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명을 지를 새도 없었다. 머리 위쪽, 상판 하나를 사이에 둔 코앞에서 황제의 고른 숨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하륜!’소리를 내면 죽음뿐이었다. 공포로 크게 확장된 미옥의 시야 안으로, 짙은 어둠에 동화된 하륜의 안광이 번뜩였다.하륜은 어떠한 말도, 예고도 없이 미옥의 얇은 홑옷 자락을 걷어 올렸다. 치마 아래로 드러난 하얀 다리가 어둠 속에서도 희미하게 빛났다.전희 따위는 필요 없었다. 미옥의 은밀한 틈새는 방금 전까지 황제의 손길에 철저히 헤집어지고 달아올라, 끝을 보지 못한 애달픔에 흠뻑 젖어 있을 테니까. 하륜은 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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