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 부인은 강유영이 자신이 죽거나 말거나 모른 척할까 봐 두려웠다."피를 흘릴지 목숨을 잃을지, 둘 중 하나를 고르십시오."어스름한 촛불이 비춘 강유영의 고운 얼굴은 눈부시게 아름다웠으나, 입 밖으로 내뱉는 말은 지독히 차가웠다.그녀는 속마음마저 꿰뚫어 볼 듯한 맑은 눈으로 고요히 진 부인을 응시했다."내, 내가……."진 부인은 시선을 피하며 머뭇거렸다.목숨을 잃을 수는 없었지만, 피를 흘리는 것도 아플 테니 싫었다. 두 가지 다 선택하고 싶지 않았다."아무런 대가도 치르지 않고 제가 구해주기만을 바라는 건 아니겠지요?"강유영은 고개를 갸웃하며 그녀를 주시했다.진 부인의 마음이 이미 흔들리고 있는 것이 보였다.그저 아플까 봐 겁을 먹고 버티는 것뿐이었다. 조금만 더 몰아붙이면 금세 고개를 끄덕일 터였다."피를 써서 어떻게 시간을 번다는 말이냐?"진 부인은 마른침을 삼키며 참지 못하고 물었다."거기까진 아실 것 없습니다. 그저 제가 시키는 대로만 하십시오. 정 싫으시다면 관두시지요. 방금 한 말은 없던 일로 하겠습니다."강유영은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지금 진 부인과 길게 실랑이를 벌일 때가 아니었다. 말이 길어질수록 상대는 겁을 먹고 뒷걸음질 칠 것이 뻔했다.달리 피를 구할 곳이 없었다. 오씨 어멈 일행을 다치게 할 수는 없었고, 제 몸에 상처를 내는 것도 싫었다.남은 사람은 진 부인뿐이었다. 어차피 진 부인이 자초한 일이니 손을 쓰는 데 죄책감을 느낄 이유도 없었다."피를 조금 뽑는 것쯤이야 괜찮다만…… 대체 무엇으로 피가 나게 만든단 말이냐? 여긴 날카로운 물건 하나 없지 않니."궁지에 몰린 진 부인은 마지못해 수긍하다가, 곧바로 그럴싸한 명분이라도 찾은 듯, 상기된 얼굴로 말했다."부인께서 허락만 하신다면, 방법은 다 있습니다."강유영은 물러서지 않고 까만 눈동자로 상대를 똑바로 응시하며 말했다."알겠다."진 부인은 더 이상 빠져나갈 구멍이 없음을 깨닫고 힘겹게 고개를 끄덕였다."승낙하셨으니 잘 협조하십시오. 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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