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도는 조용했다.하지만 그 조용함은 평온이 아니라 폭풍이 닿기 직전, 공기가 고요하게 가라앉는 순간과 닮아 있었다.문 틈 아래로 스며드는 빛들이 민영의 떨리는 손끝을 비추었다.그 손끝은 조금만 더 떨리면 문을 밀고 나가 울음과 함께 부서져버릴 것 같았다.그리고 그 맞은편에서, 정 회장은 그 문을 향해 마지막 힘으로 시선을 들고 있었다.그 시선은 “딸을 보고 싶다”는 소망 하나만으로여기까지 버티게 한, 그의 남은 삶을 모두 끌어다 만든 불꽃 같았다.최강은 손을 문손잡이에 올린 채 아주 작은 숨을 토했다.“…준비되셨습니까, 정 사원님.”문 너머의 민영은 눈물을 닦지 못한 채 대답했다.“네… 대리님… 열어주세요…”그녀의 목소리는 이미 문 앞에서 무너지고 있었지만그 무너짐이 그녀를 한발 더 앞으로 이끌고 있는 듯했다.강산은 최강의 반대편에서 정 회장의 어깨와 머리를 받치며 말했다.“대리님, 문 열리면 회장님 상태 급격히 변할 수 있습니다.그 순간 조심해야 합니다.”최강은 고개를 끄덕였다.지금 이 문을 열면 정 회장은 분명 딸을 보려 몸을 움직이려 할 것이다.그 움직임 하나가 그의 몸을 얼마나 더 흔들지 아무도 알 수 없었다.하지만, 문 너머에서 울고 있는 민영의 숨소리가 그 문을 더 이상 닫아둘 수 없게 만들고 있었다.최강은 문손잡이를 천천히 돌렸다.철컥~!!문틀이 아주 미세하게 움직였다.문이 열리는 순간 문이 밀리며 빛이 양쪽 공간에 동시에 스며들었다.민영은 문이 열리는 그 순간,마치 자신의 심장이 문틈 사이로 넘쳐흘러 복도로 쏟아져 나가는 것처럼 느꼈다.그녀는 재빨리, 그러나 흔들리는 발걸음으로 문 밖으로 나왔다.그리고, 복도의 한가운데에서 그녀의 시야가 정 회장을 향해 멈춰 섰다.“……아버지……”그 한마디가 복도 전체의 공기를 잡아당겼다.정 회장은 이미 거의 의식을 잃은 상태였다.머리는 최강의 어깨에 기대고,눈은 반쯤 뜨였으나 시선은 오직 한 방향 민영을 향하고 있었다.민영은 두 손으로 입을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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