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회장님의 딸은 모쏠입니다.: Bab 51 - Bab 60

211 Bab

51화. 당신이 다치도록 허락하지 않습니다.

복도 끝을 향해 뛰는 동안 민영은 자신의 심장이 너무 크게 뛰어 발걸음보다 먼저 앞으로 쏟아져버릴 것만 같았다.최강의 손은 민영의 손을 꽉 잡은 채 절대 놓을 생각이 없다는 듯 단단했고,그 단단함 속에 그녀는 처음으로 ‘아무것도 모르지만, 그래도 이 사람을 따라가면 된다’는 감각을 느꼈다.그러나, 그 감각은 복도 저편에서 스치는 한 줄의 그림자 때문에 순식간에 무너질 뻔했다.“…방금… 봤어요…?”민영은 숨을 몰아쉬며 속삭였다.“보지 마십시오. 앞만 보세요.”최강의 목소리는 평소보다 더 낮고, 더 짧고, 더 단호했다.하지만, 민영의 뇌는 이미 그 그림자를 다시 그려내고 있었다.드러나지 않은 얼굴.지나치게 느린 걸음.복도의 조명 아래 움직였다가 멈추는 실루엣.그리고, 그 실루엣이 자신이 가는 방향과 완전히 반대가 아니라는 사실.“…저 사람… 저희 쪽으로… 오는 거 맞죠…?”민영의 속삭임은 이미 거의 기도에 가까웠다.최강은 그녀를 잠시 바라보았다.그의 눈빛은 두 가지 사실을 말하고 있었다.“그래서 지키는 것이다.”그리고“당신은 몰라도 된다.”“정 사원. 5미터 뒤로 이동합니다. 제 뒤에서 벗어나지 마십시오.”“…네…”그들은 복도 측면의 작은 비상 회의실로 들어갔다.문이 닫히는 순간 민영은 무릎이 풀릴 듯한 느낌에 벽을 붙잡았다.최강은 그녀의 상태를 확인한 뒤 심호흡을 하라고 조용히 지시했다.“정 사원. 지금은… 정말 안전합니다.”그 말은 사실 ‘완전히’ 안전하다는 뜻이 아니었다.단지 지금 이 공간 안에서만 그렇다는 뜻이었다.그러나 민영은 그 차이를 이해할 여력이 없었다.그녀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누가… 왜… 왜 나를…”그러나 그 말을 끝까지 채우지 못했다.무전기에서 또 다른 음성이 들렸다.[보안실]확실한 건 아닙니다만…누군가 16층 계단 쪽에서 멈췄습니다.정 사원님 이동 방향과… 가까워지고 있습니다.최강은 그 말이 끝나기도 전에 민영 앞으로 이동해 그녀의 어깨를 손바닥 전체로 붙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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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화. 다가오는 것들의 그림자

복도 바깥에서 들리는 작은 충격음은 마치 어두운 물속에서 멀리 울리는 돌멩이의 파문처럼민영의 몸속 어딘가를 서서히 흔들어놓았다.그녀는 숨을 들이쉬는 것조차 잊어버린 듯 작게 벌린 입으로 겨우 공기를 삼켰다.“……지금… 문 쪽에서… 들렸어요.”민영의 목소리는 자신의 귀에도 들릴 만큼 흔들려 있었다.최강은 잠시 그녀를 내려다보았다.그리고, 문 쪽으로 천천히 시선을 돌렸다.그의 눈빛은 그 어떤 군말도 허용하지 않는 철저한 경계 그 자체였다.“정 사원님. 상황이 어떻게 되든 제가 먼저 움직입니다.”그 말은 민영이 두려워하고 있는 모든 것들을 그가 먼저 가로막겠다는 의미였다.그러나 민영은 아직 알지 못했다.그 약속이 오늘만큼은 그가 지키기 위해 목숨 가까이까지 다가가야 할 수도 있음을.문 바깥에서 또 한 번, 아주 낮게 금속이 스치는 소리가 들렸다.민영은 반사적으로 몸을 움찔하며 최강의 팔에 손을 댔다.그 순간 그녀는 자신의 손이 떨리고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았다.“…저기… 누구죠…? 혹시… 직원인가요…?”그녀의 질문은 희망을 걸어보는 초라한 기도처럼 이어졌다.그러나 최강은 쉽게 대답하지 않았다.“확인 후 말씀드리겠습니다.”그의 말은 직접적으로 말하지 않은 하나의 진실을 품고 있었다.쉽게 단정 지을 수 없는 소리라는 것.문 바로 바깥에서 마치 누군가가 천천히… 어디론가 이동하는 발걸음이 들렸다.복도와 문 사이의 얇은 공간 하나가 민영의 심장을 조여드는 것 같았다.“…대리님… 여기… 안전한 거 맞아요…?”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한 발 뒤로 물러섰다.최강은 그녀의 움직임을 즉각 감지하고아주 자연스럽게 몸을 살짝 틀어 그녀를 자신의 그림자 안으로 감싸듯 섰다.“다시 이동해야 합니다.”민영의 눈이 크게 떨렸다.“……지금요…? 바깥에… 누가 있는데…?”“그래서입니다.”최강은 문 옆 패널을 확인하며 말했다.“정 사원님. 지금은 그쪽이 더 안전하지 않습니다.”민영은 무엇이 안전하고 무엇이 위험한지 이제 더 이상 판단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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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화. 17층의 그림자

복도를 따라 달리던 민영의 숨은 가쁜 호흡 사이에서 자꾸만 흔들려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처럼 들렸다.그녀는 뛰고 있다는 사실보다 뒤쪽에서 들리는 발걸음 소리가 자꾸만 자신들에게 맞추어지는 것처럼 들린다는 점 때문에 온몸이 굳어버릴 것 같았다.“대리님… 제발… 저 뒤에 누가 있는지…”그녀가 말끝을 맺지 못하자 최강은 달리는 와중에도 머리를 아주 잠시 돌려 말했다.“뒤돌아보지 마십시오. 정 사원님은 앞 보세요.”그의 목소리는 마치 흔들리는 배에서 중심을 잡아주는 닻처럼 민영의 내면을 간신히 붙들고 있었다.그러나 그 목소리가 끝나기도 전에 복도 끝에서 희미하게 움직이는 실루엣 하나가 민영의 시야 끝에 스쳤다.“…저기…! 대리님 저기—!” “알고 있습니다.”최강은 민영의 손을 더 강하게 쥐고 그녀를 복도 모서리로 빠르게 이끌었다.심층 회의실은 불투명한 강화문 두 개를 지나야 도착할 수 있는 공간이었고평소에는 임원급도 함부로 접근하지 못하는 구역이었다.그만큼 철저하게 고립되어 있었고, 그 고립이 지금만큼은 민영에게 필요한 보호였다.그들은 첫 번째 문을 지나며 최강이 비밀번호를 빠르게 입력했다.삑~ 문이 열렸다. 바로 그때였다.뒤편에서 금속이 바닥을 스치는 소리가 정확히 두 사람의 정지 타이밍에 맞춰 울렸다.와락~민영은 반사적으로 최강의 팔에 매달렸다.그녀의 손끝이 최강의 소매를 움켜쥔 채 떨릴 때최강은 한순간도 망설이지 않고 그녀를 앞으로 밀듯 감싸 안았다.“정 사원님. 문 안으로 들어갑니다. 지금.”민영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러나 그녀의 눈동자는 겁에 질린 초점이 흐트러진 채여전히 문 밖 어둠을 두려워하고 있었다.최강이 아이디 카드를 읽히려는 순간 문 오른쪽 벽면의 패널이 갑자기 꺼졌다.칙~ 민영이 놀라 비명을 삼켰다.“…고장 난 건가요…?”“고장이 아닙니다.”최강의 표정이 단단하게 굳었다.“누군가가 내부 전원을 건드린 겁니다.”보안실에서는 경보음이 끊임없이 울리고 있었다.강산은 나연의 진술을 정리한 문서를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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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화. 계단 아래서 들려오는 숨

비상문이 무겁게 닫히는 순간, 복도에서 들리던 발걸음 소리가 문 너머에서 한 번 더 울렸다.탁.민영은 그 소리에 전신이 얼어붙는 것처럼 움찔하며 최강의 옷자락을 더 세게 움켜쥐었다.계단실의 공기는 사무실과는 전혀 다른 냄새를 품고 있었다.누군가 자리를 비우고 난 뒤에 오래 내버려진 식지 않은 긴장 같은 냄새.민영의 숨은 얇고 짧고 자꾸만 새어 나갔다.“…대리님… 이 계단은… 안전한가요…”그녀의 목소리는 희미하게 떨려 마치 바람이 스치는 소리처럼 곧바로 공기에 흩어졌다.최강은 계단 아래를 잠시 내려다보았다.말은 하지 않았지만 그 침묵이 이미 대답을 담고 있었다.그 계단은, 누구에게도 완벽히 안전한 공간이 아니었다.그러나 지금 선택할 수 있는 길은 여기뿐이었다.“…정 사원님. 제가 앞장섭니다. 발끝 조심하고, 절대 제 손 놓지 마십시오.”그는 그렇게 말하며 민영의 손을 보다 확실하게 감싸 쥐었다.그 순간 민영은 자신이 두려워서가 아니라그가 지켜주겠다는 의지 때문이라는 사실을 아주 늦게 깨달았다.두 사람이 천천히 내려가려는 순간,계단 아래쪽에서 아주 미세하게 금속이 부딪히는 소리가 들렸다.챙.민영은 반사적으로 최강의 팔 뒤로 몸을 숨겼다.“……누구죠…? 여기도… 오는 거예요…?”그녀의 속삭임은 애타는 기도처럼 떨리고 있었다.최강은 그녀를 뒤로 감싸며 시그널을 보안팀에 보냈다.[최강 → 보안실]17층 비상계단 내 금속 소리.누군가 있을 가능성 높음.즉각 위치 추적 요망.그들이 움직인 것과 거의 동시에 보안실에서는 경보가 더 크게 울려 퍼졌다.보안팀 매니저가 모니터를 향해 외쳤다.“17층 계단 쪽! 비인가 이동 신호 감지! 속도 빠르다. 바로 최 대리 근처야!”강산은 그 화면을 보며 숨을 깊게 들이마셨다.그리고 깨달았다.이건 단순한 내부 유출 사건이 아니라 외부 행동 인력이 건물 안에 실제로 들어와 있다는 의미였다.그는 방금 정리하던 보고서 파일을 밀어내고 즉시 이사회와 보안본부 쪽으로 공식 보고 라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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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화. 멈춰진 숨, 유일한 방패

철문이 ‘쾅~!’하고 닫히는 순간,민영은 그 문을 향해 몇 초 동안 숨을 멈춘 사람처럼 굳어 있었다.밖에서 들리는 발걸음 소리는 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었지만,그 거리감이 전혀 안전하게 느껴지지 않았다.오히려 문 바로 뒤에서 손이 뻗어 나올 것만 같은,차갑고 무서운 상상이 민영의 등뼈를 타고 조용히 내려갔다.“…대리님…”민영이 떨리는 목소리로 부르자, 최강은 그녀의 손을 더 단단히 잡았다.“정 사원님. 지금부터는 말하지 마십시오. 호흡만… 조용히.”그는 철문 손잡이를 장갑 낀 손바닥으로 덮었다.혹시라도 문이 움직이는 순간 그 미세한 떨림을 가장 먼저 느끼기 위함이었다.바깥은 조용했다.너무 조용해서 오히려 더 무서웠다.그러나 민영은 그 침묵 너머에서아주 미세하게, 귀에 간지러울 정도로 희미한 숨소리를 들은 것 같았다.그녀의 시야가 서서히 흐려졌다.“…누가… 왜… 저를 이렇게까지 찾는 건가요…?”그녀의 목소리는 절망이 아니라, 혼란에 잠긴 아이의 속삭임처럼 부드럽게 깨졌다.최강은 그녀의 손을 쥔 채 천천히 말했다.“당신 때문이 아닙니다. 당신의 이름 때문입니다.”그 말은 민영을 위로하는 동시에 그녀의 심장을 깊게 찌르는 진실이었다.그들은 철문에서 멀어지며 좁고 긴 금지 구역 통로로 들어섰다.이곳은 보안팀 일부를 제외하곤 누구도 다니지 않는 길이었다.사용되지 않는 서버실, 과거의 기록 보관 공간, 구형 장비들이 버려진 채 남아 있는 자리들.낡은 전등은 주기적으로 깜빡였고 그때마다 민영의 그림자가 바닥에 길게 늘어졌다.“……대리님… 여기… 너무 어둡…”그녀가 끝내 말도 잇지 못한 채 몸을 떨자,최강은 그녀의 허리 근처에 손을 가볍게 얹어 걷는 방향을 안내했다.“괜찮습니다. 제가 앞장섭니다.”민영은 그 말의 온도에 눈을 내리깐 채 고개를 아주 작게 끄덕였다.그러나 그 순간. 철문 바깥에서 발걸음 소리가 또렷하게 울렸다.탁…탁…이번에는… 아주 단단하고,한 걸음 한 걸음이 확실히 ‘목표를 찾아오는’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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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화. 문틈 사이로 스며드는 공포

철문 손잡이가 달칵 하고 돌아가는 순간,민영은 자신이 들이마신 숨이 차갑게 몸속 어딘가에서 조여오는 느낌을 받았다.바깥에서 들리는 발걸음 소리는 더 이상 멀리서 들리는 그림자의 소리가 아니라명확히, 바로 이 문을 향하는 누군가의 의지가 담긴 소리였다.탁… 탁…민영의 손이 떨리다 못해 힘이 빠져 최강의 옷깃 위에서 미끄러질 듯 흔들렸다.“…대리님… 저…… 무서워요…”그녀의 목소리는 울음을 삼키는 소리와 거의 구분되지 않았다.최강은 문을 향해 등을 곧게 세운 채 민영의 손을 붙잡아 천천히 제 옆구리로 끌어당겼다.“정 사원님. 지금은 뒤돌아보지 말고 숨만 쉬십시오.”그러나 민영은 숨조차 제대로 쉬지 못했다.손잡이가 또 한 번 돌아갔다.달칵.그리고 철문 아래의 얇은 틈으로 ‘누군가의 그림자’가 또렷하게 드리워졌다.민영의 다리는 그 힘 없는 그림자 하나에 바로 무너져내릴 것처럼 흔들렸다.“…저… 저 사람… 저를 알아요……”그녀는 그 말조차 끝맺지 못했다.철문 뒤에서 저음의, 그러나 분명 인간의 목소리가 문을 가득 울렸다.“정민영.”민영은 그대로 굳어버렸다.입술이 붙은 듯 떨어지지 않았다.“…저…… 이름을…… 알아요……대리님…… 저 사람… 저를…… 아는 사람 같아요……”그 말은 공포 속에서 터져 나온 절망의 고백이었다.최강은 민영이 완전히 얼어붙는 것을 느꼈다.그는 민영의 손을 더 깊숙이 잡아 자신 쪽으로 끌어당겼다.그리고, 민영의 머리 위에 자신의 팔을 얹어 온몸으로 그녀를 감싸 안았다.민영은 그 품 안에서 한순간에 주저앉을 만큼 몸의 힘이 빠져나갔다.“…괜찮습니다. 정 사원님. 저기 있는 사람…결코 다가오지 못하게 할겁니다.”그 말은 위로가 아니라 확신에 가까운 선언이었다.그러나 철문은 그의 선언을 비웃듯 또 크게 흔들렸다.쾅.민영의 몸이 그 진동에 맞춰 떨리며 최강의 품 안에서 움츠러들었다.“…대리님… 문… 열리면……”그녀의 목소리는 갈라졌다.최강은 그녀의 뺨 가까이로 입을 가져가 한 번 더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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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화. 당신의 숨소리만 믿고

철문은 마치 안쪽에서 울부짖는 금속처럼 ‘쾅~’하고 크게 흔들렸다.그 충격은 철판을 통해 그대로 민영의 발끝까지 전해져 그녀의 무릎을 순간적으로 꺾어버릴 뻔했다.“…대리님…… 문… 문 열리는 거 아니에요…?”그녀의 목소리는 조금 전보다 더 얇게 떨렸고, 눈가에는 두려움이 흘러내릴 듯 맺혀 있었다.최강은 그녀가 흔들리는 것을 느끼자 그녀의 손을 잡아 자기 몸 쪽으로 강하게 끌어당겼다.“정 사원님. 절대 뒤로 넘어가지 마십시오.”그는 민영을 자신의 몸과 벽 사이에 숨기듯 두고 철문 앞에 다시 섰다.그의 어깨는 철문을 향해 빛 한 줄 새지 않는 벽처럼 굳어 있었고, 그 등 뒤에서 민영은 그가 만들어낸 그림자 아래 조금은 숨을 쉴 수 있었다.그러나 철문은 포기하지 않았다.쾅~쾅~그리고 그 움직임이 지속될 때마다문 아래의 좁은 틈으로 길고 뾰족한 그림자가 천천히 미끄러져 들어왔다.이번에는 발끝이 아니라 사람의 손.문틈 아래로 보이는 손가락은 마치 안쪽의 먼지를 확인하려는 듯 바닥을 스치며 조금씩 흔들렸다.민영은 그 광경을 본 순간 가슴을 강하게 울리는 비명을 입술로 억지로 막아 내렸다.“……손…… 대리님…… 손 보여요……저기…… 사람…… 있어요……”그녀의 온몸은 떨리고 있었고, 그 떨림이 최강의 허리 뒤에 닿아 그에게까지 그대로 전해졌다.그는 아주 낮게 말했다.“보고 있습니다.”그러나 그의 눈빛은 이미 전투태세에 가까웠다.그때 철문 바깥에서 낯선 목소리가 더 또렷하게 들려왔다.“정. 민. 영. 지금 문을 열어.”이번에는 속삭임이 아니었다.명확하고 또렷하고 ‘그녀의 이름을 알고 있는 자만이 부를 수 있는’ 호명.민영은 숨을 멈추며 최강의 뒤에서 작게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왜…… 왜…… 제 이름을………”그녀가 그 질문을 완성하지 못했다.왜냐하면 문틈 아래로 스며들던 손가락이 갑자기, 바닥을 짚고 몸을 더 가까이 끌어당기듯 움직였기 때문이다.슥~민영은 놀라 마치 어린아이가 공포에서 도망치듯 최강의 등에 얼굴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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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화. 얼굴을 본다는 공포

철문은 더 이상 단순히 흔들리는 금속이 아니었다.그 문틈 위로 드러난 한 남자의 윤곽 어둠에 젖은 눈매, 욕망도 감정도 느껴지지 않는 무표정한 입매,그리고 무언가를 ‘찾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숨이 멈출 만큼 서늘한 기운을 내뿜는 얼굴.민영은 그 얼굴을 보는 순간 몸속 깊은 곳까지 얼어붙는 듯한 감각을 느꼈다.“…저…… 저 사람…… 누구예요…”그녀의 속삭임은 거의 울음처럼 흘렀다.최강은 철문 앞에서 그 얼굴을 똑바로 노려보았다.그의 표정은 흔들림이 없었지만 눈빛은 이미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급박하고, 차갑고, 자신에게 닿는 위협이라면 무조건 부수겠다는 결의를 담은 눈빛.바깥의 남자는 손가락을 천천히 문틈 아래쪽으로 넣으며마치 안에 있는 누군가의 온도를 확인하려는 듯 바닥을 스쳤다.민영은 그 손가락이 문 아래로 들어오는 순간 숨이 멎은 듯한 상태로 말했다.“…대리님…… 제… 이름을…… 왜… 알아요…”그녀는 그것만 물었다.그 사람의 얼굴보다, 그 사람이 자신을 호명한 그 목소리가 더 무서웠기 때문이었다.그럼에도 최강은 단 한 번도 그녀를 보지 않았다.철문 너머의 그림자만을 주시하고 있었다.“정 사원님. 지금은 그걸 생각할 때가 아닙니다.”문틈 아래로 들어온 손가락은 이번엔 조금 더 길게, 문 안쪽으로 기어들어왔다.손끝이 민영 쪽을 향했다.민영은 비명을 삼켰다.“…대리님!!”그녀가 튀어 오르듯 몸을 움찔하자 최강은 순식간에 그녀의 허리를 잡아 자기 쪽으로 끌어당겼다.민영의 이마가 그의 쇄골 아래에 닿았다.그리고 그는 말했다.“괜찮습니다. 절대 당신을 잡게 두지 않습니다.”계단 쪽에서 들리던 전력 질주 소리가 바로 철문 앞까지 다다랐다.“최강!”강산의 목소리는 평소보다 훨씬 더 거칠었고, 두려움과 화가 동시에 담겨 있었다.민영은 그 목소리를 듣는 순간 그제야 입술을 떨며 고개를 아주 조금 들었다.“…강… 대리님…”그러나 대답할 시간도 없었다.철문 아래로 들어오던 손가락이 갑자기 방향을 틀어 최강 쪽을 향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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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화. 마지막 문턱에서의 선택

비상 통로는 밤새 비를 맞은 골목처럼 축축하고 차가운 공기를 품은 긴 어둠이었다.최강의 팔이 민영의 허리를 단단히 감싸고 있었고,그 품 안에서 민영은 떨리는 숨을 억누르며 그의 목선 아래로 몸을 숨겼다.그녀의 귀에 가장 가까이 들리는 소리는 바깥에서 망치질하듯 들려오는 철문 충격음도,뒤쪽 통로에서 울리는 신발의 거친 마찰음도 아니었다.조용하고 일정하지만,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깊고 무거운 호흡.민영은 그 숨을 붙잡듯 가느다란 손가락으로 그의 셔츠를 꼭 움켜쥐었다.“…대… 대리님…… 저… 너무 무서워요……”그녀의 목소리는 울음 직전의 떨림이었다.최강은 뛰면서도 그녀에게서 손을 떼지 않았다."정 사원님. 곧 안전해질겁니다… 저를 믿고 따라와주세요."그 말은 공포 속에서 길을 잃지 않게 하는 음성과도 같았다.그러나 뒤쪽에서 철문이 크게 부서지는 소리가 들렸다.쾅~!!!민영은 그 자리에서 무너져내릴 듯 몸을 떨었다.“…열렸어요…… 문… 열렸어요……”그녀의 속삭임은 거의 실신 직전의 타격처럼 떨렸다.최강은 그 떨림을 팔로 받쳐 들며 말했다.“예. 그러니 더 빨리 이동해야 합니다.”그는 민영을 들어올리듯 품에 안았다.그 순간 민영의 발끝이 공중에서 흔들리며 그녀의 두 팔이 그의 어깨 위에 걸렸다.그녀는 놀라 그를 바라보았다.“…대리님…… 저… 이렇게까지…”“지금은 빠르게 움직여야 합니다.”그 말은 어떤 변명도, 어떤 겸손도 없었다.그저 그녀를 살리기 위한 선택이었다.철문이 열리자마자 세 개의 실루엣이 금지 구역 안으로 조용히 흘러들어왔다.그들이 내는 발소리는 일반 사원들과는 전혀 다른 리듬이었다.고요하고, 정확하고, 목적을 향한 발걸음.강산은 그 모습을 보고 이를 악물었다.“…최악이군.”그는 무전기를 붙잡으며 말했다.“금지 구역 내부로 세 명 진입. 행동 인력으로 보임. 목적은 특정 인물.”무전기 너머에서 소리가 들렸다.“해당 인물, 혹시”강산은 대답하지 않았다.그가 말하지 않아도 모든 사람은 알고 있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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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화. 손을 놓지 않으려는 마음

최고등급 회의실의 문이 완전히 닫히는 순간,문 너머에서 들리던 거친 발소리가 마치 벽 전체를 따라 울리는 진동처럼 잔향을 남겼다.민영은 그 소리만으로도 다시 다리가 풀릴 것 같아 최강의 소매를 꽉 붙잡았다.손끝이 차가웠고, 그 떨림이 그에게까지 전해질 정도로 미세하게 흔들렸다.“…대리님…… 아직… 쫓아오고 있는 거죠…?”그녀의 목소리는 금방이라도 부서질 것 같은 유리처럼 얇았다.최강은 숨을 고르며 민영의 어깨를 감싸 그녀를 천천히 벽 쪽으로 이동시켰다.“괜찮습니다.”그의 음성은 낮았고, 그 안에 담긴 온도는 이전보다도 더 부드러웠다.“여기는 쉽게 들어올 수 있는 곳이 아닙니다. 그러니까… 조금만 숨을 고르세요.”민영은 고개를 끄덕이려 했지만 그러려는 순간, 목 뒤로 식은땀이 흘렀다.“저… 조금 전… 문틈으로 봤어요.”그녀는 손을 입술에 가져가 떨림을 막으려 했다.“그 사람이… 저를…분명히 보고 있었어요…”그 말에 최강의 눈빛이 아주 잠시 어두워졌다.그 눈빛은 분노가 아니라 민영이 느낀 공포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사람의 표정이었다.그는 가까이 다가가 민영의 손을 가볍게 감싸며 말했다.“…그 눈, 이제 여기까지 오지 못합니다. 그러니까… 저만 보고 계세요.”민영은 그 순간에야 처음으로 자신이 ‘살아남았다’는 사실을 실감하듯 작게 숨을 내쉬었다.“대리님이… 계셔서… 저… 여기까지 왔어요.”그녀의 고백 같은 속삭임에 최강은 대답 대신 그녀의 손을 더 단단히 감싸는 것으로 답했다.강산은 닫힌 문 앞에서 숨을 몰아쉬며 귀를 기울였다.뒤쪽 복도에서는 행동 인력 셋이 서로 신호를 주고받는 소리가 아주 낮게 울렸다.“젠장…”강산은 이를 악문 채 속삭였다.“왜 이런 상황이… 정 사원에게…”그의 목에는 아직도 금지 구역에서 뛰어온 열기와 분노와 책임감이 복잡하게 얽혀 있었다.그는 보안팀 무전기를 세게 쥐며 말했다.“절대… 저 문 안으로 못 가게 해야 한다. 그 안에는…”그는 말끝을 삼켰다.그 안에는, 그 사람의 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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