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후 마마, 차라리 제가….""연령아, 간밤에 양씨가 냉궁에서 얼어 죽었다. 나중에 한번 가보거라. 그래도 지난 세월 양씨가 네게 꽤 잘해주지 않았느냐."서 태후는 한숨을 내쉬며 이연령의 말을 잘랐다.폐서인이 된 숙비가 죽었다는 소식에 이연령의 눈꺼풀이 파르르 떨리더니 안색이 부자연스럽게 굳어졌다."어, 어찌 이리 갑작스럽게….""양씨 가문이 몰락하였으니 진작부터 죽을 마음을 품었을 테지." 서 태후의 표정이 무겁게 가라앉았다. "허 귀비와 아이를 해쳤으니 죽어 마땅한 목숨이다. 다녀오되 지체하지 말고 곧장 돌아오거라."두 사람이 말을 나누는 사이, 유지영은 이미 자녕궁을 빠져나간 뒤였다.이연령은 입술을 꾹 다문 채, 방금 유지영이 사라진 방향을 힐끗 쳐다보았다. 착각인 걸까, 아니면 태후가 일부러 유지영을 감싸고도는 것일까?'아니, 그럴 리 없어. 태후 마마께서 유지영을 감쌀 이유가 없지. 우연일 거야.'그녀는 고개를 저었다."양씨는 지은 죄가 막중하니 저는 가보지 않겠습니다. 예전에 제가 그런 사람에게 속아 억울함을 당한 줄로만 알고 허 귀비 마마의 미움을 샀습니다. 앞으로 저는 양씨와 아무런 연관이 없습니다."서 태후는 이연령의 대답이 놀랍지 않은 듯 그녀의 손을 토닥였다."네가 어려서 속은 탓이다. 정에 얽매여 틈을 보인 것이니 널 탓할 일이 아니지. 안색이 피곤해 보이니 내 마음이 다 아프구나. 적적하거든 유영이 그 아이와 자주 어울리렴. 젊은 아이들끼리 모여 답답함을 달래는 것도 좋지 않겠느냐."말을 마친 서 태후는 사람을 시켜 창고에서 장신구 두 점을 내오게 했다. 하나는 이연령에게 하사하고, 다른 하나는 유영 현주에게 보냈다."유영은 이미 혼약을 맺었으니, 이제 품계를 올려줄 때도 되었지."서 태후는 즉석에서 교지를 내려 유영 현주를 군주(郡主)로 승격시켰고, 교지와 장신구를 조령 장공주의 부저로 함께 보냈다.이연령은 이 하사가 어쩐지 뜬금없다고 느꼈다. 어제 유영 현주가 입궁했을 때는 왜 상을 내리지 않았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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