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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hapters of 가장 잔인한 축복: Chapter 191 - Chapter 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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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화 달콤한 휴식

CB 뷰티의 인수 계약이 완료된 다음 날 아침.제이아우라 사옥은 아침부터 축제 분위기로 떠들썩했다. CB 그룹의 핵심 알짜 신사업을 완벽하게 품에 안았다는 기사가 경제지 메인을 장식하면서, 제이아우라의 주가는 단숨에 상한가를 쳤고 회사 로비는 직원들의 환호성으로 가득 찼다.“대표님! CB 뷰티 핵심 연구진과 실무진 승계 절차, 완벽하게 마쳤습니다! 다들 CB 본사의 꼰대 임원들한테 시달리다가 우리 회사로 넘어온다니까 만세를 부르던데요?”팀원들이 들뜬 얼굴로 보고서를 내밀자, 지수는 가볍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고생 많았어요, 다들. 오늘 저녁은 법인카드 한도 없이 회식하니까 마음껏 즐겨요.”사무실을 뒤흔드는 직원들의 환호성을 뒤로한 채, 지수는 기분 좋은 미소를 지었다.한편, 같은 시각 CB 그룹 본사의 분위기는 그야말로 초상집이었다. TV 화면에서는 연신 앵커의 건조한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었다.[CB 그룹, 뷰티 사업부 파격 매각…… 사실상 실패 인정][강도진 대표의 무모한 사업 확장, 100억 채무와 승계 비용 본사에 안기며 이사회 반발 극에 달해]뉴스 자막 옆으로는 취재진을 피해 지하 주차장으로 비틀거리며 도망치듯 들어가는 도진의 처량한 뒷모습이 찍혀 있었다. 도진이 커다란 야망으로 시작한 사업을 결국 지수의 손에 쥐어주고, 100억 대의 채무와 승계 정산금만 본사에 떠안긴 그에게 돌아온 것은 이사회의 차가운 해임 건의안과 주주들의 거센 비난뿐이었다.껍데기뿐인 왕좌에 앉아 술병을 거머쥔 도진의 몰락은, 이제 완전히 지수의 관심 밖이었다.저녁 무렵, 지수는 진우의 차를 타고 도심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호젓한 레스토랑으로 향했다. 거창한 파티 대신, 두 사람만의 소소하고 따뜻한 저녁 자리가 마련되어 있었다.테이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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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화 잔혹한 피

CB 뷰티를 완벽하게 빼앗기고 그룹 이사회에서 쫓겨날 위기에 몰린 강도진에게, 세상은 온통 차가운 잿빛이었다. 숨조차 쉬기 힘든 패배감과 치욕이 사방에서 그를 목 졸랐다. 하지만 그 참담한 지옥 속에서도, 매일 밤 그를 버티게 하는 단 하나의 온기 어린 구원처가 있었다.병원 인큐베이터의 차가운 유리를 견디고 드디어 신생아실로 옮겨진, 수진이 낳은 그의 아들이었다.처음 '정자 운동성 저하'라는 진단서를 손에 쥐었을 때만 해도, 제 아이일 거라는 확신은 없었다. 하지만 아이가 태어나고 하루가 다르게 핏덩이 같은 얼굴에 온기가 도는 것을 지켜보며, 그의 가슴엔 미련하도록 깊은 정이 뿌리를 내렸다. 이렇게 가슴이 찢어지도록 애틋한데 제 핏줄이 아닐 리 없다는, 처절하고도 어리석은 확신이었다.유리창 너머로 조그마한 손발을 꼼지락거리는 아이를 바라볼 때만큼은, 도진은 세상의 모든 치욕을 잊을 수 있었다.“……아빠가 미안하다. 네가 세상에 나올 때는 훨씬 더 근사하고 당당한 모습이 되어 있으려고 했는데.”도진은 정성스레 준비한 배냇저고리와 앙증맞은 모자를 품에 안은 채, 신생아실 유리창에 가만히 이마를 대었다. 차가운 유리 너머의 아이를 향한 그의 눈빛에는 핏발 선 욕망 대신, 지독할 정도로 애절하고 묵직한 부성애가 서려 있었다.수진과의 관계는 이미 썩어 문드러진 껍데기였을지언정, 이 아이만큼은 도진에게 무너진 인생을 재건해 줄 유일한 희망이자 마지막 피붙이였다. 지수에게 빼앗긴 모든 것을 언젠가 이 아이에게 되찾아주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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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화 진실의 무게

같은 시각, 제이아우라 대표실.지수는 민철로부터 도진과 수진의 파국, 그리고 아이가 보육원으로 보내졌다는 소식을 전달받고 있었다.“……도진 씨가 아이를 보육원에 버렸다고?”지수가 찻잔을 내려놓으며 눈살을 찌푸렸다. 아무리 미쳐 돌아가는 강도진이라지만, 그렇게 아끼던 핏줄을 그토록 쉽게 버렸다는 사실에 문득 이상한 이질감이 들었다.그때, 지수의 뇌리를 스치고 지나가는 과거의 한 장면이 있었다.예전에 유진이 아이를 품에 안고 울면서 자신 찾아왔을 때 털어놓았던 그 이야기.‘어머니는 꼭 본인이 지정한 연구소에서 한 친자 검사만 믿겠다고 고집을 부리셨어요…… 다른 대형 병원 결과는 전부 조작이라면서…….’지수의 얼음처럼 차가운 눈동자가 번뜩였다.“김민철 실장님.”“네, 대표님.”“강도진의 어머니가 전담으로 친자 확인을 의뢰한다는 그 연구소…… 지금 당장 은밀하게 조사해 봐요. 뭔가 구린 냄새가 나.”지수의 나지막한 명령과 함께, 강도진 가문을 완벽한 지옥으로 밀어 넣을 마지막 시한폭탄의 핀이 뽑히기 시작하고 있었다.지수의 지시를 받은 태준은 곧바로 도진의 모친이 십수 년간 전담으로 거래해 온 ‘한국 유전체 발전 연구소’의 뒤를 은밀히 밟기 시작했다. 대외적으로는 첨단 바이오 연구 기관으로 포장되어 있었지만, 그 실상은 겉포장과 완벽히 달랐다.사흘 만에 지수의 대표실로 돌아온 민철의 손에는 두툼한 기밀 보고서가 들려있었다.“대표님, 상상 이상입니다.”태준이 서류를 넘기며 차분하지만 서늘한 목소리로 보고를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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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화 깊어지는 밤

CB 뷰티의 인수 절차가 차분히 정리되고, 버려졌던 아이를 해외 친척 가정으로 무사히 입양 보내기 위한 서류 작업까지 깔끔하게 마무리된 뒤의 어느 날 저녁.복잡하던 대형 사건들이 한 단락 일단락되자, 비로소 제이아우라 사옥에도 은은하고 평화로운 정적이 찾아왔다.지수는 대표실 넓은 통유리창 앞에 서서 까만 밤하늘 아래로 화려하게 펼쳐진 도심의 야경을 가만히 내려다보고 있었다. 쉴 새 없이 달려온 복수의 길. 그 거친 폭풍 속에서 늘 나비처럼 칼날이 서 있던 마음이, 오늘따라 이상하리만치 차분하고 온화하게 가라앉아 있었다.똑똑.가벼운 노크 소리와 함께 대표실 문이 열리며 진우가 들어왔다. 그의 손에는 김이 모락모락 나는 따뜻한 찻잔 두 개가 들려있었다.“퇴근 안 하고 뭐 하고 있었어?”“그냥요. 야경이 예쁘기도 하고, 오랜만에 머릿속이 조용해서요.”지수가 돌아서며 가볍게 미소를 짓자, 진우가 다가와 은은한 향이 감도는 찻잔 하나를 지수의 손에 살포시 쥐여주었다. 기분 좋은 따스함이 손끝을 타고 온몸으로 전해져 왔다.“K국 부모님이랑 통화는 잘 끝났어?”“네. 아주머니 댁에서도 소식을 듣고 너무 기뻐하시면서 당장 한국으로 들어오시겠대요. 아이 건강 검진 기록이랑 예방 접종 내역서까지 정리해서 전달해 드렸더니, 벌써 아이 방을 어떻게 꾸밀지 준비하신다고…….”지수가 찻잔을 내려다보며 나지막이 미소를 지었다.“강도진과 그 집안에는 피도 눈물도 없이 내가 느꼈던 아픔을 그대로 느끼게 해주고 싶다고 생각했지만…… 이상하게 그 핏덩이만큼은 내 손으로 꼭 따뜻한 품에 안겨주고 싶었어요. 내가 완전히 괴물이 되어가는 건 아니라는 걸, 스스로에게 확인받고 싶었던 건지도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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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화 검은 태양의 부활

수진의 아이가 자신의 친자가 아니라는 잔혹한 사실을 받아들이기까지, 도진에게는 꼬박 2주가 넘는 지옥 같은 시간이 필요했다. 영혼이 사상 초유로 부서진 채 술과 광기 속에 갇혀 있던 그를 간신히 건져낸 것은 정지상의 정성 어린 멘탈케어였다.그러나 2주 만에 겨우 정신을 차리고 복귀한 CB 그룹 본사는, 그야말로 피비린내 나는 전쟁터와 다름없었다.제이아우라로 넘어간 뷰티 사업 부문의 막대한 뒷정리와 수습을 팽개친 채 대책 없이 자취를 감췄던 도진을 향해, 이사회의 서슬 퍼런 분노와 압박이 쇄도하고 있었다. 수많은 안건들이 미결 상태로 남아있었고, 주요 거래처들은 대표의 부재를 빌미로 계약 조항을 흔들려 했다.그리고 그 무시무시한 난기류 속에서 도진을 가장 숨 막히게 만든 것은 따로 있었다.어디서부터 흘러나간 것인지, 회사 내부에서 암암리에 퍼지기 시작한 추문이었다. 바로 수진이 낳은 아이가 도진의 친자가 아니라는 소문이었다. 수진이 쫓겨나던 날의 참혹했던 정황과 본가 모친의 서서평평한 고통까지 입을 타고 부풀려져 퍼져나가고 있었다.그 흉흉한 소문은 마침내 이사회의 귀에까지 닿아 "가문의 핏줄 하나 제대로 가리지 못하고 남의 씨에 놀아난 인물에게 경영권을 맡길 수 없다"는 자질 논란으로 번졌다. CB 가문의 후계 문제까지 본격적으로 거론되며 도진의 입지는 그야말로 벼랑 끝까지 내몰렸다. 이사들은 겉으로는 명예를 이야기했지만, 속으로는 거세게 들이닥친 뷰티 부문 매각의 여파를 틈타 도진을 끌어내리고 자리를 차지할 궁리뿐이었다.이 사면초가의 전쟁터 속에서 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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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화 균열

TV 화면 속에는 CB 그룹의 '검은 태양' 런칭 성공 기사와 함께, 한껏 당당해진 표정으로 인터뷰를 하고 있는 강도진의 모습이 흘러나오고 있었다.“……강도진, 이 나쁜 개자식.”어둡고 축축한 지하 셋방. 수진은 헝클어진 머리와 핏발 선 눈으로 화면을 노려보며 이빨을 갈았다. 자신은 아이마저 빼앗기고 단 한 푼의 위자료도 없이 길거리로 쫓겨나 거지 꼴이 되었는데, 도진은 여전히 화려한 조명 아래서 거대 제국의 기사회생한 대표님으로 추앙받고 있었다. 억울함과 미친 듯한 복수심에 수진의 숨소리가 거칠어졌다.그녀는 마지막 자존심을 버리고, 예전에 자신에게 은근한 관심을 보여주었던 도진의 친구 민수를 찾아가기로 했다. 차가운 길거리에서 벗어나기 위해 구걸하듯 그에게 몸을 내던져서라도 도움을 요청하려 했던 것이다.수진이 찾아간 지철의 가게 안, 룸에서는 민수가 오랜만에 친구들과 술을 마시고 있었다.“요즘 민수네 회사가 잘나간다며?”“그래도 도진이만은 못하지. 참 대단해. 무너질 듯 무너지지가 않아.”민수는 온더락 잔의 얼음을 덜그럭 돌리며 주위 친구들의 이야기를 듣고만 있었다.“그럼 뭐 해. 이번에도 이지수가 살려준 거잖아. 바보 같은 놈. 그런 여자를 버리다니.”“그러니까. 도진이가 무시하던 그 여자가 오닉스의 딸이자 ‘Z’일 줄 누가 알았겠냐?”“그뿐이야? 사업에도 엄청난 재능이 있잖아. 이 단기간에 제이아우라를 저렇게 키운 거 봐.”“에이, 그건 오닉스가 뒤에서 도와줬겠지. 여자가 혼자 일으킬 수 있는 수준이 아니잖아.”민수는 친구들의 말에 항상 주눅 들어 보이던 지수를 떠올렸다. 처음 도진이 지수를 소개해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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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화 달의 여신

제이아우라 본사이자 최고급 럭셔리 플래티넘 쇼핑몰인 ‘더 문(The Moon)’. 그 4층에 위치한 대회의실에는 과거 CB 뷰티 시절부터 일해온 주요 임직원들과 핵심 연구진, 마케팅 팀원 수십 명이 경직된 표정으로 앉아 있었다.회사가 제이아우라로 전격 인수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진 직후부터 회의실 내부에는 음습한 패배의식과 불안감이 짙게 깔려 있었다. ‘어차피 버려진 패잔병들이다’, ‘조만간 볼모나 다름없는 우리를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길거리에 나앉게 만들 것이다’라는 흉흉한 소문이 그들의 목을 죄어오고 있었다.탁, 탁.묵직하고 명확한 구두 굽 소리가 정적을 깨뜨리며 대회의실 문이 열렸다. 지수가 진우를 동반한 채 유유히 모습을 드러냈다.지수는 그 누구도 쉽게 접근할 수 없는 차갑고 단정한 아우라를 풍기며 단상의 상석에 자리를 잡았다. 그녀의 날카롭고 서늘한 눈동자가 회의실에 모인 직원들의 찌든 얼굴들을 천천히, 그리고 정확하게 훑어내렸다.“다들 표정이 참 어둡네요. 당장이라도 길거리로 쫓겨날까 봐 겁이라도 먹은 얼굴들입니다.”지수의 직설적이고 거침없는 첫마디에 직원들이 흠칫하며 숨을 죽였다. 지수는 무심한 손길로 책상 위에 올려져 있던 기존 CB 뷰티의 신제품 기획서와 마케팅안 서류 뭉치를 집어 들었다.“화학 성분 범벅에 오직 원가 절감만 노린 저급한 스킨케어, 겉포장만 번지르르하게 꾸며서 억지 마케팅으로 밀어붙이던 기획안들…… 강도진 씨 밑에서 여러분이 밤을 새워가며 만들던 게 겨우 이런 거였습니까?”지수는 서류들을 주저 없이 반으로 쫙 찢어 쓰레기통에 내던졌다. 찢겨나간 종이 조각들이 공중에 흩날리자 임원들의 얼굴이 하얗게 질려갔다.“CB 뷰티라는 썩은 껍데기는 오늘부로 완벽히 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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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화 신의 손

CB 그룹 본사 최상층 회장실.연일 신기록을 경신하며 미친 듯이 치솟는 CB 그룹의 주가 차트를 바라보며, 강도진은 최고급 싱글몰트 위스키 잔을 높이 들었다. 얼음이 가볍게 부딪치며 맑은 소리를 냈다.이지수가 세공해 낸 ‘검은 태양’의 첫 번째 피스는 공개되자마자 VVIP 시장을 단숨에 매료시켰고, 이사회와 대주주들의 찬사가 도진의 발밑으로 쏟아지고 있었다. 언론은 그를 ‘위기를 기회로 바꾼 천재 경영인’이라 칭송했다.“봤냐, 이지수? 박진우? 아무리 날 흔들어봐야 CB는 내 거다. 내가 이 거대한 제국의 절대적인 주인이야!”도진은 붉어진 얼굴로 허공에 잔을 찌르듯 들어 올렸다. 완벽하게 재기에 성공했다는 오만한 착각, 그 달콤하고 치명적인 승리의 도취감이 그를 완전히 지배하고 있었다.같은 시각, 제이아우라 최고층 진우의 사무실.은은하게 흐르는 클래식 선율 사이로, 진우는 대형 모니터 세 대를 채운 금융 시장 거래창을 차분하게 훑어보고 있었다. 실시간으로 붉은빛을 뿜으며 폭등하는 CB 그룹의 주가 창. 그 곁으로 다가온 지수가 김이 모락모락 나는 커피 잔을 건네며 물었다.“화면에서 눈을 못 떼시네요. 그렇게 재미있어요?”“응. 세상에서 가장 쉬운 돈벌기를 실시간으로 구경하는 중이라.”진우가 입꼬리를 비틀어 올리며 픽 웃더니, 지수의 손목을 부드럽게 끌어당겨 옆자리에 앉혔다. 모니터에는 CB 그룹의 주가가 요동치던 지난 몇 달간의 일봉 차트가 선명하게 그려져 있었다.“지수 씨, 그거 알아? 진짜 투자가는 악재에서도 돈을 벌고, 호재에서도 돈을 버는 법이야.”진우가 마우스를 딸깍거리며 지나온 차트의 마디마디를 하나씩 짚어 내려갔다.“첫 번째. 도진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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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화. 프라임 존의 서막

A국을 넘어 아시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신한성 면세점’의 신규 도심 명품관 입점 공고가 뜨자, 재계 전체가 크게 요동쳤다. 명품관의 얼굴이자 브랜드의 자존심이라 불리는, 지하 1층과 지상 1층을 수직으로 연결하는 최상위 ‘듀플렉스 메인 프라임 존’ 입점권을 두고 벌이는 글로벌 럭셔리 하우스들의 총력전이었다. 면세점 전체의 동선과 시선을 한눈에 지배하는 단 하나의 거대한 랜드마크 스폿이었다.제이아우라 회장실. 신한성 면세점의 입찰 안내서를 가만히 훑어보던 이지수의 눈빛이 깊어졌다.“제이아우라도 이제 판을 키울 때가 되었네요.”맞은편에서 차를 마시던 박진우가 입꼬리를 부드럽게 올렸다.“CB가 ‘검은 태양’으로 주가를 올리더니 이번 입점전에 사활을 걸 거라는 정보가 들어왔어. 도진이는 이번 프라임 존을 발판 삼아 CB의 화려한 부활을 전 세계에 알리려고 할 거야.”“남들이 다 깔아놓은 판에서 덩치 싸움을 하겠단 거네요. 강도진 회장다운 선택이에요.”지수는 입찰 서류를 덮으며 서늘한 미소를 지었다. CB 그룹과 제이아우라, 그리고 강도진과 이지수의 피할 수 없는 정면승부가 그려질 완벽한 무대였다.입찰 기한까지 남은 시간은 단 3주. CB 그룹 본사는 비상 체제에 돌입했다. ‘검은 태양’의 폭등세로 승리감에 도취되어 있던 도진은 이번 면세점 입점이야말로 제이아우라를 완전히 눌러버리고 왕좌를 공고히 할 절호의 기회라 여겼다.“회장님, 이번 프라임 존 입점은 CB 그룹의 전통적 본체인 ‘여성 파인 주얼리’ 라인을 공고히 할 최선의 기회입니다. 유럽 보석상들과의 독점 공급망 정리도 완벽히 끝났습니다.”베테랑 기획 임원진의 보고에 도진은 만족스럽게 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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