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 도착했어?”이른 아침부터 오빠 지현에게서 연락이 왔다.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음성은 평소의 쾌활한 지현답지 않게 기묘할 정도로 신중하고 초조했다.순간 지수의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지수야, 부탁이 있어…….“왜? 무슨 일인데, 오빠? 나 무서워, 그러지 마…….”지수의 목소리가 울먹임으로 젖어 들자, 지현이 깜짝 놀라며 다급하게 손사래를 치듯 말을 이었다.—아니야, 지수야! 아무 일 없어. 무서워하지 마. 단지 너에게 작은 부탁이 있을 뿐이야.그제야 지수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자, 지현이 쑥스러운 듯 헛기침을 삼키며 본론을 꺼냈다.—오늘 있을 행사, 너에게 아주 중요한 날인 거 알아. 그래서 참 조심스러운데…… 그 행사의 시간 중 딱 몇 분만 나에게 빌려줄 수 있을까?“그래, 그건 어렵지 않아. 하지만 이유는 알아야겠어.”지수의 두려움은 이내 짙은 호기심으로 바뀌었다. 지현이 잠시 머뭇거리다, 이내 결심한 듯 나직하게 속삭였다.—오늘 네가 그 파티에서 우리 가족을 정식으로 소개하고 싶다고 했잖아. 그 이야기를 듣고 나니까…… 우리 가족에 슬비도 포함시키고 싶어져서.그 말에 지수의 눈이 번쩍 뜨였다.“우와! 오빠, 드디어 프로포즈하기로 결심한 거야? 이 바보야, 그런 중요한 이야기를 이제야 하면 어떻게 해! 걱정 마, 내가 완벽한 프로포즈를 준비해 줄 테니까!”지수는 환호를 지르다 마침 옆방에서 눈을 비비며 나오는 예인이를 발견했다. 지수는 냉큼 달려가 아이를 품에 꼭 안아 올렸다.“예인아, 엄마 목소리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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