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이수도 서둘러 작별 인사를 고하고 공주의 뒤를 쫓았다.두 사람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자리를 떠났다.서 태후가 빙그레 웃었다."안창준 그 녀석, 제법 영악하단 말이지.""안 대인이라는 재목을 알아보신 태후 마마의 혜안이 탁월하신 거지요."소 상궁이 웃으며 맞장구를 쳤다."육공주는 본디 성정이 오만방자한데, 마마께서 오히려 그 점을 공략하셨지요. 소인이 보기에 조금 전 육공주가 안 대인을 칭찬할 때, 두 눈이 아주 반짝반짝 빛나고 있었습니다.""저런 부류는 손에 너무 쉽게 들어오는 것에는 도리어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법이야. 길들이고, 정복하는 데 익숙해져 있지."서 태후는 진작에 북명연의 성정을 꿰뚫어 보고 있었다."공주부의 남총들은 하나같이 고분고분 순종적이기만 하니, 안창준처럼 꼿꼿한 사내가 불쑥 나타났는데 어찌 정복욕이 일지 않겠느냐?"말을 마친 서 태후가 재촉하듯 소 상궁을 바라보자, 소 상궁은 즉시 그 뜻을 알아차렸다."소인이 지금 바로 경왕부로 다녀오겠습니다. 세자비께서 안심하시도록 말입니다."*신형사 밖.북명연은 배이수를 쌀쌀맞게 뿌리치고는, 상처투성이가 된 명언을 데리고 나왔다. 당장이라도 숨이 넘어갈 듯한 명언의 몰골을 보자, 북명연은 분통이 터져 욕설을 내뱉었다."배이수, 이 개자식!""공주, 고정하십시오. 소인은 괜찮습니다."명언이 낮게 읊조렸다. 그는 중상을 입고도 눈 하나 까딱하지 않았다. 그 덤덤한 태도가 오히려 북명연의 울화를 더욱 부추겼다.공교롭게도 궁문 앞에서 운청을 데리러 온 유지영과 마주쳤다.운청은 채찍을 몇 대 맞아 안색이 파리하게 질려 있었다.유지영의 표정 역시 썩 좋지 않았다. 북명연은 유지영을 불러 세우더니, 억지로 명언의 옷자락을 들추어 상처를 까발렸다."이따위 결과가 나오니 이제 속이 시원한가?"드러난 가슴팍에는 피가 뚝뚝 흐르는 끔찍한 상처가 선명했다. 유지영은 그것을 힐끗 흘겨보고는, 일말의 동요도 없는 평온한 얼굴로 북명연을 향해 쏘아붙였다."공주께서 굳이 이 자를 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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