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이 제 발 저린 법이라더니 온아정이 금세 당황한 기색을 내비쳤다.“이 멍청한 놈이 감히 나를 배신해?”그녀가 이를 바득바득 갈았다.온세아의 눈빛이 얼음장처럼 차가웠다.“그 말은 인정한다는 뜻이지?”온아정이 콧방귀를 뀌었다.“인정하면 뭐? 어차피 형민이는 널 좋아하지도 않아. 독수공방하느니 양천호랑 즐거운 시간이나 보내라고 배려해준 건데 그게 그렇게 불만이야?”말하는 사이 구형민의 얼굴이 점점 굳어져 간다는 사실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언니가 정말 나를 끔찍하게도 생각해주네.”온세아가 조롱 섞인 웃음을 지으며 쏘아붙였다.“그런 변명은 경찰서에 가서 해. 경찰들이 믿어주는지 한번 보자고.”온아정이 피식 웃었다.“내가 왜 경찰 앞에서 인정해야 하는데?”“인정하기 싫어도 해야 할걸?”온세아가 휴대폰을 꺼내 화면을 가볍게 터치했다. 조금 전 두 사람이 나눈 대화가 고스란히 녹음되어 흘러나왔다.온아정의 얼굴이 순식간에 흙빛으로 변했다.“온세아, 감히 날 함정에 빠뜨려?”그녀가 분노를 참지 못하고 온세아에게 삿대질하며 험악한 표정을 지었다.“날 먼저 망치려 했던 건 언니야. 난 그저 언니 입으로 직접 실토하게 만들었을 뿐이고.”온세아가 냉정하게 대꾸했다.화가 머리끝까지 치민 온아정이 옆에 서 있던 구형민에게 명령했다.“구형민, 빨리 저 핸드폰 뺏어서 방금 녹음한 거 다 지워버려.”그런데 구형민이 머뭇거리더니 온아정을 돌아보며 물었다.“아정아, 전에 나한테 이런 말 안 했잖아. 양천호가 세아를 건드린 게 너랑 상관없는 일이라며? 너도 속은 거라고 하지 않았어?”온아정이 개의치 않는다는 듯 짜증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지금 그게 중요해? 넌 내 편이야, 온세아 편이야? 날 돕고 싶으면 당장 저 휴대폰이나 뺏어오라고.”구형민이 움직이기 전에 온세아가 눈썹을 치켜올리며 말했다.“뺏어봤자 소용없어. 방금 녹음본을 이미 내 친구한테 전송했거든. 어쩌면 지금쯤 경찰이 언니를 잡으러 오고 있을지도 몰라.”“뭐?”온아정의 얼굴이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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