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dos os capítulos de 은밀한 진료:대표님의 달콤한 처방: Capítulo 1 - Capítulo 10

30 Capítulos

제1화

“벗고 누우세요.”남자의 낮게 깔린 차가운 목소리가 귓전을 때렸다.그 순간 온세아는 심장이 쿵 내려앉았다. 이런 수치스러운 증세가 언제부터 나타났는지도 몰랐다.병이 도지면 욕구가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치솟았다. 심지어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찾아오는 그 욕구 때문에 일상생활이 힘들 정도였다.더 이상 참을 수 없었던 온세아가 용기를 내어 이 병원의 산부인과에 진료 예약을 잡았다. 병원의 보안이 철저한 대신 진료비가 일반 병원의 몇 배에 달했다.그런데 분명 40대 산부인과 여자 의사로 예약했는데 진료실에 앉아 있는 건 젊고 건장한 남자 의사였다.“바지를... 꼭 벗어야 하나요?”온세아가 잔뜩 긴장한 채 조심스럽게 물었다.생판 모르는 남자 앞에서 바지를 벗어야 한다니. 아무리 의사인 걸 알아도 설명하기 힘든 민망함이 밀려왔다.권태혁이 진지하게 말했다.“바지를 벗지 않으면 어떻게 검사하죠?”“하지만 저...”온세아가 얼굴이 시뻘게진 채 머뭇거렸다.눈앞의 남자가 마스크를 쓰고 있었지만 날카로운 눈빛만큼은 유난히 깊었고 뜻을 알 수 없었다. 문득 그가 그녀를 덮칠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온세아가 황급히 고개를 저었다.‘맙소사. 내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이 사람은 그냥 의사야. 나 같은 환자를 하루에도 수십 명을 진찰할 텐데. 이게 이 사람의 일이라고.’그녀는 계속 스스로를 다독이며 수치심을 꾹 참았다. 그리고 천천히 바지를 내리고 침대에 누웠다.“어디가 불편하세요?”권태혁이 도구를 소독하면서 물었다.그 질문에 온세아의 얼굴이 다시 화끈 달아올랐다.“저 거기가...”온세아가 차마 말을 잇지 못하자 권태혁이 담담하게 물었다.“성관계 과다인가요? 상처가 났어요?”그녀처럼 젊은 여성이 산부인과를 찾는 경우 대개는 그 문제였다. 온세아가 얼굴이 시뻘게진 채로 고개를 저었다.“아니요. 성관계는 하지 않았어요...”권태혁이 멈칫하더니 놀란 얼굴로 온세아를 힐끗 쳐다봤다.눈앞의 여자는 이목구비가 수려하고 피부도 하얗고 촉
Ler mais

제2화

온세아는 진료실을 나와 약을 받은 뒤 서둘러 병원을 떠났다.조금 전 진료실에서 남자 의사의 명령에 따라 바지를 벗고 검사를 받았던 장면이 떠오르자 얼굴이 또 저도 모르게 화끈거렸다.소문이라도 퍼진다면 온세아는 고개를 들고 다니지 못할 것이다.‘앞으로는 여자 의사한테 검사받아야겠어. 다시는 낯선 남자한테 검사받지 않을 거야.’바로 그때 검은색 벤틀리 한 대가 온세아의 앞에 서서히 멈춰 섰다.온세아는 그녀가 부른 택시가 도착한 줄 알고 유리창으로 안을 들여다봤다. 그런데 이목구비가 뚜렷하고 잘생긴 남자의 얼굴이 보였다.신이 정성 들여 빚은 것처럼 흠잡을 데 없는 완벽한 얼굴이었다.두 사람의 시선이 잠시 마주쳤다.‘어딘가 낯이 익은데? 저 눈빛... 아까 진료실에서 날 진찰했던 그 남자 의사 아니야?’온세아의 얼굴이 순식간에 화끈 달아오르더니 숨조차 쉬기 힘들었다.‘병원 문 앞에서 또 마주쳤다고? 이런 우연이 다 있나.’권태혁이 말했다.“타세요. 가는 길에 태워다 드릴게요.”온세아가 황급히 고개를 저었다.“아니에요, 괜찮습니다. 고마워요.”‘잘 알지도 못하는 사이인데 차에 덥석 탈 수는 없지. 게다가 아까 진료실에서 그런 검사까지 받았는데...’지금 세상에서 가장 마주치고 싶지 않은 사람이 바로 권태혁이었다. 마음 같아서는 당장 도망치고 싶었다.앞으로는 마주쳐도 모르는 척할 생각이었다.권태혁의 눈빛이 살짝 어두워지더니 눈썹을 치켜세웠다. 무시할 수 없는 압박감이 뿜어져 나왔다. 여자에게 거절당한 게 생전 처음이었다.“정말 괜찮아요. 남편이 금방 데리러 올 거예요.”온세아는 그의 기분이 불쾌해졌다는 걸 눈치챘지만 그래도 다시 한번 어색하게 손을 내저었다.이번에는 남편이라는 단어를 특히 더 강조했다. 다시 말해 남편이 있는 몸이라는 걸 알려주겠다는 뜻이었다.권태혁의 입가에 알아차리기 어려운 차가운 미소가 스쳤다. 그는 곧장 운전기사에게 출발하라고 지시했다.멀어져 가는 벤틀리의 뒷모습을 보고서야 온세아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Ler mais

제3화

온세아의 표정이 확 굳어졌다.구형민이 그녀의 두 눈에 스친 실망감을 보고도 차갑게 말했다.“미안한데 내가 여러 번 말했잖아. 결벽증이 있다고.”온세아가 다급하게 말했다.“하지만... 나...”지금 그녀가 앓고 있는 병을 치료하려면 남자의 도움이 절실했다.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그냥 날 좀 도와준다고 생각해... 여보, 나 너무 힘들어...”온세아가 아랫입술을 깨물면서 그렁그렁한 눈망울로 애처롭게 바라봤다. 어느새 숨소리가 거칠어졌다.정말로 원했고 머릿속에 온통 그 생각뿐이었다. 도저히 멈출 수가 없었고 지워지지도 않았다.구형민이 얼굴을 찌푸렸다. 온세아가 그의 앞에서 이렇게 흐트러진 모습을 보이는 걸 질색했던 그가 싸늘하게 호통쳤다.“그렇게 원하면 혼자 알아서 해결해.”차갑고 경멸 가득한 한마디가 온세아의 마음속 가장 나약한 부분을 찔렀다.온세아가 상처받든 말든 구형민은 아랑곳하지 않고 차갑게 경고했다.“앞으로 내 앞에서 이렇게 입지 마.”온세아의 눈빛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 씁쓸한 감정이 마음속에서 점점 커져갔다. 남편은 여전히 그녀를 탐하지 않았다.“알았어.”그녀가 고개를 숙이고 낮게 대답했다. 목소리에 힘이 하나도 없었다.“그리고 오늘부터 한방 쓰지 말자.”구형민이 또다시 혐오 가득한 눈빛으로 온세아를 쳐다봤다. 온세아가 고개를 들고 경악한 표정을 지었다.“여보...”‘나랑 각방을 쓰겠다는 말이야?’“난 옆방에서 잘 거야. 앞으로 내 허락 없이는 내 방에 함부로 들어오지 마.”구형민이 차갑게 경고를 날린 후 침대에서 내려와 미련 없이 침실을 나갔다.온세아가 멍한 얼굴로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어느새 눈시울이 붉어지기 시작했다.온세아와 구형민이 결혼한 지 벌써 1년이었다. 성생활 부족과 구형민의 냉대 때문에 이런 병까지 걸리고 말았다.하지만 남편 구형민은 온세아의 욕구를 채워줄 의사가 전혀 없었고 오히려 이런 상황에서 별거하자고 제안했다. 온세아를 벼랑 끝으로 내몬 거나 마찬가지였다.구형민이 나간 후 겨우
Ler mais

제4화

온세아는 밤새 잠을 이루지 못했다. 몸의 공허함과 마음의 충격 때문에 제대로 잠을 이룰 수 없었다. 다행히 다음 날 아침 출근은 늦지 않았다.온세아가 하품하며 회사에 들어선 그때 오늘따라 회사의 분위기가 왠지 이상했다.“오늘 대표님이 새로 부임하신대...”친구 이채린이 중대한 소식을 전했다.알고 보니 신임 대표가 오는 날이었다. 어쩐지 온세아가 회사에 도착했을 때 여직원들이 거울을 보며 화장을 고치더라니, 그 이유를 이제야 알았다.“세아야, 왜 아직도 화장 안 고쳐?”온세아가 그 소식을 듣고도 가만히 있자 이채린이 급히 그녀를 자리에 앉혔다.“화장이 너무 옅어. 내가 예쁘게 해줄게.”그러자 온세아가 황급히 피하며 시큰둥하게 말했다.“대표님이 새로 오시는데 나랑 무슨 상관이라고. 나 할 일이 태산이야.”대학교 졸업 후 심미란이 온세아를 이 회사에 보냈다. 입으로는 다른 회사에서 경험을 쌓으라고 했지만 사실은 그녀가 온주 그룹에서 중요한 직책을 맡지 못하도록 막으려는 속셈이었다.온주 그룹은 나중에 오빠 온석원과 언니 온아정에게 물려줄 것이다. 친어머니인 성해연에게조차 미움받는 딸은 온주 그룹에 들어갈 자격이 없었다.온세아가 어릴 적부터 학업 성적이 늘 상위권이었고 오빠나 언니보다 훨씬 더 열심히 노력했지만 예쁨을 받지 못했다. 졸업하자마자 심미란이 그녀를 온주 그룹의 문밖으로 내쳤다.그녀의 친어머니도 그녀를 위해 나선 적이 한 번도 없었다.어린 시절부터 이런 불공평한 대우를 겪었던 터라 온세아는 이미 익숙해져 있었다.심미란이 온세아가 잘나가는 걸 싫어하고 성해연도 그녀를 위해 나서주지 않을 거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지난 2년간 이 회사에서 눈에 띄지 않는 평범한 직원으로 묵묵히 일했다.싸우지도, 경쟁하지도 않았고 오빠나 언니와의 이해관계 충돌을 최대한 피했다. 승진이나 월급 인상도 바라지 않았기에 새 대표가 오든 말든 온세아와는 아무 상관이 없었다.이채린이 온세아를 자리에 앉히면서 답답한 표정을 지었다.“대표님이 새로 오
Ler mais

제5화

하이솔이 서슬 퍼런 눈으로 온세아를 쏘아붙였다.“무슨 사고라도 쳤어?”대표가 부임하자마자 온세아를 부를 거라고는 온세아 본인은 물론 직속 상관인 하이솔을 포함한 그 누구도 예상치 못했다.온세아가 억울하다는 듯 눈을 깜빡였다.“저도 잘 모르겠어요.”그녀의 손바닥에 식은땀이 배어 나왔고 불안함에 심장이 바짝 조여들었다. 피하려 하면 할수록 자꾸만 엮이는 것 같았다.하이솔이 경고를 날렸다.“사고를 쳤으면 세아 씨가 알아서 책임져. 괜히 나까지 끌어들이지 말고.”그는 심미란의 사람이었다. 온세아가 하이솔의 밑에서 일한 지난 2년 동안 심미란의 사주를 받아 온세아를 끊임없이 괴롭혔다.오늘 대표가 오자마자 직급을 건너뛰고 온세아를 불렀다는 건 그녀가 대표의 심기를 건드렸기 때문이라 확신했다.만약 그녀가 벌이라도 받게 된다면 오히려 심미란에게 보고하기에도 좋았다. 심미란으로부터 어떻게든 온세아가 잘못을 저지르게 하라는 명령을 받은 상태였으니까.하지만 지난 2년간 온세아는 조심스럽게 행동하며 빈틈을 보이지 않았다. 억지로라도 잘못을 덮어씌우려던 참이었는데 뜻밖에도 대표가 불렀다. 그로서는 반가운 일이었다.잘못이 크면 클수록 심미란이 더 만족할 터. 다만 그전에 온세아 때문에 하이솔에게 불똥이 튀는 건 확실히 차단해야 했다.“알겠습니다, 과장님.”온세아가 고개를 숙이고 대답했다. 그녀가 나가려던 그때 하이솔이 그녀를 덥석 잡더니 귓가에 대고 협박했다.“대표님 앞에서 헛소리했다간 앞으로 내 밑에서 편하게 못 살 줄 알아.”온세아가 조롱 섞인 눈길로 하이솔을 훑어보았다.‘누가 들으면 지난 2년간 편히 산 줄 알겠네. 심미란의 사주를 받고 날 압박하고 직장 내 괴롭힘을 주도했잖아. 지금 제 발 저려서 이러는 거지? 내가 대표님한테 고자질이라도 할까 봐 가기 전에 경고하는 거라는 거 다 알아. 그런데 걱정하지 마. 그것보다 더 중요한 걸 확인하려고 가는 거니까. 너 같은 하찮은 인간은 안중에도 없다고.’그녀는 눈을 흘기고는 하이솔의 손을 뿌리치고 곧장
Ler mais

제6화

온세아의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날 비서로 승진시켰어? 날 높이 띄워준 뒤에 떨어뜨리려는 속셈은 아니겠지?’“대표님, 저 비서 업무를 해본 적이 없어서 제대로 해낼 자신이 없어요...”온세아가 본능적으로 거절했다. 지금 그녀의 머릿속에 온통 권태혁과 하고 싶다는 생각뿐인데 비서가 되어 매일 그를 마주한다면 버티지 못할 것 같았다.권태혁이 깊은 눈으로 온세아를 쳐다봤다.“승진하기 싫어?”온세아가 붉은 입술을 깨물었다.“제 생각에는...”권태혁이 그녀의 말을 가로챘다.“이 회사의 대표가 나야, 세아 씨야?”그녀의 표정이 눈에 띄게 굳어졌다.“당연히 앞에 있는 대표님이시죠.”권태혁이 거절을 허용할 수 없는 말투로 명령했다.“가서 업무 인수인계하고 내일부터 대표실로 출근해.”“하지만...”온세아가 말을 잇지 못했다.‘내가 대표님의 몸을 탐하면 어쩌려고 이러시지? 만약 내가 자제력을 잃고 대표님을 덮치기라도 하면 어떡해?’권태혁이 다소 인내심이 바닥난 듯한 표정을 지었다.“싫으면 사표 써.”온세아가 고개를 숙였다.“알겠습니다.”권태혁은 그녀가 승낙한 것으로 간주하고 곧장 책상 앞으로 돌아가 업무를 처리했다.사무실로 돌아온 온세아는 하이솔의 비아냥거림과 호기심 어린 동료들의 시선을 뒤로한 채 컴퓨터를 켜고 사직서를 쓰기 시작했다.회사를 그만두기로 마음먹자 몸속을 달구던 뜨거운 기운도 꽤 많이 가라앉았다.“온세아, 대표님이 왜 너만 따로 부르신 거야? 혹시 너한테 반하신 거 아니야?”이채린이 고개를 쑥 내밀고 다가와 반짝이는 두 눈으로 물었다.“그런 소리 좀 하지 마. 그분은 대표님이셔. 평범하기 짝이 없는 나한테 반할 리가 있겠어?”온세아가 타이핑하면서 대답했다.“네가 어디가 평범해? 이번 달만 해도 내가 대신 치워준 장미꽃이 스무 다발이 넘어. 이 외모에 이 몸매면 대표님이 첫눈에 반하는 것도 이상할 게 없지.”‘첫눈에 반해?’타이핑하던 온세아가 멈칫했다.‘만약 대표님이 정말 나한테 첫눈에 반했다면 잠자리할 기회가
Ler mais

제7화

권태혁 역시 이런 상황까지는 예상하지 못한 듯했다. 하지만 다들 성인이라 어떤 욕구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았다. 게다가 이미 온세아가 어떤 병을 앓고 있는 것까지 알고 있었다.“대... 대표님?”온세아가 그대로 굳어버렸고 머릿속이 백지장처럼 새하얘졌다.‘이건 새로 부임한 대표님 목소리 같은데?’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지만 이내 다시 욕구의 파도에 휩쓸렸다.권태혁의 잘생긴 얼굴이 순식간에 험악하게 일그러졌다.“이 시간까지 출근도 안 하고 뭐 하나 했더니 집에서 이런 짓이나 하고 있었어?”온세아의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 정말이지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은 심정이었다.혼자 욕구를 해결하던 중에 대표의 전화를 받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 게다가 그 소리를 대표가 듣고 말았다.하지만 정말 참을 수가 없었다. 병이 도지면 도무지 스스로 제어가 불가능했다.“저... 사표 냈는데요.”온세아가 더듬거리며 대답했다.그 말에 권태혁이 미간을 잔뜩 찌푸렸다.“사표? 난 보고받은 적 없는데. 퇴사하려면 미리 신청하고 법무팀의 조사와 인수인계에 협조해야 한다는 거 몰라? 안 그러면 계약 위반으로 간주해서 2년 치 연봉을 위약금으로 물어야 해.”온세아는 피가 거꾸로 솟는 기분이었다. 그의 말대로라면 지금 그만뒀다간 지난 2년간의 노고가 물거품이 되는 건 물론이고 벌어둔 돈까지 다 뱉어내야 할 판이었다.“대표님, 제발 좀 봐주시면 안 될까요? 제가 몸이 안 좋아서 도저히 일을 계속할 상황이 아니에요...”온세아의 간절한 사정에 권태혁의 눈빛이 가라앉았다.“무슨 병인데?”온세아는 말문이 막혀버렸다.‘몰라서 물어? 그날 직접 검사까지 해놓고선.’“해리성 장애요.”그녀가 눈을 질끈 감고 에라 모르겠다는 심정으로 내뱉었다.“한번 발작하면 욕구 불만 때문에 도저히 업무에 집중할 수가 없거든요.”휴대폰 너머로 1분 정도 침묵이 흘렀다.그녀의 말이 너무 노골적이라 권태혁이 화가 난 건 아닌지 초조해졌다. 휴대폰 너머 권태혁의 호흡이 조금 무거워졌다.불안감 때문
Ler mais

제8화

‘뭐라고? 첫날부터 청소하라고? 이게 가사도우미랑 뭐가 달라?’온세아가 항의하려 했지만 권태혁의 위압적인 시선을 마주한 순간 결국 울며 겨자 먹기로 따르는 수밖에 없었다.“알겠습니다.”그녀는 곧장 휴게실로 향했다. 뒤에서 권태혁의 목소리가 또다시 들려왔다.“신발 벗는 거 잊지 말고.”‘젠장. 무슨 규정이 이렇게 많아?’온세아가 하이힐을 벗고 휴게실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입을 다물지 못했다.그녀의 집보다 더 넓은 건 물론이고 최고급 수입 가구와 가전제품이 완벽하게 갖춰져 있었다. 무엇보다 먼지 한 톨 없이 깔끔했다.‘이렇게 깨끗한데 청소할 게 뭐가 있다고. 혹시 대표님도 구형민처럼 결벽증이 있나?’이것밖에는 달리 설명할 길이 없었다.온세아는 체념한 듯 청소기를 집어 들어 휴게실을 청소하기 시작했다. 바닥이고 가구고 꼼꼼하게 닦고 나니 어느덧 점심시간이 되었다.아침도 거른 채 출근하여 온 오전 휴게실을 청소한 바람에 맥도 없고 배도 고팠다.잠시 바닥에 주저앉아 숨을 고르려던 그때 침대 밑에 있는 옷가지처럼 보이는 물건이 눈에 들어왔다. 침대를 정리하다가 떨어뜨린 모양이었다.온세아가 다가가 그것을 집어 들었다. 그런데 뜻밖에도 남자 속옷이었다. 게다가 입고 벗은 거라 남자의 체취가 은은하게 풍겼다.이곳은 권태혁의 사무실이었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그의 속옷임이 분명했다.온세아의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 만져서는 안 되는 거라도 만진 듯 속옷을 본능적으로 바닥에 던져버렸다.하지만 이내 생각을 바꿨다. 휴게실을 청소하러 왔는데 대표의 속옷을 함부로 버리는 것도 말이 안 되었다.결국 어쩔 수 없이 다시 다가가 속옷을 주워들었다.원래는 빨래통에 넣을 생각이었다. 그런데 코끝을 스친 남자의 체취에 마음이 걷잡을 수 없이 흔들렸고 숨소리도 저도 모르게 거칠어졌다.손에 든 속옷을 보다가 휴게실 문을 힐끗 쳐다봤다. 권태혁이 아직 밖에서 일할 테고 휴게실 청소를 마치기 전까지는 들어오지 않을 것이다.온세아가 용기를 내어 속옷의 냄새를 맡았다. 짙
Ler mais

제9화

온세아가 고개를 뒤로 젖힌 채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채워지지 않은 욕구가 그녀를 붕괴 직전으로 몰아넣고 있었다.온세아는 기구를 챙겨오지 않은 걸 후회했다.아침에 이미 한 차례 발작이 있었는데 이렇게 빨리 다시 도질 줄은 꿈에도 몰랐다. 그것도 대표의 휴게실에서 말이다.하지만 온세아를 더욱 절망하게 만든 건 밖에서 업무를 보고 있어야 할 권태혁이 안으로 들어왔다는 사실이었다.문이 열리는 소리에 온세아는 심장이 입 밖으로 튀어나올 것처럼 요동쳤다.‘망했다.’권태혁에게 이런 모습을 들킨다면 그걸로 끝이었다. 초조함, 걱정, 두려움 등 온갖 부정적인 감정들이 파도처럼 그녀를 덮쳤다.온세아는 어떻게든 다시 일어서려 애썼지만 소용이 없었다. 다리에 힘이 풀려 도저히 일어설 수 없었다.그때 욕실 문이 열리더니 훤칠한 키의 권태혁이 문 앞에 나타났다. 순간 온세아는 벼락이라도 맞은 것처럼 굳어버렸고 머리가 윙 했다.두 사람의 시선이 서로 마주쳤다. 온세아는 말로 형용할 수 없는 수치심이 밀려왔다.“대... 대표님?”권태혁이 온세아를 빤히 내려다봤다. 잘생긴 얼굴에 아무런 감정의 동요도 보이지 않았으나 날카롭고 깊은 시선으로 그녀의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샅샅이 훑었다.보이지 않는 손이 온세아의 온몸 구석구석을 어루만지는 듯한 착각마저 들 정도였다.온세아의 얼굴이 붉게 달아올랐고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은 심정이었다.“또 발작했어?”한참 동안 그녀를 응시하던 권태혁이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로 물었다. 민망해진 온세아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눈은 차마 마주하지 못했다.“대표님, 죄송합니다. 제가...”온세아가 황급히 사과하며 그의 속옷을 꽉 움켜쥐었다. 권태혁의 휴게실에서 이런 꼴을 보이고 싶지 않았지만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이 일로 권태혁이 화를 낸다 해도 할 말이 없었다.그런데 말이 채 끝나기 전에 권태혁의 시선이 온세아의 손으로 향했다.“손에 들고 있는 거 뭐야?”“네? 아무것도 아니에요.”화들짝 놀란 온세아가 서둘러 속옷을 뒤로 숨겼
Ler mais

제10화

온세아가 고개를 들어보니 권태혁의 비서 백희주였다. 황급히 속옷을 등 뒤로 숨겼다.“세아 씨, 왜 들어가지 않고 혼자 밖에 서 있어요?”그러면서 다시 대표실 문을 열려고 했다.“열지 않으셔도 돼요. 방금 휴게실 청소하고 나오던 참이었어요.”온세아가 급히 손을 저으며 말하자 백희주의 두 눈에 의심이 스쳤다.“대표님이 세아 씨한테 휴게실 청소를 시켰다고요?”권태혁의 옆에서 오랫동안 일했기에 그의 습관을 잘 알고 있었다.휴게실이 권태혁의 사적인 공간이라 아무나 들어갈 수 없었고 예전에는 청소조차 그가 직접 했다. 그런데 오늘 온세아에게 청소를 맡겼다.온세아가 고개를 끄덕였다.“네. 왜 그러세요?”“아니에요, 아무것도.”백희주가 재빨리 고개를 저었지만 온세아를 쳐다보는 눈빛이 어딘가 달라져 있었다.“방금 와서 아직 사무실에 못 가봤죠? 내가 안내해줄게요.”그녀가 적극적으로 앞장섰다.온세아는 백희주를 따라 대표실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한 사무실로 왔다. 백희주가 문을 열었다.“앞으로 세아 씨가 쓸 사무실이에요. 혹시 필요한 게 있으면 말해요. 사다 놓으라고 할게요.”널찍한 사무실을 본 순간 온세아의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승진해서 그녀만의 단독 사무실을 배정받게 될 줄은 몰랐고 이토록 넓은 사무실일 줄은 더더욱 예상하지 못했다.“고마워요, 실장님. 잠시는 필요한 게 없는 것 같아요.”온세아가 웃으며 말했다.“전부 대표님의 지시니까 고맙다는 인사는 대표님께 해요. 그럼 난 이만 가볼게요.”백희주가 떠난 후 온세아는 사무실을 다시 한번 둘러보았다.이 회사에서 2년간 일한 끝에 마침내 승진하여 단독 사무실까지 얻었다. 축하받을 일이었지만 온세아는 기뻐할 수 없었다. 권태혁을 마주하면 병이 쉽게 도졌기 때문이었다.애초에 이런 수치스러운 병을 앓게 된 이유가 성생활이 부족해서였다. 그런데 이제 흠잡을 데 없이 완벽한 남자와 같이 일해야 한다니. 이건 그녀에게 고문과 다름없었다.온세아가 오늘 휴게실에서 이성을 잃는 일이 앞으로 얼마나
Ler mais
ANTERIOR
123
ESCANEIE O CÓDIGO PARA LER NO APP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