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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나의 기사가 되어줘: Chapter 111 - Chapter 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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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화

복도를 빠져나온 시각은 새벽 한 시를 넘긴 뒤였다.회사 건물 대부분은 불이 꺼져 있었다. 비어 있는 사무실 사이로 전략실 층의 조명만 유난히 밝게 남아 있었다.이다정은 걸음을 멈추지 않았다.“민건우가 내일 열 시에 나온다고 했죠.”“예.”김다온이 바로 답했다.“송하재단 비공개 이사회.”“그전에 우릴 칠 거고요.”“가능성이 높습니다.”이다정이 피식 웃었다.가능성.김다온이 가능성이 높다고 말하는 건, 사실상 온다는 뜻이었다.“그럼 민건우를 만나러 갈 필요 없겠네요.”김다온의 시선이 움직였다.“무슨 말씀이십니까.”“열 시까지 기다려줄 이유가 없잖아요.”이다정이 대표실 문을 열었다.“민건우가 아침에 들고 나올 패부터 전부 없애요.”대표실 안은 아직 정리되지 않은 서류로 가득했다. 전략실에서 가져온 단말기와 저장장치가 회의용 테이블 위에 놓였다.정유리는 들어오자마자 노트북 세 대를 펼쳤다. 서하진은 재킷을 벗어 의자에 걸어두고 창가에 섰다.이다정은 테이블 상석에 앉았다.김다온은 옆에 섰다.한 발 뒤가 아니었다.“장성우가 민건우한테 마지막으로 보고하기로 한 시간부터 확인해요.”정유리의 손이 키보드 위를 빠르게 움직였다.“정기 보고는 새벽 두 시.”화면 하나가 열렸다.“직접 통화는 안 해. 장성우 계정에서 파일을 올리면 외부에서 가져가는 방식이야.”이다정이 시계를 확인했다.한 시 십칠 분.“사십삼 분 남았네요.”정유리가 고개를 들었다.“가짜 보고 올리게?”“아뇨.”이다정이 장성우의 계정 기록을 바라봤다.가짜는 들킬 수 있다.민건우는 오랫동안 아버지 옆에 붙어 있던 사람이었다. 장성우의 문장과 습관까지 알고 있을 가능성이 높았다.그렇다면 가짜를 새로 만들 필요가 없다.“장성우가 원래 올리려던 보고를 보내요.”대표실 안이 잠깐 조용해졌다.정유리가 눈을 가늘게 떴다.“그대로?”“마지막 한 줄만 바꾸고.”이다정이 말했다.“정리안 2차 노출. 대상 통제 실패.”한 박자 쉬었다.“긴급 직접 지시 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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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6화

인천으로 향하는 차 안에서 이다정은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었다.신호는 길지 않았다.[말해라.]“아버지.”이다정은 창밖을 보며 곧장 물었다.“앨리스 밀러 알아요?”수화기 너머가 조용해졌다.그 침묵만으로도 답은 충분했다.이다정의 목소리가 낮아졌다.“칠 년 전.”“다온 씨가 구하려다 실패했다는 사람.”한 박자.“그 사람 넘겨받은 국내 의뢰인 코드가 ‘태준’이었어요.”김다온의 시선이 백미러를 통해 잠깐 움직였다.서하진도 조수석에서 아무 말 없이 통화를 들었다.창업주는 한동안 대답하지 않았다.그리고 마침내 입을 열었다.[살아 있더냐.]이다정의 손가락이 굳었다.부정이 아니었다.“살아 있어요.”짧은 대답.“리치몬드가 잡고 있어요.”다시 침묵.이번에는 조금 달랐다.놀람보다 오래 묻어둔 것이 다시 올라오는 침묵이었다.이다정이 물었다.“아버지가 시작한 일이에요?”[그건 아니다.]대답은 바로 나왔다.[하지만 내가 끝내지 못한 일은 맞다.]김다온이 운전대를 잡은 손에 힘을 줬다.이다정은 말없이 기다렸다.[처음 리치몬드를 쓴 건 오래전이다.]창업주의 목소리가 천천히 이어졌다.[해외 사업이 커지던 시절이었다. 전쟁 지역도 있었고, 정부가 하루아침에 바뀌는 나라들도 있었어. 돈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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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화.

서울로 돌아오는 차 안은 조용했다.리치몬드 승인망은 폐기됐다.원본 장부는 국내외 법무기관과 금융기관에 동시에 넘어갔다.민건우는 구속 상태.장성우는 증인으로 전환됐다.송하재단은 비상관리 체제로 들어갔다.끝난 건 많았다.그런데 이다정은 창밖만 바라보고 있었다.마지막으로 남은 코드.KR/TJ.태준.김다온도 아무 말이 없었다.운전대를 잡은 손은 평소처럼 안정적이었다. 하지만 이다정은 안다.그 역시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칠 년 전 구조 요청을 했던 사람.리치몬드라는 비공식 승인망을 처음 사용했던 사람.그리고 마지막 순간까지 승인권 이전 대상에 이름이 남아 있던 사람.이태준.“다온 씨.”“네.”“아버지가 지금도 리치몬드를 받으려고 했다고 생각해요?”김다온은 바로 답하지 않았다.“아닐 가능성이 높습니다.”“왜요.”“승인망을 넘기려면 수신 측 인증이 필요합니다.”한 박자.“창업주님이 그걸 했다면 이전이 이미 끝났을 겁니다.”이다정은 고개를 끄덕였다.맞다.그렇다면 KR/TJ는 이태준 본인이 요청한 게 아니다.누군가 마지막까지 그 이름을 사용했다.혹은.이 시스템 자체가 여전히 이태준을 원래 주인으로 인식하고 있었다.“그래도.”이다정이 말했다.“아버지가 만든 건 맞죠.”&ld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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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오전 아홉 시.그룹 본사 앞은 발 디딜 틈이 없었다.방송 차량이 도로 한쪽을 가득 메웠고, 현관 앞에는 기자들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전날 밤부터 터진 기사만으로도 시장이 뒤집혔다.송하재단 불법 자금.창업주 건강정보 유출.대표 권한 박탈 시나리오.민건우의 의결권 위조.그리고 해외 비공식 승인망.리치몬드.그 이름이 세상 밖으로 나온 지 하루도 지나지 않았다.이다정이 탄 차량이 본사 지하주차장으로 들어갔다.운전석에는 김다온이 있었다.전날 공식적으로 그룹 보안전략실 총괄책임자가 된 사람.더 이상 전속 기사가 아니었다.그런데도 오늘 운전은 직접 하겠다고 했다.이다정이 뒷좌석에서 말했다.“김 총괄님.”“네.”“직급 올라갔는데 아직도 운전해요?”김다온은 전방을 보며 대답했다.“오늘까지만입니다.”“왜 오늘까지인데요.”“제가 시작한 일이니까요.”이다정은 잠시 그를 바라보다 웃었다.처음 만났던 날도 이 자리였다.운전석과 뒷좌석.그때는 이름도 제대로 몰랐다.위험한 사람인지.쓸 수 있는 사람인지.아버지는 그렇게 판단했다.이다정도 비슷했다.운전을 잘하는 남자.싸움을 지나치게 잘하는 남자.자기 일 이상으로 선을 넘지 않는 남자.‘운전과 안전까지만.’그렇게 시작했다.참 멀리도 왔다.차가 멈췄다.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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