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최상의 포식자의 장난감: Chapter 101 - Chapter 110

134 Chapters

[제100화] 성냥팔이소녀.

지안의 소리침에 시끌했던 분위기는 단숨에 정적만이 흘렀고 이내 둔탁한 파동과 함께 온수 풀 수영장에 빠져버린 별이었다. 갑작스러운 사고에 별이는 물속에서 허우적거렸다. 폐로 스며드는 차가운 물에 정신을 차릴 수 없었고 수면 위 조명들은 일렁이며 멀어졌다. 반대편에서 그 모습을 바라보던 강륜은 별이를 구하기 위해 순식간에 물속으로 뛰어들었다. 찰나의 망설임도 없는 도약이었다. 이를 본 지안조차 비명을 삼키며 물속으로 자신의 몸을 내던졌다. 비참한 2인자 강륜과 꺾이지 않는 1인자 지안은 마치 광활한 바다에서 물고기가 헤엄치듯 재빠르게 별이에게 다가가기 시작했다. 거칠게 갈라지는 물살 사이로 두 남자의 지독한 승부욕과 절박함이 교차했다. ‘오늘은 내가 1인자야. 천 지안.’ 강륜은 터져 나갈 듯 차오르는 숨에도 별이에게 시선을 떼지 않았다. 이번만큼은, 적어도 이 순간만큼은 지안의 뒤가 아닌 가장 앞자리에 서겠다는 집념이 그를 움직였다. ‘넌 영원히 2인자여야만 해. 문 강륜.’ 지안 역시 거친 숨을 몰아쉬며 별에게 거침없이 다가갔다. 별이를 잃을 수 없다는 공포보다 더 깊은 곳에 자리 잡은 결코 자리를 내어줄 수 없다는 포식자의 본능이 지안의 팔다리에 힘을 불어넣었다. 두 남자가 가르는 서슬 퍼런 물길 사이에서 별이의 의식은 점점 희미해져 갔다. '도와줘요… 지안 선배…’ 의식이 흐려지는 순간 별이의 머릿속에 어린 시절 읽었던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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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화] 기억의 섬

그의 낮은 목소리가 공기를 진동시키자 그녀의 두 볼에 투명한 눈물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남자는 갑작스러운 별이의 눈물에 당황할 법도 한데 제법 침착함을 유지하며 그녀를 지긋이 바라보았다. 별이가 자리에서 일어나 떨리는 입술을 열었다. “저…” “네??” “믿지 못하시겠지만… 저… 우리의 미래를 본 것 같아요…” 별이의 엉뚱하면서도 간절한 고백에 남자는 아무 말 없이 옅은 미소를 내비쳤다. 그 미소는 마치 이 모든 상황을 이미 알고 있었다는 듯 따뜻했다. 이윽고 그가 입을 열었다. “제 이름은… 천 지안입니다. 한 별 씨.” # 7개월 전. 물속에 빠진 별이를 구하기 위해 온수풀 수영장으로 뛰어든 지안과 강륜은 한참 동안 물속에서 나오지 않았다. 파티에 초대된 사람들도 숨을 죽인 채 온수풀 수영장만을 주시하며 긴장된 마음으로 그들이 나오길 기다렸다. “어떻게!!!” 소식을 듣고 달려온 지안의 일행도 초조하게 기다릴 뿐이었다. “어떻게… 우리 별이…” “걱정 마. 지안이랑 꼭 같이 나올 거니까.” 율의 다독임도 잠시 지안과 강륜이 별이를 데리고 물속을 헤엄치기 시작했다. 물에 홀딱 젖은 몸을 이끌고 별이를 데리고 나오는 그들의 모습에 사람들은 안도의 환호를 지르기 시작했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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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화] 크리스마스의 기적

# 3년 후. 도심은 이미 온통 축제 분위기였다. 거리마다 울려 퍼지는 경쾌한 캐럴과 코끝을 스치는 찬 공기 그리고 사람들의 들뜬 웃음소리가 겨울밤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그 화려한 불빛의 대형 트리 앞에 한 남자가 서 있었다. 깔끔한 브라운 슈트에 몸에 딱 떨어지는 롱코트를 말끔하게 차려입은 지안이었다. 3년이라는 시간은 그를 더욱 성숙하고 단단하게 만들었다. 누군가를 기다리는 듯 시계를 살피는 그는 그 누구보다 젠틀했고 주변의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을 만큼 빛이 났다. 지안의 한 손에는 푸른빛이 감도는 델피늄 꽃다발이 한아름 안겨 있었다. 설렘 가득한 표정으로 주변을 둘러보던 지안은 트리에서 쏟아지는 반짝이는 불빛을 마주했다. 3년 전 어둠 속에서 그녀를 건져 올렸던 날과는 대조적인 눈부신 빛이었다. 지안의 입가에는 만족스러운 듯 옅은 미소가 번졌다. “지안 씨!!!” 저만치서 공기를 가르며 자신을 부르는 맑은 목소리. 지안이 고개를 돌리자 환하게 미소 짓는 별이가 보였다. 지안의 눈동자가 순식간에 다정함으로 물들었다. “어. 별아!!” 지안은 달려오는 별이에게 한 걸음 다가서며 그녀가 품에 안기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거세게 끌어안았다. 얇은 코트 너머로 전해지는 별이의 온기가 지안의 심장을 다시금 뛰게 했다. 지안은 별이의 목덜미에 얼굴을 묻으며 낮게 읊조렸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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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화] 델피늄

# 3년 전. 그날도 오늘처럼 공기 중에 긴장감이 감돌았다. 소개팅 장소에 앉아 있던 별이는 문을 열고 들어오는 흑발의 남자를 보며 심장이 멎는 듯한 기분을 느꼈다. “저…” “네??” “믿지 못하시겠지만… 저… 우리의 미래를 본 것 같아요… 혹시 실례가 안 된다면 성함을 좀 여쭈어봐도 될까요?” 꿈속에서 보았던 실루엣, 그리고 코끝을 스치던 그 익숙한 향기. 별이는 홀린 듯 물었다. 지안은 별이의 엉뚱한 첫인사에도 당황하지 않고 피식 웃음을 내비쳤다. 그 미소 뒤에는 드디어 다시 만났다는 안도감이 숨겨져 있었다. 그는 부드러운 말투로 천천히 입을 열었다. “제 이름은… 천 지안입니다.” “천… 지안?” 이름을 듣는 순간 별이의 고개가 미세하게 갸웃거려졌다. 혀끝에 맴도는 듯한 익숙함, 하지만 머릿속에선 떠오르지 않는 흐릿한 기억. 지안은 그녀가 혹여라도 과거의 파편을 떠올리며 고통스러워할까 봐 다급하게 말을 돌렸다. “그런데… 한 별 씨. 저 언제까지 이렇게 세워둘 건가요? 다리가 좀 아픈데.” “앗! 죄송해요!! 앉으세요!!” 별이가 당황하며 자신의 앞자리를 가리키자 지안은 조심스레 그녀의 앞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그는 별이를 빤히 응시하며 나지막이 말했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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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화] 숲속의 서프라이즈

“어. 내가 오늘 축하해줘야 할 여자가 있어서.” “아!! 하하… 축하요? 그럼 제가 직접 모시겠습니다. 도련님.” 어색한 웃음을 흘리며 어색한 말투로 상무가 말하자 지안은 고개를 가볍게 숙였고 이내 상무의 뒤를 따랐다. *** 겨울의 정취가 깊게 내려앉은 서울 외곽의 어느 숲속. 앙상한 나뭇가지 사이로 비치는 햇살이 운치를 더하는 가운데 사방이 통유리로 되어 야외 경관이 한눈에 들어오는 현대적인 감각의 별장이 자리 잡고 있었다. 평소라면 정적만이 감돌았을 이곳이 오늘은 아침부터 소란스러웠다. 별장 내부에서는 보롬과 율, 그리고 율의 듬직한 조직원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거실 천장에는 한별 취업 축하라고 적힌 화려한 현수막이 걸리고 있었고 테이블마다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놓였다. “율이 오빠, 준비 잘 하고 있는 것 맞지? 저거 수평이 안 맞잖아!” 보롬이 뒷짐을 진 채 날카로운 눈미를 빛내며 지적하자 율이 식은땀을 닦으며 대답했다. “그럼, 그럼! 우리가 얼마나 열심히 인데!!! 안 그러냐? 얘들아?” 현수막을 붙이던 조직원들이 약속이라도 한 듯 일제히 허리를 펴며 우렁차게 대답했다. “그렇습니다! 형수님~ 저희가 정말 정성을 다해 모시고 있는데… 그렇게 말씀하시면 섭섭합니다!!” “아~ 네네!! 말만 하지 말고 저기도 좀 잘 해보세요!! 풍선이 자꾸 떨어지잖아요!” “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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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화] 엄연히 다른 연애와 결혼

별장 마당에서는 바비큐 준비가 막바지에 다다랐다. 율이 숯불의 온도를 체크하며 조직원들을 독려했다. “자, 바비큐 준비도 이만하면 된 것 같고 이제 애들 오면 먹기만 하면 되겠네? 오늘 다 같이 고생했는데 즐겁게 즐겨 보자고!!” “네!! 형님!!” 율의 말에 조직원들이 기운차게 대답하는 순간 별장 진입로에 익숙한 차량 한 대가 들어섰다. “어? 율 오빠!! 저기 해달 언니랑 초롬이 오빠 온다!!” 보롬이 반갑게 달려나갔다. 차에서 내린 초롬과 해달은 여전히 다정한 모습이었다. 율이 그들에게 다가가 인사를 건넸다. “오랜만이네? 강초롬, 정해달.” “그러게? 우리 율이도 여전하네.” 초롬과 해달이 웃으며 대답했고 율은 그들 사이에서 멀뚱멀뚱 큰 눈을 깜빡이며 자신을 바라보는 4살 배기 꼬마 숙녀에게 시선을 고정했다. “우리 조카님은 잘 지내셨어요? 고모부 기억나?” “와! 유리 고모부다!! 유이 고모부 안녀엉하세요!” 초롬의 딸 초해가 율을 보고 방긋 웃으며 인사하자 율의 얼굴에 아빠 미소가 가득 찼다. 율은 초롬을 슬쩍 바라보며 얄궂게 말했다. “부럽다, 강초롬. 이렇게 예쁜 꼬마 숙녀가 네 아이라니. 나도 이런 딸 하나 있었으면 좋겠네.” “부러우면 지는 거다. 너희 부부도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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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화] 천준휘

끼익—! 서울 외곽의 고요한 숲속을 가르며 달려온 지안의 슈퍼카가 날카로운 마찰음을 내며 별장 앞에 멈춰 섰다. 차의 엔진 소리가 잦아들자 비로소 주변의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지안은 운전석 문을 열고 내리며 조수석에서 여전히 긴장한 표정으로 앉아 있는 별이를 향해 다가갔다. “다 왔다. 내리자, 한 별.” “네, 지안 씨.” 별이가 조심스레 차 문을 열고 발을 내디뎠다. 그 순간, 별이의 입에서는 탄성이 터져 나왔다. 별장의 풍경은 이국적인 정취가 물씬 풍겼다. 드넓은 정원에는 멋스럽게 조경된 야자나무들이 줄지어 서 있었고 그 나뭇가지마다 감긴 작은 전구들이 은하수처럼 반짝였다. 한겨울에 만나는 야자나무와 화려한 조명은 마치 동화 속 크리스마스트리를 연상케 했다. “와~!! 예쁘다. 정말 고생 많이 했겠어요.” 별이가 아이처럼 눈을 빛내며 정원을 바라보자 지안의 입가에 피식- 하고 만족스러운 웃음이 번졌다. ‘이게 바로 내가 직접 지시한 거라는 걸 잊지 마, 한 별.’ 지안은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별이의 허리를 강하게 감싸 안아 제 품으로 끌어당겼다. 지안의 거침없는 손길에 별이의 몸이 휘청하며 그의 가슴팍에 밀착됐다. 수줍음이 많은 별이가 당황하며 지안을 올려다보자 지안은 그녀의 귓가에 입술을 바짝 대고 낮게 속삭였다. “질투 나는 걸?” “네? 갑자기요?”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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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화] 화면 속의 그 얼굴

다시 별장. 모닥불이 타오르는 소리와 함께 흥겨운 바비큐 파티가 무르익어갔다. 노릇하게 익어가는 고기 향기가 가득한 가운데 율이 입을 뗐다. “그래서, 난 그때 유니랑 신호랑 잘될 줄 알았다니까?” 과거 이야기를 꺼내는 율의 말에 유니와 신호의 얼굴이 동시에 붉어졌다. 율이 지안을 힐끗 보며 덧붙였다. “물론, 천지안 저 자식은 반대했었지만?” “… 아직 허락한 것도 아닌데?” 지안이 옆에서 고기를 씹으며 무심하게 대꾸하자 신호가 억울한 듯 되물었다. “내 여자를 왜 형이 반대를 하는데?!” 그때 보롬이 지안의 편을 들 듯 입을 열었다. “그건 뭐, 나도 마찬가지였는데?” 신호가 황망한 표정을 짓자 보롬이 옅은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 “그런데 알고 보니까 유니 언니 꽤 잔정이 많더라고. 마음도 여리고. 신호 씨랑 잘 어울려.” “아무래도 연예계에서 버티려면 독해졌어야 하니까…” 연예계 생활의 고충을 털어놓는 유니의 목소리가 이어지자 조용히 있던 석이가 잔을 들며 분위기를 전환했다. “아, 됐어. 지난 이야기는 해서 뭐 해. 지금 잘 만나면 됐지. 아무튼 다시 한번 축하한다! 별아!!” “고마워요, 석이 오빠. 오빠랑 시우 선배도 강원도 리조트 건으로 바쁘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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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화] 5년을 기다린 운명이 나타났다.

한편, 회사를 나서던 준휘는 승강기 안에서 넥타이를 살짝 풀어헤쳤다. 목을 죄어오던 답답함이 조금 가셨지만 하루 종일 이어진 후계 구도 싸움과 이사회 보고로 인한 피로는 여전했다. 준휘는 무거운 눈꺼풀을 비비며 거울에 비친 자신의 창백한 안색을 응시했다. 무채색으로 가득 찬 이 건물이 그리고 자신의 삶이 오늘따라 유독 차갑게 느껴졌다. 피로가 해일처럼 몰려오는 순간 승강기 내 모니터에서 기내 방송처럼 경쾌한 배경음악과 함께 홍보 영상이 흘러나왔다. “아… 오늘이었구나. 임원 비서 최종 발표가.” 준휘는 승강기 벽면에 몸을 기댄 채 혼잣말을 내뱉었다. 모니터에는 이번 공채 합격자들의 프로필 사진과 이름이 일정한 간격을 두고 순서대로 지나가고 있었다. 누군가는 자신의 비서로 올 수도 있었기에 준휘는 무심코 흐릿한 시선을 화면에 집중했다. 그저 기계적으로 넘어가던 증명사진들이 스쳐 지나가던 그때였다. 한 명의 얼굴이 화면 가득 차오르는 순간 준휘의 눈동자가 세차게 흔들렸다. “어? 저… 애는…” 준휘의 입술이 미세하게 떨리며 멈춰 섰다. 5년 전, 기억의 심연 속에 가라앉아 있던 단 하나의 이미지가 수면 위로 무섭게 치솟았다. 잊으려 해도 잊을 수 없었고 아니 단 한 순간도 가슴에서 내려놓지 못했던 그 맑은 눈망울이었다. 5년 전. 그가 그녀와 처음 마주한 건 준휘의 생애에서 가장 시리고 어두웠던 진눈깨비 내리던 날이었다.
last updateLast Updated : 2026-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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