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실 안은 이미 회의실이 아니었다. 의자는 밀려 있었고, 서류는 흩어졌고, 공기는 차갑게 식어 있었다. 문 안쪽 바닥에는 보안실 복장을 한 남자 둘이 눌려 있었다. 박문석은 얼굴이 하얗게 질린 채 테이블 끝에 기대 있었다. 그리고 그 한가운데, 이다정은 한 걸음도 물러서지 않은 채 서 있었다.김다온의 이어폰에서는 낮은 보고가 이어지고 있었다.“최실장 동선 확인 중.”“윤상무 연락 두절.”“부회장실 라인은 아직 반응 없음.”짧고, 빠르고, 정확했다.이다정은 그 말을 전부 들으면서도 표정 하나 바꾸지 않았다. 대신 천천히 바닥에 눌린 남자에게 시선을 내렸다.“최실장님이 그냥 정리만 하라셨다고 했죠.”짧게 묻는다.남자는 입꼬리를 비틀었다. 피가 입가에 묻어 있었다.“말 실수한 거 같은데.”이다정이 아주 미세하게 웃었다.
최신 업데이트 : 2026-05-05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