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회장님의 딸은 모쏠입니다.: Chapter 61 - Chapter 70

211 Chapters

61화. 무서워도 도망치지 않는 이유

민영은 그 말에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그러나 그 안도감은 여전히 불안의 그림자를 완전히 지우지 못했다.“…그래도… 아버지가 지금 이런 상황을 아시면…얼마나 또… 저 때문에 마음 졸이시겠어요…”그녀의 말끝에 묻어 있는 마음은 자기 공포보다 아버지의 마음을 먼저 떠올리는 딸의 마음이었다.최강은 그 마음을 알기에, 잠시 말없이 그녀를 바라보다 부드럽게 말했다.“그러니까… 더더욱… 끝까지 버티셔야 합니다.”민영이 고개를 들었다.“정 사원님이 여기서 버텨주는 것.그게… 정 회장님께 드릴 수 있는 가장 큰 효도일지도 모릅니다.”“……효도요…?”“정 회장님이 가장 바라는 건, 정 사원님이… 무사한 채로, 당신의 자리에서 서 있는 모습일 테니까요.”민영은 입술을 꾹 깨물었다.“…그렇게 말해주시면… 버텨야겠다는 생각이… 조금 더 나요.”그리고 아주 작게 덧붙였다.“무서워도요.”강산은 세 사람과 거리를 유지한 채 계단 쪽으로 비스듬히 서 있었다.“회의실 안에는 누가 있다는 겁니까.”남자가 묻자,강산은 가볍게 웃듯 숨을 내쉬었다.“그걸 왜 저한테 물으십니까. 원래 안다는 사람들 아니었습니까.”짧게 부는 바람 같은 냉소였다.남자의 눈매가 아주 살짝 가늘어졌다.“당신, 그 안에 누가 있는지… 알고 있군요.”강산은 고개를 끄덕이지도, 부정하지도 않았다.“…그쪽은, 누가 있다고 생각하고 찾아온 겁니까.”“우리가 찾는 사람.”남자는 담담하게 말했다.“이 건물의 주인이 될 사람. 혹은… 우리가 데려가야 할 사람.”“데려가요…?”강산의 목소리가 낮게 떨렸다.“여긴… 납치 현장이 아닙니다. 회사입니다.”“경계선은 언제든 바뀔 수 있는 법이죠.”남자의 시선이 회의실 문으로 향했다. “그 사람이… 여기 들어온 이상.”그 말에 강산의 눈빛이 바짝 서늘해졌다.그는 천천히 숨을 들이쉬고 주먹을 세게 쥐었다 폈다.“…정말… 정말로… 상대가 잘못된 것 같습니다.”남자는 고개를 기울였다.“누가 잘못됐다는 겁니까.”강산이 대답했다.“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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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화. 부딪히는 그림자들

회의실 안의 공기는 숨을 작은 틈으로 흘리듯 조용했지만,문 밖 복도에서는 어둡게 가라앉았던 긴장감이 마침내 부서지기 시작했다.쿵! 탁!벽에 무엇인가 부딪히는 소리가 방 안까지 스며들었다.민영은 그 순간 어깨를 움찔하며 손끝을 무릎 위에서 꼬옥 맞잡았다.“…지금은… 말로 막는 게 아니죠…?”그녀의 목소리는 낮았지만, 여전히 떨림을 감추지 못했다.최강은 복도로 향한 시선을 잠시 거둔 뒤 민영에게 천천히 돌아섰다.“…아마… 이제는 말로 멈출 수 있는 단계가 아닙니다.”민영은 그 말의 의미를 이해하면서도 희미하게 고개를 끄덕였다.“강 대리님… 괜찮으실까요…?”“그 사람이… 쉽게 밀릴 사람은 아닙니다.”최강이 부드럽게 답했다.“하지만 셋을 혼자 막기는… 많이 벅찰 겁니다.”민영의 표정에 걱정이 선명하게 번졌다.“…그럼… 도움은요…? 누가… 와줄 사람이…”최강은 짧게 숨을 쉬었다.“…이미 오고 있을 겁니다.그 사람은… 항상 위협이 생기면 가장 먼저 움직이는 쪽이라서요.”민영은 그 말이 위로인지, 혹은 불안의 예고인지 구분할 수 없었다.그래도 누군가 오고 있다는 말 하나만으로 심장이 조금은 가라앉았다.한편, 복도. 강산의 등은 벽에 반쯤 밀린 채로세 명 모두를 상대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었다.하지만 그 눈빛은 밀려난 자의 것이 아니라오히려 지금부터 ‘밀어붙이겠다’는 결의가 서려 있었다.가장 앞에 있던 남자가 다시 강산 쪽으로 다가오며 말했다.“몇 년 근무했습니까.”“그걸 왜 묻죠.”강산은 짧게 숨을 고르며 비웃었다.“여기서 오래 일했다고 당신 같은 사람을 상대한 경험이 있는 건 아니니까요.”“그러면…”남자는 고개를 아주 조금 기울였다.“짐작은 하겠군요.”“무슨 짐작요.”“우리가 멈추지 않는다는 것.”그 말과 동시에 옆에 있던 남자가 몸을 날렸다.휘익!강산은 순간적으로 몸을 틀어벽 쪽으로 파고들며 발로 그 남자의 복부를 밀쳤다.쿵!한 명이 밀려나자 다른 한 명이 바로 이어서 주먹을 내질렀다.강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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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화. 대신 서겠다는 마음

순간, 복도 공기가 조용히 뒤집혔다.‘확보한다.’그 한 마디가 떨어지는 소리만으로도 공기는 방향을 잃고 휘청거리는 것 같았다.나연은 자기 귀로 그 말을 들으면서도 도망치지 않았다.오히려 한 발을 더 내디뎠다.“…그래요. 저를… 데려가세요.”목소리는 떨렸지만, 그 떨림 안에 단단한 것이 있었다.강산은 그 모습을 보는 순간 숨이 턱 막혔다.“유나연 씨!”그는 거의 외침에 가까운 목소리로 나연을 불렀다.“그게 지금… 무슨 말도 안 되는”“말 되는 짓이에요.”나연은 그를 바라보지도 않고 말했다.“저… 여기까지 오는 길에 계속 생각했거든요.”그녀는 자신의 가슴께를 꽉 움켜쥐었다.손끝에 힘이 너무 들어가 손등이 하얗게 질릴 만큼.“…이 상황이… ‘누구 때문에’ 시작됐는지요.”강산의 표정이 괴롭게 일그러졌다.“그렇게 말하지 마십시오.”그는 낮게 읊조렸다.“이건 유나연 씨 한 사람 탓이 아닙니다.”“그래도… 제가 아니었으면…이렇게까지 커지지 않았겠죠.”나연의 목소리가 조금 갈라졌다.“제가 처음에… 처음부터…그 사람들이랑 말을 섞지 않았더라면…”그녀는 입술을 깨물었다.눈가가 뜨겁게 젖었지만 눈물은 쉽게 떨어지지 않았다.“그래서… 이 정도는…제가 대신 감당해야 맞는 것 같아요.”그녀의 말은 자기 자신에게 내리는 판결 같기도 했고,어디까지나 선택의 끝에 서 있는 사람의 고백 같기도 했다.행동 인력 셋은 아직 움직이지 않고 있었다.그 중 한 명이 물었다.“당신을 데려가면… 문 안에 있는 사람은 가만히 있습니까.”“네.”나연은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그 사람은… 제 대신 살고 싶어 할 거예요. 제가 봐서 그래요.”그 말에는 어디까지나 그녀 나름의 확신이 있었다.“제일 늦게까지… 자신보다 남의 걱정을 먼저 하는 사람이에요.그래서… 제가 먼저 나서는 게 맞아요.”강산이 이를 꽉 물었다.“그게… 왜 유나연 씨 몫입니까.”나연이 처음으로 강산 쪽을 돌아봤다.눈빛이 흔들렸지만, 그 안에는 분명한 것이 있었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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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화. 엇갈린 발소리

복도는 누군가 숨을 참은 채 천천히 걸어갈 때의 그 길고 얇은 긴장처럼 모든 소리가 가라앉아 있었다.행동 인력 세 명이 나연을 둘러싼 순간, 공기 자체가 아주 작게 눌리는 듯했다.그들의 그림자가 나연의 발끝에 닿더니 조금씩, 아주 조금씩 몸을 감싸기 시작했다.마치 그녀가 ‘잡힌’ 사람이 아니라, 스스로 걸어 들어간 자리인 것처럼.“움직입니다.”맨 앞에 있던 남자가 말했다.말투는 사무적이었고, 어디에도 감정이 없었다.나연은 그 말이 신호가 되어 천천히 숨을 들이켰다.“…네. 갈게요.”그녀는 자기 발로 그들 사이로 걸어 들어갔다.그 순간이 어쩌면 그녀가 가진 마지막 용기였는지도 몰랐다.강산은 그 모습을 그저 보고만 있어야 했다.“유나연 씨.”그는 거의 속삭이듯 말했다.하지만 그 속삭임에는 붙잡고 싶은 절박함이 담겨 있었다.나연은 잠시 멈춰 강산을 바라봤다.“…왜요.”“아직… 아직 늦지 않았습니다.”그가 조심히 말했다.“돌아갈 수 있습니다. 지금이라면… 나도… 도울 수 있습니다.”그 말은 누구보다도 진심이었다.어쩌면 그는 평생 말이라고는 잘 하지 않던 사람이었기에 그런 말들이 더 벅차게 느껴졌다.나연의 눈가가 또렷하게 흔들렸다.“…강 대리님.”조용한 목소리, 부드럽지만, 확실하게 울리는 목소리였다.“저… 누군가에게 ‘도움 받을 자격’ 같은 게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그녀는 진심으로, 자기 자신을 향해 그렇게 믿고 있는 얼굴이었다.“제가 저지른 일은… 제가 감당해야죠.”행동 인력 중 한 명이 조용히 말했다.“대화는 끝냈으면 합니다.”그러자 나연은 다시 강산 쪽을 향해 아주 미세하게 고개를 숙였다.“…미안했어요. 그리고… 고마웠어요.”강산은 한 발 앞으로 나섰다.하지만, 그 앞을 검은 장갑 낀 팔이 가로막았다.“접근 금지.”마치 그 이상의 설명이 필요 없다는 듯 단호한 목소리였다.강산은 그 가로막힌 팔을 한참 동안 보다가 천천히 주먹을 내려놓았다.“…유나연 씨.”그는 마지막으로 불렀다.말 끝이 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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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화. 조용히 무너지는 사람들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는 마지막 순간,나연의 얼굴은 희미한 불빛 속에서 작은 그림자처럼 흔들리고 있었다.그 문이 “딱” 하고 완전히 맞물리는 소리가 복도에 울리자,남은 공간은 누구의, 어떤 감정도 머물 곳 없는 삭막한 고요로 가득 찼다.강산은 그 닫힌 문을 마치 자신의 앞에서 누군가 작은 죽음을 선택하는 모습을 본 사람처럼 한동안 바라보기만 했다.움직이지도, 숨을 쉬지도 못한 채.“……하…”길고, 깊고, 바닥에서 올라오는 듯한 한숨이 강산의 입에서 새어나왔다.그 손이 천천히 벽을 더듬어 내려갔다.그는 평소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사람이었고,누군가 앞에서 목소리를 크게 흔들어보인 적도 없었다.하지만 지금의 강산은 누군가의 선택을 눈앞에서 막지 못한 사람의 얼굴이었다.그 어깨가 서서히 내려가는 모습은 패배가 아니라 ‘지켜주지 못했다’는 절망이었다.“…돌아오지 못할 걸 알면서도…”그는 거의 속삭이듯 말했다.“…왜… 왜 혼자 가려고 했습니까. 유나연 씨…”그 말은 나연에게 향한 것이기도 했지만,사실은 자기 자신에게 던지는 질문이었다.한참을 그렇게 서 있던 그는 마침내 몸을 천천히 돌렸다.회의실 방향. 그곳에는 아직도 지켜야 할 사람이 있었다.그녀를 두고 무너져 있을 여유가 그에게는 없었다.강산은 깊고 단단한 호흡을 들이켰다.그리고, 조용히 걸음을 옮겼다.그 걸음에는 복잡한 감정이 얽혀 있었지만 하나만은 분명했다.누군가의 희생이 헛되지 않게 하겠다.민영은 어떻게 된 일인지 아까보다 더 조용해진 복도 소리를 느끼며 단정하게 손을 모으고 있었다.하지만, 손바닥 사이에 갇힌 온기는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대리님.”“네, 정 사원님.”“아까보다 더… 조용해졌어요.”그녀의 목소리는 막 비가 쏟아지기 직전의 공기처럼 불안과 감각이 혼재되어 있었다.최강은 그 조용함이 어떤 의미인지 대략 짐작하고 있었다.그러나 그걸 그대로 말할 수는 없었다.“…상황이 한 번 바뀌었다는 뜻입니다.”“좋게 바뀐 건가요…?”“아직은… 판단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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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화. 열려버린 문, 드러난 진실

문이 열리는 소리는 어쩌면 아무 의미 없는 작은 금속음일 수도 있었다.하지만 지금 이 공간에서는 복도의 공기와 시간,심지어 사람의 운명까지 바꿔놓는 결정적인 균열이었다.그 문틈 사이로 조용히 모습을 드러낸 민영은마치 밝은 곳에서 어둠으로 걸어 들어오는 사람처럼 단번에 눈에 들어왔다.한 손은 문고리에 여전히 걸려 있었고,다른 손은 가슴께에서 조심스럽게 움켜쥐고 있었다.그 손짓에 담긴 떨림이 복도 전체를 부드럽게 흔들어 놓았다.강산은 믿기기 어려운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정 사원님.”그의 목소리는 고막 깊이 낮게 울렸다.“여긴… 절대 나오시면 안 되는 자리입니다.”민영은 그 말이 얼마나 위험한 경고인지를 알면서도 멈추지 않았다.“…대리님.”그녀의 목소리는 낮았고, 부드럽게 떨렸다.“밖에서 들리는 소리가… 너무 달라졌어요. 더 이상… 기다리고 있을 수가 없었어요.”그녀는 강산에게 천천히, 조심스럽게 다가왔다.“저 때문에… 누가 다치는 건… 정말 싫어요.”그 말은 자신의 위험보다 타인의 상처가 먼저 떠오르는 사람의 목소리였다.강산은 잠시 눈을 감았다.그 속에서 세상이 조용히 흔들렸다.“…정 사원님.”그는 깊게 숨을 들이쉬고 조금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누가 다치고 있는지도 모르는 상태에서밖으로 파고드는 게 더 큰 위험일 수도 있습니다.”민영은 그 말을 듣고도 두 손을 조용히 모은 채 고개를 숙였다.“그래도… 제가 숨는 동안 누군가 대신 다치는 건 견딜 수가 없어요.”그녀의 말은 조용한 울음처럼 흔들렸지만 정말로 울음은 아니었다.한 사람이 지켜야 한다고 믿는 마음이 흔들림 속에서도 중심을 잡고 있는 소리였다.그때였다.복도의 반대편, 아까 남자 셋이 사라졌던 방향에서 소리가 흘러오기 시작했다.아주 낮고, 그러나 분명한 소리.찰칵…찰칵…뭔가 장전되는 듯한 기계음.그 뒤를 따라 무거운 발자국이 서서히 복도로 스며들었다.강산의 몸이 즉각 반응했다.“정 사원님.”그의 목소리가 달라졌다.단호함보다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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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화. 두 번째 그림자가 다가올 때

복도 끝에서 들려오는 발걸음은 아까와는 결이 달랐다.첫 번째 무리가 ‘조용히’ 접근하려 했다면,이번 발걸음에는 그 조용함마저 버린 노골적인 침투의 기척이 실려 있었다.툭…툭…툭…발뒤꿈치가 바닥을 짚는 소리가 복도를 따라 길게 길게 뻗어왔다.한 걸음마다 공기의 온도가 바뀌는 것처럼 냉기가 더 깊어졌다.민영은 멈춰 선 채 그쪽을 바라보았다.숨을 들이마신 것도 아닌데 가슴이 조였다.“…또 와요.”그녀의 목소리는 거의 속삭임에 가까웠다.강산은 자기도 모르게 한 발 앞으로 나서며 그녀와 그림자 사이에 섰다.“정 사원님 뒤로.”그의 목소리에는 명령이라기보다 본능에 가까운 충동이 실려 있었다.하지만 그보다 먼저 최강이 움직였다.그는 민영의 손목 근처를 다시 한 번 잡을 듯 말 듯 감싸며 말했다.“정 사원님. 지금 이 순간만큼은 저를 믿고 따라오셔야 합니다.”그 말은 감정이 담긴 부탁이 아니라 그녀의 생존을 최우선에 둔 ‘지키는 사람’의 단단한 의지였다.그러나 민영은 그 한마디에도 쉽게 움직이지 못했다.“…저 때문에 또 누가 다칠까요…?”그녀의 눈은 복도 끝에서 어둠을 가르고 다가오는 실루엣과,눈앞에서 자신을 지키려는 두 남자 사이에서 할 말을 잃은 아이처럼 떨렸다.“정 사원님.”최강의 목소리가 조금 더 낮아졌다.기둥처럼 단단해지는 순간의 목소리였다.“살아야 할 사람이 밖으로 나오면 안 됩니다.”민영은 숨을 멈추었다.“…살아야 할 사람…”그 단어가 그녀의 귀에 오래 머물렀다.어둠을 가르던 실루엣이 마침내 복도에 모습을 드러냈다.이번엔 셋이 아니었다.둘. 하지만 첫 번째 무리보다 훨씬 조직적이고 발걸음이 일정했다.“확인.”앞선 남자가 말했다.“목표는 요소분리 이쪽이다.”그들은 민영을 보지도 않고, 복도 배치와 그림자 움직임만으로 민영의 위치를 정확히 찾아냈다.강산이 속으로 끔찍한 예감을 느꼈다.“…저 사람들은 아까와 다릅니다.”그가 낮게 말했다.“추격조입니다.”민영은 그 단어만으로도 다리가 조금 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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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화. 단 한 걸음도 물러설 수 없는 이유

문이 닫히는 순간, 민영은 양손으로 문손잡이를 감싸쥐고 그 자리에 붙박인 듯 서 있었다.문 하나를 두고 세상이 둘로 나뉘는 기분이었다.안쪽은 숨을 이어갈 수 있는 곳.바깥은 누군가가 대신 위험을 맞서고 있는 곳.그리고 그 경계는 철제 문 한 장이 전부였다.하지만 그 문 뒤에서 들리는 숨소리와 움직임은민영에게 문이 결코 단단한 경계가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고 있었다.쿵…복도 어딘가에서 울린 둔탁한 발걸음.그 소리가 벽을 타고 그녀의 손끝을 때렸다.“대리님…”민영은 문에 살짝 이마를 기댔다.문 틈에서 스며드는 차가운 금속 냄새가 가슴 깊숙이 내려앉았다.“제발… 다치지 마세요…”그 말은 바깥까지 들리지 않는 작은 속삭임이었지만그 속에 담긴 떨림만큼은 문 틈을 넘어갈 듯 진했다.최강은 그 어떤 무기보다 날카로운 눈빛으로 추격조 둘을 바라보고 있었다.그들의 발걸음은 거칠지 않았다.아까와 달리 숨을 숨기지도 않고, 정확하게 리듬을 맞추며 다가오고 있었다.“목표는 회의실 내부.”앞선 남자가 입을 열었다.“방해되는 인원은”“그만두시죠.”최강은 조용히 말을 끊었다.그 말투는 도발이 아닌, ‘여기서 더 이상 지나갈 수 없다’는 확고한 단선이었다.강산도 옆에서 자세를 낮추며 말했다.“지금 이 복도에서단 한 명도 더 지나갈 수 없습니다.”남자 둘은 서로에게 한 번 고개를 끄덕이더니 움직임을 취했다.위잉~어딘가의 작은 기계가 켜지는 소리가 났다.강산은 그 소리만 듣고도 무엇이 작동됐는지 본능적으로 알아차렸다.“…전파 간섭 장치?”그는 이를 악물었다.“무전을 끊으려는 거군.”그러자 남자가 입꼬리를 올렸다.“반응이 빠르군. 그렇다면 이야기는 빠르게 끝낼 수 있겠지.”그 말과 동시에 두 남자가 동시에 움직였다.하나가 좌측 벽으로 파고들고, 하나는 복도 중심선을 따라 정면으로 돌진했다.최강은 단 0.2초 만에 판단을 내렸다.정면으로 달려오는 남자의 팔을 붙잡아 강하게 꺾고, 그 반동으로 벽에 밀어붙이며 몸을 낮췄다.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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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화. 문을 사이에 두고 흔들리는 마음

문 너머에서 들려오는 소리는 더 이상 단순한 충돌음이 아니었다.금속과 살이 부딪히는 둔탁한 소리,누군가가 숨을 몰아쉬며 뒤로 미끄러지는 기척,벽면에 손바닥이 강하게 닿는 소리…그 모든 것이 민영의 가슴으로 그대로 파고들었다.그녀는 문손잡이를 붙잡은 채 떨리는 숨을 여러 번 토해냈다.“…안 돼… 이대로 가만히 있을 수 없어…”문 안쪽의 고요는 안정이 아니라 고립이었다.문 밖의 혼란은 두렵지만, 그 두려움 안에 지켜야 할 사람들이 있었다.그 사실이 그녀의 발목을 계속 흔들고 있었다.쾅!이번 충격은 회의실 바닥까지 미세하게 진동을 주었다.민영의 손이 문손잡이에서 미끄러질 뻔했다.그리고 이어지는 소리.헉~!누군가 짧게 숨을 삼키는 소리.그 소리에 민영의 심장이 그대로 멈춘 듯했다.“…대리님…?”그녀가 부르는 목소리는 금방이라도 터질 듯한 불안으로 젖어 있었다.복도에서는 최강의 숨이 조금 거칠게 들리기 시작했다.그는 추격조의 팔을 붙잡아 크게 꺾으며 상대 몸을 바닥으로 내려찍었다.쾅!그러나 동시에 다른 한 명이 뒤에서 최강의 옆구리를 향해 강한 타격을 날렸다.퍽!최강의 몸이 잠시 흔들렸다.그 틈을 민영은 문 너머로 정확히 느껴버렸다.“…안 돼…!”그녀는 문을 향해 몸을 기울였다.손끝에 힘이 들어가 문손잡이가 미세하게 삐걱였을 정도였다.그러나, 문 바깥에서 그녀의 이름이 낮고 깊게 울렸다.“정 민 영.”민영은 그대로 굳었다.지금까지 들어왔던 그의 목소리와는 완전히 달랐다.애써 감정을 눌러 담은 차분하고 고요한 톤.그러나 그 고요 속에 그녀가 한 발도 더 나오는 것을 절대 허락할 수 없다는 단단함이 있었다.“문 열지 마세요.”그는 숨을 고르며 말했다.“지금 문을 열면… 당신만 위험한 게 아니라우리가 당신을 지키는 이유도 모두 무너지게 됩니다.”민영의 위아래 입술이 살짝 떨렸다.“…근데… 대리님이… 다치잖아요…”문 너머에서 최강의 답이 잠시 늦게 돌아왔다.그 짧은 침묵 동안 민영의 눈 끝에 뜨거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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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화. 갈라진 어둠 끝의 발소리

복도 끝에서 정 회장의 실루엣이 모습을 드러냈을 때,공기는 단숨에 다른 결을 띠었다.빛이 어둠을 가르는 것이 아니라, 어둠이 스스로 갈라져 길을 내주는 느낌.그 길의 끝에 선 사람은 오랜 시간을 버텨온 마음과그 마음에 새겨진 상처를 증명하듯 조용히 걸음을 옮기고 있었다.정 회장은 흔들림 없이 걸어오고 있었지만,그 한 걸음 한 걸음마다 자신의 체중을 지탱하는 데얼마나 큰 고통을 견디고 있는지 그의 자세가 말해주고 있었다.구부러지지 않은 등.천천히, 그러나 확실한 발걸음.그리고 복도 깊이로 스며드는 숨소리.그 숨은 아픈 사람의 숨이 아니라 결의를 품은 사람의 숨이었다.추격조 둘은 정 회장을 인지하자 공격하던 동작을 그대로 멈췄다.한 명은 벽에 붙은 채,한 명은 낮은 자세로 몸을 굽힌 채 더 이상 움직이지 않았다.그리고, 그들의 눈빛이 아주 짧은 순간 흔들렸다.“확인.”추격조 앞에 선 남자가 말했다.“인물 식별.”뒤에 있던 남자가 대답했다.“정… 찬영. 라오네트 초대 회장.”최강과 강산은 한순간 긴장이 더 깊어지는 것을 느꼈다.회장의 존재는 이 공간에서 누구보다 위험했고누구보다 지켜야 하는 존재였기 때문이다.추격조가 그를 본 순간 목표의 우선순위가 어떻게 달라질지 예측할 수 없었다.강산이 이를 깨물었다.“…이 시점에 회장님이 왜…”최강은 말없이 정 회장을 바라보며 천천히 자세를 바로 세웠다.그의 눈빛은 지금까지와는 달랐다.적을 대하는 눈빛도 아니고, 경비 업무의 냉정함도 아니었다.‘지켜야 할 사람.’그 마음 하나가 그의 몸을 완전히 다른 결로 채웠다.문 너머에서 들려오는 기척 중 가장 익숙한 소리가 있었다.그 소리는 그녀가 어릴 적 아버지가 집에 들어올 때마다복도 끝에서 들리던 발소리였고,잠들기 전 저녁 식탁에서 뒤늦게 들어오던 아버지의 숨이기도 했다.“…아버지…?”민영은 문에 손을 올린 채 그 발걸음을 따라 천천히 내려가는 숨을 삼켰다.“왜… 여기…?”그녀는 아버지가 지금 이 복도에 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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