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애가 좋아하는 음식, 자주 입는 레이스가 달린 드레스의 색, 걸음 걸이, 머리카락이 얼마나 부드러운지. 열에 들떠 상기된 얼굴로 말하는 작은 제 동생의 발그스레한 얼굴은 분명 첫사랑에 빠진 사람이었다.그래서 에이든도 언젠가 루시아 아르테미스를 에드윈의 짝으로 삼아야겠다고 생각했었다. 그 애가 제 지병에 티베리우스의 연속된 독살 시도가 겹쳐 결국 세상을 뜰 때까지 몇 년 안되는 짧은 생애를 끝까지 다 살지도 못하고 그의 곁을 떠나기 전까지.티베리우스가 집권 초기부터 폭군이었던 것은 아니었다. 그에게 잘못은 없었지만 무능했던 게 문제였다.황제란 그런 자를 위한 자리가 아니었으므로. 그럼에도 형제라는 이유로 에이든은 좀처럼 그를 놓지 못했다. 결심을 하지 못했다. 그러나 에드윈이 파리한 안색으로 제 앞에 쓰러진 순간, 세상에 납득할 수 있는 죽음이란 애초에 존재하지 않음을, 제 오만을 깨달았을 때 그가 사람의 목숨을 숫자 놀음으로 취급할 때 그때에야 비로소 티베리우스가 망가뜨린 모든 것을 바로잡을 수 있는 오히려 자신밖에 없음을 알고 움직였다. 이미 그가 가진 하나뿐인 가족을 잃고 난 후에야 그럴 수 있었다.그렇게 다 잃고 나서 황제의 좌에 앉을 일만 남았을 때에 그 무렵부터 에이든은 루시아의 환상을 봤다. 마치 에드윈이 주고간 것처럼 그가 그 시절의 ‘디디’였다는 듯이.소녀가 떠올렸다던 고대 도시 아고라. 그래, 그걸 만들어 주면 될까, 루시.그러니까 처음 그가 대륙 최초의 공화정을 만든 이유가 고작 한 여자 아이의 환영을 보고, 그녀에게 미쳐서라는 사실은 어디에도 알려져서는 안되었으므로. 윌은 다만 에이든을 우려스럽게 바라볼 밖이었다.“부인께 언제까지 비밀로 할 수는 없는법입니다.”에이든이라고 모르지 않았다. 언제까지 비밀로 하겠나. 이미 눈물점이며, 어릴 때의 인상의 차이같은 것이며로 그가 때때로 어릴 적과 다르다는 말을 하곤 하는 루시아였다.총명한 사람이니 금세 그걸 알아낼 것이다. 하지만, 벨루아에서 죽어가는 여자를 그대로 둘 수는 없
Last Updated : 2026-06-03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