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리에서 일어 창가로 다가간 구기빈은 까맣게 어둠이 내려앉은 바깥 풍경을 바라보았다.밖에 강이주가 서 있다는 걸, 구기빈은 미처 알지 못했다. 강이주가 배진호와 나누는 통화 내용을 듣고 있는 것도.구기빈의 지시를 통해, 강이주는 희미하게나마 상황을 맞춰 볼 수 있었다.강이주가 떠나자, 구호민 쪽에서는 그녀가 정말 구기빈을 데려올까 봐 두려워한 듯했다.일단 구기빈이 J시로 돌아오면, 구호민의 목적은 이루어질 수 없게 될 테니까.강이주는 그제야 깨달았다. 구호민은 구기빈을 마음대로 조종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 다음, 이 말 안 듣는 자식을 희생시키기로 대책을 세워 둔 거였다.구기빈이 제 친아들이라 해도, 그는 결코 예외를 두지 않을 사람이었다.구호민 같은 인간이 피붙이라고 해서 진심으로 신경 쓸 리 없었다.그가 원한 건 그저 자신의 뜻대로 움직여 줄 아들이었다.정말 우스운 일이었다.강이주는 이 사실을 언제부터 알아챘던가?말하자면, 아마 구희라가 평소와 다르게 비정상적으로 자기를 책망하던 그때부터였다.구희라와 오랜 친구로 지내며 쌓은 호흡이 있었다. 강이주는 구희라가 갑자기 자신에게 돈을 마련하라고 몰아붙인 뜻을 모를 수가 없었다.게다가 구희라와 구기빈이 남매의 깊은 정을 나누고 있다는 걸 강이주가 알고 있는 마당에, 그런 구희라가 수장 없는 상태를 말하며 중심을 잡을 사람을 세워야 한다고 했을 때...강이주는 단번에 알아챘다.구기빈이 구씨 집안에 없는 동안, 여동생인 구희라는 자기 나름의 대응 방법을 갖춰 둔 거였다.그녀는 직접 앞으로 나서 구호민에게 보여 주었다. 자신도 다투고 빼앗으려고 하며, 구기빈의 자리를 대신하고 싶어 한다고.구호민은 당연히 구희라를 대리인으로 세우지 않을 것이다.다만 구희라가 이렇게 대놓고 판을 깔아 놓는 바람에, 더 큰 변수를 피하기 위해서라도 구호민은 미리 구희도를 내세우게 될 거였다.구희라가 그저 가만히 손을 놓고 있을 리도 없었다.그래서 강이주가 그날 자리를 떠난 후, 유예준에게 구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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