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시각, 별이는 보롬과 함께 백화점 명품관에서 지안의 선물을 고르고 있었다.최상급 대리석 바닥이 아찔하게 빛나는 명품관은, 마치 다른 세상에 온 듯 건조하고도 압도적인 공기가 흐르고 있었다.쇼윈도 너머로 보이는 수천만 원을 호가하는 시계와 보석들이 화려한 조명 아래서 마치 주인을 기다리는 포식자처럼 눈부시게 번뜩였다.별이는 그 압도적인 풍경 속에서도 주눅 들지 않은 채, 오직 지안에게 가장 완벽하게 어울릴 만한 것을 찾는 설렘으로 가득했다.세련된 실크 넥타이를 매만지는 별이의 손길은 더없이 조심스러웠고, 지안의 냉철하면서도 다정한 눈빛을 떠올리는 그녀의 입가엔 내내 옅은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세상의 그 어떤 화려한 보석도, 지금 지안을 생각하며 빛나는 별이의 눈동자보다 아름답지는 않았다. “별아, 이 패턴 어때? 지안 선배랑 너무 잘 어울릴 것 같지?” 보롬이 즐겁게 넥타이를 흔들어 보였지만, 별이의 시선은 매끄러운 유리 매대 위에서 요란하게 진동하는 휴대폰에 멈췄다.저장되지 않은 번호. 별이는 왠지 모를 서늘한 예감에 의아한 표정으로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 “한 비서, 천지호텔 총지배인 천준휘입니다.”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준휘의 낮고 묵직한 음성은 마치 고요한 호수에 던져진 돌덩이 같았다.별이는 반사적으로 주위의 시선과 보롬의 눈치를 살피며, 숨소리조차 조심스러운 매장 구석으로 걸음을 옮겼다. “… 총지배인님? 이 시간에 무슨 일이세요?” - “3년 전 사고에 대해 아주 중요한 사실을 알려줄 게 있습니다.” 별이는 순간 자신의 귀를
Last Updated : 2026-05-03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