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날 아침, 황궁의 정전(正殿)."귀비가 마침내 짐의 황윤(皇胤)을 품었다. 이에 짐은 천하의 경사를 기리고자, 귀비를 정궁(正宮)인 황후로 책봉할 것이다."옥좌에 앉은 연호의 선언이 벼락처럼 정전을 때린 직후, 숨 막히는 정적이 감돌았다.일국의 국모를 정하는 중대사였으나, 연호의 목소리에는 신료들의 동의를 구하는 기색 따위는 터럭만큼도 없었다. 그것은 철저한 통보였다."폐, 폐하! 통촉하여 주시옵소서!"그때, 늙고 고지식한 좌의정이 바닥에 머리를 찧으며 피를 토하듯 외쳤다. 황실에 몇 남지 않은, 우직하고도 미련한 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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