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은밀한 진료:대표님의 달콤한 처방: Chapter 181 - Chapter 190

378 Chapters

제181화

성해연에게 아직도 일말의 기대를 품고 있는 걸까?온세아는 곧장 병원을 떠나지 않고 절친 이채린의 병실로 향했다.이채린의 상태가 많이 호전되었지만 고생을 한 탓에 눈에 띄게 수척해졌다.의사가 다음 주면 퇴원할 수 있다고 했으나 직장에 복귀하기 전까지는 집에서 한동안 요양해야 했다.온세아는 친구가 걱정할까 봐 성해연에 관한 일은 입 밖에 꺼내지 않았다. 이런저런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고 나니 무거웠던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어쩌면 이번 생은 부모와의 인연이 닿지 않는 운명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병원 밖으로 나온 온세아가 인도 위를 홀로 묵묵히 걸었다. 권태혁의 고급 세단이 그녀의 뒤를 조용히 따라갔다.“대표님.”운전기사가 핸들을 잡은 채 뒷좌석에 앉은 권태혁의 지시를 기다렸다.“계속 따라가.”권태혁이 지시를 내렸다. 칠흑같이 어두운 그의 눈동자에 복잡한 감정이 서려 있었다.운전기사가 지시에 따라 속도를 최대한 늦추고 온세아의 뒤를 따랐다.권태혁의 얼굴이 잔뜩 일그러졌다. 앞에서 걸어가는 가녀린 그녀를 시종일관 어둡고 복잡한 시선으로 응시했다.그와 온세아가 성해연을 병원으로 데려왔다.그 후 온세아가 병실을 지키는 동안 권태혁이 잠시 공무를 처리하고 다시 병원으로 돌아왔다.그사이 사람을 시켜 온세아와 성해연의 관계를 조사해 보았다. 알고 보니 온세아가 지금까지 부모의 사랑을 제대로 받아본 적이 없었다. 성해연의 마음속에는 오직 온아정뿐이었다.정작 그녀를 구해달라고 부탁한 사람이 온세아였음에도 딸에게 고마워하기는커녕 그녀를 이 지경으로 만든 온아정만 찾았다.권태혁은 온세아가 너무나 안쓰러웠다. 이런 어머니라면 차라리 없는 게 나을 텐데 온세아는 그래도 마음 아파하고 있었다.온세아가 여전히 이 천륜을 소중히 여기고 있다는 증거였다. 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그럴 가치가 전혀 없었다....한참을 걷다 보니 다리가 저리고 아팠다.양천호에게 저항하다 입은 상처가 아직 다 아물지 않은 데다 병실에서 성해연의 곁을 오랜 시간 지켰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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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2화

권태혁이 몸을 일으켜 잠든 온세아의 앞으로 다가가 갑자기 허리를 숙였다. 그러고는 벤치에서 숙면 중인 그녀를 번쩍 안아 들었다.‘대표님이 세아 씨를 안으셨어?’롤스로이스 안에서 이 광경을 지켜보던 운전기사가 입을 다물지 못했다.평소 냉랭하기 그지없고 만사에 무관심하던 권태혁이 이런 낭만적인 행동을 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한편으로는 온세아가 걱정되기도 했다. 변덕스러운 권태혁이 갑자기 짜증을 내면서 길 한복판에 내팽개칠 수도 있었기 때문이었다.권태혁이 여자를 안아 올리는 모습을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었으니까.품에 안긴 온세아는 아직도 꿈나라였다. 기댈 수 있는 따뜻한 품을 찾았는지 본능적으로 권태혁의 품에 파고들며 몸을 더 바짝 웅크렸다.그를 온전히 신뢰하고 의지하는 모습에 권태혁의 마음 한구석이 사르르 녹아내렸다.생전 처음 느껴보는 기분이었다. 심장이 쿵쾅거리는 소리마저 선명히 들리는 것 같았다.온세아가 잠에서 깰까 봐 권태혁은 차에 오르지 않았다. 대신 온세아를 안은 채 계속 앞으로 걸어갔다.운전기사가 서행하며 그 뒤를 따랐다. 그렇게 권태혁의 별장까지 무려 두 시간 넘게 걸었다. 그 긴 시간 동안 온세아를 단 한 번도 내려놓지 않았다.운전기사도 그들을 놓치지 않고 계속 따랐다.여자를 안고도 흔들림 없는 발걸음으로 걷는 권태혁의 모습에 운전기사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그였더라면 진작 힘들어서 포기했을 것이다.권태혁이 온세아를 2층 침실의 넓은 침대에 눕혔다. 그러고는 따뜻한 수건을 가져와 그녀의 고운 얼굴에 남은 눈물 자국을 닦아줬다.편히 잘 수 있도록 겉옷과 신발을 벗겨준 뒤에야 온세아의 옆에 비스듬히 누워 한 손으로 머리를 괴고 한참을 바라보았다.그가 저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켰다. 정말이지 봐도 봐도 질리지 않았다....한밤중 온세아가 다시 악몽의 늪에 빠졌다. 꿈속에서 성해연이 온아정과 손을 잡고 그녀를 양천호의 침대 위로 밀어 넣고 있었다.아무리 비명을 지르며 살려달라 애원해도 그들은 온세아를 놓아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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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3화

‘유부녀인 내가 다른 남자랑 한 침대에 누워서 잘 뻔했다니. 안 돼. 이러면 안 돼.’온세아가 갑자기 권태혁의 품에서 벗어나려 버둥거렸다.“대표님, 방으로 가서 주무시면 안 돼요?”그녀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묻자 권태혁이 눈썹을 살짝 치켜세웠다.“여기가 다 내 방인데 어디 가서 자라는 거야?”온세아가 입술을 깨물었다. 이곳이 그의 집이라는 사실을 잠시 잊고 말았다.“그럼 제가 나갈게요.”그러고는 침대에서 내려가려 하자 권태혁이 허리를 단단히 감아 다시 품으로 끌어들였다.“이 밤중에 어딜 가겠다고.”온세아의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아무튼 대표님이랑 한 침대에서 자는 건 안 돼요.”그가 어이가 없다는 듯 피식 웃었다.“우리 같이 자기도 했는데 이제 와서 새삼스럽게 선을 긋기엔 좀 늦은 것 같은데.”“누가 대표님이랑 잤다고 그래요?”온세아가 발끈하며 반박했다.“전 대표님이랑... 잔 적이 없어요...”권태혁이 그녀의 허리를 더 세게 끌어안으며 음흉하게 웃었다.“해서는 안 될 짓을 이미 다 해놓고 한 침대에서 자는 게 뭐 대수라고.”그녀가 말을 잇지 못했다.구형민과 아직 이혼 전이었지만 권태혁과 이미 깊은 관계를 맺은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권태혁이 그녀를 품에 넣고 다시 누웠다.“말 들어. 자자.”여전히 마음이 불편했던 온세아가 그의 품 안에서 버둥거리며 일어나려 했다.“이거 놔요. 안지 말라고요! 분명히 생각할 시간을 사흘 주기로 했잖아요. 저 아직 대표님을 받아주지 않았어요.”온세아가 나름 논리 있게 쏘아붙였다.‘받아주지도 않았는데 벌써 한 침대에서 자면 어떡해? 설마 내가 받아줬다고 생각하는 거야?’“그래서 지금 손 안 대고 잠만 자겠다는 거잖아.”권태혁이 온세아의 귓가에 대고 속삭였다.두 팔로 그녀의 허리를 감은 것도 모자라 다리로도 휘감아 버린 탓에 온세아는 꼼짝달싹할 수 없었다.그에게서 풍겨오는 짙은 남성미가 그녀의 감각을 마비시키는 듯했다.지금까지 남자에게 이렇게 안긴 적이 없었다. 그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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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4화

다음 날 온세아가 눈을 떴을 때 권태혁이 옆에 없었다.씻고 내려가 보니 식탁에 평소와 조금 다른 아침 식사가 차려져 있었다.“세아 씨, 오늘 아침은 도련님이 직접 준비하신 거예요.”박은선이 그녀에게 인자한 미소를 지었다.그 말에 온세아는 순간 멍해졌다.‘권태혁이 직접 아침을 차렸다고? 요리와는 거리가 멀어 보였는데.’온세아는 권태혁 같은 재벌 도련님이라면 손에 물 한 방울 묻히지 않고 자랐을 거라고 생각했다.적어도 구형민과 1년 넘게 결혼 생활을 하면서 그가 주방에 들어가는 걸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온세아가 자리에 앉아 반신반의하며 스파게티를 한 입 맛보았다. 뜻밖에도 맛이 아주 훌륭했다.입맛이 돌기 시작한 그녀는 순식간에 접시를 깨끗이 비웠다. 권태혁의 요리 솜씨가 이토록 좋을 줄은 몰랐다.밖에서 일도 잘하는 완벽한 남자가 요리 실력까지 겸비하다니, 나중에 어떤 복이 많은 여자가 그와 결혼할지...하지만 온세아는 이내 고개를 가로저으며 생각을 털어냈다. 권태혁이 누구와 결혼하든 그녀와는 상관없는 일이었다. 적어도 그게 그녀는 아닐 테니까.아침 식사를 마친 후 옷을 갈아입고 회사로 출근했다.BC 프로젝트 기밀 유출 용의자로 몰린 이후 권태혁을 도와 진범을 잡기 위해, 또 자신을 지키기 위해 한동안 회사에 나가지 않았다.게다가 양천호 사건까지 겹쳐 이틀을 더 쉰 바람에 거의 일주일 만의 출근이었다.사무실에 들어서자 동료들이 앞다투어 인사를 건넸다.조동윤이 모든 죄를 인정하고 해고당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조동윤이야말로 진범이라는 걸 모두가 알게 되었다.억울하게 누명을 썼던 온세아를 향한 동료들의 시선이 동정 어린 따뜻함으로 바뀌어 있었다. 하지만 온세아는 한가하게 담소를 나눌 여유가 없었다.자리를 비운 사이 산더미처럼 쌓인 업무를 처리해야 했기 때문이었다.오전 내내 물 한 모금 마실 틈 없이 일하느라 권태혁의 얼굴조차 보지 못했다.그러다 오후 회의 시간이 되어서야 권태혁을 마주했다. 정장을 갖춰 입은 모습이 참으로 점잖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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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5화

몇 초 뒤 기다란 두 손이 온세아의 앞으로 불쑥 튀어나왔다. 곧이어 넓고 단단한 가슴이 그녀의 등 뒤에 빈틈없이 밀착되었다.온세아가 저도 모르게 숨을 들이켰다.여기는 엄연히 회의실이었다. 조금 전까지 동료들과 머리를 맞대고 논의하던 공간이었고 아직 문도 제대로 닫히지 않아 누군가 언제든지 들이닥칠 수 있는 상황이었다.이런 곳에서 권태혁이 대담하게 백허그를 하다니, 누군가에게 들키기라도 하면 도저히 변명할 길이 없었다.“대표님, 이러지 마세요...”온세아가 본능적으로 그의 품에서 벗어나려 버둥거렸지만 권태혁이 되레 허리를 더 단단히 감아쥐며 끌어당겼다.“어제는 권태혁이라고 이름을 잘만 부르더니.”그가 귓가에 입술을 바짝 붙이고 속삭였다.뜨거운 숨결이 살에 닿을 때마다 온몸에 짜릿한 전율이 일었다. 온세아가 몸을 파르르 떨더니 그의 숨결을 피하려 고개를 돌렸다.“이것 좀 놔요...”온세아가 다시 저항했으나 권태혁은 놓아주기는커녕 그녀의 상의 안쪽으로 손을 슬며시 넣고는 어루만지면서 물었다.“왜 며칠 더 쉬지 않고 벌써 나왔어?”그녀가 붉은 입술을 깨물었다.“일이 너무 많이 밀려서요.”“밀린 일이 있으면 강 비서더러 도와주라고 해도 되는데.”“그건... 강 비서님한테 너무 폐를 끼치는 일이잖아요.”권태혁의 수행 비서인 강준우는 매일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 그 와중에 온세아의 일까지 떠넘기는 건 도리가 아니었다.권태혁이 의미심장하게 말했다.“괜찮아. 온 비서는 나한테만 집중하면 돼.”온세아가 말을 잇지 못했다.그 말인즉슨 업무 따위는 집어치우고 권태혁의 여자로서 그를 모시는 데만 전념하라는 암시나 다름없었다.온세아가 마른침을 삼켰다. 머릿속이 새하얘졌고 혼란스러운 감정이 소용돌이쳤다.얼마 전까지만 해도 상사와 이런 관계가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하지만 운명의 장난처럼 두 사람은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어버렸다. 이제 와서 아무 일도 없었던 척 선을 긋기엔 너무 늦어버렸다.온세아가 계속 발버둥 쳤다.“이것 좀 놔요.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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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6화

온세아가 멍하니 고개를 끄덕였다.“네.”‘아직 이혼 전이라 남편 만나러 집에 가는 게 지극히 정상 아닌가? 왜 화가 나셨지?’“절대 안 돼!”권태혁이 이를 악물고 명령했다.그의 태도에 온세아가 미간을 찌푸렸다. 아직 연인 사이가 된 것도 아닌데 권태혁이 그녀의 사생활까지 간섭하는 건 지나치다고 생각했다.무엇보다 구형민을 만나지 않으면 이혼 절차를 어떻게 밟으란 말인가?“대표님이 가지 말라고 하면 가지 말아야 해요?”온세아가 불만 섞인 목소리로 투덜거렸다.“대표님이 뭐라고. 참견이 너무 심하신 거 아니에요?”그 순간 권태혁이 그녀의 허리를 꼬집더니 날카롭게 쏘아보았다.“방금 뭐라고 했어?”온세아가 지지 않고 반박했다.“대표님이 무슨 자격으로 제 일이 간섭하냐고요. 아직 받아주지도 않았... 읍...”말이 끝나기도 전에 권태혁이 갑자기 고개를 숙여 온세아의 가녀린 목을 깨물었다.온세아가 고통스러운 신음을 내뱉으며 테이블 가장자리를 꽉 붙잡았다.“미쳤어요?”통증이 조금 가시고 나서야 온세아는 온 힘을 다해 그를 밀어내고는 원망 섞인 눈초리로 쏘아봤다.조금 전 대동맥이라도 건드렸다면 정말 즉사할 뻔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권태혁이 고개를 들고 한쪽 팔로 온세아의 옆을 짚은 채 어두운 눈으로 그녀를 내려다보았다.“세아 씨가 그놈을 보러 간다면 나 정말 미쳐버릴지도 몰라.”온세아가 다른 남자의 아내라는 사실, 그리고 다른 남자가 그녀를 소유할 수 있다는 사실만 생각하면 미칠 것 같았다.왜 진작 그녀를 만나지 못했을까?왜 그녀가 다른 남자의 아내가 되기 전에 가로채지 못했을까?과거를 바꿀 수는 없었지만 지금부터는 달랐다. 오직 그의 것이어야만 했고 다른 남자 따위가 건드릴 수 없었다.온세아는 어이가 없었다.“집에 안 가면 어떻게 이혼해요?”목소리가 너무 낮아 권태혁이 제대로 듣지 못했다.“방금 이혼이라고 했어?”그가 어깨를 갑자기 덥석 잡자 온세아가 당황해하며 눈을 깜빡였다.“아무것도 아니에요...”혹시라도 그가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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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7화

온세아는 심장이 터질 것처럼 요동쳤고 긴장감과 불안감이 온몸을 휘감았다.아무리 밀어내려 애를 써도 권태혁은 요지부동이었다. 오히려 입맞춤이 더욱 진해졌고 그녀의 입안을 집요하게 파고들며 휘저었다.안 그래도 욕구 불만으로 인한 병을 앓고 있는 온세아인데 이런 식으로 자극을 받다가는 병이 또 도질 게 뻔했다.맞닿은 입술의 온도가 점점 뜨겁게 달아올랐다.온세아가 거친 숨을 몰아쉬었고 온몸의 힘이 풀려 테이블 위에 쓰러지지 일보 직전이었다.권태혁이 마침내 그녀의 붉은 입술을 놓아주었다. 그런데 그것도 잠시 이번에는 그녀의 상의 단추를 풀기 시작했다.숨을 몰아쉬던 온세아가 정신을 차려보니 이미 상의 단추가 풀려 있었고 권태혁의 손바닥이 부드러운 살결 위를 덮쳐오고 있었다.“대표님!”온세아의 고운 얼굴이 순식간에 화끈 달아올랐고 온몸의 피가 끓어오르는 것 같았다.“이혼할 거야, 말 거야?”권태혁이 그녀를 벌하듯 거친 목소리로 물었다. 당장 확답을 듣지 못하면 이대로 멈추지 않겠다는 기세였다.온세아가 경계심 가득한 눈으로 회의실 문 쪽을 살폈다. 누군가 갑자기 회의실로 들어와 이 광경을 목격할까 봐 너무도 두려웠다.권태혁이야 무서울 게 없겠지만 온세아가 일은 안 하고 대표에게 꼬리 쳐서 출세하려는 여자라며 손가락질할 게 뻔했다.“대표님, 저 아직 대답 안 했어요. 그런데 이렇게 사람을 몰아붙이면 어떡해요?”온세아가 붉은 입술을 삐죽거리며 불만스럽게 항의했다. 지금 대답했다가는 정말 돌이킬 수 없는 관계가 될 것 같아 두려웠다.권태혁이 그제야 손을 거두었다. 그가 너무 조급했다는 것을 깨달은 모양이었다.온세아를 향한 갈증을 참기 힘들었다. 그녀의 몸 구석구석을 그의 흔적으로 물들이고 싶었고 그녀가 다른 남자와 친밀한 관계를 맺는 걸 도저히 용납할 수 없었다.“그놈이 다시는 세아 씨 몸에 손대지 못하게 해.”그가 이마를 온세아의 이마에 맞댄 채 반박을 허용하지 않는 강압적인 말투로 말했다. 그가 참을 수 있는 건 여기까지였다.온세아는 말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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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8화

구형민의 깊은 눈동자가 온세아에게 향했다. 눈빛이 복잡하게 흔들리고 있었다.온세아가 이 시간에 돌아올 줄은 꿈에도 몰랐던 모양이었다. 들어오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는데...온아정이 며칠 전 사고를 치고 집에 들어가기 무섭다고 떼를 쓰는 바람에 잠시 이곳에 머물게 한 것이었다.“아정아, 먹기 싫으면 내가 다른 거 만들어줄까?”구형민이 시선을 거두고 목소리를 낮추어 온아정을 달랬다. 하지만 온아정은 고마워하기는커녕 온세아가 보는 앞에서 그를 더욱 몰아세웠다.“누가 다른 거 만들어달래? 내가 버린 걸 세아한테 먹이라고. 어릴 때부터 쟤는 늘 내가 버린 것만 받아먹었어.”온아정의 호통에 구형민은 자존심이 상했지만 온아정이 온씨 가문의 딸로 귀하게 자란 걸 봐서 꾹 참았다.“이건 내가 널 위해 특별히 만든 거야. 내 진심이 담긴 걸 어떻게 남한테 줘?”구형민이 온아정의 손을 잡고 다정하게 속삭였다.그가 온세아의 앞에서 마음을 표현하자 온세아의 마음속에 차올랐던 분노가 확 사그라들었다.그녀는 원래 남의 남자를 빼앗는 데 희열을 느꼈다. 특히 온세아의 것이라면 더더욱 그랬다.어릴 때부터 온세아는 남자들에게 인기가 많았고 온아정이 짝사랑하던 남자들도 대부분 온세아를 좋아했다.오직 구형민만 예외였다. 구형민이 온세아와 결혼했는데도 마음속에는 여전히 온아정을 품고 있었다. 드디어 통쾌하게 복수한 셈이었다.“알았어. 정성을 봐서 한 입만 먹어줄게.”온아정은 온세아를 자극하기 위해 일부러 큰 소리로 말했다. 그러고는 구형민에게 피자 조각을 입가로 가져오라고 눈짓했다.구형민이 온세아의 눈치를 살폈다가 시키는 대로 했다. 온아정이 그를 이용하고 있다는 걸 뻔히 알면서도 기꺼이 이용당해줬다.온아정이 피자를 한 입 베어 문 순간 온세아가 성큼성큼 다가가더니 나머지 피자를 통째로 들어 온아정의 머리에 쏟아버렸다.“으악!”온아정이 비명을 지르며 온세아를 매섭게 노려보았다.“빌어먹을 년, 지금 뭐 하는 짓이야?”그녀가 온세아의 뺨을 후려치려던 그때 온세아가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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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9화

도둑이 제 발 저린 법이라더니 온아정이 금세 당황한 기색을 내비쳤다.“이 멍청한 놈이 감히 나를 배신해?”그녀가 이를 바득바득 갈았다.온세아의 눈빛이 얼음장처럼 차가웠다.“그 말은 인정한다는 뜻이지?”온아정이 콧방귀를 뀌었다.“인정하면 뭐? 어차피 형민이는 널 좋아하지도 않아. 독수공방하느니 양천호랑 즐거운 시간이나 보내라고 배려해준 건데 그게 그렇게 불만이야?”말하는 사이 구형민의 얼굴이 점점 굳어져 간다는 사실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언니가 정말 나를 끔찍하게도 생각해주네.”온세아가 조롱 섞인 웃음을 지으며 쏘아붙였다.“그런 변명은 경찰서에 가서 해. 경찰들이 믿어주는지 한번 보자고.”온아정이 피식 웃었다.“내가 왜 경찰 앞에서 인정해야 하는데?”“인정하기 싫어도 해야 할걸?”온세아가 휴대폰을 꺼내 화면을 가볍게 터치했다. 조금 전 두 사람이 나눈 대화가 고스란히 녹음되어 흘러나왔다.온아정의 얼굴이 순식간에 흙빛으로 변했다.“온세아, 감히 날 함정에 빠뜨려?”그녀가 분노를 참지 못하고 온세아에게 삿대질하며 험악한 표정을 지었다.“날 먼저 망치려 했던 건 언니야. 난 그저 언니 입으로 직접 실토하게 만들었을 뿐이고.”온세아가 냉정하게 대꾸했다.화가 머리끝까지 치민 온아정이 옆에 서 있던 구형민에게 명령했다.“구형민, 빨리 저 핸드폰 뺏어서 방금 녹음한 거 다 지워버려.”그런데 구형민이 머뭇거리더니 온아정을 돌아보며 물었다.“아정아, 전에 나한테 이런 말 안 했잖아. 양천호가 세아를 건드린 게 너랑 상관없는 일이라며? 너도 속은 거라고 하지 않았어?”온아정이 개의치 않는다는 듯 짜증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지금 그게 중요해? 넌 내 편이야, 온세아 편이야? 날 돕고 싶으면 당장 저 휴대폰이나 뺏어오라고.”구형민이 움직이기 전에 온세아가 눈썹을 치켜올리며 말했다.“뺏어봤자 소용없어. 방금 녹음본을 이미 내 친구한테 전송했거든. 어쩌면 지금쯤 경찰이 언니를 잡으러 오고 있을지도 몰라.”“뭐?”온아정의 얼굴이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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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0화

온세아의 두 눈이 파르르 떨렸고 온몸이 그대로 굳어버렸다.‘무슨 상황이지? 권태혁이 왜 이 시간에 우리 집 밑에 있어? 대체 뭐 하려고?’그녀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창가로 다가가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정말로 밑에 롤스로이스 한 대가 세워져 있었다.더욱 예상치 못했던 건 권태혁이 차에 기댄 채 서 있다는 것이었다.누군가 내려다보고 있다는 것을 느끼기라도 한 듯 무의식중에 고개를 들어 위를 보았다.창가에 나타난 온세아와 눈이 마주친 찰나 차갑기만 했던 그의 얼굴에서 서늘함이 걷히고 보기 드문 미소가 번졌다. 심지어 그녀에게 먼저 손까지 흔들어 보였다.온세아가 재빨리 커튼을 치고 돌아섰다. 아예 그를 못 본 척했다.‘말도 안 돼. 권태혁이 정말 우리 집 밑에 있다니. 대체 왜 저러는 거야? 구형민한테 들키기라도 하면 어쩌려고.’비록 내일이면 구형민과 가정 법원에 가서 이혼 서류를 접수할 테지만 온세아는 어떤 돌발 변수도 생기기를 원치 않았다.이혼하는 날이 드디어 코앞까지 다가왔는데 만약 구형민이 그녀의 외도를 의심해 이혼해 주지 않겠다고 버티면 모든 게 수포로 돌아가게 된다.속이 타들어 간 온세아가 휴대폰을 집어 들어 권태혁에게 메시지를 보냈다.[여긴 어쩐 일이에요?]권태혁:[보고 싶어서 왔어.]‘보고 싶어서? 이젠 거리낌 없이 속마음을 얘기하기로 한 거야? 아직 마음을 받아주지도 않았는데.’온세아:[이만 돌아가요.]일단 차 안에라도 들어가길 바랐다.권태혁이 우월한 기럭지와 조각 같은 외모를 뽐내며 서 있었다. 저러고 서 있으면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으려야 않을 수가 없었다.온세아가 볼 수 있다면 구형민이 커튼만 열어도 금방 볼 수 있었다.권태혁:[이혼하자고 말했어?]온세아의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구형민이 봤으면 해서 일부러 여기 온 거야? 빨리 이혼하게 만들려고?’온세아:[그건 제 일이에요.]답장을 보내기 무섭게 휴대폰이 울렸다. 권태혁의 전화였다.“이혼하기 아쉬워?”휴대폰 너머로 들려오는 그의 낮은 목소리에 불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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