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서는 닫힌 욕실 문에 등을 기댔다.“미쳤나봐.”자신의 행동을 되돌아보며 그녀는 절레절레 고개를 저었다. 이렇게 적극적으로 섹스에 임한 적이 없었다. 상대가 시작하면 응했고, 과정을 즐기긴 했지만 끝나버린 섹스에 아쉬워했던 적이 없었다. 절정을 느꼈다면 만족했고, 절정까지 가지 못했더라도 서로의 몸을 느꼈다는 것으로 충분하다 생각했었다. 원하지 않은 섹스야 더 말할 것이 있겠는가. 빨리 끝나기만을 기다렸지.“뭐에 홀린 거야.”그녀는 몸에 두른 수건의 자락을 고쳐잡고 자신의 방으로 향했다. 하지만 그녀의 걸음이 조금씩 느려졌다.성진과의 섹스는 좀처럼 끝이 나지 않아서, 그가 그녀를 놓아줄 때 즈음이면 체력의 한계를 느끼곤 했었다. 적당히라는 걸 모르는 남자라며 속으로 흉을 보기도 했었다. 그런데 그런 그에게 전염되기라도 한 것일까. 삽입 없이 끝나버린 섹스가 아쉬웠다. 시작도 하지 않은 거라는 그의 말에 기대하는 마음이 생겨버렸다.성진이 없는 며칠을 보내면서 그를 많이 걱정했었다. 잘 지내고 있는지, 밥은 잘 챙겨먹는지, 잠은 잘 자는지 걱정돼서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해 뒤척였었다. 그가 그렇게 잡혀간 것이 자신 때문이라는 죄책감에 일을 하면서도 자꾸만 그를 떠올렸었다.민서의 걸음이 멈췄다. 그녀가 고개를 돌려 닫혀있는 욕실문을 쳐다보았다. 그리고 자신의 방을 쳐다본 후, 다시 고개를 돌려 성진의 방문을 쳐다보았다.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니, 어쩌면 자신은 성진을 그리워했는지도 몰랐다. 그의 얼굴과 목소리, 부드러운 말투나 다정한 몸짓뿐만이 아니라, 그의 키스와 애무, 격렬하고 끈덕지게 이어지던 섹스까지 그리워했던 것 같았다. 그가 그녀를 원하는 것만큼은 아닐지 몰라도 그녀 또한 그를 원하고 있었다.“정말 미쳤나봐.”자조적인 투로 작게 중얼거린 그녀가 뒤돌아섰다. 그리고 천천히 성진의 방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그와 함께 있고 싶었다. 그의 몸을 쓰다듬고, 그의 입술과 혀를 빨고 싶었다. 뜨거운 그의 것을 자신의 안에 품고 싶었다. 성진이 주는 쾌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