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접실 문이 닫히는 순간, 공기가 달라졌다. 방금 전까지는 창업주와 손녀가 마주 앉아 있던 자리였다. 그런데 이제는 아니었다. 이다정은 알고 있었다. 조금 전 그 방 안에서 끝난 건 권한 조정안이 아니라, 자신을 바깥 사람처럼 다루던 시선이었다. 이제부터는 다르다. 저들은 더 이상 자신을 잘라낼 대표로만 보지 못한다. 안으로 들어온 사람. 그게 지금의 이다정이었다.복도는 여전히 조용했다. 너무 조용해서, 방금까지 창업주 이름이 오갔다는 게 거짓말 같았다. 정유리는 태블릿을 품에 안은 채 먼저 움직였다. 걸음이 빨랐다. 평소보다 말도 없었다. 그게 오히려 지금 자료가 얼마나 독한지 보여줬다.이다정은 응접실 문에서 몇 걸음 떨어진 뒤에야 천천히 숨을 내쉬었다. 그 짧은 숨 하나에 방금 전 대화가 전부 섞여 있었다. 권한 조정안. 비서실 재검토. 미국 자문 계약 중단. 그리고 마지막 말.이제는 빠질 수 없다.좋아.원래도 그럴 생각은 없었다. 다만, 이제는 저쪽도 그걸 알게 됐다는 게 중요했다.그때 김다온이 아주 낮게 말했다.“괜찮으십니까.”이다정은 바로 답하지 않았다. 복도 끝 창문으로 시선을 던졌다가, 천천히 그를 봤다. 방 안에서는 끝까지 아무 말 없이 서
최신 업데이트 : 2026-06-06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