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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hat ng Kabanata ng 피안을 거슬러: Kabanata 551 - Kabanata 560

772 Kabanata

제551화

운민은 수심에 잠긴 유지영의 표정을 살피며 조심스레 말했다."마마, 태후 마마께서는 온갖 산전수전을 다 겪으신 분입니다. 서씨 일가의 얄팍한 속임수에 쉽게 넘어가실 분이 아닙니다."유지영은 고개를 저었다."네가 모르는 게 있다. 내가 걱정하는 것은 그게 아니야."전생에 관해 그녀가 아는 정보는 배준형과 이연령이 쥔 패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했다. 그녀는 그 두 사람이 꿍꿍이를 품고 서씨나 육씨 가문을 장기말로 이용할까 봐 두려웠다.운민은 지시를 받들고 물러났다.*이틀 뒤.서씨 일가는 조용히 경성에 입성했다. 서 태후는 그들을 위해 저택을 한 채 마련해주고, 태의를 보내 서씨 노부인의 병을 돌보게 했다.예순을 갓 넘긴 서씨 노부인은 관리를 잘한 덕에 흰 머리가 거의 없었다. 눈가에 잔주름이 지긴 했으나 얼굴에 혈색이 돌아 실제 나이보다 족히 열 살은 젊어 보였다. 다만 두 눈에는 수심과 조바심이 짙게 깔려 있었다.진맥을 마친 이 태의가 손을 거두었다."태의, 태후 마마께서는 요즘 어떻게 지내고 계신지요?"서씨 노부인이 자못 근심스러운 얼굴로 물었다.이 태의는 무미건조한 표정으로 대답했다."태후 마마께서는 옥체 강건하시니 심려치 않으셔도 됩니다.""참으로 복을 타고난 아이지요."서씨 노부인은 가슴을 부여잡고 태후가 몹시 눈에 밟힌다며 한탄을 늘어놓았다. 당장이라도 만나고 싶다며 애끓는 모정을 호소했다.이 태의는 차마 그 말에 함부로 장단을 맞출 수 없어 못 들은 척 처방전만 남긴 채 황급히 자리를 떴다.태의가 떠나자 서씨 노부인은 자리에서 일어나 방 안을 둘러보았다. 이마를 짚은 그녀는 속으로 울화가 치밀었다. 마침 서운영이 돌아왔다."고모할머니께 문안 올립니다."서운영이 사뿐히 무릎을 굽혀 인사를 올렸다.자신의 처지를 일깨우는 서운영의 인사에 서씨 노부인의 심기는 더욱 꼬였다. 그녀는 심드렁하게 손을 내저었다."번거로운 인사는 됐다. 태후가 너를 보낸 게냐?"서운영은 고개를 끄덕였다."태후 마마께서 요즘 정무가 바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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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2화

서씨 가문에서 초대장을 보내오리라고는 유지영도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그녀는 미간을 찌푸린 채 생각에 잠겼다. 아무리 생각해도 서씨 노부인이 자신을 왜 만나려 하는지 까닭을 알 수 없었다."소인이 이 태의 쪽을 통해 알아본 바, 노부인의 옥체에는 큰 이상이 없다고 합니다. 정작 병이 든 쪽은 가문의 큰 아가씨라고 하옵니다.""서씨 가문 적장녀란 말이냐?"유지영은 한참을 떠올려 보았으나, 그게 누구인지 전혀 짐작이 가지 않았다.운민이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마마, 초대에 응하실 생각이십니까?"유지영은 초대장을 탁자 한쪽에 밀어두며 입가에 차가운 미소를 지었다."당연히 가지 않는다. 서씨 가문이 감히 현왕비인 내게 오라 가라 할 만큼 대단한 위세를 지녔더냐."따지고 보면 서씨 가문은 그녀와 핏줄이 닿은 친척이었다. 서씨 노부인도 핏줄로만 따지면 그녀의 외조모라 할 수 있었다."나는 명색이 일국의 현왕비다. 고작 정삼품 숙인 따위가 부른다고 쪼르르 달려갈 이유가 없지."유지영은 손을 내저으며 단호히 거절했다. 서 태후조차 서씨 가문을 모른 척 내버려 두는 마당에, 굳이 그녀가 제 발로 찾아가 고개를 숙일 이유가 없었다."앞으로 서씨 가문에서 오는 초대장은 내 앞에 가져오지도 말거라. 밖으로는 내가 몸이 무거워 요양해야 한다고 일러라."유지영이 지시했다.운청은 깜짝 놀라며 물었다."마마, 서씨 가문의 심기를 거스르면 행여 태후 마마께서 언짢아하시지 않겠습니까?"유지영은 빙긋 웃으며 가볍게 고개를 저었다.초대장이 현왕부에서 펼쳐 보지도 않은 채 고스란히 되돌아오자, 서씨 노부인은 아연실색했다. 느긋하게 의자에 기대어 있던 몸이 저절로 꼿꼿하게 세워졌다."현왕비가 거절을 했다고?"금박을 입힌 초대장을 든 손씨 어멈은 난처한 기색으로 답했다."노부인 어르신, 듣자 하니 현왕비는 성정이 보통 깐깐한 게 아니라고 합니다. 저희는 경성에 갓 발을 들인 처지이니, 응당 저희 쪽에서 먼저 인사를 올리러 가는 것이 도리에 맞습니다."서씨 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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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3화

"네가 아직 나이가 어려 세상 이치에 밝지 못한 탓이니 나무라지 않겠다."서 태후는 가볍게 손짓하여 서운영을 일으켜 세웠다."비록 네가 서씨 가문의 방계 출신이나, 지금 네 신분은 예전과 천지 차이다. 굳이 서씨 본가 사람들의 눈치를 보며 주눅 들 필요 없어."서운영은 부끄러운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태후 마마, 아가씨를 탓할 일이 아닙니다. 아무리 그래도 서씨 노부인은 마마의 친모가 아니십니까. 수많은 시선이 주시하는 와중에 아가씨가 어찌 감히 노부인께 맞설 수 있겠습니까."소 상궁이 슬며시 편을 들며 거들었다.서 태후는 입가에 묘한 미소를 띠며 눈썹을 치켜올렸다."조령에게 일러 성대한 봄맞이 연회를 준비하라 전하거라. 그리고 서씨 가문에는 굳이 초대장을 보낼 필요 없다."소 상궁은 그 말의 숨은 뜻을 단박에 알아차렸다.그날, 소 상궁은 부지런히 세 곳을 돌았다. 가장 먼저 현왕부에 들러 유지영이 서씨 가문의 도발에 전혀 동요하지 않았음을 확인하고 나서야 비로소 안도의 숨을 쉬었다."태후 마마께서는 서씨 노부인이 분수도 모르고 현왕비 마마를 호출했다는 사실을 아시고 크게 노하셨습니다. 마마께서는 그저 옥체만 평안하시면 되니, 밖에서 누가 무어라 지껄이든 귀담아듣지 말라 하셨습니다."이어서 조령 장공주부를 방문하여 태후의 뜻을 전하자, 장공주는 곧바로 연회 초대장을 작성했다.마지막으로 서씨 저택에 당도했을 때는 이미 해가 저물어가고 있었다.손씨 어멈은 허리를 굽실거리며 우는소리를 해대며 소 상궁을 맞이했다."소 상궁님, 노부인의 병세가 요 며칠 들쭉날쭉하십니다. 몇 년 내내 다섯째 아가씨를 애타게 찾으시며 이제 살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탄식하시는데, 천륜으로 이어진 모녀 지간에 원한이 어디 있겠습니까."다섯째 아가씨라는 호칭에 잠시 어리둥절하던 소 상궁은 그제야 서 태후를 뜻한다는 것을 깨닫고 싸늘한 미소를 지었다."십오 년이 지나도록 노부인께서 태후 마마를 이렇게까지 그리워하실 줄 몰랐군. 노부인께서 서신을 보내지 않으셨더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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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4화

"소 상궁님."서명주는 흉측한 반쪽 얼굴을 보여주고는 재빨리 면사포로 다시 가렸다. 촉촉하게 물든 눈망울에는 서러움이 가득했다."할머니께서 제 얼굴을 고쳐주고자 용하다는 의원들을 숱하게 부르셨으나 다 소용이 없었습니다. 지금으로서는 현왕비 마마의 도움을 바라는 것밖에는 다른 방도가 없습니다."소 상궁은 짐짓 의아하다는 듯 되물었다."현왕비께서는 의술을 전혀 모르시는데 어찌 아가씨를 치료한단 말입니까?"손씨 어멈이 불쑥 끼어들었다."현왕비 마마께서 북명 대사와 사적으로 친분이 깊으시다 들었습니다. 현왕비께서 한 말씀만 거들어주시면, 북명 대사도 거절하지 못할 것입니다."역시나 뻔한 속셈이었다.소 상궁의 얼굴에 난처한 기색이 스쳤다."태후 마마께서 그동안 현왕비를 그토록 살뜰히 보살펴주셨는데, 이제 와서 작은 청 하나 들어달라는데 감히 거절을 하겠어?"서씨 노부인이 역정을 내며 언성을 높였다.그 말을 들은 소 상궁은 싸늘한 어투로 말했다."북명 대사는 쉽게 움직일 수 있는 분이 아닙니다. 현왕비는 태후 마마의 오랜 벗의 여식이라 특별히 보살핌을 받는 것일 뿐, 서씨 가문과는 아무런 연관이 없지 않습니까. 노부인께서는 무리한 억지를 부리고 계십니다."소 상궁의 뼈 때리는 말에 서씨 노부인은 말문이 막혀 멍하니 그녀를 바라보았다.경성에 온 이후 연거푸 체면을 구겼기에 자존심이 상했다.소 상궁은 차가운 얼굴로 말을 이었다."현왕비의 부친은 대장군이셨고, 부군은 현재 변방에서 군대를 이끌고 외적과 싸우고 있는 양나라의 크나큰 공신입니다. 태후 마마께서도 현왕비에게 억지로 원치 않는 일을 강요하지 않으십니다.""큰아가씨의 얼굴이라면 경성에도 명의들이 많으니, 백방으로 수소문해 보면 분명 방도가 있을 것입니다."할 말을 마친 소 상궁은 창밖을 힐끗 보더니 사람을 시켜 하사품을 내려놓게 하고는 매정하게 돌아섰다.소 상궁이 훌쩍 떠나버리자, 서씨 노부인은 분을 이기지 못하고 거칠게 가슴을 들썩였다."그 계집이 아직도 과거의 일로 나한테 앙심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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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5화

"다섯째 아가씨께서 나랏일로 바쁘신 모양입니다. 조금만 더 참고 기다려보시지요. 정말 노부인을 외면하실 작정이었다면 애초에 경성으로 부르지도 않으셨을 것입니다."손씨 어멈이 차를 따라 올리며 위로했다.서씨 노부인은 이를 악물고 분노를 삼켰다.그렇게 또 보름이 훌쩍 지났다.전장에서 연일 승전보가 날아들자 건양제는 크게 기뻐하며 곧장 자녕궁으로 소식을 전했다. 서 태후는 승전보를 확인하고 환하게 웃었다."현왕이 그동안 참으로 고생이 많았군요."건양제도 흔쾌히 고개를 끄덕이더니, 이내 웃음기를 거두고 진지하게 입을 열었다."이틀 전 현왕부에서 전갈이 왔습니다. 배예경은 연이은 충격으로 병석에 앓아누웠다고 하는군요. 남은 두 서자 놈들도 숨을 죽이고 감히 소란을 피우지 못하는 모양입니다.""황상, 마음이 약해지신 겁니까?"서 태후가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물었다.건양제는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사리 분별도 못하고 아무 힘도 없는 어린 아이와 과부를 핍박한 자를 짐이 어찌 용서하겠습니까."건양제는 배예경과 사이가 데면데면했고, 생모들 간의 관계도 껄끄러웠다. 십 년 넘게 얼굴 한 번 보지 않고 지내던 터에, 배예경이 그런 소란을 저질렀으니 엄벌에 처하지 않은 것만으로도 큰 은혜를 베푼 셈이었다."현왕비는 사리에 밝고 대의를 아는 아이이니, 그저 처소에 금족만 시켜둘 뿐 심한 짓은 하지 않을 것입니다. 짐도 그 아이를 굳게 믿으니, 이 일은 당분간 덮어두겠습니다."건양제는 슬쩍 화제를 돌렸다."그나저나 서씨 가문 말입니다. 첩보에 따르면 그들이 남궁연과 은밀히 접촉하고 있다더군요."얘기를 들은 서 태후의 안색이 차갑게 굳었다. 태후는 건양제를 똑바로 쳐다보며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황상, 이 세상 그 누구도 내 마음속에서 황상과 양나라의 사직보다 중요할 수는 없습니다. 서씨 가문도 예외는 아닙니다. 내가 그들을 경성으로 부른 것은 가문을 일으켜 세우려는 뜻이 아닙니다. 황상께서 이 자리에 오르기까지 얼마나 험난한 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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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6화

"다섯째야!"서씨 노부인은 눈물을 글썽이며 떨리는 목소리로 서 태후를 불렀다. 서 태후는 미간을 찌푸리며 불쾌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서씨 노부인, 이곳에 당신의 다섯째는 없습니다. 상석에 계신 분은 이 나라의 태후 마마이십니다!"소 상궁이 나서서 차갑게 일깨웠다.그러나 서씨 노부인은 그 말을 못 들은 척했다."아니, 저 아이는 내 딸 다섯째가 맞아."그녀는 지팡이를 짚고 비틀거리며 서 태후를 향해 걸어갔다. 입으로는 연신 다섯째를 부르며 눈물을 흘리는 모습이 딸을 몹시 그리워하는 어머니의 모습이었다.초대받은 부인들은 당황하여 서로 눈치를 살피며 서씨 노부인을 주시했다."다섯째야, 그동안 참으로 고생이 많았다……."서씨 노부인이 미처 다가가기도 전에, 서 태후는 입가에 서늘한 냉소를 머금으며 말했다."고생이라. 나는 양나라의 태후인데 대체 무슨 고생을 했다는 건가? 청렴한 문인 세가라 자부하던 서씨 가문이 어찌 하여 이런 식으로 황실의 법도를 무시하는 건가!"갑작스러운 호통에 전각 안에 있던 이들은 모두 숨을 죽였다.서씨 노부인의 얼굴에 떠올랐던 애틋함도 굳어버렸다. 그녀는 제 귀를 의심하듯 멍하니 서 태후를 바라보았다."다, 다섯째야. 나, 나는 네 친어미가 아니냐."사정을 모르는 이들이 본다면 서씨 노부인이 딸을 끔찍이 아낀다고 여길 만했다. 하지만 서 태후는 그것이 꾸며낸 가식임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친모의 마음이 얼마나 차갑고 냉혹한지 그녀는 몸소 경험했던 사람이었다.서 태후의 서늘한 눈빛에 기가 꺾인 서씨 노부인은 저도 모르게 뒷걸음질을 쳤다."아가씨, 어머님께서는 그동안 아가씨를 애타게 찾으셨습니다."서 부인이 불쑥 입을 열었다.마침 화풀이할 곳을 찾고 있던 서 태후의 입가에 차가운 미소가 번졌다. 소 상궁이 다가가 주저 없이 서 부인의 뺨을 매섭게 내리쳤다.짝!날카로운 마찰음이 전각 안에 울렸다.무방비 상태로 뺨을 맞은 서 부인은 바닥에 나동그라졌다. 그녀는 얼얼한 뺨을 부여잡고 믿을 수 없다는 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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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7화

서 부인, 서명주, 그리고 큰댁 장남인 서유천은 여전히 바닥에 엎드려 있었다. 서 태후가 일어나라는 명을 내리지 않으니, 전각 안에는 숨 막히는 긴장감만이 맴돌았다.서 태후는 고개를 들고 서씨 노부인을 내려다보며 차갑게 비웃었다."내가 혼례를 올리던 날, 노부인께서는 분명 살아서는 두 번 다시 얼굴을 보지 않겠다 하셨소. 헌데 십오 년이 지난 지금에야 새삼스레 내가 생각나셨는가?"과거 연성 육씨 가문과의 혼사는 서씨 노부인이 강제로 추진한 일이었다. 서 태후는 차라리 죽겠다며 완강히 거부했으나, 서씨 노부인은 불효막심하다며 애원하는 그녀를 싸늘하게 외면했다. 그때 태후는 가문에 대한 모든 미련을 버렸다.당시 서씨 노부인은 고분고분 시집을 가지 않으면 평생 연을 끊을 것이며, 앞으로 서씨 가문의 도움은 꿈도 꾸지 말라며 으름장을 놓았었다."그게……."서씨 노부인은 모른 척 발뺌을 하기 시작했다."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옛날 일은 기억이 가물가물하구나. 넌 이미 존귀한 태후가 되었고, 나는 무덤에 들어갈 날만 기다리는 늙은이인데 굳이 지난 일을 따질 필요가 있겠느냐. 우리는 핏줄로 이어진 모녀 사이가 아니냐."말을 마친 서씨 노부인은 소매로 눈가를 훔쳤다.서 태후는 서씨 노부인의 가증스러운 연기를 무미건조한 표정으로 지켜볼 뿐, 제지하지 않았다. 뒤에 엎드린 서씨 일족들은 감히 숨소리조차 내지 못했다.아무도 달래주는 이가 없자, 머쓱해진 서씨 노부인은 헛기침을 하며 울음을 그쳤다."완아, 그만 화를 풀어라. 네가 아무리 박정하게 굴어도 내 배 아파 낳은 자식 아니냐."자신의 아명을 부르는 서씨 노부인의 뻔뻔함에 서 태후의 안색은 더욱 차갑게 굳었다. 십오 년 넘게 불린 적 없는 이름이 서씨 노부인의 입에서 튀어나오자 역겨움이 치밀었다.서 태후는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노부인, 가증스러운 연기는 거두시지게. 십오 년을 보지 않고 살았으나, 회북에서 노부인이 어찌 지내셨는지는 내 사람들로부터 명백히 보고를 받았네."회북에서 서씨 가문은 노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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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8화

"마... 막내.... 아니, 태후 마마! 제발 목숨만은 살려주십시오!"서유천의 얼굴에 식은땀이 맺혔다. 그는 하얗게 질린 얼굴로 서 태후를 향해 무릎걸음으로 다가가며 애원했다."모두 제 잘못입니다! 벌을 내리시려거든 제게 내리시고, 부디 가문만은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쉼 없이 바닥에 머리를 찧어대는 바람에 서유천의 이마는 금세 피멍으로 붉게 물들었다.전각 안에는 서명주의 흐느낌만이 맴돌았다.서씨 노부인은 가슴을 부여잡고 주저앉아, 상석의 서 태후를 두려운 눈빛으로 올려다보았다.그때, 밖에서 한 여인이 다급하게 전각 안으로 뛰어들었다."오공주 전하!"궁녀가 뒤늦게 쫓아와 그녀를 막아섰으나 역부족이었다. 궁녀는 사시나무 떨듯 무릎을 꿇고 벌을 청했다. 서 태후는 가볍게 손을 내저었다."물러가거라."궁녀는 그제야 사색이 된 얼굴로 황급히 밖으로 나갔다."태후 마마, 대체 이게 무슨 일입니까?"남궁연은 바닥에 엎드려 사색이 된 서씨 가문 사람들을 보며 놀란 표정을 지었다. 한눈에 보아도 겁에 질린 모습이었다. 모녀가 재회한 화기애애한 분위기는 결코 아니었다.서 태후는 남궁연을 싸늘하게 훑어보았다. 남궁연의 안색 역시 몹시 창백했다. 엎드린 서씨 일족들 중 누군가는 찔리는 듯 시선을 피했고, 누군가는 구명줄이라도 찾은 양 눈짓을 보냈다."이분은 서씨 가문의 노부인이 아니십니까. 어찌하여 바닥에 엎드려 계십니까."남궁연이 짐짓 모르는 척 물었다.서 태후는 눈썹을 치켜올렸다."오공주는 서씨 가문 사람들과 친분이 있는 모양이로군?""친분 까지는 아니고, 그저 두 번 정도 마주쳐 낯이 익을 뿐입니다."남궁연은 서씨 가문과의 친분을 부인했다.그 말에 서씨 노부인이 미간을 찌푸리며 입을 열려 하자, 뒤에 엎드린 서명주가 다급히 노부인의 소맷자락을 잡아당겼다."듣자 하니 서씨 가문은 태후 마마의 친정이고, 노부인은 마마의 생모라 들었습니다. 십여 년 만에 상봉한 모녀 지간인데 어찌 분위기가 이리 험악합니까?"남궁연의 말투는 초조함이 가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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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9화

서 태후는 이미 오래 전부터 서씨 가문에 깊이 실망한 상태였다.숨겨둔 진실을 꼬집는 태후의 말에 서씨 노부인은 다리에 힘이 풀려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았다."다... 다 알고 있었던 것이냐?"서 태후는 대꾸할 가치도 없다는 듯 매정하게 돌아서서 전각을 빠져나갔다.그 모습을 본 서씨 노부인은 그대로 기절하고 말았다. 소 상궁은 사람들을 시켜 기절한 노부인과 서씨 일족을 저택으로 돌려보냈다.자녕궁 후원에는 각양각색의 꽃들이 만발하여 진한 향기를 발산하고 있었다.소 상궁이 후원으로 돌아왔을 때, 건양제가 이미 그곳에 와 있었다. 그녀는 눈치껏 멀찍이 자리를 피했다. 건양제는 잔뜩 화가 났지만 태후 앞이라 애써 분노를 자제하는 기색이 역력했다."서씨 가문에서 거둔 재산을 모조리 군자금으로 돌리는 것에 대해 저는 전적으로 동의합니다."서 태후는 직접 필사한 장부를 건양제에게 내밀었다."황상, 전쟁이 시작되었으니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식량과 군자금을 넉넉히 비축해 두어야 합니다."건양제는 태후의 단호한 말에 놀라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아무리 그래도 어마마마의 친정이 아닙니까.""황상과 양나라 사직의 안위보다 중요할 수는 없지요."서 태후는 조금의 흔들림 없이 평온하게 대답했다.차 한 잔을 다 비우기도 전에, 건양제의 마음속에서 끓어오르던 분노는 눈 녹듯이 사그라졌다."서씨 가문 하나만으로는 아직 부족합니다."서 태후는 찻잔을 내려놓은 뒤, 손수건으로 입가를 가볍게 닦으며 말을 이었다."내가 보기에 남이 오공주의 씀씀이가 꽤나 큰 것 같더군요."건양제는 저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렸다."그 계집이 노리는 것은 황후의 자리입니다.""뭐라도 이득을 주어야지 남이국을 구슬릴 수 있을 테지요."서 태후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적당한 구실을 찾아 덕비에게 배이수를 양자로 들이게 해야겠다고 결심했다."이참에 이수의 신분도 격상시켜 주세요. 지금 황후 자리는 무리라 해도, 다음 황제의 황후라면 꽤 괜찮은 제안이 아닙니까. 적어도 이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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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0화

서 태후는 흐뭇한 눈빛으로 건양제를 바라보았다.한편, 건양제가 서씨 가문의 재산을 몰수하라는 교지를 내리자, 경성에는 큰 파문이 일었다. 태후의 친정을 향한 무자비한 처벌을 두고 사람들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었다.서씨 노부인은 기절한 채 저택으로 실려갔다. 다급히 불려 온 의원이 인중을 찌르고 침을 놓은 뒤 억지로 인삼탕을 반 사발이나 먹이고 나서야 노부인은 간신히 의식을 되찾았다.눈을 뜨자 아들 내외와 손녀가 근심 어린 얼굴로 침상을 에워싸고 있었다.손씨 어멈은 눈치껏 의원을 돌려보냈다.방 안에는 서씨 가문 식솔들만 남았다.바닥에 꿇어앉은 서유천은 땀을 비 오듯 흘리며 불안에 떨고 있었다."십오 년 만에 뵙는 태후 마마는 옛날 우리가 알던 고분고분하던 막내가 아니었습니다. 애초부터 우리의 일거수일투족을 낱낱이 꿰뚫어 보고 계셨습니다."경성에 당도하자마자 만남을 피하더니, 불시에 황제를 움직여 가문의 재산을 몰수하고 부정한 재물을 모조리 군자금으로 돌려버린 것이다.처음부터 치밀하게 계획된 일이 분명했다!서명주는 다가가서 억지로 몸을 일으키려는 서씨 노부인을 부축하고 등 뒤에 푹신한 베개를 받쳐주었다."할머니, 오늘 고모님을 처음 뵈었는데 과연 기품과 위엄이 대단하셨습니다. 특히 무심코 던지시는 서늘한 시선에 제 심장이 다 멎는 줄 알았습니다."서명주는 후궁이 되겠다던 마음을 이미 접은 듯했다.그녀는 태후가 결코 자신의 든든한 뒷배가 되어주지 않을 것이라 확신했다.애초에 서씨 가문이 태후에게 돌이킬 수 없는 죄를 지은 잘못이 컸다."친정을 이토록 무자비하게 내치다니 참으로 뜻밖입니다."서유천의 두 눈에는 두려움 대신 분노와 억울함만이 남았다. 십여 년을 긁어모은 재산이 하루아침에 사라졌다.그로서는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다.아들과 손녀가 주고받는 한탄을 들으며 서씨 노부인은 귓가에 이명이 들리는 듯했다.정작 쓰러졌다 깨어난 노부인의 몸 상태를 묻는 이는 단 한 명도 없었다.서씨 노부인의 안색은 급격히 어두워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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