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게 무슨!"서소현은 두 눈을 부릅뜨고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그 아이들의 몸에는 태후와 같은 피가 흐르고 있습니다. 태후마마, 우리 자매가 만나자마자 이리 서로의 상처를 헤집어야겠습니까? 태후께서 내게 원망을 품고 있는 건 알지만, 이토록 오랜 세월이 흘렀으니 이제 그만 앙금을 털어낼 때도 되지 않았습니까."평정심을 잃고 발끈하는 서소현을 보며, 서 태후는 마치 재미난 구경거리라도 생긴 양 흥미롭게 감상할 뿐이었다.그때, 밖에서 폐하께서 납셨다는 내관의 통보가 들려왔다.휘장이 걷히고 명황색 곤룡포를 입은 인영이 안으로 들어섰다.건양제의 시선이 상석에 앉은 여인에게 닿았다. 눈부시게 아름답고 고귀한 자태. 평소와는 다른 화려한 치장이었다. 그는 순간 흠칫했으나, 이내 고개를 숙여 표정을 갈무리했다."어마마마.""황상, 오셨습니까."서 태후는 자세를 바로잡으며 가볍게 손짓을 했다."정무로 바쁘실 터인데, 오늘은 어찌 발걸음을 하셨습니까?""오늘 어마마마께서 태의를 부르셨다 들었습니다. 옥체가 불편한 곳이 있는지 염려되어 찾아왔습니다."건양제는 은은한 빛을 뿜어내는 주먹만 한 야명주를 꺼내 보였다."당나라에서 진상한 물건입니다. 이것을 곱게 빻아 얼굴에 바르시면 피부를 맑고 윤택하게 하는 데 탁월하다 하더군요."서 태후는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며 저도 모르게 자신의 주먹을 쥐어보았다. 주먹보다도 큰 귀한 보물을 빻아 가루로 만들라니, 그야말로 엄청난 사치였다.서 태후가 어이없어하는 사이, 엎드려 있던 서소현이 건양제를 향해 머리를 조아렸다."죄인, 폐하께 문안 올립니다. 폐하, 만세 만세 만만세.""죄인이라?"건양제는 의아한 눈빛으로 서소현을 굽어보았다. 당장 이 자가 누구인지 알아보지 못한 눈치였다.서소현이 다급히 자신의 신분을 밝혔다."폐하, 이 죄인은 영씨 가문의 큰부인이자 태후 마마의 친언니인 서소현이옵니다. 규수 시절 태후 마마와 약간의 오해가 있었기에, 오늘 이리 사죄를 올리고자 찾아왔습니다.""그대가 바로 그 궁문
Magbasa p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