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랑에 있던 사람들의 시선이 일제히 이연령에게 쏠렸다. 누군가는 속았다는 분노에 휩싸였고, 누군가는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이 순간 이연령은 온몸의 힘이 빠져나가는 듯했다. 도저히 눈앞의 현실을 믿을 수 없어 저도 모르게 손바닥을 꼬집었다.날카로운 통증이 고스란히 전해졌다.정신을 차린 이연령은 이 모든 것이 현실이라는 것을 깨달았다.'아니, 이럴 수는 없어!'아버지의 옛 부장들은 예로부터 그녀를 끔찍이 아끼며 행여 털끝 하나 다칠까 전전긍긍하던 이들이었다.어딘가 단단히 꼬인 게 분명했다."폐, 폐하."이연령은 눈시울이 붉어진 채 건양제의 곁으로 다가가며 가련하게 애원했다."분명 뭔가 오해가 있었을 것입니다. 제가 어찌 저를 거두어주신 태후 마마를 시해하려 하겠습니까. 누군가 악의를 품고 저를 함정에 빠뜨린 것입니다……."필사적으로 변명했지만, 반박할 근거는 찾지 못했다.그녀의 몸에서 나온 독약은 그녀 스스로 준비한 것이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이연령의 심복 시녀마저 모든 것을 실토했다."폐하, 공주께서는 화친을 가기 정말 싫어하셨습니다.""닥쳐라!"이연령은 몸을 돌려 시녀의 뺨을 세차게 후려쳤다."내가 아무리 화친을 피하고 싶다 한들, 태후 마마께 독을 쓰는 그런 멍청한 짓을 하겠느냐? 수색을 당할 게 뻔한데, 그건 스스로 제 무덤을 파는 짓이 아니더냐!"분노에 찬 반박에 시녀는 말문이 막혔다.이때, 유영 현주가 싸늘한 목소리로 반박했다."네가 남이국과 화친이 정해진 몸이니, 양나라에서도 너를 함부로 처벌하지 못할 것이라 확신한 거겠지! 너는 널 화친 공주로 지목한 태후 마마께 앙심을 품고 여러 차례 불만을 표출했어. 태후 마마께 독을 쓴 것은 해독제를 빌미로 협박하려는 의도였거나, 아니면 조정을 혼란에 빠뜨려 남이국의 환심을 사려는 보복이었겠지!"유영 현주의 논리 정연한 말에 사람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이연령의 눈에 시퍼런 살기가 돌았다."우리는 어릴 적부터 함께 자란 벗인데, 어찌하여 이런 식으로 나를 모함하는 것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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