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영 님. 저······ 협박받았어요.” “한비단? 아니면······ 최주현?”현신은 가슴을 누르는 무거운 무게를 대신하듯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둘 다라고 봐야겠네요.”계영은 현신을 품에 안고 거세게 힘을 주어 끌어안아 주었다.지금 그녀가 얼마나 떨고 있었는지, 지난밤 홀로 얼마나 지독한 고통을 견뎌내야 했는지 전부 알고 있다고 다독여주는 듯, 닿아오는 손길은 눈물겹게 다정했다.“누군가를 인질로 잡고 너를 협박했겠지. 아무에게도 알리지 말고 혼자 나오라고.” “네, 맞아요. 계영 님은 정말 다 아시네요.” “악당들 수법이야 매번 똑같으니까. 그리고 네가 혼자 나가면 그자들은 널 망설임 없이 죽일 테고.”역시 계영을 당해낼 수가 없다고 현신은 생각했다. 그가 덤덤하게 말해주니, 그토록 밤새 괴롭히던 거대한 절망조차 별것 아닌 것처럼 무색해지는 기분이었다.현신은 손을 올려 계영의 뺨을 살포시 쓰다듬었다. 아침 햇살을 가득 머금은 이 남자의 빼어난 얼굴을 눈과 마음에 담아두려는 듯, 제 쪽을 바라보게 한 뒤 조용히 입을 열었다.“······계영 님, 저 좀 도와주세요.”시련과 고통을 거쳐야 사람이 성장하고, 눈물을 쏟아본 뒤에야 웃음의 가치를 비로소 깨닫는다고 했던가. 차오르던 눈물 사이로, 현신의 입가에 희미한 미소가 번졌다.계영은 별일 아니라는 듯 현신을 부드럽게 감싸 안으며, 그녀의 가슴을 짓누르던 짐을 가볍게 덜어주듯 속삭였다.“그래, 전부 다 도와줄게.” “전 또 계영 님한테 거짓말을 하려고 했어요.” “그래도 결국엔 진실을 말해줬잖아.” “절······ 믿으세요?” “당연하지. 예쁜 거짓말쟁이는 그래도 약속은 아주 잘 지키거든.” “저한테 또 휘둘리실 거예요.”계영은 든든하고 포근한 품 가득 현신을 품어 안으며 나직하고 단단한 목소리로 대답했다.“얼마든지 휘둘려 줄게. 네가 원하는 건 다 해줄 테니 말만 해. 구하고 싶은 사람 전부 구하고, 이루고 싶은 거 다 이루게 해줄 테니까.”현신의 눈에서 다시금 참았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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