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복도는 아침 햇빛이 얇게 스며드는 것만으로도조용히 따뜻해지는 공간이었지만,그 따뜻함과는 전혀 다른 긴장감이 은근하게, 그리고 깊숙하게 흐르고 있었다.민영은 정 회장의 침상 옆에 여전히 앉아 있었다.전보다 더 나아진 얼굴빛과 조금 더 분명해진 눈꺼풀의 움직임이 그녀의 마음을 조심스럽게 지탱하고 있었다.정 회장은 아직 완전히 눈을 뜨지 않았지만,그의 표정은 지난 며칠 사이 가장 편안해 보였다.민영은 그 모습을 바라보며 손끝에 힘을 주었다.“…아버지. 오늘은… 점점 더 좋아지시는 것 같아서 안심이에요."그녀의 목소리는 아주 조용했지만,그 속에는 기대와 두려움과 사랑이 서로 얽혀 있었다.그러다 갑자기 정 회장의 손끝이 다시 움직였다.이번에는 분명히, 의도적으로. 민영은 숨을 멈추고 정 회장의 얼굴을 들여다보았다.“아버지…?”정 회장의 눈꺼풀이 천천히, 아주 천천히 올라가며 빛을 받아냈다.흐릿한 눈동자가 오래 잠들었던 숲이 깨어나는 것처럼 조금씩 윤곽을 드러냈다.그리고, 그 시선이 민영을 향했다.민영의 입술이 떨린 채 작게 열렸다.“…아버지… 제… 목소리 들려요?”정 회장의 입술이 서툴게 움직였다.아직 말이 되지 않는 소리였지만 분명히 그녀를 향한 반응이었다.“영…아…”민영은 가슴 깊은 곳에서 뜨겁게 치밀어오르는 감정을 억누르지 못했다.“아버지… 저예요. 민영이요. 저, 여기 있어요…”그녀는 고개를 숙이며 정 회장의 손등 위에 이마를 가만히 기댔다.의료진이 들어오고 상태를 확인하며 조심스레 말했다.“분명하게 말씀드리기는 어렵지만, 지금 단계라면 간단한 단어나 반응이 점점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습니다.”민영에게는 그 말 한마디 한마디가 커다란 희망이었다.똑, 똑그때, 병실 문이 조심스레 두드려졌다.최강이 고개를 돌렸다.문틈 사이로 법무팀장 박진수가 모습을 드러냈다.평소보다 수척해 보였고 표정에는 숨기지 못한 피로가 어려 있었다.“민영 씨.”박 팀장은 조용히 말했다.“어제 상황 때문에… 밤새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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