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식이 성진의 얼굴 표정을 살피더니 남자에게 차를 가져오라 일렀다.“일단 병원으로 가시지요, 형님.”“그 씨발 새끼…… 어떻게 되는지 지켜봐. 애비가 고위 공무원이라 오래 있지는 않을 거다. 나오면 묶어서 가둬놔.”“예, 형님.”자동차가 성진 앞에 섰고, 근식이 뒷좌석 문을 열었다.“담배.”근식은 주머니에서 담배와 라이터를 꺼내 성진의 손에 건넸다.병원으로 향하는 동안 성진은 담배를 물고 불을 붙였다. 라이터를 쥔 손이 부들부들 떨렸다. 민서 앞에 서기 전에 이 미칠 것 같은 분노를 다스려야 했다. 겁먹고 떨고 있을 그녀에게 화난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새벽 도로가에서 달리는 차에 뛰어들려하던 민서의 모습을 기억하고 있었다. 엉망으로 멍들고 찢어진 얼굴을 한 채 주눅 든 표정으로 흠칫흠칫 놀라곤 했었다. 계속해서 밀어내려하고 부담스러워하던 그녀를 겨우 편안하게 지내도록 만들었는데…….“씨발.”제발 그녀가 많이 다치지 않았기를 성진은 바라고 또 바랐다. 그와 얼굴을 마주했을 때, 그녀가 울어주기를 바랐다. 왜 옆에 없었냐고, 빨리 와주지 않았냐고 그를 원망해주기를 바랐다.‘엄마는…… 괜찮아, 성진아.’금방이라도 부스러질 듯, 앙상하던 여인이 슬프게 웃어보이던 장면이 뇌리에 남아있었다. 그리고 그 다음날 그의 엄마는 목을 맸다. 그가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왔을 때, 그의 아빠가 쓰러진 엄마를 걷어차고 짓밟는 것을 보고 달려갔었다. 하지 말라고 그만하라고 소리치며 엄마를 감싸 안았는데, 엄마가 너무 차가웠었다. 아무리 흔들어도 이름을 불러도 눈을 뜨지 않았었다. 그녀의 목에 감겨 있는 잘린 전깃줄에 충격을 받아 잠시 멍한 사이에, 그의 아빠는 그를 옆으로 던져버렸다. 그리고 ‘재수가 없는 년, 하다하다 별 지랄을 다 한다’는 내용의 욕설을 쏟아내며 다시 그의 엄마를 걷어차기 시작했었다. 그 뒤의 일은 잘 기억나지 않았다. 칼을 들고 있었고 몸에 피가 많이 묻어 있었다. 경찰이 있었고 변호사가 있었다.‘아버지는 몰라도, 어머니는 잘 보내 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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