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쁜 숨을 내몰아쉬며 흐느끼는 미옥의 곁으로, 내내 옥좌 옆에 그림자처럼 서 있던 하륜이 여유로운 걸음으로 다가왔다. 그는 피투성이가 된 정환을 싸늘하게 내려다보더니, 연호를 향해 정중하게 허리를 숙였다."폐하. 외람된 말씀이오나, 먼저 저 죄인의 말은 앞뒤가 전혀 맞지 않습니다."하륜의 나직하고도 서늘한 음성이 친국장의 소음을 단숨에 갈라냈다."모두가 아시다시피, 귀비 마마께서는 궐에 드시기 전 천하디천한 노비 신분이셨습니다."그 순간, 엎드려 있던 강진의 어깨가 흠칫 굳어졌다. 감히 황제의 총비에게 꺼내서는 안 될 과거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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