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국에서 가족들과 따뜻한 시간을 보내고, 몇몇 실력 있는 가죽공방들과의 성공적인 거래를 트며 K국 진출을 깔끔하게 마무리 지은 지수. 예인과 함께 A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 안, 퍼스트클래스의 조용한 정적 속에서 지수는 노트북을 열어 업무 메일을 확인했다.수많은 업무 메일 사이, 잠시 미루어 놓았던 이현의 메일이 눈에 들어왔다.[대표님, 강도진 대표가 뭔가를 꾸미는 것 같습니다. 한수혁 그 놈의 계좌로 이상한 자금 흐름이 발견되었고, 댓글부대를 운영하는 마케팅 업자를 만나는 것을 확인했습니다.]아스테리아의 공식 발표가 나가고 얼마 지나지 않아 들어온 보고였다. 지수는 아스테리아의 블랙 다이아몬드가 제이아우라의 손에 들어온 그 순간부터 강도진의 치졸한 공격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 기다림은 역시나 길지 않았다."역시 강도진이야. 이렇게 기대를 배반하지 않잖아."지수는 메일함을 닫으며 피식 실소를 터뜨렸다. 비겁하고 차가운 그의 방식에 화가 나기보다는, 오히려 차분한 기대감이 마음속 깊은 곳에서 피어올랐다.한편, 도진의 일상은 그야말로 지옥이었다.아스테리아의 정당한 원석 납품 거부, 그리고 CB뷰티를 향한 금융권의 거액 대출 회수 압박으로 단 하루도 편하게 숨을 쉬지 못했다. 은행권에서는 대출 연장을 요청할 때마다 서류가 미흡하다며 보강을 끈질기게 요구했고, 과거 지수의 인맥이든 오닉스의 뒷배든 상관없이 협력사들은 CB와의 계약 연장을 모조리 거부했다. 제이아우라에 제출하는 세공 계획서마저 번번이 반려당하자 도진의 멘탈은 완전히 가루가 되어가고 있었다.'다 이지수 때문이야. 그 여자가 다른 남자를 만나서 나를 이혼하게 만들려고 함정을 팠고, 순진했던 내가 거기에 말려든 거라고. 이혼해 줬으면 됐지, 얼마나 더 날 망가뜨려야 속이 시원한 건데?'스스로를 가스라이팅하며 남 탓을 하던 생각은 어느새 수진을 향했다.'한수진. 내가 그 년 유혹에 잠시 넘어간 게 이렇게까지 파멸할 일이야?!'책임을 전가할 대상만을 찾으며 도진이 스스로 무너져 내리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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