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은밀한 진료:대표님의 달콤한 처방: Chapter 201 - Chapter 210

378 Chapters

제201화

온세아가 차를 몰고 서둘러 온씨 가문 본가로 향했다.안으로 들어가자마자 성해연이 바닥에 무릎을 꿇은 채 심미란에게 머리를 조아리며 빌고 있는 모습을 목격했다.“언니, 제발 내쫓지 말아 주세요. 아들딸 두고 이 집을 나갈 수 없어요...”심미란이 날카로운 눈빛으로 성해연을 노려봤다.“아들딸이라니? 네가 낳은 건 온세아 그년밖에 없어. 석원이는 내가 키웠고 내 호적에 올렸으니까 내 아들이야. 너랑 아무 상관이 없다고.”성해연은 말로 형용할 수 없는 억울함에 가슴이 미어졌다.“석원이는 제가 열 달 동안 품고 힘들게 낳은 아들이에요. 제가 석원이를 낳은 걸 봐서라도 제발 내쫓지 말아 주세요.”심미란이 콧방귀를 뀌었다.“석원이를 봐서 지금까지 너희 모녀를 이 집에 남겨뒀다는 생각은 안 해봤어?”사실 오래전부터 성해연을 온씨 가문에서 내쫓고 싶었다.과거 온철환에게 꼬리 친 것에 대한 원한이 아직도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었다. 성해연이 온석원을 낳지 못했더라면 온씨 가문 작은 사모님 소리를 듣지도 못했을 것이다.“그런데 네 딸년은 은혜를 원수로 갚는구나. 감히 내 딸을 유치장에 보내?”심미란의 표정이 분노로 일그러졌다.“딸이 그렇게 아까워? 그럼 딸년이랑 같이 이 집에서 나가. 앞으로 어디 가서 온씨 가문 사람이라는 소리 하지도 말고.”“안 돼요, 언니. 제발요...”성해연이 울며 애원하면서 심미란의 바지를 붙잡았다. 그러자 심미란이 가차 없이 발로 걷어찼다.퇴원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몸이 성치 않았던 성해연이 심미란의 발길질에 바닥에 넘어져 한동안 일어나지 못했다.“엄마!”그 광경을 본 온세아가 급히 달려갔다. 그런데 성해연을 부축해 일으키려던 그때 성해연이 되레 온세아의 손을 뿌리쳤다.온세아를 쳐다보는 성해연의 눈빛이 낯설기 그지없었다. 온세아 때문에 온씨 가문에서 쫓겨나게 생겼다며 원망하는 듯한 눈빛이었다.가슴이 철렁한 온세아가 고개를 들어 심미란을 똑바로 응시했다.“여사님이 무슨 권리로 우리 엄마를 내쫓아요?”사실 온세아는 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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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2화

“네... 네가 감히!”심미란이 온세아에게 삿대질했다. 하마터면 뒷목을 잡고 쓰러질 뻔했다.온세아가 그녀에게 대들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심미란이 독기 어린 시선으로 성해연을 노려봤다. 대체 딸 교육을 어떻게 시킨 거냐고 따지는 듯한 눈빛이었다.“언니, 죄송해요. 세아가 일부러 그런 거 아니에요... 방금 한 말도 진심이 아닐 거예요.”성해연이 다급히 다가와 온세아를 대신해 변명했다.“일부러 그런 게 아니라고? 내가 보기엔 방금 한 말이 너희 모녀의 본심 같은데?”심미란이 전혀 믿지 않고 날카롭게 쳐다보자 성해연이 연신 고개를 내저었다.“아니에요. 절대 아니에요. 제발 너그러운 마음으로 저희 모녀를 한 번만 용서해 주시면 안 될까요?”온세아는 더 이상 두고 볼 수가 없었다.‘엄마는 왜 수년 동안이나 심미란 앞에서 비굴하게 고개를 숙이는 거야? 사랑하는 아들을 심미란한테 빼앗긴 후에 다시 찾아오지도 못하고.’심미란이 두 사람을 내쫓겠다고 날뛰는데도 맞서 싸우기는커녕 고개를 숙이고 빌기만 했다.“엄마가 왜 사과를 해요? 분명...”온세아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성해연이 가로챘다.“입 다물어.”예전이었더라면 성해연의 뜻대로 입을 다물었겠지만 이번에는 비굴하고 싶지 않았다.“엄마, 온아정이 먼저 날 해치려 해서 경찰이 법대로 데려간 거예요. 이게 다 온아정이 자초한 일이지, 엄마랑 나랑은 아무 상관이 없다고요. 딸을 잘못 가르쳐놓고 반성하지는 못할망정 남을 탓하는 게 말이 돼요?”심미란이 차갑게 비웃었다.“내가 딸을 잘못 가르쳤다고? 성해연, 그럼 넌 딸을 잘 가르쳤어?”그녀의 말에 협박과 추궁의 뜻이 담겨 있다는 걸 성해연이 모를 리 없었다.오늘 심미란이 만족할 만한 답을 내놓지 못한다면 성해연과 온세아는 더는 이 집에서 지낼 수 없을 것이다.“세아야, 어서 사과드려.”성해연이 명령을 내린 순간 온세아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성해연을 쳐다봤다.‘난 엄마를 위해 나섰는데 나더러 사과하라고?’“잘못한 게 없는데 왜 사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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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3화

심미란도 그제야 끓어오르는 분노를 간신히 억눌렀다.“아무튼 우리 아정이한테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너희 모녀 절대 가만두지 않을 거야.”무서운 경고를 남긴 뒤 씩씩거리며 나가버렸다.“엄마, 괜찮아요?”온석원이 성해연을 걱정하자 성해연의 얼굴에 순식간에 화색이 돌았다.“방금 날 뭐라고 불렀어?”비록 성해연이 낳은 아들이었지만 어릴 적부터 심미란의 밑에서 자라 성해연에게 살갑게 군 적이 없었고 심지어 무시하기까지 했었다.그런 아들이 엄마라고 살갑게 부르자 성해연은 감격에 겨워 눈물을 흘렸다. 지금 이 순간 모든 근심이 사라졌고 눈에 아들밖에 보이지 않았다.온세아는 문득 이 자리에 있는 그녀가 불필요한 존재처럼 느껴졌다.심미란이 성해연을 내쫓으려 한다는 온석원의 연락을 받고 한달음에 달려왔건만 정작 성해연에게 필요한 사람은 그녀가 아니라 온석원이었다.온아정의 일 때문에 성해연은 며칠 동안 온세아를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눈에 띄게 수척해졌고 안색도 어두웠지만 지금 온석원을 쳐다보는 눈빛만은 따스한 생기로 빛나고 있었다. 아들 덕분에 다시 살아난 사람처럼 보였다....그날 밤 늘푸른 아파트.온세아가 새집 침대에 누워 이리저리 뒤척였으나 좀처럼 잠이 오지 않았다.오늘 밤 온석원이 대신 맞아준 덕에 온세아가 맞지 않았다. 최근 들어 성해연이 손찌검하는 횟수가 잦아들었다.게다가 그녀를 보는 눈빛에 증오와 냉랭함이 가득했다. 그건 어머니가 딸을 보는 눈빛이 전혀 아니었다.그동안 성해연이 심미란과 온철환에게 구박받을 때마다 가장 먼저 달려가 지켜준 건 온세아였다.이번에 그녀가 사라졌을 때도 온갖 방법을 총동원하여 찾아 헤맸다. 심지어 온아정의 계략에 빠져 양천호에게 몹쓸 짓까지 당할 뻔했다.그런데 왜 성해연은 고마워하기는커녕 온세아를 탓하기만 하는 걸까? 왜 온세아의 진심 어린 희생과 노력을 매정하게 외면하는 걸까?‘나 엄마 친딸이 맞긴 한 거야?’상처 입은 마음에 상실감까지 더해져 온세아는 밤이 깊도록 잠들지 못했다. 기분 전환이라도 하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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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4화

‘설마 병이 또 발작한 건 아니겠지?’온세아가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갈증이 갈수록 심해져 침대 위에서 몸을 S자로 뒤틀었다.이게 다 밤중에 대놓고 유혹을 해댄 권태혁의 탓이었다.‘나더러 어떻게 참으라고. 안 돼. 이대로 가다간 미쳐버릴 것 같아.’침대에서 일어나 전에 병원에서 처방받았던 약을 뒤졌다. 딱 한 알밖에 남지 않았다.생각할 겨를도 없이 서둘러 마지막 한 알을 삼켰다. 그제야 몸을 집어삼킬 듯 타오르던 열기가 서서히 가라앉기 시작했다.텅 빈 약병을 보던 온세아는 다시 시름에 잠겼다. 약은 다 떨어졌는데 병이 완전히 낫지 않았다.‘다음에 또 발작하면 어떡하지?’이런 약은 일반 약국에서는 구할 수 없고 병원에 가서 전문의에게 처방을 받아야만 했다.‘병원에 가면 또다시 검사받아야 할 텐데 이번에도 남자 의사면 어떡해?’지난번 병원에 갔다가 권태혁을 마주쳤던 기억이 떠오르자 저도 모르게 얼굴이 화끈거리고 심장이 터질 것처럼 뛰었다.지금 생각해도 아찔한 기억이었다.‘병원은 가지 말자.’이런 은밀한 병을 낯선 의사에게 다시 털어놓을 용기가 나지 않았다. 정 안 되면 권태혁에게 한 병 더 처방해달라고 부탁할 생각이었다. 차라리 그게 민망한 상황을 또다시 겪는 것보다 훨씬 나았다.온세아는 그렇게 마음을 먹고 나서야 서서히 잠에 빠져들었다.하지만 밤새 편히 자지 못했다. 꿈속에서 권태혁이 끊임없이 나타났기 때문이었다. 그것도 온통 야한 꿈뿐이었다.권태혁이 온세아를 사무실 책상으로 밀어붙이는가 하면 소파 위에 짓누르기도 하고 진료실 침대 위에서도...“자기야, 이렇게 해주면 좋아?”그가 온세아의 귓불을 핥으며 가라앉은 목소리로 속삭였다.결국 온세아가 화들짝 놀라면서 눈을 떴다. 깨어보니 날이 어스름하게 밝아오는 새벽이었다.온몸이 이미 땀으로 흠뻑 젖어 있었고 숨도 가빠졌다.연신 숨을 몰아쉬다가 조금 전의 야한 꿈이 떠오른 온세아는 수치심이 밀려왔다.다급히 침대에서 일어나 화장실로 달려간 뒤 찬물로 세수했다. 어떻게든 정신을 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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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5화

이채린이 고개를 끄덕였다.“생각해봐. 우리 회사에서 그렇게 오랫동안 일한 조동윤이 갑자기 BC 기획서를 훔치고 널 죽인 다음 뒤집어씌우려고 했어. 절대 조동윤이 혼자서 벌일 만한 일이 아니야. 뒤에서 조종하는 누군가한테 매수당한 게 분명해.”온세아가 눈을 가늘게 떴다. 이채린의 분석이 꽤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비록 경찰 쪽에서 BC 기획서 유출 사건을 종결했고 조동윤이 모든 죄를 뒤집어썼지만 그는 그저 꼬리에 불과했다. 온세아를 진짜 죽이려 했던 몸통은 여전히 법망을 피해 버젓이 돌아다니고 있을 가능성이 컸다.이채린이 급히 덧붙였다.“세아야, 당분간 진짜 조심해야 해. 그 배후가 또 사람을 보내서 널 죽이려 할지 몰라.”온세아가 고개를 가로저었다.“그러진 못할 거야. 저번에 사람을 매수해서 나한테 전부 뒤집어씌우고 죽이려 했잖아. 그런데 BC 기획서 사건이 조동윤이 총대를 메면서 완전히 종결됐어. 결정적인 새 증거가 나오지 않는 이상 재수사는 힘들 테니 배후에 있는 사람도 꼬리 밟힐 위험까지 무릅쓰고 날 건드릴 이유가 없어.”“그럼 당분간은 안전하다는 거네.”“아마도.”“그나저나 그 배후가 대체 누구일까?”“꼬리가 길면 밟히는 법이야. 언젠가는 알게 되겠지.”...해 질 녘.온세아가 짐을 챙겨 퇴근하려던 그때 권태혁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내 사무실로 와.”짧디짧은 한마디에 거역할 수 없는 묵직한 힘이 실려 있었다.온세아가 전화를 끊고 혀를 날름 내밀었다. 마침 권태혁에게 약을 더 달라고 얘기하려던 참이라 잘됐다 싶었다. 하이힐을 또각또각 밟으며 바로 옆에 있는 대표실로 향했다.똑, 똑, 똑.“들어와.”그녀는 문 앞에서 심호흡을 크게 한 뒤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갔다.“대표님, 부르셨습니까?”권태혁이 컴퓨터 앞에 앉아 화상 회의를 하는 중인 듯 온세아에게 잠시 기다리라고 손짓했다.온세아가 눈치껏 한쪽 소파로 가 자리를 잡고 앉았다.어젯밤 내내 권태혁이 나오는 야한 꿈을 꾼 바람에 오늘 하루 종일 이 핑계 저 핑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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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6화

“어젯밤에 보낸 사진 마음에 들었어?”권태혁이 갑자기 온세아의 곁으로 훅 다가갔다. 따뜻한 숨결이 온세아의 예쁜 얼굴 위로 흩어졌다.순간 온세아는 심장이 터질 것처럼 쿵쾅거렸고 말도 잇지 못했다.어젯밤 권태혁이 보낸 상체 누드 사진 때문에 밤새 야한 꿈을 꾼 것도 모자라 병까지 도졌었다.그가 일부러 유혹한 건 아닌지 진심으로 의심스러웠다.온세아가 고개를 홱 돌렸다.“마음에 안 드니까 앞으로는 그런 거 보내지 마세요.”권태혁이 새까만 눈동자로 온세아를 빤히 응시했다.“알았어.”‘이렇게 순순히 알겠다고 한다고?’온세아가 놀란 얼굴로 쳐다보자 권태혁이 입꼬리를 씩 올렸다.“다음엔 다른 거 보낼게.”그녀의 두 눈에 휘둥그레졌다.‘말귀를 못 알아들어요? 대표님 사진을 한 장도 보고 싶지 않다고요.’그녀가 붉은 입술을 깨물고 화제를 돌렸다.“이 얘기를 하시려고 저를 부르신 겁니까?”아주 진지하게 사무실로 오라고 해서 업무 때문인 줄 알았다. 그런데 이런 시답잖은 얘기나 할 줄이야.권태혁이 눈썹을 치켜세웠다.“이따가 식사 자리가 있는데 같이 가자.”온세아는 본능적으로 거부감이 들었다.“하지만...”저녁에 이채린과 선약이 있었다.권태혁의 눈빛이 그윽해졌다.“하지만 뭐? 업무니까 거절은 안 돼.”결국 온세아는 울며 겨자 먹기로 알겠다고 답했다.권태혁과 함께 지하 주차장으로 내려가자 운전기사가 롤스로이스를 몰고 그들 앞으로 다가왔다. 그러고는 차에서 내려 공손하게 차 문을 열어주었다.권태혁이 먼저 뒷좌석에 올라탄 뒤 온세아가 제자리에 서서 머뭇거렸다.‘어디에 앉아야 하지? 대표님 옆자리? 아니면 조수석?’전에 이 차를 탔을 때는 늘 권태혁의 옆자리에 앉았었다. 수행 비서 강준우가 차에 탈 때를 떠올려보니 조수석에 앉았던 것 같았다. 온세아도 비서이기에 예외가 될 수는 없었다.온세아가 조수석으로 걸어가려던 그때 차 안에 있던 권태혁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멍하니 서서 뭐 해? 타.”‘뒷좌석에 타라는 말인가?’온세아는 어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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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7화

그런데 유리가 권태혁의 곁으로 다가가기도 전에 권태혁이 제지했다.“됐습니다. 저 파트너 있어요.”눈치 빠른 온세아가 테이블 위의 술병을 들어 권태혁과 그녀의 잔에 따랐다. 유리가 머쓱한 표정으로 물러났다.룸 안에 있던 사람들의 시선이 일제히 온세아에게 쏠린 순간 다들 멈칫했다. 권태혁이 접대 자리에 늘 혼자 온다는 정보를 사전에 입수하고 미녀들을 데려온 것이었다.그런데 오늘 밤 직접 미녀를 데려올 줄은 생각지 못했다. 그들의 노력이 헛수고가 된 셈이었다.하지만 이 자리에 모인 사람들은 하나같이 눈치 빠른 능구렁이들이었다.속으로는 불만이 있어도 겉으로는 온세아를 치켜세우며 약속이라도 한 듯이 그녀의 미모를 입이 마르도록 칭찬했다.온세아는 그들이 순전히 권태혁의 체면을 봐서 이러는 걸 잘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평소보다 술을 몇 잔 더 마셨다.식사가 끝난 뒤 사람들이 권태혁을 배웅했다. 온세아 역시 권태혁의 곁을 지키며 나란히 걸었다.그렇게 일행이 엘리베이터 쪽으로 향하던 중 권태혁이 갑자기 걸음을 멈췄다. 사람들이 그의 시선을 따라 고개를 돌렸다.맞은편 다른 룸에서 중년 남성 두 명이 걸어 나오고 있었는데 그중 한 명이 권태혁과 이목구비가 꽤 닮아 있었다. 하지만 눈빛에는 음침한 기운이 감돌았다.말끔한 정장 차림에 금테 안경을 썼으나 어딘지 모르게 겉과 속이 다를 것 같은 위선적인 분위기가 풍겼다.온세아의 짐작이 맞다면 저 남자가 바로 권태혁의 작은아버지 권상진일 것이다.그리고 권상진과 악수를 하고 있는 또 다른 중년 남성은 온세아가 너무나도 잘 아는 인물이었다.“아빠...”온세아가 놀란 얼굴로 온철환을 불렀다.온철환도 이곳에서 막내딸을 만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온세아의 옆에 있는 권태혁을 보더니 곧바로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네가 여긴 어쩐 일이야?”온세아의 예쁜 얼굴이 살짝 굳어졌다.“업무 때문에 대표님이랑 손님 접대하러 나왔어요.”‘대표님?’온철환이 순간 멈칫했다. 고개를 돌려 딸의 곁에 선 젊고 훤칠한 권태혁을 훑어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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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8화

돌아가는 길, 온세아는 입을 굳게 다문 채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조금 전 온세아를 싸늘하게 쏘아보던 온철환의 원망 섞인 눈빛이 자꾸만 뇌리를 스쳤다.어릴 적부터 온철환은 단 한 번도 그녀에게 따뜻한 표정을 지어준 적이 없었다.그건 이미 오래전에 익숙해졌다. 다른 평범한 아버지들처럼 딸인 그녀를 아껴줄 거란 기대는 일찌감치 접어뒀다.하지만 오늘 저녁 혐오 가득했던 눈빛이 끝내 온세아에게 깊은 상처를 안겨줬다.대체 뭘 그렇게 잘못했기에 온철환이 이토록 온세아를 미워하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깊은 생각에 잠겨 있어 운전기사가 그녀의 집이 아닌 다른 곳으로 향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눈치채지 못했다.고급 세단이 멈춰 선 뒤 온세아가 창밖을 내다봤다. 그런데 도착한 곳이 다름 아닌 권태혁의 별장 앞이었다.“내려.”온세아가 미처 상황을 파악하기도 전에 권태혁이 그녀를 잡아당겨 함께 차에서 내리려 했다.“대표님... 왜 절 대표님 집으로 데려오신 거예요?”그녀가 경악한 얼굴로 멈칫했다.하지만 권태혁은 반항할 기회도 주지 않고 온세아를 번쩍 안아 들어 그대로 별장 안으로 들어갔다.불이 켜져 있지 않아 칠흑같이 어두웠다.안으로 들어가자마자 권태혁이 온세아를 문가 벽 쪽으로 거칠게 밀어붙이더니 고개를 숙이고 입술을 집어삼키기 시작했다.“이러지...”온세아는 순순히 응하지 않고 권태혁의 가슴팍을 밀어내면서 고개를 돌려 키스를 피했다.“잠깐만요...”“더는 못 기다려...”권태혁이 거친 숨을 몰아쉬며 다급한 손길로 그녀의 치맛자락을 들어 올렸다. 너무 오랫동안 참았던 터라 단 1초도 지체하고 싶지 않았다.온세아가 주먹으로 권태혁을 퍽퍽 내리쳤다.“전 접대 자리에만 동행하겠다고 했지, 집까지 따라오겠다고 한 적 없어요. 이런 짓을 하겠다고 한 적은 더더욱 없고요.”그녀가 화를 내며 반항했다.맹렬하게 키스하던 권태혁이 멈칫하더니 고개를 천천히 들어 칠흑처럼 어두운 두 눈으로 온세아를 뚫어지게 응시했다.“내가 사흘 주겠다고 한 거 잊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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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9화

온세아가 난처해하는 표정을 짓자 권태혁의 눈빛에 언뜻 상처받은 기색이 스쳤다.“사흘 뒤에 답을 주기로 했잖아.”기분이 바닥까지 가라앉았다.온세아가 고개를 푹 떨구었다.“죄송해요. 정말 결정을 내리지 못했어요... 그리고 아직 이혼한 게 아니잖아요. 이렇게 얼떨결에 외도하고 싶진 않아요. 제 말 무슨 뜻인지 알죠?”온세아의 원래 계획은 구형민과 이혼한 뒤에 권태혁의 마음을 받아들일지 고민해 보는 것이었다.하지만 그날 양천호의 어머니 채경희가 갑자기 회사로 들이닥쳤고 권태혁이 온세아를 구하려다 다치기까지 했다. 그 바람에 가정 법원에 가지 못해 이혼 신청조차 하지 못했다.온세아와 구형민은 여전히 법적으로 부부 관계였다.이런 상황에서 도저히 다른 남자를 만날 수 없었다. 게다가 권태혁은 그녀의 직장 상사였다. 자칫하다간 두 사람이 그렇고 그런 관계라는 소문이 기정사실화될 수 있었다.“알아.”뜻밖에도 권태혁이 고개를 끄덕였다. 깊은 두 눈에 온세아가 읽어낼 수 없는 복잡한 감정이 일렁이고 있었다.온세아가 놀란 얼굴로 권태혁을 바라보았다. 잘생긴 얼굴에 별다른 표정이 없는 걸 보면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듯했다. 다만 새까만 눈동자에 찰나의 실망감이 스쳐 지나갔다.은연중에 권태혁의 진짜 속마음이 드러난 것이었다.순간 멈칫한 온세아가 복잡한 심경으로 권태혁을 응시했다.‘진짜 나랑 불륜 관계가 되고 싶은 건 아니겠지? 대표님 정도의 지위와 재력을 가진 남자라면 주변에 남는 게 여자일 텐데 어쩌다가 나한테 꽂힌 거야?’“정말 이해한 거 맞아요?”온세아가 반신반의하며 묻자 권태혁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입술을 가까이 대고 속삭였다.“응. 하지만 세아 씨가 나한테 정말 아무 감정이 없다는 건 안 믿어. 세아 씨 몸이 날 간절히 원한다고 말하고 있잖아. 안 그래?”말하면서 커다란 손으로 그녀의 섹시한 몸매를 따라 어루만졌다. 그 바람에 온세아의 몸속에 뜨거운 불길이 타올랐다.“이... 이러지 마세요...”당황한 온세아가 그를 말렸다.약이 이미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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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0화

찍.권태혁이 온세아가 입고 있던 원피스를 찢어버렸다. 눈부시게 새하얀 속살이 고스란히 드러났다.서늘한 감각에 온세아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안 돼요...”그러더니 황급히 몸을 비틀며 반항하기 시작했다.‘이러면 안 돼. 나 아직 이혼하지 않았다고. 이대로 권태혁과 선을 넘는다면 외도를 저지른 쓰레기 같은 구형민과 다를 게 없잖아.’온세아의 걱정을 꿰뚫어 본 듯 권태혁의 눈빛이 짙게 가라앉았다. 그가 갈라진 목소리로 온세아의 귓가에 속삭였다.“걱정하지 마. 세아 씨 남편한테는 말 안 할 테니까...”순간 머릿속이 하얘진 온세아가 반항을 멈췄다.구형민에게 말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렇다면 두 사람의 관계는 불륜인 걸까?죄책감이 밀려오는 한편 짜릿하기도 했다. 온몸에 걷잡을 수 없는 불길이 치솟은 온세아는 지금 당장 남자가 고팠다.‘망했다!’권태혁의 자극적인 한마디에 결국 병이 도지고 말았다. 하지만 그녀에겐 발작을 잠재울 약도 없었다.그의 입술이 다시 한번 덮쳐오자 온세아는 몸이 속절없이 녹아내려 그를 거부할 힘조차 없었다.온세아가 모든 걸 받아들이고 순응한 걸 느낀 순간 권태혁이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온몸의 피가 들끓어 오르는 것 같았다.결국 참지 못하고 온세아의 남은 옷가지들을 거칠게 벗겨냈다. 옷들이 하나둘씩 바닥으로 툭툭 떨어졌다.어느새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상태가 돼버렸다. 백옥처럼 뽀얀 살결이 그녀의 요염한 얼굴과 어우러져 시선을 뗄 수 없게 만들었다.온몸이 뜨겁게 달아오른 권태혁이 다시 다급하게 온세아의 입술을 탐했다.온세아가 두 눈을 감은 채 볼과 목, 그리고 온몸 구석구석으로 쏟아지는 권태혁의 키스를 그대로 받아들였다...밤은 길고 길었지만 욕망은 이제 막 타오르기 시작했다.권태혁이 두 눈이 충혈될 정도로 흥분해 있었다. 오랫동안 먹고 싶었던 달콤한 디저트를 마침내 한입 베어 문 사람처럼 갈수록 더 흥분했다.현관 앞에서 한 차례 한 후 온세아를 안아 들고 소파로 향했다. 그러고는 다시금 몸을 탐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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