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우리뿐이네? 앙큼한 알바생. 아니, 보육원 부지 소유자 현신 양.”규련이 넌지시 던진 그 한마디가 기폭제가 되어, 장내의 공기는 순식간에 차갑게 빙결되었다. 이 서늘한 침묵 속에서 제일 먼저 행해야 할 의무가 있었다. 현신은 주저 없이 깊은 숨을 들이켜며 사죄의 고개를 숙였다.“여러분들께는 진심으로 죄송했습니다. 제가 한비단 소속 요원이었기에 신분을 철저히 숨겨야만 하는 사정이 있었습니다. 그동안 소년 행세를 하며 여러분들을 속이고 기만했습니다.”그들은 현신에게 차고 넘치도록 감사한 사람들이었고, 자신은 그들에게 철저한 거짓말쟁이였기에 이 부채감을 덜어내는 것이 최우선이었다.“게다가 이젠 엘에프의 동생이 되고, 헤르만과 약혼까지 했다니.”강무가 평온하게 건넨 축하의 어조치고는, 그 이면에 담긴 무게가 결코 가볍지 않았다. “그 부분 역시······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그때, 가만히 상황을 주시하던 한규련이 현신의 가냘픈 어깨를 슬쩍 두드려 주며 묵직한 한숨을 내쉬었다.“그래도, 그 험악한 놈들 사이에서 거짓말하느라 꽤나 속이 시커멓게 탔겠어?”현신이 놀라 고개를 들자, 규련의 굳어 있던 안색이 어느새 희미하게 풀어져 있었다.가계영이 버티고 있어 억지로 예를 갖추는 것인지, 아니면 인간적인 연민으로 자신을 온전히 이해해 준 것인지 알 수 없었으나, 확실한 건 규련과 강무의 눈빛에는 깊은 온기가 담겨 있다는 사실이었다.“······거짓말하는 게 힘들었던 건, 확실히 맞네요.”강무 역시 현신의 자백을 들으며 부드러운 호선을 그려 보였다.“엘에프 밑에서 꽤나 높은 넘버를 가졌던데.”처음 현신을 마주했을 때 가장 먼저 날을 세워 의심하고, 계영에게 해가 될까 봐 납치까지 감행하며 살벌하게 굴었던 강무였다. “전 아주 건강합니다. 엘에프 선배가 험한 일을 시키지는 않았거든요.”두 사내의 심문이 이어지는 동안에도, 계영은 오직 침묵만을 지킨 채 현신의 미세한 표정 변화를 집요하게 관찰해 나갔다.“앞으로, 어떻게 하고 싶어?”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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