 살기 어린 시선을 뒤로하고 몸을 돌려 떠났다.강이주와 구기빈의 모습이 완전히 사라진 뒤에야, 심원희의 눈동자가 불안하게 흔들렸다.‘강이주가 정말 경찰에 신고한다면...’‘안 돼. 이대로 두면 일이 더 커져.’심원희는 지금 당장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판단했다.그리고 아직도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서 있는 심원후를 힐끗 보았다. 곧바로 동생의 팔을 붙잡았다.“아직도 멍하니 서서 뭐 해? 가. 집으로 돌아가야 해. 내가 진작 말했잖아. 백초아 그 여자 보통이 아니라고.” “언젠가 네 발목을 잡을 거라고 했는데도, 너는 끝까지 안 믿었지.”심원희의 목소리에는 짜증이 가득했다.“강이주도 마찬가지야. 네가 만난 여자들이 다 어떤 꼴인지 이제 네 눈으로 봤잖아. 하나같이 골칫거리야. 이제 좀 정신 차려.”심원희에게는 백초아도 강이주도 심씨 집안에 어울리는 여자가 아니었다.심원희는 예전부터 여러 번 심원후에게 말했다.강이주를 적당히 통제해 두라고.나중에 괜한 문제가 생기지 않게 하라고.하지만 당시 심원후는 심원희의 말을 귀찮아했다. 심원희가 쓸데없이 참견한
閱讀更多

제180화

강이주와 구기빈이 옥상에서 내려오다가, 마침 조사를 마치고 나온 유예준과 마주쳤다.유예준은 잔뜩 구겨진 표정으로 두 사람 앞에 다가와서는 나지막하게 투덜거렸다.“재수 더럽게 없네.”그나마 사람이 죽는 일까지 벌어지지 않은 게 다행이었다.정말 인명사고라도 났다면, 유예준은 집에 돌아가자마자 자기 아버지에게 등짝이 남아나지 않을 만큼 얻어맞았을 것이다.유예준의 말을 들은 강이주는 미안한 표정으로 유예준을 바라봤다.“죄송해요. 일이 이렇게 될 줄은 몰랐어요.”“아, 제수...”유예준은 거의 무의식적으로 ‘제수씨’라고 부르려 했다.하지만 바로 그때 구기빈의 경고 섞인 시선이 날아왔다.유예준은 입가까지 올라온 말을 억지로 삼켰다.강이주는 의아한 눈으로 유예준을 바라봤다.‘방금 뭐라고 하려던 거지?’유예준은 바로 웃음을 지었다.“아, 제 말은요. 재수 없는 일이긴 해도 이건 이주 씨 잘못이 아니라는 뜻이었어요.”“이주 씨가 저한테 사과할 일이 아니죠. 그냥 그 두 인간이 너무 재수 없어서 그런 거예요.”유예준은 어떻게든 ‘제수씨’를 자연스럽게 다른 말로 비틀었다.강이주는 처음 들은 말이 정확하지 않아서 잠깐 의아했지만, 유예준의 설명을 듣고 나자 고개를 끄덕였다.유예준의 얼굴에 떠오른 억지웃음을 보며 강이주는 조용히 대답했다.“그래도 결국 저 때문에 시작된 일이니까요.”유예준은 곧바로 손을 내저었다.“아니죠. 이주 씨도 피해자잖아요. 오늘 이 난리를 보면서 다시 한번 다행이라고 생각했어요. 이주 씨가 심씨 집안 그 쓰레기랑 완전히 정리해서요.” “아까 진짜 무섭더라고요. 백초아 그 여자도 제정신이 아니고요.”말하던 유예준은 무언가 떠올린 듯 핸드폰을 꺼냈다.“아, 맞다. 저한테 백초아가 병력 기록을 위조한 증거가 있어요. 우리 친구 추가해요. 제가 바로 보내 드릴게요.”일이란 건 참 묘하게 맞아떨어질 때가 있었다.백초아에게 가짜 진단서를 끊어준 의사는 예전에 유창그룹 산하 병원에서 일하던 사람이었다.그 의사가 사고를 쳐서
閱讀更多
上一章
1
...
1617181920
...
30
掃碼在 APP 閱讀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