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저녁이 되었다. 계영은 가슴 가득 차오르는 안도감을 느꼈다.지독하게 길었던 시간이 마침내 흘러갔고, 세상은 그 어느 때보다 찬란한 온기로 둘러싸여 있었다. 현신이 눈을 떴고, 자신을 향해 시선을 마주해 주었으니 그에게는 더 바랄 것이 없었다.오랫동안 어깨를 짓누르던 무거운 사명도 내려놓은 채, 계영은 마침내 마음 놓고 환한 미소를 지을 수 있었다. 현신만 무사하다면 이제 자신에게 일어날 그 어떤 일도 상관없었다. 모든 정밀 검사 결과, 이제 기력만 회복하면 된다는 담당의의 긍정적인 소견을 들으니 저절로 입꼬리가 올라갔다.중환자실에서 나온 현신이 VIP 병실로 옮겨진 후, 모두와의 면회도 이어졌다. 헤르만을 제외한 한규련, 김강무, 그리고 주효진까지 병실을 찾아와 그녀의 의식 회복을 진심으로 축하하고 돌아갔다.하루 종일 곁을 지키며 안절부절못하던 무휼과 시온도 환하게 웃으며 인사를 건넨 뒤에야 집으로 발길을 돌렸다.모두가 남기고 간 달뜬 온기가 병실에 은은하게 맴돌았고, 현신은 차근차근 검사와 처치를 받으며 서서히 회복의 수순을 밟아 나갔다.소독을 위해 다가온 간호사가 수술 부위를 소독하며 물었다."왜 진통제 요청을 안 하세요? 소독할 때 통증이 상당할 텐데 비명도 안 지르시네요.""아······. 그럼 부탁드릴게요. 참, 간 이식 환자는 아직인가요?"현신은 눈을 뜨고 나서 그래도 엘에프의 안부가 가장 궁금했다.하지만 아직 그가 의식을 찾지 못했기에 다들 걱정하고 있다는 말을 듣고는 다시 고개를 숙였다.이런 현신을 바라보며 계영은 안타까운 한숨과 함께 그녀의 머리를 가만히 쓸어넘겨 주었다.여전히 하얗고 고운 얼굴, 찰랑이는 금발 위로 울긋불긋 남은 상처들을 볼 때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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