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가 진행된 적이 없다니?”루시의 물음에 에이든은 침음을 흘렸다. 그는 무어라 대꾸하고 싶었지만 그동안 여성인권에 대해 오히려 기득권층인 가신들이 역차별 따위의 목소리를 내는 바람에 실질적인 조사가 이루어지지 못했다는 이야기는 그 스스로 꺼내기에도 꽤나 부끄러운 이야기였다.“말그대로야. 루시. 신분제가 없어도 그들은 여전히 귀족처럼 살려고 해. 계층이 없어지지 않았어.”“그러면, 자선사업의 개념으로만 이루어지고 있다는 뜻이구나?”사회사업의 책을 읽으며 신들의 세상이었던 지난 신화기의 역사를 읽고 루시는 여성들의 자선사업 개념으로만 사회사업이 이루어졌으리란 데에 예상이 미쳤다.그곳을 다시 방문한대도 그렇다면 기존에 해왔던 것과 다른 영향을 주기는 힘들다. 그리고 그녀의 태에는 아이가 있었다. 저번처럼 바깥으로 나섰다가 데미안 벨루아같은 자가 나타나기라도 한다면, 그래서 에이든이 그때처럼 구해주지 못한다면,루시의 얼굴이 사뭇 어두워졌다.“루시, 당장은 눈 앞의 일만 생각하자. 아이가 있고, 너는 야간대학에도 다니겠다고 했어. 이미 충분히 많은 일을 하고 있어.”에이든은 루시아가 걱정스러웠다. 그녀는 때로는 자신이 무언가를 하면서 보여주지 않으면 아무도 자신을 사랑해주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는 듯 했다. 때때로 그녀 혼자 밤에 산책삼아 거니는 후원에서 흐느끼는 울음소리를 듣기도 했던 에이든이다.그는 그녀가 아직도 첫 아이를 완전히 잊지 못했고, 그래서 더더욱 자신보다 비참한 신세에 있는 이들을 도우려고 하는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디디. 하지만, 그 사람들한테는.”“이미 네가 시작한 제도들의 구상으로 여러 가지 사회부조 제도를 시범도입했어. 당분간은 쉬어도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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