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 그룹 대표실 안은 흡사 폭탄이라도 맞은 것처럼 난장판이 되어 있었다.고급 대리석 바닥에는 온갖 기획서와 서류 뭉치들이 날카롭게 찢긴 채 사방으로 흩날려 있었고, 가죽 소파는 거칠게 발로 차인 듯 볼품없이 밀려나 있었다. 그 난장판의 중심에서, 강도진은 핏발이 선 눈으로 모니터 화면을 노려보며 거칠게 숨을 몰아쉬었다.한수진의 아동학대 재판 결과가 ‘집행유예’로 나오자마자, 세상은 기다렸다는 듯 CB를 향해 불타오르는 분노를 퍼부었다.[돈으로 판사를 샀다], [아동학대범을 안주인으로 모시는 부도덕한 기업]이라는 자극적인 헤드라인이 포털 사이트 메인을 도배했고, 성난 여론은 곧장 조직적인 CB 제품 불매 운동으로 번졌다.하지만 진짜 치명타는 대중의 불매 운동이 아니었다. 격조와 평판, 브랜드의 백그라운드를 목숨보다 여기는 상류층 VVIP들의 움직임이었다.탁, 탁, 탁.도진의 기다란 손가락이 신경질적으로 책상을 내리쳤다. 대표실의 무거운 침묵을 깨고 문이 열리며, CS(고객만족) 총괄 책임자인 박 팀장이 하얗게 질린 얼굴로 걸어 들어왔다. 그가 안고 있는 패드 화면에는 붉은색 취소 마크가 선명한 명단들이 빽빽하게 들어차 있었다.“어떻게 됐어.”도진이 씹어뱉듯 물었다. 박 팀장은 마른침을 삼키며 간신히 입을 열었다.“……민원실과 VVIP 전담 안내 데스크를 총동원해 VIP 고객들을 일일이 설득하고 있습니다만, 여론이 워낙 험악하다 보니 쉽지 않습니다. 격조를 중시하는 상류층 커뮤니티 내부에서 이미 CB의 브랜드 이미지가 바닥을 친 탓에…….”“누가 그따위 변명 들으려고 불렀어?! 결론만 말해, 결론만!”도진이 마침내 참지 못하고 고함을 질렀다. 박 팀장은 고개를 푹 숙인 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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