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mua Bab 피안을 거슬러: Bab 471 - Bab 480

556 Bab

제471화

"너는 차라리 앞길을 망칠지언정….""아버지, 오해하셨습니다. 아우는 앞길을 망친 게 아닙니다."당학이 창백하게 질린 얼굴로 다가왔다. 십 년간 출사 금지는 당학에게 파멸이나 다름없는 타격이었다.그는 목구멍까지 치밀어 오르는 비릿한 피 맛을 억지로 삼키며 회랑 아래 서서 당윤을 향해 말했다."아우가 대의를 위해 친아비를 고발한 대가로 얻어낸 앞날이구나. 영주는 곽 장군의 고향이 아니냐. 산세 좋고 물 맑은 참으로 좋은 곳이지."당윤은 당학이 눈치 빠른 자라는 걸 알면서도 안색 하나 변하지 않고 코웃음을 쳤다."이 지경이 되어서도 이간질할 궁리를 하다니, 참으로 눈물겹군.""아우야, 배현준은 황위를 노리고 있지? 네가 영주로 가는 것도 그가 병권을 쥐도록 돕기 위함 아니더냐?"당학은 당윤의 표정을 뚫어지게 살폈다.그 말에 당응성은 코방귀를 뀌었다."저 무능한 놈이? 영주로 간 건 그저 우연일 뿐이다. 학아, 저놈은 망나니인데 대체 무슨 재주를 부린단 말이냐."그의 말투에는 조롱과 경멸이 가득했다.하지만 당학의 생각은 달랐다.아우는 늘 자신의 감시망 안에 있었다. 온종일 투계나 개싸움에 미쳐 노름과 여색을 일삼던 놈이 어느 순간부터 서서히 통제를 벗어나기 시작했다.후작 자리에 오르더니 곽운연과 혼인까지 했다.그리고 지금은 당씨 가문을 벗어나 영주로 가려 하고 있다.절대 좋은 징조가 아니었다."아버지, 할머니께선 영주에 가보신 적이 없습니다. 차라리 아우가 할머니를 모시고 가게 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경성에 남아 계시면 상심만 크실 테니, 영주로 가시면 명색이 백작부의 노부인으로서 존경받으며 지내실 수 있을 겁니다."당학이 제안했다.당응성은 단칼에 거절하려다 당학이 눈짓을 보내자 말을 바꿨다."그래, 할머니를 모시고 가거라. 손자로서 마땅히 효도를 다해야지."마침 우씨의 짐이 모두 정리되어, 호위들이 커다란 상자 몇 개를 밖으로 나르고 있었다."아버지."당학이 당응성의 소매를 끌어당기며 넌지시 말했다."부부는 떨어져 살아
Baca selengkapnya

제472화

당응성은 다급히 당윤을 바라보며 소리쳤다."그 아이들을 다치게 해선 안 된다!"당윤은 대답조차 하지 않고 한시라도 지체할세라 서둘러 몸을 돌려 빠져나갔다."학아, 학아…."방금 전 어미의 생사를 안중에 두지 않는 듯했던 당학의 태도에 류씨는 적잖이 경악해 있었다.당학은 허리를 굽혀 류씨를 부축해 일으키며 말했다."당윤을 속이려 그리 말한 것입니다. 괜찮으십니까?"류씨는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다행히 아들이 자신을 내버린 것은 아니었다."아버지, 당윤이 절연하고 경성을 떠났으니 앞으로는 아버지 뜻대로 통제할 수 없을 것입니다."말을 마친 당학은 미간을 찌푸렸다. 그는 당윤이 대체 뒤로 얼마나 많은 준비를 해두었는지 가늠조차 할 수 없었다. 오늘 짐을 챙기러 온 것은 핑계였고, 진정한 목적은 이혼과 절연이었던 것이다.당응성은 어둡게 굳은 얼굴로 내뱉었다."그 패륜아 놈은 제멋대로 살라지. 앞으론 내 앞에서 다시 입에 올리지 말아. 나가서 대체 무슨 재주를 부릴지 똑똑히 두고 볼 테니!"마차 안.우씨는 연신 휘장을 걷어 밖을 내다보며 불안해하다가, 당윤이 무사히 나오는 것을 보고서야 가슴을 쓸어내렸다."윤아, 그 인간들이 널 괴롭히진 않더냐? 정 안 되겠으면 내가 남으마. 넌 운연이만 데리고 떠나거라."당윤이 답했다."이혼서와 절연서를 받아냈습니다. 어머니는 이제 더 이상 당씨 가문의 사람이 아닙니다."우씨는 그 말에 놀라움과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이혼은 예전엔 감히 상상조차 못 하던 일이었다. 당윤이 설득했을 때 즉각 고개를 끄덕인 것도, 행여 아들의 앞길에 짐이 되느니 무슨 짓이든 하겠다는 마음에서였다."그래, 그래. 참으로 잘됐다."우씨는 감격하여 뜨거운 눈물을 글썽였다.백작부.저택의 짐 정리는 이미 얼추 끝나 있었다. 당윤은 곽운연에게 말했다."지체할 것 없이 오늘 밤에 바로 떠나야겠소."곽운연은 시어머니인 우씨와 시선을 교환한 뒤,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늦은 밤.배현준과 유지영이 배웅을 나왔다. 성
Baca selengkapnya

제473화

적막한 밤.당학은 마지막 희망을 걸고 조령 장공주부에 서신을 보냈다. 절절하고 비굴한 내용이었다.서신을 읽은 조령 장공주는 그날 밤 당장 서신을 경왕부로 보내라 명하며 호위에게 일렀다."앞으로 당씨 집안의 일은 내 귀에 들어오지 않게 하거라.""예!"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 당씨 가문은 굳게 문을 걸어 잠근 채 세상과 단절되어 완벽한 정적에 휩싸였다.어느덧 유지영이 회임한 지 석 달이 되었다. 운청이 매일 진맥을 한 덕에 태아는 안정적이었고 모든 것이 평안했다.이날 조원금은 유지영을 찾아와 주변 시녀들을 물린 뒤 입을 열었다."지영아, 누군가 조씨 가문에 가서 내 뒷조사를 하고 있다는구나."유지영의 눈꺼풀이 파르르 떨렸다.조씨 가문에는 애초에 조원금이라는 인물이 없었다."경왕부 사람인가요?"유지영이 물었다.조원금은 고개를 저었다."경왕부 사람들은 내 눈앞에 있으니 진작에 뒷조사를 마쳤지만 아무 단서도 찾지 못했지. 그런데 이번 무리는 내 화상을 들고 조씨 가문이 유배된 영지로 가서 여러 사람에게 묻고 다녔다더구나. 지인이 미리 알려주지 않았다면 나조차 모를 뻔했어."유지영은 곰곰이 생각에 잠겼다. 조원금이 경왕부에 온 것은 그녀를 돌보며 경왕부 사람들을 상대하기 위해서였다.하지만 지금 경왕부 내에서는 아무도 조원금을 의심하지 않는데, 대체 누가 그녀를 물고 늘어지는 걸까?뇌리에 어렴풋이 이연령의 모습이 스쳐 지나갔다."당장 큰일이 벌어진 건 아니니 너무 조급해할 필요는 없다. 그저 마음의 준비만 해두거라."조원금은 부드럽게 일러두더니 잠시 뜸을 들이고 말을 이었다."북신의 육공주가 예정보다 일찍 경성에 들어왔다는구나."북신의 육공주라는 말에 유지영은 흠칫 놀랐다. 어제 배현준에게서 스치듯 들은 이야기였다.그때 운청이 초대장을 들고 왔다."세자비 마마, 내일 밤 궁에서 북신 사신을 환영하는 연회가 열린다고 합니다. 자녕궁에서 보내온 초대장입니다."초대장을 보자 유지영은 가슴이 뛰면서도 한편으로는 긴장되었다.조원금은 걱정
Baca selengkapnya

제474화

튕겨 나간 채찍을 보며 북명연은 순간 멍해졌다.사방의 궁인들이 일제히 무릎을 꿇었다."태후 마마, 고정하시옵소서!"그제야 정신을 차린 그녀는 회랑 아래 서 있는, 봉황 예복 차림의 위엄 있는 서 태후를 바라보았다. 헛기침을 한 번 한 북명연은 결국 앞으로 나아가 예를 갖추었다."북신의 육공주 북명연, 태후 마마를 뵈옵니다."서 태후는 굳은 표정으로 위압적인 기세를 뿜어내고 있었다. 하지만 이내 얼굴을 풀고 미소를 지으며 손뼉을 쳤다."북신의 육공주가 문무를 겸비하고 성품이 호탕하다는 소문을 익히 들었건만, 오늘 보니 과연 명불허전이로구나."서 태후가 미소 짓는 것을 보자 북명연도 마주 미소를 지었다."공주는 격식을 차릴 것 없다. 연일 길을 재촉하느라 고생이 많았겠구나."서 태후는 손을 저어 다과를 내오게 하고는 전각 안을 가리켰다.허리를 편 북명연이 발걸음을 옮겨 내전으로 들어서자마자 배이수가 눈에 띄었다. 그녀의 입가에 비웃음이 번졌다."이런 우연이 있나. 군왕께서도 계셨군요."아직 무릎을 꿇고 있던 배이수는 뺨을 부여잡은 채 원망스러운 눈으로 북명연을 노려보았다. 화가 나면서도 상대를 이길 힘이 없었다. 그는 고개를 빳빳이 쳐들고 콧방귀를 뀌더니, 이내 억울한 얼굴로 서 태후를 바라보았다.하지만 서 태후는 웃으며 말했다."싸우면서 정이 드는 법이지. 이수야, 예의를 잃어서는 안 된다. 지난 수년간 북신과 양나라의 관계는 줄곧 긴장 상태였는데, 이리 평정심을 갖고 마주 앉아 이야기 나눌 기회가 흔치 않으니 공주를 홀대해선 안 될 것이야."곁에 있던 이연령은 의아했다.태후께선 어찌 북명연에게 이리 자세를 낮추시는 걸까? 방금 전 북명연이 고의로 도발했음이 명백한데도, 태후는 그조차 문제 삼지 않았다. 기이한 일이었다.배이수는 감히 태후의 명을 거역할 수 없었다.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얌전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공주, 필요한 것이 있다면 언제든 말하거라."서 태후는 이연령을 향해 손짓했다. 그녀가 다가오자 태후는 당부의
Baca selengkapnya

제475화

안씨 가문에서 부모 속을 썩이는 건 안창준뿐이었다. 부모조차 그를 어찌할 방도가 없어 그저 제멋대로 굴게 내버려둘 수밖에 없었다.그런데 육공주가 입궁하는 길에 하필 안창준과 마주칠 줄이야."안씨 가문 셋째가 공주를 놀라게 한 게로구나?"서 태후가 걱정스레 물었다.북명연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이내 고개를 저었다."그리 대수로운 일도 아닙니다. 이깟 일로 태후 마마께서 나서신다면 도리어 제 속이 좁아 보일 것입니다."그녀는 좋고 싫음이 분명한 성격이었다. 그저 기분이 언짢았던 이유를 설명했을 뿐, 고자질을 하려던 것은 아니었다.게다가 그녀 역시 배이수를 때려서 화를 풀었으니 비긴 셈이었다.서 태후는 북명연을 마치 오래전부터 알고 지낸 사이처럼 대하며 푸짐한 하사품을 내렸다. 그녀에게 유독 관대한 태도를 보이며, 따로 머물 저택까지 마련해 주었다."성은이 망극하옵니다, 태후 마마."북명연이 정중히 감사를 표했다.북명연이 돌아가자 서 태후는 미간을 찌푸리며 소 상궁을 바라보았다."오늘 성문에서 육공주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자세히 알아보거라. 그리고 내일 당장 안 부인과 셋째를 입궁시키라 전하고!""예, 마마."서 태후는 굳은 안색으로 배이수에게 거듭 당부했다."황상께서 이번 화친을 무척 중히 여기신다. 북신과의 전쟁을 멈추고 평화를 맺는다면 네가 그 일등 공신이 되는 것이야. 한 나라의 공주이니 교만한 구석이 있겠지만, 네가 많이 참도록 해라."말이 이쯤 되니 배이수가 어찌 감히 북명연에 대해 왈가왈부할 수 있겠는가. 그는 애써 억지웃음을 지어 보였다."할마마마, 염려 마십시오. 앞으로는 육공주의 비위를 잘 맞추겠습니다."그제야 안색이 누그러진 서 태후는 이연령에게도 북명연 곁을 자주 지켜주라 일렀다."예."이연령은 눈을 내리깔며 고개를 끄덕였다.다음 날, 환영 연회장.유지영은 일찌감치 당도해 있었다. 어화원에는 이미 명문가의 부인들과 규수들이 여럿 모여 화기애애하게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세자비 마마."누군가 그녀를 보고
Baca selengkapnya

제476화

이연령이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북명연을 향해 속삭였다."수구를 던진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본래 세자비는 정군왕 세자와 혼인할 예정이었으나, 두 혼사가 얄궂게 엇갈리는 바람에 결국 세자비만 뜻을 이루게 된 것이지요."그 말을 들은 북명연의 눈에 즉각 경멸과 조소가 떠올랐다."당당한 국공부의 적녀가 어찌 그토록 스스로를 깎아내리며, 남의 인연을 망치고 제 잇속만 챙긴단 말이야?"북명연의 시선이 유지영의 배를 향했다.유지영의 안색이 점차 차갑게 가라앉았다."세자비, 육공주 전하께선 워낙 성정이 솔직하시단다. 태후 마마의 명을 받아 전하를 모시며 경성의 일들을 묻기에 이것저것 말씀드렸을 뿐인데, 공주께서 세자비의 일에 유독 흥미를 보이실 줄은 나도 몰랐지. 내가 괜한 얘기를 꺼낸 건 아닌지 모르겠네. 너무 언짢게 생각하지는 마."이연령이 짐짓 미안한 기색을 띠며 말했다.북명연이 코웃음을 쳤다."네 부군을 가로챈 자인데, 네가 왜 사과를 한단 말이야?"이연령의 눈시울이 살짝 붉어졌다."남이 방심한 틈을 타 지아비를 빼앗다니, 군자가 할 짓이 아니지."북명연이 경멸 가득한 얼굴로 계속해서 모욕을 주려던 찰나, 유지영이 말을 끊고 나섰다."연령 군주께서 언제 경세자와 혼약을 맺은 적이 있다 하십니까?"운청이 즉각 거들었다."선대 왕비 마마께서 구두로 세자 저하와 민씨 가문 규수의 혼사를 언급하신 적은 있으나, 연령 군주와 혼약을 맺으신 적은 결코 없습니다. 게다가 세자와 연령 군주께선 사적으로 교류하신 적조차 없습니다!"유지영은 짐짓 분노한 척 탁자를 내리치며 이연령을 향해 쏘아붙였다."만약 연령 군주께서 진정 경세자와 혼약한 사이였고 내가 그 인연을 가로챈 것이라면, 내 당장 폐하께 달려가 시시비비를 가려달라 청할 것입니다."말을 마치고 몸을 일으키자, 운청이 다가와 그녀를 부축했다."세자비 마마, 회임 중이시니 부디 고정하세요."목소리는 그리 크지 않았으나, 주변의 이목을 끌기에는 충분했다.사람들이 일제히 이쪽을 쳐다보았
Baca selengkapnya

제477화

유지영은 이연령을 바라보았다.이연령은 안색이 푸르락붉으락해진 채 손에 쥔 손수건을 꽉 움켜쥐고는 유지영을 향해 변명했다."바깥의 헛소문일 뿐인데, 굳이 마음에 담아둘 필요는 없지 않아? 떳떳한 사람은 알아서 떳떳한 법이지."유지영은 이연령을 무시한 채 북명연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육공주 전하, 저희 유씨 가문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당당하게 살아왔지, 남의 것을 빼앗는 치졸한 짓은 하지 않습니다."북명연은 이연령을 힐끗 보더니 잡고 있던 손을 놓았다. 그녀의 눈빛에 불쾌감이 서렸다. 자신이 농락당했다는 것을 알게 된 그녀는 유지영을 향해 시원스럽게 사과했다."내가 헛소문을 잘못 들었나 보군. 경세자비가 너그럽게 이해해 주길 바라오.""모르고 한 일은 죄가 아니지요. 육공주 전하께서도 누군가에게 속으신 것뿐인걸요. 멀리서 오신 귀빈이신데, 제가 어찌 전하와 시시비비를 따지겠습니까."북명연은 그 말을 듣고 빙그레 웃더니, 손목에서 팔찌 하나를 빼내어 유지영의 손목에 끼워주려 했다.그 순간."우욱!"유지영은 재빨리 입을 틀어막았고 운청이 다가와 팔찌를 대신 받았다."육공주 전하, 저희 세자비께서 회임 초기라 입덧이 심하십니다. 무례를 용서하십시오."법랑 팔찌는 운청의 손에 안착했다.유지영은 눈시울이 살짝 붉어진 채 뒷걸음질을 쳤다."추태를 보였습니다.""이곳에 사람이 너무 많아서 그런가 봐. 이화원 쪽은 한적하고 배꽃이 만발해 있으니, 우리 다 같이 그쪽으로 가서 구경하는 게 어떠니?"이연령이 웃으며 제안했다. 방금 전의 어색한 상황은 마치 없었던 일인 양 굴었다.북명연도 고개를 끄덕였다."오해도 풀렸고 그리 대수로운 일도 아니니, 툭 털어버리면 그만이지."그때, 안창준이 옆에서 혀를 찼다.그 소리에 북명연은 즉각 미간을 찌푸리며 기분 나쁜 기색으로 안창준을 쏘아보았다. 안창준은 코웃음을 치더니, 고개를 기웃거리며 발길을 돌렸다. 처음부터 끝까지 북명연에게는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마치 그녀가 투명 인간이라도 되는 것처럼 굴었다
Baca selengkapnya

제478화

체구며 눈빛이며, 명언은 유정남과 꼭 닮아 있었다. 단 한 번 힐끗 본 것만으로도 유지영은 그가 자신의 오라비임을 확신했다.안창준과 명언은 어화원에서 한바탕 난투극을 벌였다.무기 하나 없이 맨손으로 맹렬하게 합을 겨루었다. 한 명은 몸놀림이 가벼웠고, 다른 한 명은 날래면서도 묵직했다. 누구 하나 물러서지 않는 팽팽한 접전이었다.유지영의 시선은 시종일관 명언에게 꽂혀 있었다. 도무지 형언할 수 없는 감정이 일었다. 그때, 문득 누군가 자신을 주시하고 있다는 시선이 느껴졌다. 그녀는 즉시 눈을 내리깔고 손수건으로 무심코 입가를 닦는 척하며, 곁눈질로 이연령을 살폈다."아주 시끌벅적하군!"돌연 건양제가 나타났다. 그제야 정신을 차린 사람들은 황급히 황제를 향해 예를 갖추었다.얽혀 싸우던 두 사람도 동작을 멈추었다."폐하를 뵙습니다."건양제는 웃음을 띠며 손을 내저었다."다들 예는 거두어라. 무예를 겨루며 흥을 돋우고 있었던 모양인데, 짐이 재미난 구경거리라도 놓친 것이냐?"북명연이 한 걸음 나서며 안창준을 가리켰다."저자는 보는 눈이 많은 데서 공주인 저에게 채찍질을 가했습니다. 폐하께서 엄히 벌해 주십시오!"안 부인의 안색이 미세하게 굳어졌다. 반면 안창준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 맞받아쳤다."북신 육공주께선 어제 군왕께도 채찍을 휘두르지 않았나? 우리 양나라의 군왕마저 함부로 칠 수 있는데, 나라고 공주를 치지 못할 이유가 어딨지?""너!"북명연은 안창준의 뻔뻔한 말대꾸에 속이 터졌지만, 말로는 도무지 그를 당해낼 재간이 없었다."젊은 혈기에 벌어진 일입니다. 폐하께서 너그럽게 넘어가 주시지요."조령 장공주가 나서서 상황을 무마했다.애초에 북명연이 먼저 채찍을 휘두른 것은 사실이었기에, 오늘 안창준에게 맞은 것은 억울해도 속으로 삭일 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원망스러운 눈초리로 안창준을 쏘아보았다.안창준은 여전히 그녀를 경멸하는 태도였다. 당사자들이 더 이상 따지지 않자, 황제 역시 더 캐묻지 않고 기분 좋게 영보궁의 연회장으로
Baca selengkapnya

제479화

북명연은 잠시 머뭇거리더니 대답했다."폐하, 제가 아직 경성의 귀공자들을 전부 알지 못하니, 서두를 것 없습니다."건양제는 그 말을 듣고 더는 선택을 강요하지 않았다.사람들은 조용히 가무를 감상했다.연회가 중반에 접어들 무렵, 유지영은 귀띔을 받고 핑계를 대어 밖으로 나왔다. 바깥 복도에 서서 바람을 쐬니, 사방이 고요했다.그녀는 회랑 아래 서 있는 한 인영을 멀리서 바라보았다. 송백처럼 꼿꼿한 자태로, 한 손은 허리춤의 검자루에 얹은 채 깊고 그윽한 눈빛으로 먼 곳을 응시하고 있었다.그 모습을 보자, 유지영은 속으로 유씨 노부인과 차남댁 식구들을 향한 증오심이 다시금 정점으로 치솟았다.그녀의 오라비는 본디 달처럼 빛나는 세가의 귀공자여야 했다. 줄곧 아버지 곁에 머물렀더라면, 필시 만인의 칭송을 받는 기품 있고 우아한 소년 장군이 되었을 것이다.이토록 온갖 풍파를 겪으며 육공주의 막료가 되어, 얼굴조차 감히 드러내지 못하는 신세가 되진 않았을 것이다.마음이 아파 숨을 쉬는 것조차 버거웠다.얼굴에 와닿는 산들바람에 서늘한 기운이 묻어났다. 운청이 망토를 가져와 그녀의 어깨에 덮어주고는 말없이 곁을 지켰다. 발소리가 들려오자 유지영은 시선을 거두고 가까운 곳을 바라보며, 짐짓 괴로운 기색을 띠었다."경세자비."술기운을 풍기며 이연령이 다가왔다. 두 뺨이 약간 달아오른 그녀가 짐짓 미안한 기색으로 말했다."육공주를 일부러 오해하게 만들려던 건 아니었어. 어쨌든 내가 말을 잘못한 거니, 난 그저... 됐어. 미안하게 됐네."유지영이 고개를 돌려 이연령을 쳐다보았다."경세자비는 수구를 던져 혼처를 정한 걸 후회한 적 없어? 정군왕 세자가 훨씬 다정하고 세심한데, 둘 사이의 갖은 오해들 때문에 서로를 놓쳤잖아."이연령은 안타깝다는 듯 말했다."부모의 사랑을 받지 못하는 아이는 태어난다 해도 그리 행복하지 않을 거야. 네가 그저 오기 하나로 배현준에게 시집간 거, 다 알아."적막한 공기 속에서 두 사람의 시선이 허공에서 부딪쳤다.유지영은
Baca selengkapnya

제480화

이연령은 멍해졌다. 허공에 뻗은 손을 채 거둘 새도 없이, 비단옷을 입은 인영이 번쩍 나타나더니 허리를 굽혀 유지영을 안아 들고 사라졌다."태의!" 배현준이 다급하게 외쳤다."세자비 마마, 제발 무사하셔야 합니다." 운청이 그 뒤를 따르며 울먹였다.소란은 내전까지 전해졌다.건양제가 상 내관에게 눈짓을 보내자, 상 내관이 즉시 밖으로 나가 상황을 살폈다.연회장에 있던 많은 이들도 목을 빼고 문밖을 내다보았다. 누군가 수군거렸다."방금 경세자가 세자비를 안고 가는 걸 본 것 같은데?""세자비는 회임 중이잖소."사람들은 호기심에 술렁였다.전각 밖, 창백하게 질렸던 이연령의 얼굴이 음침하게 변했다. 영옥이 다가왔다."군주, 경세자비는 너무 간악합니다. 어찌 저런 식으로 군주를 모함한단 말입니까? 소인이 똑똑히 보았습니다. 분명 일부러 넘어진 것입니다."이연령은 숨을 깊게 들이마셨다."내가 상대를 너무 얕봤어."멍청한 줄로만 알았는데 이토록 시커먼 속내를 숨기고 있을 줄은 몰랐다. 그녀는 음침한 얼굴로 영옥에게 귓속말을 했다."자녕궁으로 가서 경세자비의 태기가 불안정하다고 전하거라""예."옆 편전.배현준은 조심스레 유지영을 평상에 눕혔다. 잔뜩 긴장한 얼굴이었다. 유지영은 그의 손을 맞잡으며 말했다."걱정하지 마세요. 전 괜찮아요."그의 눈꺼풀이 파르르 떨렸다.그 뒤를 바짝 따라온 이연령이 초조한 듯 울먹이며 말했다."경세자비, 어쩌다 그리 조심성 없이 넘어진 거야? 크게 다친 곳은 없고?"유지영은 미간을 잔뜩 찌푸린 채 이연령을 쳐다보며, 한껏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연령 군주, 어째서 저를 밀친 겁니까?""경세자비, 뭔가 오해한 모양인데 내가 언제 널 밀었다고 그래?"이연령 역시 눈시울을 붉혔다. 그녀는 배현준을 쳐다보더니 손가락 세 개를 치켜들었다."내 이씨 가문 전체를 걸고 맹세할게. 오늘 난 세자비의 몸에 털끝 하나 대지 않았어. 내 말이 거짓이라면, 우리 이씨 가문은 비참한 최후를 맞을 거야."단호한 말투에
Baca selengkapnya
Sebelumnya
1
...
4647484950
...
56
Pindai kode untuk membaca di Aplikasi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