샐러드를 집어 들던 온서린의 손끝이 찰나의 순간 멈칫했다.“그런 사람들은 원래 모든 걸 자기 뜻대로 통제하려는 부류거든. 조금이라도 자기 뜻대로 안 되거나 본인들이 공들여 연출해 놓은 화목한 가정이라는 연극에 맞춰주지 않으면 곧바로 사람을 몰아가. 철이 없다느니, 배려가 없다느니 하면서.”진소민의 말에 온서린의 표정이 미세하게 굳어졌다.친구가 묘사한 그 통제적인 모습이, 심강후가 육채원을 지키던 방식과 기묘하게 겹쳤기 때문이었다.“나는 지금 오히려 커리어를 위해 아이를 갖지 않은 걸 다행이라 생각해. 아이가 있었다면 이렇게 쉽게 끝내지도 못했을 거야. 그런 말이 있잖아. 자는 척하는 사람은 영원히 깨울 수 없다고. 아무리 애를 써도 사람의 마음은 어쩔 수 없더라.”온서린의 시선이 자연스럽게 딸에게로 향했다.서툰 손놀림으로 포크를 쥐고 주먹밥을 집으려 애쓰는 아이의 얼굴에는 아무런 걱정도 없는 맑고 천진한 미소만 남아 있었다.온서린은 오늘 점심이 왠지 목구멍으로 잘 넘어가지 않았다.예전 같았으면 그녀는 그저 친구에게 침착하라고, 감정적으로 휘둘리지 말고 조금만 더 참아보라고 위로했을지도 모른다.하지만 오늘은 달랐다. 온서린은 진소민이 흘려놓는 모든 말들을 단 한 마디도 빠짐없이 머릿속에 받아 적고 있었다.이혼 과정에서 필요한 증거 수집 방법, 믿을 수 있는 변호사를 고르는 기준, 재산을 지키는 방식 그리고 세상의 시선과 비난을 견뎌내는 법까지.월요일 아침, 한생 제약 회사는 또다시 긴장되고 분주한 분위기로 가득 차 있었다.인사부에서 소식 하나가 전해졌는데 정확한 사실관계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누군가 육채원이 인사부를 찾아가 사직서를 제출하는 것을 목격했다는 이야기였다.더불어 육채원이 아침 일찍 사직서를 제출했다는 소문은 자연스럽게 지난번 프로젝트 분쟁과 연결되며 또 다른 추측을 낳았다.온서린이 무리하게 프로젝트를 빼앗는 바람에 육채원이 결국 설 자리를 잃고 쫓겨나게 되었다는 식의 이야기였다.온서린은 심아린을 등교시킨 뒤 출근 시간에 맞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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