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피안을 거슬러: Bab 461 - Bab 470

556 Bab

제461화

말을 마친 유정남은 유지영을 돌아보며 말을 이었다."넌 홀몸도 아니니 온종일 이런 일에 마음 쓰지 말거라. 여긴 아비가 알아서 할 테니 그만 돌아가 쉬어라."유지영은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가 자리를 뜰 때 조원금도 함께 물러갔다.사람들의 모습이 멀어지자, 유정남은 곧장 당학을 거세게 걷어찼다."누가 네놈에게 내 딸을 모함할 배포를 주었더냐."그 발길질에 당학은 허리를 꺾은 채 한참을 일어나지 못했다. 사색이 된 류씨가 뛰쳐나와 그를 감싸 안았으나, 유정남은 서늘하게 말을 이었다."헛소문을 퍼뜨린 자들은 이미 잡아들였다. 그중에는 당씨 가문의 사주를 받아 헛소문을 퍼뜨렸다고 자백한 자도 있지. 자네의 아들 당학이 치밀하게 계획하여 유리 아가씨를 부인으로 맞이해 놓고 기어이 사람을 죽인 저의가 대체 무엇이냐?""억지 부리지 마십시오! 우리 학이는 그런 짓을 할 아이가 아닙니다. 국공께서 누명을 씌우는 겁니다!"당응성과 유정남이 정면으로 충돌했다. 순식간에 장내가 소란스럽게 변했다."그만들 하게!"조령 장공주가 말을 끊었다. 사방이 쥐 죽은 듯 고요해졌다.조령 장공주는 자리에서 일어났다."오늘부로 당씨 가문 사람들은 전원 금족령을 내리겠다. 진상이 명백히 밝혀져 혐의를 벗을 때까지 저택을 나설 수 없다. 유 국공 역시 함부로 당씨 가문을 찾아가 소란을 피워서는 안 될 것이네. 만약 당학이 정말로 배유리를 해친 것이 맞다면, 내가 직접 그를 처결하여 목숨으로 죗값을 치르게 하겠소!""장공주 전하!"류씨가 아연실색하며 비명을 질렀다.조령 장공주는 혐오스러운 눈빛으로 류씨를 스쳐 지나, 당씨 노부인에게로 시선을 향했다."나는 이 자리에 있는 이들의 웃어른이자 이 혼사를 성사시킨 사람으로서 경왕부에 마땅한 도리를 다해야 하오. 당씨 노부인은 신혼 첫날밤 유리를 모욕했지. 여봐라, 끌어내어 뺨 서른 대를 쳐라!"당씨 노부인은 두 눈을 부릅떴다. 비명을 지를 새도 없이 두 어멈에게 양팔을 붙들려 끌려 나갔다. 이내 철썩거리는 소리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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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2화

당씨 노부인은 시녀의 부축을 받으며 자리를 떴다. 사람들이 다 떠나자 주변이 고요해졌다. 바닥에 주저앉은 류씨는 당학을 바라보며 몇 번이나 입을 달싹였다.당학은 허리를 굽혀 류씨를 부축해 일으켰다."어머니, 제가 외숙모를 찾아가 뵙겠습니다.""그분은 진작부터 우리 모자에게 불만을 품고 계셨다. 게다가 네 외숙부도 지금 황성에 안 계시지 않니. 가봤자 수모만 당할 거다."류씨는 현실을 직시하고 있었다. 당학이 혼인한 시점부터 그들 모자를 대하는 장공주의 태도는 확연히 달라져 있었다.당학은 숨을 깊게 들이마시며 위로했다."제게 다 생각이 있습니다. 어머니는 먼저 돌아가 쉬십시오. 할머니 처소에는 당분간 발을 끊는 것이 낫겠습니다. 괜한 원망을 살 필요는 없으니까요."류씨가 덜컥 당학의 손목을 부여잡고 소리 죽여 물었다."학아, 유리의 죽음이 정말 네게까지 연루되는 것이냐??"그는 고개를 저었다."제가 그 정도로 어설프진 않습니다. 유국공이 일부러 떠본 것이니 안심하십시오."그제야 류씨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방을 나서기 전, 당학이 다시 입을 열었다."어머니께서 아버지를 잘 설득하셔야 합니다. 이 일은 정실 부인이 나서야 해요. 당 부인은 세자비와 사이가 나쁘지 않으니까요. 둘째도 곧 돌아올 텐데, 혼사를 앞두고 무슨 풍파라도 일면 그 애 혼사도 무사하지 못할 거라 하십시오."그 말에 류씨는 번쩍 깨달은 듯 고개를 끄덕였다."지금 당장 가보마."경왕부는 초상을 치렀다.여씨는 배유리의 곁을 지키며 숨넘어갈 듯 오열했다. 하나뿐인 딸이 시집간 지 사흘 만에 목숨을 잃었으니, 생살을 도려내는 고통이었다. 몇 번이나 혼절하면서도 그녀는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했다.곁을 지키던 배영준과 배옥준 두 사람도 눈시울이 붉어져 있었다. 배영준이 인상을 구기며 말했다."애당초 이 혼사는 맺지 말았어야 했어. 다 당학 그놈 때문이야!"그러나 배옥준의 생각은 달랐다."형님, 전 오히려 방비원 쪽에서 수작을 부린 것 같습니다. 주모자는 아니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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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3화

또한 서신에는 당학이 오후에 사람을 보내 장공주에게 도움을 청했으나, 장공주가 끝내 만나주지 않았다는 내용도 적혀 있었다."현주는 꽤나 영리한 사람이었네."유지영은 서신을 불태우며 중얼거리듯 말했다.전생에 남이국으로 화친을 떠난 이가 바로 유영 현주였다. 그러나 불과 이 년 만에 산모와 태아 모두 목숨을 잃었다는 비보가 날아들었고, 그 충격으로 조령 장공주는 몇 년을 앓아누웠다."세자비 마마, 현주의 말씀을 믿어도 되겠습니까?" 운청이 물었다.유지영은 고개를 끄덕였다."기씨 가문으로 시집가기로 동의한 순간부터 이미 부군의 편에 선 셈이지. 오늘 장공주께서 류씨 모자를 감싸지 않으신 것만 봐도 태도는 충분히 증명되었어. 게다가 이연령은 확실히 내게 적의를 품고 있다. 말이 미쳐 날뛰었던 일이나 혼례식에서의 일 모두 다분히 고의적이지 않았느냐?""연령 군주께서 어찌하여 세자비를 적대하는 걸까요?" 운청은 이해가 가지 않았다.유지영은 대답하지 않았다. 배현준 때문이라는 것은 이미 속으로 짐작하고 있었다."이 장군 부부가 전사하고 홀로 남은 고아 아닙니까. 지난 수년간 태후 마마께서 각별히 총애하셨고, 황궁에 황자나 공주도 없으니 연령 군주의 신분이 더욱 존귀해질 수밖에요. 얼마 전 군주께서 고향에 제를 올리러 가신 틈에 태후 마마께서 세자비 마마를 각별히 아끼시니, 십중팔구 위기감을 느낀 거겠지요."동금이 나름대로 분석을 내놓았다.운청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날 말이 미쳐 날뛰었던 것은 분명 유지영의 목숨을 노린 짓이었다."앞으로 소인들이 각별히 경계하겠습니다."유지영은 희미하게 미소 지었다."너희가 곁에 있는데 누가 감히 날 해치겠느냐."어느덧 밤이 깊었다.하지만 그녀는 도무지 잠을 이룰 수 없었다. 머릿속은 온통 이연령 생각뿐이었고, 자녕궁에 계신 서 태후가 더욱 신경 쓰였다. 서 태후가 이연령의 본모습을 꿰뚫어 보았는지 알 길이 없었다.유지영이 미처 손을 쓰기도 전에, 황궁에서 먼저 사람을 보내왔다."태후 마마께서 한동안 뵙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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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4화

서 태후는 미간을 찌푸리더니 유지영은 맞잡았던 손을 풀고 한걸음 뒤로 물러섰다."내가 허 귀비를 불러들인 것을 뻔히 알 텐데 감히 방해하러 들다니." 서 태후의 미간이 더욱 좁혀졌다. 이연령은 숙비를 돕느라 허 귀비의 단단한 미움을 산 상태였다.후궁에서 두 사람의 기싸움은 꽤나 살벌했다. 하지만 허 귀비는 엄연한 웃어른이자 신분도 높았다. 평소라면 이연령이 몸을 사리며 허 귀비가 있는 자리를 피했을 텐데, 오늘은 어찌 된 영문인지 알 수 없었다.소 상궁이 문을 두드렸다.서 태후는 짜증스럽게 눈썹을 치켜올렸다. "들라 하거라!"삐걱 소리와 함께 문이 열렸다.이연령이 연꽃과 연밥이 담긴 바구니를 들고 들어왔다. 얼굴에는 환한 미소가 만면했다. "태후 마마, 어화원에서 신선한 연밥을 조금 따왔습니다. 연밥이 화기를 다스리는 데 좋으니, 오늘 연자탕을 끓이는 것이 어떠신지요?"서 태후의 얼굴에 서렸던 짜증이 순식간에 흐뭇한 미소로 바뀌었다."기특하기도 하지."두 사람이 몇 마디를 주고받은 뒤에야, 이연령은 방금 유지영을 발견한 듯 놀란 눈으로 그녀를 쳐다보았다. 유지영은 몸을 돌려 그녀를 마주 보았다."연령 군주.""세자비."이연령은 서 태후와 유지영 사이의 미묘한 기류를 의심스레 살폈다. 한 사람은 굳은 얼굴을 하고 있었고, 한 사람은 고개를 숙인 채 미간을 찌푸리고 있었다. 심상치 않은 분위기였다.이연령은 그제야 안도한 듯 숨을 내쉬며 뒤에 선 궁녀에게 대나무 바구니를 넘겼다. 그러더니 유지영의 손을 끌어당기며 서 태후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태후 마마, 세자비는 홑몸이 아니니 너무 혼내지 마십시오. 바깥의 흉흉한 소문이 다 진실은 아니지 않습니까."어제 그녀가 배유리의 죽음이 혼수를 빼돌린 일 때문이라고 넌지시 운을 뗐는데, 오늘 곧바로 서 태후가 유지영을 입궁시켜 추궁하고 있었다. 이연령은 서 태후의 마음속에서 유지영의 위치가 고작 이 정도뿐이라고 쾌재를 불렀다."유리는 어찌 됐든 황실의 핏줄이자 내 손녀다. 시집간 지 사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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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5화

"태후 마마, 차라리 제가….""연령아, 간밤에 양씨가 냉궁에서 얼어 죽었다. 나중에 한번 가보거라. 그래도 지난 세월 양씨가 네게 꽤 잘해주지 않았느냐."서 태후는 한숨을 내쉬며 이연령의 말을 잘랐다.폐서인이 된 숙비가 죽었다는 소식에 이연령의 눈꺼풀이 파르르 떨리더니 안색이 부자연스럽게 굳어졌다."어, 어찌 이리 갑작스럽게….""양씨 가문이 몰락하였으니 진작부터 죽을 마음을 품었을 테지." 서 태후의 표정이 무겁게 가라앉았다. "허 귀비와 아이를 해쳤으니 죽어 마땅한 목숨이다. 다녀오되 지체하지 말고 곧장 돌아오거라."두 사람이 말을 나누는 사이, 유지영은 이미 자녕궁을 빠져나간 뒤였다.이연령은 입술을 꾹 다문 채, 방금 유지영이 사라진 방향을 힐끗 쳐다보았다. 착각인 걸까, 아니면 태후가 일부러 유지영을 감싸고도는 것일까?'아니, 그럴 리 없어. 태후 마마께서 유지영을 감쌀 이유가 없지. 우연일 거야.'그녀는 고개를 저었다."양씨는 지은 죄가 막중하니 저는 가보지 않겠습니다. 예전에 제가 그런 사람에게 속아 억울함을 당한 줄로만 알고 허 귀비 마마의 미움을 샀습니다. 앞으로 저는 양씨와 아무런 연관이 없습니다."서 태후는 이연령의 대답이 놀랍지 않은 듯 그녀의 손을 토닥였다."네가 어려서 속은 탓이다. 정에 얽매여 틈을 보인 것이니 널 탓할 일이 아니지. 안색이 피곤해 보이니 내 마음이 다 아프구나. 적적하거든 유영이 그 아이와 자주 어울리렴. 젊은 아이들끼리 모여 답답함을 달래는 것도 좋지 않겠느냐."말을 마친 서 태후는 사람을 시켜 창고에서 장신구 두 점을 내오게 했다. 하나는 이연령에게 하사하고, 다른 하나는 유영 현주에게 보냈다."유영은 이미 혼약을 맺었으니, 이제 품계를 올려줄 때도 되었지."서 태후는 즉석에서 교지를 내려 유영 현주를 군주(郡主)로 승격시켰고, 교지와 장신구를 조령 장공주의 부저로 함께 보냈다.이연령은 이 하사가 어쩐지 뜬금없다고 느꼈다. 어제 유영 현주가 입궁했을 때는 왜 상을 내리지 않았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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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6화

장공주부에서 또다시 비단 상자를 보내왔다. 안에는 은표가 두둑하게 들어 있었다.유지영이 의아해하자 동금이 설명했다."오늘 장공주부에 경사가 겹치지 않았습니까. 혼사도 앞당겨지고 유영 현주께서 군주 작위도 받으시어, 약소하나마 감사의 뜻으로 보내신 거랍니다."유지영은 짐작 가는 바가 있어 고개를 끄덕였다."일단 받아두거라."유영 군주의 혼례 때 답례로 두둑하게 챙겨 보낼 참이었다.조령 장공주는 당씨 가문 모자의 일에 더는 관여하지 않았다. 당학은 만나주지도 않았다. 유국공부와 경왕부는 응혈환의 출처를 캐는 데 혈안이 되었고, 정군왕부의 일거수일투족을 엄밀히 감시했다. 호위무사들은 속수무책으로 배준형에게 돌아와 보고할 수밖에 없었다."세자, 누군가 작정하고 당학을 노리고 있습니다. 응혈환 소문이 걷잡을 수 없이 퍼져서 당학을 꼬리 자르기 하지 않고는 어려울 듯합니다."배준형의 얼굴이 퍼렇게 질렸다. 그는 뼈소리가 나도록 주먹을 꽉 쥐었지만 차마 결단을 내리지 못했다."조금 더 지켜보자…."당학은 오랫동안 수족처럼 부려온 심복이라 제 손으로 쳐내기가 못내 아까웠다.다음 날.당씨 가문의 류씨가 모든 죄를 자백했다. 배유리의 혼수가 턱없이 적은 것에 앙심을 품고, 가사약인 척 응혈환을 먹여 죽였다는 것이다. 약을 구한 경위까지 낱낱이 털어놓으며 류씨는 모든 책임을 홀로 뒤집어썼다."배유리는 애초에 내 아들과 어울리지 않았습니다. 난 처음부터 그 혼사가 싫었단 말입니다!"류씨는 당응성 앞에 엎드려 울부짖었다."우리 학이는 아무것도 모릅니다. 학이는 배유리에게 진심이었습니다. 제가 꼴 보기 싫어 벌인 일이니 제발 학이는 용서해 주십시오."당응성인들 류씨가 아들을 살리려 자신을 희생하려 한다는 걸 모를 리 없었다. 대청 아래 꿇어앉은 당학은 온몸이 뻣뻣하게 굳은 채 흉흉한 눈빛을 번뜩이고 있었다.류씨는 곧바로 자백서에 지장을 찍었다. 자백서는 두 부를 만들어 장공주부와 경왕부로 보냈다.자백서를 받아 든 경왕은 노발대발하며 유국공에게도 이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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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7화

유지영은 고개를 들어 그를 보았다."유 공자께서는 버림받은 것이 아니라는 사실만으로도 크게 만족하셨다며, 걱정하지 말고 때를 기다리라 하셨습니다."유관성이 했을 법한 말이었다.유지영은 코끝이 찡해졌다. 안도감과 죄책감이 뒤섞여 당장이라도 오라버니를 만나고 싶은 심정이었다."육공주는 양나라에 오면 쉽게 떠나지 않을 거다. 언젠가 남매가 다시 만날 날이 올 테니 너무 걱정 말거라."배현준이 그녀의 손을 쥐며 다독였다.유지영은 의아한 눈빛으로 그를 쳐다보았다."육공주는 북신에서 너무 많은 사람의 미움을 샀어. 북신의 태자와 태자비는 육공주를 찢어 죽이고 싶어 할 정도지. 그러니 화친을 맺는다면 육공주로서도 매우 반가운 일일 거다."배현준이 설명했다.그제야 유지영도 상황이 납득되었다. 육공주가 오라버니의 신분을 알고 있고, 그가 자신의 믿는 구석임을 안다면 결코 쉽게 해치지 않을 터였다. 전후 사정을 파악하고 나니 비로소 긴장했던 마음이 놓였다."이틀 뒤면 자네도 혼례를 올려야 하니 푹 쉬게."배현준은 당윤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당윤은 돌아오는 길에 지난 한 달간 당씨 가문에 일어난 일들을 전해 들었다. 그는 진작에 가문에 미련을 버렸고 마음에 걸리는 건 오직 어머니뿐이었다. 하지만 이제 어머니마저 후부에 모셨으니 그에게 더는 약점이 없었다."한 가지 더. 류씨는 가사약을 먹고 죽은 척 운산 뒷마당에 숨어 있더군. 내가 사람을 시켜 결박해 자네의 후원에 던져두었네."배현준이 담담히 덧붙였다.당윤의 눈썹이 꿈틀거리더니 이내 짙은 미소가 번졌다."고맙습니다, 세자."그때 호위무사가 다급히 알렸다."나으리, 대감께서 부인을 찾으러 후부로 가셨습니다. 어서 가보셔야겠습니다."그 말에 당윤은 자리에서 일어나 예를 표하고 즉시 물러났다.의용후부 앞.당응성은 사람들을 이끌고 후부로 들이닥쳤다. 그는 달려 나온 당 부인 우씨를 향해 호통을 쳤다."꼴이 이게 뭔가! 집안이 쑥대밭이 되었는데 혼자 여기서 호의호식하며 숨어 있다니, 당장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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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8화

"아우야, 그런 농담은 함부로 하는 게 아니다. 할머님 연세도 있으신데 그런 자극을 어찌 견디시겠느냐. 당장 이틀 뒤면 네 혼례가 아니냐."당학이 자리에서 일어나 당윤에게 다가섰다. 그는 방금 한 말이 진심인지 떠보려는 듯 위아래로 훑어보더니 이내 의심을 거두었다. 당윤이 감히 그럴 배짱이 있을 리 만무했다."당 대인!"일사불란한 발소리와 함께 경조윤이 모습을 드러냈다.당응성과 당학의 안색이 동시에 굳어졌다."아우야!"당학은 경악하며 당윤을 불렀다.당윤은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수많은 무고한 백성의 목숨이 달린 일 아닙니까. 제가 평소 망나니짓은 좀 했어도 양심은 남아 있어서요. 대의를 위해 혈육의 정을 끊을 수밖에요."처음에는 약간 망설였지만, 지금은 한 치의 후회도 없었다. 당응성 같은 인간에게는 뼈아픈 교훈을 안겨 단번에 숨통을 끊어놓아야 했다. 그러지 않으면 어머니에게 영영 평안은 없을 터였다."너, 네놈이!"당응성은 가슴을 부여잡고 헐떡였다.경조윤이 다가와 당응성에게 말했다."어명이오. 당 대인은 지금 즉시 입궁하시오."당응성은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고, 곧 호위들에게 끌려갔다.사방이 쥐 죽은 듯 고요해졌다. 당학은 고개를 들고 당윤을 쳐다보았다.그 순간, 당윤은 상대의 얼굴에 주먹을 날렸다. 오래도록 벼르며 힘을 실은 일격이었다. 무방비 상태로 얻어맞은 당학은 비틀거리며 물러섰고 입가엔 피가 터졌다. 당학은 미간을 찌푸리며 그를 노려보았다.당윤은 손목을 돌리며 비웃었다."이틀 뒤 내 혼례가 무사히 치러지지 않으면, 류씨는 뼈도 못 추리게 만들 거다!"그는 할 말을 마치고 몸을 돌렸다."거기 서지 못할까!"소란을 듣고 달려온 당씨 노부인이 시녀의 부축을 받으며 다가왔다. 그녀는 지팡이로 바닥을 짚으며 원망 어린 눈으로 당윤을 쏘아보았다.당윤의 말에 기겁했던 당학은 그제야 급히 등 뒤의 호위에게 눈짓했다. 호위는 재빨리 물러났다."이 몹쓸 놈! 네 아비에게 감히 무슨 짓을 한 것이냐!"당씨 노부인은 가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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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9화

곽운연은 당윤을 믿었다.잠시 후, 신랑이 당도했다. 곽운연은 붉은 너울을 쓰고 시녀의 부축을 받으며 천천히 걸어 나와 시끌벅적한 환호 속에 꽃가마에 올랐다.오늘따라 유난히 훤칠한 당윤은 만면에 홍조를 띠고 의기양양하게 성대한 행렬을 이끌며 출발했다.어느새 곁으로 다가온 배현준이 유지영의 허리를 감싸 안았다. 유지영이 물었다."당씨 가문에서 훼방을 놓으러 오진 않겠죠?""그럴 배짱도 없는 자들이야."배현준이 웃으며 답했다.알고 보니 서 태후가 의용후부에 친히 자리하고 있었고, 양옆으로 금군이 호위하고 있었다. 태후가 친히 혼례에 참석했으니 그 누가 감히 소란을 피우겠는가?곽운연의 혼수 행렬은 그야말로 십 리에 걸쳐 붉은빛으로 물들이며 뭇 사람들의 부러움을 샀다. 신부 행렬이 경성을 한 바퀴 도는 동안 수백 개의 혼수 상자가 끝도 없이 이어졌다. 상자마다 네 명의 가마꾼이 멨는데, 꾼들의 땀방울 맺힌 얼굴만 보아도 상자 안이 얼마나 꽉꽉 들어찼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꽃가마가 당씨 저택 앞을 지나갈 때쯤, 시끌벅적한 나팔 소리와 요란한 폭죽 소리가 점차 가까워졌다.당학은 마당에 앉아 있었다.마침 지나가던 당응혜가 눈살을 찌푸렸다."명색이 형제인데 어찌 이리 딴판일까. 쯧쯧, 저 대단한 위세 좀 보거라."그 말에 당학의 미간이 좁아졌다."당씨 가문에 오면 호강할 줄 알았더니, 하마터면 덩달아 화만 입을 뻔했네."당응혜는 생각할수록 부아가 치밀었다. 먼 길을 마다치 않고 의탁하러 왔건만, 호강은커녕 사람들의 손가락질이나 받고 온 집안의 뒤치다꺼리를 떠안은 꼴이었다. 게다가 매일같이 당씨 노부인의 수발까지 들어야 하니 허리가 휠 지경이었다."고모님, 고정하십시오.""고정? 지금 고정하게 생겼느냐? 네 아비는 하옥되어 처분만 기다리고 있는데! 저들은 이미 분가해 나갔건만 굳이 사서 화를 자초하더니, 꼴좋게 감옥 신세나 지고 말이야."당응혜는 끊임없이 불평을 쏟아냈다. 그녀는 몇 번이나 우씨를 찾아갔으나 문전박대만 당했다.마당을 가득 채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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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0화

저녁 무렵.배현준과 유지영이 돌아왔을 때 저택의 분위기는 다소 무겁게 가라앉아 있었다. 경왕이 사람을 보내 배현준을 불러들였고, 방비원으로 돌아온 유지영은 뜻밖에 놓여 있는 적잖은 하사품들을 발견했다."이게 다 뭐지?"동금이 대답했다. "경왕 전하께서 보내주신 겁니다. 제가 꼼꼼히 확인했는데 독은 없었습니다."경왕이 포상을 내리다니. 이건 또 무슨 꿍꿍이일까."일단 창고에 치워두거라."유지영이 지시했다.반 시진쯤 지나 돌아온 배현준은 유지영과 저녁을 먹고 나서야 경왕이 부른 이유를 털어놓았다. 경왕은 부쩍 차분해진 태도로 그간의 일들을 보상해주고 싶다며 말을 건넸다는 것이다. 배현준은 그 꼴이 어색하고 불편해 대충 앉아 있다가 일어섰다고 했다.두 사람은 마당을 거닐었다. 배현준이 유지영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지영아, 당윤이 당응성을 고발한 건은 내일 심문이 열릴 것이다. 이 여파로 당윤도 연좌되어 영주 일대로 좌천될 테지.""당윤이 좌천된다고요?"유지영이 미간을 찌푸렸다.배현준은 걸음을 멈추고 그녀의 망토를 여며주었다."경성에 남아 남의 입방아에 오르느니 차라리 외직으로 나가는 게 낫지. 영주 쪽에는 곽 장군의 옛 부하들도 있으니까."곽 장군의 옛 부하라는 말에 유지영은 상황을 알아차렸다. 당윤은 그들을 수습해 차근차근 병권을 쥘 작정인 것이다. 당윤은 배현준이 가장 신임하는 사람인 데다 곽운연과 혼인까지 했으니, 외직으로 나갈 명분도 충분했다."그럼 고발도 일부러 한 거군요!"유지영의 말에 배현준은 고개를 끄덕였다."의용후부는 식솔이 적고 우씨나 곽운연 모두 성정이 온화하니, 영주로 가서 새 출발을 하는 편이 낫지. 당윤이 당씨 가문에서 완전히 벗어나려면 이 과정이 반드시 필요했어."배현준이 유지영의 뺨을 쓰다듬었다. 최근 그녀가 곽운연과 부쩍 가까워졌으니, 모처럼 마음 맞는 벗을 떠나보내려면 내심 서운할 거란 걸 알고 있었다."언제 떠난답니까?""늦어도 모레.""그리 서두르나요?""일이 지체되면 변수가 생기기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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