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이 지경으로 몰아넣고서 지난 일을 잊어달라니. 어림도 없는 소리였다.진 부인은 어색하게 웃었다."내, 내가……."그녀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얼버무렸다.원래대로라면 응당 사죄부터 하고, 강유영에게 듣기 좋은 소리를 늘어놓아야 했다.하지만 스스로 생각해도 너무 악랄한 짓을 저질렀는 데다, 사과도 이미 한 차례 한 터라 도무지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강유영은 싸늘하게 뒤돌아서며 말했다."우선 이 밧줄부터 풀어주십시오."그래도 진 부인에게 양심이란 게 조금은 남아 있는 듯했다. 강유영은 그녀와 길게 실랑이를 벌이고 싶지 않았다."나도 이렇게 묶여 있는데 어떻게 푼단 말이냐."진 부인은 당황하여 고개를 들었다.꽁꽁 묶인 몸을 이리저리 비틀어보았지만, 한 자세로 너무 오래 있었던 탓에 온몸이 저릿했다.춘화는 이곳에 갇힌 직후부터 구석에 웅크려 울기만 할 뿐, 불러도 대답이 없었다."입은 뒀다 무엇하십니까. 쪼그려 앉으세요."강유영이 고개를 돌려 매몰차게 쏘아붙였다.진 부인이 자초한 일이니, 그녀를 이용하는 데 조금의 미안함도 없었다.그제야 뜻을 알아차린 진 부인은 재빨리 쪼그려 앉았다. 그러고는 입을 가져가 강유영의 손목에 묶인 매듭을 물어뜯었다.애초에 조원철이 느슨하게 묶어둔 덕에 큰 힘을 들이지 않고도 매듭이 풀렸다.강유영은 가볍게 손을 털어 밧줄을 벗어던지고 뻐근한 팔다리를 풀었다."유영아, 내 것도 좀 풀어주겠니?"진 부인은 애원하는 눈빛으로 그녀를 쳐다보았다.그녀가 아는 강유영은 평소 순하고 얌전하여 마음대로 주무르기 쉬운 아이였다.하지만 지금 보니 완전히 달랐다. 침착하고 주관이 뚜렷한 것이 그녀의 예상과 딴판이었다.진 부인은 그제야 깨달았다. 강유영이 그토록 곁에서 고분고분하고 사려 깊게 굴었던 것은, 진심으로 그녀를 친어머니라 여겼기 때문이었다.이런 끔찍한 곳에 갇혔으니 온종일 눈물만 쏟을 줄 알았건만, 강유영은 처음부터 끝까지 울지도 않고 모든 상황에 침착하게 대처하고 있었다.정작 꼴사납게 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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