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든의 필체는 대개 단정하고 유려해서 그의 부드러운 성품에 대해 짐작케하게끔 했다. 하지만 오늘따라 비요른에게 보낸 전서구에는 잔뜩 성이 나 이리저리 삐친 획이 많았다.“주군께서 어지간히도 화가 나셨군.”카이사르에게 이 일을 어떻게 전해야 할까 그는 고민스러웠다. 이미 여론전도 펼쳤고, 협상에 임할지 마다할지를 카이사르가 선택하면 되는 단계였는데 거기에 압박 수단으로 무력 충돌 가능성까지 거론한다는 건 거꾸로 말하면 비요른에게는 어마어마한 과업이 주어진 거였다. 제 주군이 생각하기에 적절한 수준의 보상을 가져가지 않으면 어쩌면 저는 고향에 발을 못 붙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그러나 비요른은 에드윈이 죽고 마치 아무렇게나 살아가던 예전의 에이든을 잠깐 떠올렸다.“전하, 이제 장례식에 가야할 시간이십니다.”에드윈이 티베리우스의 독살 시도에 결국 지병이 악화되어 죽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어떻게든 동생을 살리고 싶어 백방으로 방법을 알아보던 에이든은 결국 그가 자신의 침대에서 어머니의 손을 잡고, 형의 눈빛 속에 눈을 편안히 눈감을 수 있게 돕는 것으로 방향을 바꿔야 했다.어떻게든, 살리고 싶었던 대상이 사라지고 나서, 에이든은 폐인처럼 살았다. 그는 인정받지 못하는 황족인 제 동생이 자유롭게 살아갈 수 있을 세상을 만들고 싶어 했는데 정작 그 본인이 가버렸으니 그의 허무함이란 누군가 알 수도 없는 것이었다.그때 비요른이 그에게 말했었다.집무실은 어두웠고, 그는 술을 마시고 있었다. 몇 잔의 독한 위스키를 그냥 삼켰는지 온몸에서 술냄새가 진동했다. 제 몸을 가누지도 못했다.“주군께 정말 아무도 없으십니까?”비요른의 물음에 탁해진 벽안이 저를 바라봤다. 나스 황가의 자랑이기도 한 투명하고 파란 눈동자가 흐릿해져 있었다.“그럼 너에게는 내게 누가 남았다고 생각하지?”술에 절어 사는 것같은 모습치고는 차갑게 일갈하는 것이 전혀 취하지 않은 것같은 말투였다.“루시아 아르테미스.”비요른이 그 이름을 말했을 때, 에이든은 울 것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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