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dos os capítulos de 닥치고 내게로 와(Submit to Me)!: Capítulo 211 - Capítulo 220

225 Capítulos

#208. 벼랑 끝에서 온기 어린 손을 잡게 하소서

설마, 아니겠지. 실종되었던 김강무의 목소리가 들리다니.그게 아니라면 최주현이 깔아놓은 함정일까. 그러나 현신은 찰나의 순간, 그를 믿기로 했다. 스러져가는 의식의 끈을 이를 악물고 부여잡은 채, 인이어 너머의 소리에 온 신경을 집중했다.[알바생, 내 말 잘 들어! 나뭇가지는 끌어안지 마! 몸을 반대쪽으로 돌려! 절벽 같아 보여도, 바로 거기에 튀어나온 평평한 암반이 있어!]그러다 균형이라도 잃고 밑바닥으로 내동댕이쳐지면.하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여기서 현신이 죽는다고 김민철의 죄악이 깔끔히 세탁되는 것도 아니었다. 증거는 이미 흘러넘치도록 모아두었으니까.강무의 서늘한 경고가 아니었다면 부서져가는 고목을 끌어안았을 터였다. 현신은 온몸의 신경을 짓누르는 고통을 씹어삼키며 강무가 일러준 방향으로 제 몸을 비틀어 넘겼다.털썩—.아슬아슬하게 허공을 감돌던 몸뚱이가 드디어 견고하고 차가운 바위 위로 안정되게 안착했다.이 깊은 밤, 칠흑 같은 산속. 강풍이 휘몰아치고 수색 헬기 소리마저 까마득히 멀어진 이 사지에서.[바로 그거야! 잘했어!]강무의 목소리가 통신망을 깨고 선명하게 현신의 귓전을 파고들었다. 야간 투시 고글이라도 끼고서 현신의 처절한 몸부림을 똑똑히 지켜보고 있는 듯했다.그리고 그 순간, 공허한 정적을 갈라치며 또 하나의 익숙한 음성이 쏟아져 들어왔다.[현신! 임무 완수해야지! 곧 갈게! 살아만 있어 줘!]‘설마, 계영 님?’꿈이 아니었다. 가계영의 목소리가 나지막이 현신의 귓가에 번져나갔다.***계영의 피는 이미 바짝 말라붙어 숨조차 제대로 쉬어지지 않았다.십수 미터 절벽에서 추락했으니 생존율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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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9. 미친 집착으로 나를 살려 주소서

현신은 자신이 지금 살아 있는 것인지, 아니면 죽기 일보 직전 마지막 불꽃을 태우듯 의식이 돌아온 건지 알 수 없었다.그러나 온몸의 뼈마디가 부서져 나가는 듯한 통증, 그리고 제 얼굴을 감싸 쥔 계영의 뜨겁고 일그러진 손길만큼은 지독하게 생생했다. 계영은 그녀를 안아 암반 안쪽으로 조심스레 끌어당긴 상태였고, 강무 역시 드론 통신을 통해 계영의 수신기 너머로 희미한 지시를 보태고 있었다.“······어떻게 여기까지······.”입에 피가 고여 그런지 말이 제대로 이어지지 않았다.“네 생일에 건넸던 그 선물······ GPS를 심어 놓았어.”계영은 사색이 되어 현신 입가에 묻은 피를 닦아주며 그래도 차분하게 대답을 건네 주었다.설마 홍콩에서부터 계영은 그녀의 일거수일투족을 제 손바닥 위에 올려놓고 있었던 것인가.지독하고 병적인 집착. 통제 불능의 스토킹에 가까운 행태였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 미친 집착 덕분에 현신은 오늘 밤 목숨을 건졌다. “······진짜 너무하시네요.”“모른 척해. 넌 사선을 넘나드는 여자잖아, 벌을 주고 싶으면 줘. 달게 받을 테니까······ 살기만 해. 부탁이야. 제발.”현신은 떨리는 팔을 힘들게 밀어 올렸다.벌이라니. 이 집요하고 오만한 사내에게 줄 것은 오직 상뿐이었다. 계영의 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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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 내 손으로 봄을 만나게 하소서

김민철이 소유하고 운영하는 대한종합병원.이동 침대에 누워 도착한 현신은 가물거리는 의식의 줄기를 겨우 붙잡고 있었다.“현신. 이 와중에 서류 작성까지······.”제대로 말을 잇지 못하는 상태에서도 현신의 의지는 바위처럼 확고했다. 끝까지 의식을 놓지 않는 현신을 둘러싸고, 마동현 실장이 뒤이어 들어섰으며 무휼과 시온 역시 병원에 도착했다.“신아! 정신 차려! 힘내!”“현신! 너 무리하지 마! 왜 이러는 거야, 대체! 당장 검사부터 받아야 하는 거 아니야?”시온이 울컥 눈물을 터뜨리며 현신의 차가운 손을 꼭 잡아주었고, 무휼도 현신의 상태를 살피며 소리쳤다.“빨리······.”누운 채 입술을 경련하듯 움직이며 중얼거리는 현신의 모습에, 모두는 침울한 침묵 속에서 이 비극적인 상황을 지켜보았다.무휼은 현신의 눈빛에서 낯선 위화감과 서늘한 결의를 느꼈는지, 불안한 마음에 시온의 손을 꼭 쥐며 나직하게 고개를 끄덕였다.계영은 엘에프의 이송 차량이 무사히 도착하기만을 바라며 입안이 바짝바짝 말라가고 있었다. 바로 그때, 김민철이 강무와 함께 로비에 나타났다.“감히! 이 야밤에 나를 불러내다니! 이 해괴망측한······!”한밤중에 갑작스럽게 끌려 나온 김민철은 불쾌한 기색을 숨기지 않으며 병원이 떠나가라 고함을 지르다가, 이동 침대 위 죽어가던 최주현을 발견하자마자 얼굴색을 바꾸며 크게 외쳤다.“·&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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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 내 여자에게 빛을 찾게 해주소서

차디찬 어둠이 대형 수술 센터 전광판 위로 짓눌려 있었다. 달력을 넘어선 시간은 3월 1일 새벽. 계절은 비로소 봄의 문턱에 들어섰다지만, 대한종합병원 수술실 앞 복도의 공기는 여전히 잔혹한 한겨울의 한복판에 멈춰 있었다.국내 최고 수준의 규모를 자랑하는 이 대형병원에는 수십 개의 수술방이 존재했지만, 오늘 밤 불이 켜진 곳은 철저히 통제된 구역이었다.김민철 원장이 그동안 온갖 불법 수술을 감행해 온 비밀 구역에서 실시되는 중이다.외부의 눈을 피하기 위해 보안요원들이 철통같이 입구를 막아선 그곳에서는 지금 여러 개의 수술실 불빛이 동시에 붉게 타오르고 있었다.한쪽 수술실에서는 최주현의 몸에서 장기를 적출하는 작업과 함께 시한부의 삶을 버티던 엘에프에게 간을, 어린 이신에게 신장을 이식하는 것과 더불어 심장과 안구, 피부 등 장기 기증을 기다리던 일반인들의 수술도 대규모로 함께 이루어지는 중이었다.그리고 그 맞은편 수술실에서는 현신의 골절 수술도 진행이 되고 있었다.수술이 시작된 지 어느덧 지독한 3시간이 흐르고 있었다.거대한 절망과 찰나의 희망이 칼날 같은 긴장감 속에서 위태롭게 지켜보는 사람들의 표정엔 그림자만 가득했다.“제발······ 현신이를 좀 살려주세요······ 제발요······.”시온은 의자에 힘없이 앉은 채 두 손을 모으고 울음을 토해내며 기도를 올렸다. 그녀의 떨리는 어깨를 무휼이 말없이 감싸 안았다. 무휼의 얼굴 역시 하얗게 질려 있었지만, 그는 입술을 깨물며 시선을 수술실로 향했다.저 멀리 구석진 창가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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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2. 생의 의지를 거머쥐게 하소서

수술은 이미 지독한 10시간의 문턱을 넘어서고 있었다.달력의 장이 넘어가며 3월 1일의 봄 햇살이 세상 밖으로 높이 떠올랐을 시간이건만, 대한종합병원 지하 비밀 수술 구역의 복도는 여전히 낮과 밤의 경계조차 아득해진 시간 속에 갇혀 있었다. 벽면을 따라 흐르는 차가운 형광등 불빛 아래, 짓눌린 정적만이 둔탁하게 감돌았다.수술 시간이 길어지자 복도를 채웠던 사람들도 하나둘 자리를 비울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하나하나 수술이 끝난 다른 가족들도 모두 사라졌다.현장의 긴급 수습을 위해 나선 강무와 한규련을 비롯해,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며 오열하던 무휼과 시온도 지친 몸을 이끌고 잠시 허기를 달래러 자리를 옮긴 상태였다.지금 이 사늘한 공간을 지키는 사람은 헤르만과 계영, 그리고 저 멀리 구석에서 눈물을 겨우 그친 채 불안하게 휴대전화 화면만 들여다보는 주효진이 전부였다.억겁과도 같은 10시간의 정적을 견디다 못한 헤르만이 수척해진 얼굴로 계영에게 천천히 다가왔다."엘에프에게 최주현의 간을 이식받게 만들다니······. 정말 에스는 매번 예상을 뛰어넘는 방식으로 사람을 놀라게 하는군요."덤덤하게 던진 한마디였지만, 헤르만의 지친 눈빛 끝에는 작게나마 희망의 온기가 서려 있었다. 자신을 던져 남을 구원해낸 현신만의 지독하고도 숭고한 방식이라 계영 역시 벼랑 끝으로 내몰려 바스러지던 마음을 아주 조금씩 추슬렀다."그 여자가 원래 그래. 남의 인생을 아주 흔들어 놓거든."계영의 입가에 나직한 자조가 걸렸다. 헤르만은 두 손으로 얼굴을 파묻으며 마른세수를 했다."반드시 엘에프도 살아나고, 에스도 무사히 깨어날 겁니다."깊은 한숨 끝에 묻어나는 헤르만의 목소리엔 절박한 간절함과 단단한 믿음이 동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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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3. 신이시여, 심장이 아픕니다.

무균 병동으로 옮겨진 현신의 모습은 마치 세상의 모든 굴레를 벗어던진 침묵의 조각상 같았다.창백하게 질린 피부 위로 잔상처럼 남은 긁힌 자국들, 골절 수술과 더불어 다리 쪽에 총알이 스치고 지나간 자리를 촘촘히 메운 소독약 냄새가 짙게 감돌았다. 하지만 자신이 짊어졌던 지독한 사명을 마침내 끝냈다는 안도감 때문일까, 아니면 이 비극적인 삶으로부터 해탈한 것일까.다시는 이 가혹한 세상으로 돌아오지 않을 사람처럼, 현신은 잔물결 하나 없는 평온한 표정으로 짙은 잠에 빠져 있었다.의료진의 간곡한 만류를 물리치고, 계영은 무균실 규정에 따라 멸균 가운과 마스크, 장갑까지 갖춰 입은 채 현신의 곁을 지키고 있었다.가계영에게 처음부터 현신은 그 무엇으로도 감당할 수 없는 존재였다. 태어나 단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부류의 사람. 심장이 철렁 내려앉을 만큼 서늘하고 고운 얼굴 뒤에, 어쩌면 이리도 지독할 정도의 사명감과 정의로움을 지니고 살아온 것일까.자신의 목숨까지 내던지며 한계를 뛰어넘어 버리는 현신을 향해, 계영은 매 순간 감탄을 넘어선 아득한 존경심마저 느끼고 있었다."우리 사이엔······ 아직 남은 약속이 있잖아."하지만 이대로 영영 눈을 감고 있기엔 계영의 가슴에 차오르는 서운함과 절망이 너무도 컸다. 제발 부탁이니 눈을 떠달라 속으로 빌고 또 빌어도, 현신은 조금의 동요조차 없었다."신······. 엘에프 수술이 잘 끝났어. 적어도 고맙다는 인사는 직접 들어야지."몸이 이 지경이 되어서도 사람의 정신력이란 얼마나 지독한 것인지. "이신이라는 아이의 신장 이식 수술도 무사히 끝났다고 하더군."심장이 터져 나갈 듯한 통증에 계영은 숨을 제대로 쉬기조차 힘들었다."다른 장기 이식과 피부 이식도 모두 성공적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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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4. 내 기도가 하늘에 닿아

마침내 저녁이 되었다. 계영은 가슴 가득 차오르는 안도감을 느꼈다.지독하게 길었던 시간이 마침내 흘러갔고, 세상은 그 어느 때보다 찬란한 온기로 둘러싸여 있었다. 현신이 눈을 떴고, 자신을 향해 시선을 마주해 주었으니 그에게는 더 바랄 것이 없었다.오랫동안 어깨를 짓누르던 무거운 사명도 내려놓은 채, 계영은 마침내 마음 놓고 환한 미소를 지을 수 있었다. 현신만 무사하다면 이제 자신에게 일어날 그 어떤 일도 상관없었다. 모든 정밀 검사 결과, 이제 기력만 회복하면 된다는 담당의의 긍정적인 소견을 들으니 저절로 입꼬리가 올라갔다.중환자실에서 나온 현신이 VIP 병실로 옮겨진 후, 모두와의 면회도 이어졌다. 헤르만을 제외한 한규련, 김강무, 그리고 주효진까지 병실을 찾아와 그녀의 의식 회복을 진심으로 축하하고 돌아갔다.하루 종일 곁을 지키며 안절부절못하던 무휼과 시온도 환하게 웃으며 인사를 건넨 뒤에야 집으로 발길을 돌렸다.모두가 남기고 간 달뜬 온기가 병실에 은은하게 맴돌았고, 현신은 차근차근 검사와 처치를 받으며 서서히 회복의 수순을 밟아 나갔다.소독을 위해 다가온 간호사가 수술 부위를 소독하며 물었다."왜 진통제 요청을 안 하세요? 소독할 때 통증이 상당할 텐데 비명도 안 지르시네요.""아······. 그럼 부탁드릴게요. 참, 간 이식 환자는 아직인가요?"현신은 눈을 뜨고 나서 그래도 엘에프의 안부가 가장 궁금했다.하지만 아직 그가 의식을 찾지 못했기에 다들 걱정하고 있다는 말을 듣고는 다시 고개를 숙였다.이런 현신을 바라보며 계영은 안타까운 한숨과 함께 그녀의 머리를 가만히 쓸어넘겨 주었다.여전히 하얗고 고운 얼굴, 찰랑이는 금발 위로 울긋불긋 남은 상처들을 볼 때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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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5. 악당을 제 손으로 단죄하려 합니다

현신은 그래도 세상에 신이 존재한다고 믿고 싶었다.엘에프는 자신에게 지독할 만큼 집요하게 파고드는 인물이었지만, 동시에 법망을 비웃는 악인들을 잔혹하게 응징해 온 단죄자이기도 했다. 그렇기에 때로는 이런 사람 하나쯤은 세상에 오래 살아남아도 되지 않을까 생각하곤 했다.그리고 뒤늦게야 알게 되었다. 아직 성별조차 모호했던 그 어린 시절부터, 핏빛 가득한 험한 세상에서 그가 자신만의 방식으로 현신의 방패가 되어 주었다는 사실을 말이다.그를 살려준 하늘에 마음 깊이 감사했다. 또 그를 구하기로 한 자신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비로소 확신했다. 당장 찾아가 엘에프의 무사함을 눈으로 확인하고 싶었지만, 계영은 면회가 어려울 것이라며 현신을 다정하게 말렸다.그저 그가 무사히 깨어나 주었다는 사실 하나에 감사하며, 조용히 엘에프의 쾌유를 비는 수밖에 없었다. "계영 님, 정말 세상은 오래 살고 볼 일이네요."살다 살다 엘에프의 무사함을 바라며 그를 보고 싶어 하는 날이 올 줄이야."그럼. 살다 보면 이렇게 좋은 날도 맞이하는 법이지."역시 옛말은 틀린 게 하나 없었다. 모든 일은 시간이 지나간 뒤에야 비로소 진실이 모습을 드러낸다는 사실을, 현신은 이토록 값비싼 대가를 치르고서야 깨닫고 있었다.그리고 제 인생도 앞으로는 결코 나쁘지만은 않을 것 같다는 아련한 예감이 계영의 다정한 미소를 통해 가슴 깊이 전해져 왔다.***가계영이 마련한 삼엄한 경호 속에서 입원 생활을 이어간 지 어느덧 일주일이 흘렀다.빅토리아 측에서 작정만 한다면 언제든 이 병원을 습격할 수도 있는 위태로운 상황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가계영과 엘에프, 김민철을 비롯해 헤르만, 한규련, 김강무, 그리고 이제는 위험인물로 지정된 현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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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6. 나는 악당의 보호자입니다.

 현신은 뻔뻔하게 나오는 김민철의 얼굴을 보는 것만으로도 이가 갈렸지만, 차분하게 평정심을 유지하기 위해 애를 썼다. 가계영은 즉시 마 실장을 불러 준비해 온 여러 증거부터 테이블 위에 차갑게 늘어놓았다.“사람이 참, 성격도 급하군!” “제가 인내심이 별로 없는 사람인데 많이 늘었나 봅니다. 일주일이나 시간을 드려도 답을 못 찾으셨다니, 안타깝습니다.”말 그대로 이곳에 모인 이들 모두는 한비단의 실체를 알고 있으면서, 동시에 그 썩은 뿌리를 무너뜨리려는 사람들이었다.계영은 대화에 앞서 최주현과 김민철의 죄를 입증할 서류와 증거를 보여주고, 결정적인 녹음 파일까지 들려주었다.“이런···! 불법적인 증거는 효력이 없어! 법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아!” “원장님! 어떻게 강무 손에 피를 묻히시려 하셨습니까? 불법이고 나발이고 SNS나 방송국에 풀어 버려 망신은 줄 수 있다는 건 아시죠? 정치인이 되려 하는 분이시니 여론의 중요성은 잘 아실 것도 같은데요!”화를 참지 못한 한규련이 버럭거리자, 김민철은 바로 꼬리를 내리기 시작했다.“한 사장! 알았으니 이야기하자고.”김민철이 한규련에게 권위적으로 굴고 있었지만, 협상하기를 누구보다 간절히 바라고 있다는 게 분위기로 전해졌다. “전 오늘 아버지 편 아닙니다.” “이 불효막심한 놈! 다 너 때문이야!”강무의 건조한 말에 김민철은 화풀이하듯 다시 현신을 노려보았다.현신은 한비단에 오만 정이 떨어진 데다가, 이렇게 형편없이 썩어버린 기관에 더 이상 제 목숨을 걸고 싶지 않았기에 마음을 다잡고 단호히 입을 열었다.“원장님, 저는 정의를 세우고 내 사람을 지키기 위해 그동안 요원으로 있었지, 누군가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 목숨을 걸지는 않았습니다.”뻔뻔한 김민철의 도발 덕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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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7. 나도 이제 웃고 싶습니다

마음이 급해진 김민철은 갑자기 여러 권의 장부를 꺼내 놓으며 설명을 시작했다.그의 시선이 닿는 곳은 가계영도, 한규련이나 김강무도 아니었다. 바로 오늘의 주인공이자 자신에게 철퇴를 내릴 전권을 쥐게 된 현신을 향해 있었다.“자, 내가 원하는 건 세상이 바로 서는 거야.”김민철이 한비단 코드 타워로서 역할을 해냈다는 증거물에는 악행만 적혀 있는 것은 아니었다. 과거 한비단에서 세운 업적과 굵직한 사건들, 그리고 제법 바르게 세워진 정의로운 결과물도 나열되어 있었다.수기로 작성된 매우 낡은 수첩부터 최근 엑셀로 정리되어 출력된 파일까지. 현신이 직접 살펴보니 그것들은 수십 년 전부터 완수된 한비단의 임무 목록이었다. 초창기 임무에는 현신이 태어나기도 훨씬 전의 날짜가 적혀 있었고, 세월이 흘러 검정 잉크가 보라색과 파란색으로 번져 버렸지만 여전히 알아볼 수 있게 정돈되어 있었다.“난 내 아버지로부터 이것을 물려받았을 때, 요원들의 그 피땀 어린 노력을 감사하게 생각했어.”최근 장부를 보니 현신이 해낸 임무도 적혀 있었다. 계영을 처음 만난 의료 비리, 서울에서 증거를 확보한 경찰 비리, 한규련 회사 침입 사건까지. 모두 실제 일어난 사실이었다. 법의 테두리 안에서 해결하지 못한 사건을 한비단에서 정의로 이끈 역사가 나열된 상태였다.그때 장부를 함께 살펴보던 한규련이 눈을 휘둥그렇게 뜨고 계영, 강무와 눈을 마주쳤다.“우리 회사 창립기념일 침입 사건은 결국 배후가 백사장이었네? 그럼 엘에프는 뭐야. 도와주러 온 거였어? 날 지키라고 의뢰했잖아?” “알바생을 홍콩으로 데려간 것도 결국 엘에프가 구해주려 한 거였군.”장부에는 현신이 나라의 기밀을 유출하려는 배신자 요원이라고 누명이 씌워진 데다가, 심지어 H건설 기술을 빼돌리려는 산업 스파이 목록에도 올라 있었다.김민철은 손가락으로 현신 제거 의뢰 항목을 짚으며 모두를 둘러보았다.“에스, 난 그냥 최주현을 계속 믿은 것뿐이야. 네가 심지어 엘에프를 부추겨 빅토리아를 무너뜨리고 가계영도 휘둘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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